# 384
제 384화
382.
저벅!
도서관 안으로 들어온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헤벌쭉 웃었다.
‘많다. 많아.’
엄청난 양의 책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수혁은 1층 내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1층 확인을 끝낸 수혁은 생각했다.
‘책 좀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구나.’
모든 책이 빛나고 있었다.
이제 책이 얼마 남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나, 중복된 책들이 가득하면 어쩌나 걱정했던 수혁은 걱정을 떨쳐냈다.
‘2층은 어떠려나?’
수혁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1층과 마찬가지로 2층 역시 수많은 책장과 수많은 책이 있었다.
수혁은 2층 내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2층에 있는 책들 역시 전부 하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생각보다 꽤 걸리겠는데?’
똑같은 내용의 책이 여러 권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한 권 읽을 때마다 빛이 뭉텅뭉텅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뭉텅뭉텅 사라진다고 해도 수십 권이 같은 게 아닌 이상 이곳의 책을 전부 읽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3층에는 얼마나 있으려나.’
수혁은 3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3층에 도착한 순간.
저벅!
수혁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무지개?’
걸음을 멈춘 이유, 그것은 바로 시야에 들어온 무지개 때문이었다.
실제 무지개를 말하는 게 아니었다.
시야에 들어온 책장의 수는 세 개.
세 개의 책장에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으로 빛나는 책들이 띄엄띄엄 자리 잡고 있었다.
색깔 책이 무려 7개나 있는 것이다.
‘대박인데?’
빨간색 책은 기존 스텟을 강화시켜주는 퀘스트를 준다.
주황색 책은 새로운 스텟을 얻을 수 있는 퀘스트를 준다.
노란색 책은 패시브 스킬을 얻을 수 있는 퀘스트를, 초록색은 액티브 스킬을, 그리고 파란색과 남색은 아이템이 보상인 퀘스트를 준다.
‘보라색은 왜 있는 거지?’
마지막으로 보라색 책을 본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라색은 직업과 관련된 책이었다.
이미 특수 직업으로 전직했기에 다른 직업에 관련된 책은 아닐 것이다.
물론 보라색이 꼭 직업 전직 퀘스트만 주는 책은 아니다.
‘마법이란?’ 책들이 바로 그 증거였다.
그러나 ‘마법이란?’ 책이 이곳에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수혁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책장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보라색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라피드의 일기?’
책의 제목은 『라피드의 일기』였다.
수혁은 내용을 확인했다.
‘일기 형식이네.’
라피드의 일기는 라피드가 쓴 수필이었다.
어떤 퀘스트를 줄지 예상이 가지 않았다.
‘이따 알게 되겠지.’
어차피 읽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수혁은 다시 책장에 책을 넣었다.
그리고 3층 내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까 그 무지개가 끝이네.’
나머지 책들은 전부 하얀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일단 이것들부터.’
무지개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 수혁은 띄엄띄엄 자리 잡고 있는 색깔 책들을 꺼냈다.
그렇게 손에 무지개를 만든 수혁은 1층에 있는 책상으로 향했다.
‘우선.’
책상에 도착한 수혁은 왼쪽에 책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가장 먼저 보라색으로 반짝이는 『라피드의 일기』를 가져와 펼쳤다.
어떤 퀘스트를 줄지 너무나 궁금했다.
아리아스가 말했다.
이제 곧 중간계에 대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
도저히 녀석을 막을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
이제 곧 녀석이 다스리는 지역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녀석의 약점이 있을까?
라피드의 일기는 물음표를 끝으로 끝났다.
수혁은 마지막 문장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재앙의 정체가 뭐지?’
일기는 중간계에 나타날 대재앙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그런데 ‘녀석’이란 단어로만 언급될 뿐 그 대재앙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려주지를 않았다.
‘퀘스트에 나오려나?’
수혁은 책을 덮었다.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은신처’가 생성되었습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
.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바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라피드의 은신처’를 확인했다.
<직업 퀘스트 – 라피드의 은신처>
라피드는 9마계에 은신처를 하나 만들었다.
그곳에 가 라피드가 수집한 정보들을 확인하라!
퀘스트 보상 : ???
“……?”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뭔가 쓰여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리 퀘스트에는 일기와 관련된 내용이 전혀 쓰여 있지 않았다.
‘너무 불친절하잖아.’
그뿐만이 아니다.
‘9마계 위치라도 알려주든가.’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빛을 잃은 라피드의 일기를 오른쪽으로 치우고 남색 책을 가져와 펼쳤다.
* * *
사냥왕은 앞으로 달려나가며 입을 열었다.
“호우갈의 가호!”
[호우갈의 가호를 받습니다.]
[10초간 물리 공격으로 마법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푸른빛이 서렸고 사냥왕은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스걱!
야리온의 분노는 그대로 파이어 볼을 갈랐고 파이어 볼은 그대로 사라졌다.
파이어 볼을 파괴한 사냥왕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달려 마법을 준비하고 있는 리치 파루말린과 거리를 좁혔다.
“지금!”
그리고 파루말린 바로 앞에 도착한 사냥왕이 외쳤다.
사냥왕의 외침에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제왕 길드의 랭커 뚝배기가 외쳤다.
“보호막 파괴술!”
견고하던 파루말린의 보호막은 뚝배기의 스킬 ‘보호막 파괴술’에 쩡쩡 금이 가더니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이런!
보호막을 믿고 마법 시전에 집중하던 파루말린은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고 이어 야리온의 분노가 작렬했다.
스걱! 스아악…….
야리온의 분노가 작렬하자 파루말린의 양손에 모이던 검은 기운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다.
스걱! 스걱!
사냥왕은 연달아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얼마 뒤.
[리치 ‘파루말린’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나고 나서야 사냥왕의 검은 움직임을 멈췄다.
사냥왕은 바닥에 쓰러진 파루말린의 시체를 보다가 이어 드랍 창을 확인했다.
.
.
-비밀 열쇠 3
“이제야 다 모았네.”
사냥왕은 미소를 지은 채 확인을 눌렀다.
“가죠!”
그리고 뚝배기와 레아에게 말하며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뒤 동굴이 나왔고 사냥왕은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갔다.
곧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문은 3개의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사냥왕은 인벤토리를 열어 리치 ‘파루말린’을 포함해 동굴 근처에 있던 세 리치에게 얻은 열쇠를 꺼내 자물쇠를 열기 시작했다.
딸칵 딸칵 딸칵 끼이익…….
마지막 자물쇠를 푼 순간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그리고 사냥왕은 공동을 볼 수 있었다.
공동에는 총 다섯 개의 문이 있었다.
“각자 흩어져 수색합시다.”
“응!”
“네!”
사냥왕은 레아와 뚝배기의 답을 듣고 가장 왼쪽에 있는 문으로 향했다.
다행히도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어둡네.”
사냥왕은 인벤토리에서 랜턴을 꺼내 어둠을 몰아냈다.
“숙소였나?”
어둠을 몰아내자 침대, 책장 등 각종 가구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누군가 지내던 방인 것 같았다.
“책?”
방 내부를 둘러 보던 사냥왕은 책상으로 다가갔다.
책상 위에 하얗게 빛을 뿜어내고 있는 두꺼운 책이 하나 있었다.
사냥왕은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
그리고 제목을 확인한 순간 사냥왕의 표정에서 호기심이 사라지고 진지함이 나타났다.
사냥왕은 바로 책을 펼쳤다.
“허…….”
내용을 확인하던 사냥왕은 탄성을 내뱉었다.
책에는 앞으로 가게 될 세계들의 정보가 나와 있었다.
“9마계…….”
일단 12마계에서 갈 수 있는 다음 세계는 ‘9마계’였다.
“9천계.”
그 이후에는 ‘9천계’.
“8마계, 8천계…… 쭉 이어지네.”
12마계 이전에는 앞의 숫자가 랜덤했고 마계와 마계가, 천계와 천계가 붙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니었다.
책을 다 읽은 사냥왕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책을 넣어 보았다.
그러나 책은 인벤토리에 들어가자마자 책상 위로 돌아갔다.
“안 되네…….”
습득이 되는 책이길 바랐는데 아니었다.
사냥왕은 아쉬운 표정으로 다시 방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길마님! 찾았습니다!”
문이 열리며 뚝배기가 들어왔다.
뚝배기의 손에는 지도가 하나 들려있었다.
“루브스의 위치가 나와 있어요! 그것도 두 개나!”
* * *
[특수 퀘스트 ‘뛰어난 체력’이 생성되었습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
.
책 7권을 전부 읽은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체력이구나.’
어떤 스텟을 강화시켜 줄지 기대가 됐는데 체력이었다.
‘다행이야.’
체력 혹은 지혜이길 바랐던 수혁은 안도하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이번에 얻은 7개의 퀘스트들을 확인했다.
<특수 퀘스트 – 뛰어난 체력>
아래 조건을 충족하라! 그러면 뛰어난 체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몬스터 : 0 / 10000]
퀘스트 보상 : 체력 스텟 강화
<특수 퀘스트 – 어두운 기운>
어둠에 물들어라!
[마기를 가진 몬스터 : 0 / 5000]
[마기석 : 0 / 200]
퀘스트 보상 : 스텟 - 마기
<특수 퀘스트 – 끝없이 샘솟는 지혜>
끊임없는 마나를 경험하라!
[1등급 마나석 : 25 / 50]
[2등급 마나석 : 100 / 100]
[3등급 마나석 : 100 / 200]
[4등급 마나석 : 100 / 400]
[5등급 마나석 : 200 / 800]
퀘스트 보상 : 스킬 – 지혜의 샘
.
.
퀘스트 확인을 마친 수혁은 생각했다.
‘금방 완료할 수 있는 퀘스트는 샘솟는 지혜뿐이네.’
다른 퀘스트들은 몬스터들을 잡는다거나 특정 장소에 가야 됐다.
그러나 ‘끝없이 샘솟는 지혜’는 이번에 생성된 퀘스트 중 유일하게 아이템만으로 완료가 가능했다.
그리고 필요한 아이템들의 가격을 생각하면 어려운 퀘스트라 할 수 있었다.
일단 1등급 마나석은 개당 3천 골드나 되는 고가의 아이템이었다.
그런 고가의 아이템이 50개나 필요했다.
100개가 필요한 2등급 마나석 역시 1등급 마나석보다는 싸지만 개당 1천 골드로 매우 비싼 편이었다.
그런 아이템들이 한두 개도 아니고 수십 개에서 수백 개가 필요했다.
매우 어려운 퀘스트인 것이다.
물론 난이도는 상대적인 것.
골드가 넘쳐나는 수혁에게는 전혀 어렵지 않은 퀘스트였다.
‘어떤 스킬이려나.’
퀘스트 ‘끝없이 샘솟는 지혜’를 준 책의 색깔은 ‘노랑’.
보상 스킬인 ‘지혜의 샘’은 체력 스텟을 2배로 증가시켜주는 스킬 ‘트롤의 피가 흐른다’와 마찬가지로 패시브 스킬일 것이었다.
‘지혜랑 관련된 패시브 스킬 같은데.’
이름에 ‘지혜’가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을지 기대가 됐다.
‘만약 지혜 2배면…….’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캐릭터 창을 열었다.
‘장난 아니겠는데.’
현재 수혁의 지혜는 3만 2천이 살짝 넘었다.
만약 ‘지혜의 샘’이 ‘트롤의 피가 흐른다’처럼 스텟을 2배 뻥튀기시켜주는 스킬이라면?
6만 4천이 넘어가는 것이다.
지혜 스텟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이내 캐릭터 창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읽은 책들을 보며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