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8
제 378화
376.
‘도서관!’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책 모양 간판을 보아 확률이 매우 높았다.
연중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입구를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간 연중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예상대로 도서관이 맞았다.
연중은 도서관 내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읽을 수 있는 책이 없는 건가.”
마족어 혹은 그 외 언어로 쓰여 있기 때문인지 책들은 검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엄청 많네.”
1층에는 엄청난 양의 책들이 있었다.
연중은 이어 2층과 3층까지 연달아 확인했다.
“많다. 많아.”
2층, 3층 역시 1층과 마찬가지로 많은 책이 빽빽이 보관되어 있었다.
모든 층을 확인한 연중은 수혁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 * *
[물 도깨비 왕 모클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모클이 죽음을 맞이했고 수혁은 드랍 창을 확인했다.
‘또 없네.’
드랍 창을 확인한 수혁의 표정에 아쉬움이 나타났다.
서약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혁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서약이 없음에도 미소를 지은 이유.
레벨 : 700
경험치 : 0%
생명력 : 163700
마나 : 638580
포만감 : 79%
힘 : 30
민첩 : 19
체력 : 1088 [544]
지혜 : 31929 (+2550)
맷집 : 10
보너스 스텟 : 990
‘드디어 700이구나.’
그 이유는 바로 레벨 업 메시지 때문이었다.
드디어 8번째 속성을 개방할 수 있는 700레벨이 되었다.
‘더 빨리 깨야겠네.’
지금 당장 개방을 하러 가고 싶지만 할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혁은 확인을 눌러 드랍된 아이템을 습득하고 또바기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연중 : 수혁아!
걸음을 옮기던 중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수혁은 바로 답을 보냈다.
-수혁 : 응.
-연중 : 찾았어! 도서관!
그리고 이어진 연중의 말에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수혁은 귓속말에 집중했다.
-수혁 : 도서관을?
-연중 : 어, 장난 아니야. 그때 보여준 그 크기만큼은 아닌데 엄청 커!
연중의 말에 수혁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수혁 : 위치는?
-연중 : 포탈에서 꽤 가까워. 금방 올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귓속말을 나눌수록 수혁의 미소는 점점 짙어졌다.
-연중 : 언제쯤 올 거야?
-수혁 : 이제 곧!
-연중 : 알았어. 올 때 연락 줘!
-수혁 : 응.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그리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제 남은 곳은 둘!’
땅과 불의 동굴만 가면 끝이다.
두 동굴만 정리하면 퀘스트 ‘분리된 서약’과 ‘침입자’가 완료될 것이다.
그리고 이미 개방 퀘스트들도 전부 완료했다.
즉, 동굴 두 곳만 더 가면 귀계에서 할 일은 끝이 나는 것이다.
이내 수혁은 또바기가 대기하고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바로 가죠.”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땅이요.”
또바기는 수혁의 말에 바로 방망이를 휘둘러 포탈을 만들었다.
수혁은 포탈이 만들어지자마자 바로 넘어갔다.
[땅의 도깨비 동굴에 입장하셨습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여태까지 그래왔듯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했다.
* * *
“결국…….”
장경우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불로 가는구나…….”
수혁의 마지막 선택은 불이었다.
“여기서 끝내느냐 아니면 쭉쭉 귀계를 돌아다니느냐인데…….”
신 등급 아이템 ‘도깨비 탈’의 획득은 확실해졌다.
중요한 것은 도깨비 탈을 얻고 귀계를 떠나느냐 아니면 또 다른 신 등급 아이템을 찾아 귀계를 돌아다니느냐였다.
“상황 봐서는 12마계로 갈 것 같긴 한데…….”
할 일도 없고 구룡천마가 만든 도서관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수혁이 더 이상 귀계에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도서관을 말해줬을 테니.”
마침 연중은 12마계 탐사를 시작했고 도시 ‘마코드르’에서 도서관을 발견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수혁에게 도서관의 존재를 알렸을 가능성이 높았다.
띠링!
바로 그때 알림 메시지가 나타났다.
장경우는 바로 알림을 확인했다.
“호오.”
알림 내용을 확인한 장경우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바로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모니터에 해피의 정보가 나타났다.
“엄청 빠르네.”
예상했던 것보다 해피의 성장 속도가 빨랐다.
“이대로면…….”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기며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1년 안에 되겠는데?”
지금 속도라면 1년 안에 모든 퀘스트를 끝내고 직업 ‘검은 달의 지배자’로 전직할 것이었다.
“1년이면…….”
장경우의 손놀림은 계속되었고 모니터에서 해피의 정보가 사라졌다.
그리고 수혁의 정보가 나타났다.
“으음…….”
수혁의 정보를 본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건가.”
해피의 성장 속도가 빠르긴 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 * *
“큰일이군.”
미르는 침대 위에 누워있는 온새미로를 보았다.
온새미로의 몸은 여전히 투명한 상태였다.
“서약을 도대체 몇 개로 분리한 거지?”
미르는 고개를 내려 자신의 몸을 보았다.
힘이 점점 회복되고 있었다.
서약이 파괴된 것이다.
그런데 온새미로의 기운은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즉, 온새미로의 이름이 쓰여 있는 서약은 파괴되지 않았다는 뜻이고 서약을 적어도 세 번 이상 분리했다는 뜻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온새미로의 상반신이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미르는 바로 손을 뻗어 기운을 주입했고 투명해졌던 상반신이 다시 선명해졌다.
“얼마 못 버틸 것 같은데…….”
기운이 빠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소멸하고 말 것이다.
어서 서약을 파괴해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
“……!”
기운을 주입하던 미르는 재빨리 온새미로의 몸에서 손을 뗐다.
스아악!
그리고 미르가 손을 떼자마자 온새미로의 몸이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미치겠군…….”
미르는 온새미로의 몸에 가득 나타난 검은 기운을 보며 중얼거렸다.
온새미로의 몸을 잠식한 검은 기운의 정체를 미르는 알고 있었다.
오래전 오니들과의 전쟁에서 얻게 된 상처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저주다.
“아직도 있을 줄이야.”
많은 시간이 흘렀기에 당연히 회복됐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름 때문이겠지…….”
하기야 그 이후 솔라리의 개입으로 이름까지 빼앗겼다.
저주를 풀지 못한 게 당연했다.
미르는 손에 기운을 모았다.
그러자 새하얀 빛이 나타났다.
미르는 온새미로의 몸에 새하얀 빛을 머금은 손을 가져다 댔다.
그러자 검은 기운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건 이것대로 문제군.”
이름을 되찾은 순간 힘이 회복될 것이다.
문제는 저주 역시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점이었다.
불안정한 상태에서 저주의 힘이 강해진다면?
“끙…….”
느낌이 좋지 않았다.
* * *
[불의 도깨비 동굴에 입장하셨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남은 동굴은 이곳 ‘불의 도깨비 동굴’뿐이었다.
‘여기선 서약이 나오겠지.’
앞서 갔던 땅의 동굴에서는 서약이 나오지 않았다.
만약 오니들의 왕이 서약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이곳에서 두 번째 서약이 나올 것이었다.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앞세워 오니 사냥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메시지가 나타났다.
[경고!]
[불 도깨비 왕 파사가 나타났습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주변을 주시하며 언제든 파멸의 빛을 시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파멸의 빛.”
그리고 이내 파사가 나타나자 바로 파멸의 빛을 시전했다.
머리 위에 구체가 나타났고 이내 사방으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빛은 곧 파사가 만든 보호막을 뚫고 파사에게 작렬했다.
[불 도깨비 왕 파사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렇게 파사가 죽음을 맞이했고 수혁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드랍 창을 확인했다.
.
.
-도깨비 서약2
‘나이스!’
드랍 창을 본 수혁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파사가 서약을 드랍하지 않는다면?
다른 곳에 서약이 있는 것이라면?
혹시 모를 불안감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서약이 드랍되어 깔끔히 불안감이 해소됐다.
수혁은 확인을 눌러 아이템을 습득했다.
그리고 바로 의자를 꺼내 서약을 읽기 시작했다.
‘짧네.’
서약을 펼치며 수혁은 생각했다.
생각보다 서약의 두께가 얇았다.
읽는 데 1분도 걸리지 않을 느낌이었다.
‘온새미로!’
서약을 읽던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온새미로의 이름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 * *
“……그게 무슨 소리지?”
아소멜과 대화를 나누던 코단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잘못 들은 건가?”
그러나 코단의 물음에도 아소멜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코단 역시 아소멜의 답을 듣기 위해 물은 게 아니었다.
코단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코레몬드의 시체를 못 찾아?”
가장 중요한 코레몬드.
코레몬드를 놓쳤다.
“흑월대를 동원한 거 아니었나?”
코단 역시 한 수 접어 줄 정도의 강자들이 바로 흑월대였다.
그런 흑월대가 하나도 아니고 여럿이 투입되었는데 코레몬드를 놓쳤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게…….
침묵을 지키던 아소멜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비밀 통로가 있었습니다. 습격 직후 통로로 도망을 친 것 같습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아소멜의 말에 코단이 싸늘한 목소리로 답했다.
-……추적 중이니 곧 잡힐 겁니다.
“…….”
코단은 이어진 아소멜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중에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아소멜의 말을 끝으로 수정구에서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코단은 수정구를 집어 냅다 벽에 던졌다.
쩡!
벽과 마주한 수정구는 역시나 금이 쩍쩍 가며 땅으로 떨어졌다.
“이런 개 같은…….”
코단은 이를 악물었다.
다른 리치들은 죽이지 못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코레몬드는 무조건 없애야 했다.
그런데 그 코레몬드를 놓치다니?
“…….”
코단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떠올렸다.
도망을 간 코레몬드가 어떻게 나올까?
뻔하다.
보내왔던 편지의 내용대로 행동할 것이다.
모든 것을 폭로할 것이다.
물론 잡아뗄 수도 있지만 분명 파고드는 자들이 있을 것이고 진실을 알아낼 것이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코단은 주먹을 꽉 쥐었다.
마탑장이 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떻게 해서든 코레몬드의 폭로를 막아야 했다.
흑월대가 추적하고 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이미 한 번 놓치지 않았는가?
어찌해야 코레몬드의 폭로를 막을 수 있을까 코단은 곰곰이 생각했다.
“……!”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코단은 눈을 번뜩였다.
“그래, 그러면 되겠어.”
생각을 해보니 코레몬드가 폭로를 한다고 해도 해결할 방법이 있었다.
“이슈는 이슈로!”
브리니스와 수혁이 있었다.
잘만 하면 아주 큰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코단은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박살 났던 수정구가 코단의 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빛이 스며들더니 박살 났던 부분이 다시 매끄럽게 변했다.
코단은 수정구를 비밀 공간에 넣은 뒤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불의 마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