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9
제 359화
357.
-연중 : 다음 세계에 대한 정보!
“……!”
수혁은 연중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10마계가 11천계와 11마계와 연결되어 있듯 11마계 역시 10마계 말고 또 다른 세계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었다.
그 세계가 어떤 곳인지 아무런 정보가 없었는데 드디어 발견이 된 것이다.
-연중 : 안정화 퀘스트 도중에 발견했어!
-수혁 : 어떤 곳이야?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연중 : 12마계!
11마계와 연결된 또 다른 세계는 바로 12마계였다.
-연중 : 그리고!
아직 연중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수혁이 좋아할 만한 특이한 것.
그것은 12마계를 말하는 게 아니었다.
-수혁 : 그리고?
수혁이 말을 받자 연중이 이어 말했다.
-연중 : 지도 하나를 발견했어. 헤이시보라는 도시 지도야.
-연중 : 그런데 그 도시에 엄청 큰 도서관이 있어. 도서관 크기가 장난 아니야.
-연중 : 지도라서 확실한 건 아니지만 아밀레타 도서관보다 2배 정도 큰 느낌?
“…….”
이어진 연중의 말에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2배?’
아밀레타 도서관은 수도에 있는 도서관으로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다른 도시 도서관보다도 훨씬 크고, 큰 만큼 더 많은 책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아밀레타 도서관보다 2배 더 크다?
‘대박.’
기대가 됐다.
얼마나 많은 책이 있을지.
-연중 : 포탈 찾는 대로 다시 연락할게.
-수혁 : 응!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내고 8구역에 남은 책과 서류들을 전부 읽었다.
그리고 1구역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헤이시보 도서관…….’
수혁의 머릿속에는 12마계에 대한 생각이 가득했다.
‘다른 도서관들도 다 크려나?’
헤이시보 도서관만 유독 큰 것인지 아니면 다른 도시에 있을 도서관들도 전부 큰 것인지 궁금했다.
‘아, 맞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일리인 공국의 마을 ‘캐슈’에서 얻었던 지도를 보았다.
‘여기도 확인해야 하구나.’
지도가 가리키고 있는 곳.
12마계에 가기 전 어떤 것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했다.
인벤토리를 닫은 수혁은 1구역에 있는 책과 서류들을 떠올렸다.
1구역에는 책과 서류가 정말 많았다.
거기다 고급 정보들의 경우 메모까지 해야 하니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 같았다.
‘이틀이면 다 읽을 수 있으려나?’
그래도 이틀.
이틀 정도면 충분히 다 읽을 수 있을 것이었다.
1구역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자 수많은 책과 서류들이 보였고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서류만 먼저 다 읽어야겠네.’
자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수혁은 서류들을 챙겨 책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호오.’
서류를 읽던 수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대륙 최고의 암살자들이 모인 길드라 그런지 정보의 수준이 장난 아니었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메모지와 펜을 꺼내 메모를 시작했다.
* * *
“…….”
아소멜은 말없이 책상 위 두 개의 수정구를 보았다.
하나는 하프 블러드와 연결이 된 수정구였고 또 다른 하나는 하프 블러드로 지원을 간 흑월대와 연결이 된 수정구였다.
‘이미 도착하고 일이 끝났을 시간인데.’
흑월대는 한참 전에 출발했다.
아소멜이 알고 있는 흑월대의 속도라면 지금쯤 하프 블러드 본부에 도착했을 것이고 이미 수혁과의 전투를 끝낸 뒤 뒷정리를 할 시간이었다.
‘왜 연락이 없지?’
그런데 연락이 오지를 않았다.
‘도착을 안 한 건가?’
하프 블러드와 연결된 수정구는 여전히 붉었다.
플랜 A가 해제되지 않았음을 의미했다.
흑월대가 도착했다면 수혁이 처리될 것이고 당연히 플랜 A도 해제될 것이다.
그런데 여전한 것을 보면 흑월대가 도착하지 않은 것 같았다.
‘아니면…….’
물론 가정일 뿐이다.
다른 가능성도 있었다.
‘아니지, 그럴 리가.’
또 다른 가정을 떠올린 아소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상위 서열의 흑월대가 온 것은 아니지만 하위 서열이 온 것도 아니다.
수혁에게 패배를 했을 리 없다.
다른 일이 생겨 시간이 지연되는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때였다.
쩍!
수정구가 파괴됐다.
“……?”
그리고 아소멜의 표정에 물음표가 나타났다.
물음표는 이어 당황으로 변했다.
“…….”
표정에 당황이 가득 나타난 아소멜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푸토 님이 죽어?’
파괴된 수정구는 흑월대와 연결이 된 수정구였다.
‘말도 안 돼.’
그리고 수정구가 파괴되었다는 것은 연결의 주체인 푸토가 죽었음을 의미했다.
믿기지 않는 상황에 멍한 상태에 빠져 있던 아소멜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에리멘과 연결이 된 수정구를 가지고 돌아와 바로 마나를 주입했다.
스아악!
하지만 에리멘은 바로 응답을 하지 않았다.
일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아소멜은 초조한 표정으로 에리멘의 답이 오기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나머지 넷도 죽은 걸까?’
하프 블러드로 간 흑월대원은 총 다섯.
푸토가 죽은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나머지 넷의 생사는 확실하지 않다.
수정구로 알 수 있는 것은 푸토의 생사뿐이었다.
스윽
아소멜은 하프 블러드와 연결된 수정구를 보았다.
‘아직 그대로인 걸 보면…….’
하프 블러드의 수정구는 여전히 붉었다.
나머지 흑월대원들 역시 죽었을 확률이 높았다.
“……흐음.”
절로 침음이 나왔다.
-예, 아소멜 님.
바로 그때 수정구에서 에리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큰일입니다.”
에리멘의 답을 듣자마자 아소멜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큰일이요?
아소멜의 말에 에리멘이 의아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수정구가 파괴됐습니다.”
-……푸토와 연결이 되어있던 수정구인가요?
“예.”
-푸토가…….
에리멘은 푸토의 이름을 중얼거릴 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럼 다른 아이들도 죽었겠군요.
푸토가 누구던가?
서열 15위이며 방어적인 면에서는 서열 5위 안에 들 정도로 강한 이가 바로 푸토였다.
그런 푸토가 죽었다?
그 말은 같이 간 나머지 흑월대원도 죽었음을 의미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아소멜은 말끝을 흐리며 에리멘의 말에 답했다.
-이번 후예는 생각보다 강한 것 같군요.
대마도사의 후예가 나타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수혁만큼 강했던 후예는 없었다.
“그렇지요. 다른 후예들보다 배경도 좋은 편이고.”
더구나 배경마저 좋았다.
독의 마탑장의 제자이며 차기 마탑장이 아니던가?
-숨겨진 배경은 찾으셨습니까?
거기다 수혁에게는 숨겨진 배경도 있었다.
“찾고 있는데 너무 연관된 곳이 많아서 추리는 중입니다.”
용병 도시 하드락, 페이드 제국 등 연관된 곳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어느 곳이 수혁의 숨겨진 배경일지 추리는 중이었다.
-이번 일이 끝나는 대로 한 번 들르겠습니다. 정보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철저히 준비해놓겠습니다.”
-그럼.
스아악
수정구에서 빛이 사라졌다.
에리멘과의 대화를 끝낸 아소멜은 착잡한 표정으로 하프 블러드의 수정구를 보았다.
‘죽었겠지?’
흑월대가 죽었다.
클레인과 캣솔 역시 죽음을 피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중요한 전력을 잃었어.’
하프 블러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직 수많은 지부가 남아 있었고 지부에는 많은 암살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연결점이었던 클레인과 캣솔이 죽었다.
더 이상 하프 블러드의 힘을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에리미에게 이걸 전해야 하나?’
클레인의 유일한 혈육 에리미.
에리미에게 클레인의 죽음을 전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어차피 알게 될 텐데.’
클레인은 자신의 몸에 피의 저주를 각인했다.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경우를 대비하여.
수혁이 클레인을 죽였다면 피의 저주에 걸렸을 것이고 굳이 전하지 않아도 에리미는 클레인의 죽음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떻게 나오려나.’
에리미는 흑월에서 아주 중요한 존재였다.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해도…….’
클레인과 에리미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은 가족.
수혁을 본 순간 분노로 폭주할 수 있다.
‘반응을 봐야겠어.’
미리 클레인의 죽음을 전해 에리미의 반응을 확인하기로 결정을 내린 아소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서류를 내려놓은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자정이네.’
어느새 로그아웃을 할 때가 되었다.
‘다 읽어서 다행이야.’
수혁은 책상 위의 서류들을 보았다.
다행히도 로그아웃 전 목표했던 서류들을 전부 읽었다.
서류를 보던 수혁은 고개를 내려 메모지를 보았다.
메모지에는 빽빽이 글자들이 쓰여 있었다.
‘나중에 써먹을 곳이 있겠지.’
서류에는 수많은 고급 정보들이 존재했다.
언젠가 써먹을 날이 올 것이다.
수혁은 인벤토리에 메모지를 넣었다.
‘내일 보자.’
그리고 반짝이는 책들에게 인사를 하며 로그아웃을 했다.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책장이 아닌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책을 읽기 전 한 가지 확인할 것이 있었다.
‘피의 저주가 뭘까.’
클레인을 죽인 순간 걸린 ‘피의 저주’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컴퓨터 앞에 앉은 수혁은 바로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리고 검색을 했다.
검색을 하자 수많은 글들이 나타났다.
다행히도 글 대부분이 피의 저주에 대한 글이었다.
수혁은 글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제목 : 피의 저주가 뭐야?
NPC 죽였는데 피의 저주에 걸렸다고 하거든?
이게 뭐임?
-퐁츄 : 그게 뭐냐면여 NPC 가족이 당신이 NPC를 죽였다는 걸 알려주는 저주예여.
-레모레타 : 오잉? 그러면 어떻게 함? 그 NPC 가족 만나면 저 공격함?
-퐁츄 : 아마도 그렇겠죠? 님이 죽인 걸 알 테니까요.
-레모레타 : 어떻게 없앰?
-퐁츄 : 그거 해당 가문 사람한테 죽기 전까지는 안 없어져요.
-레모레타 : 헐, 그러면 무조건 죽어야 되는 거임? 죽기 전에는 안 없어짐? 시간제한 없음?
-퐁츄 : 아뇨, 꼭 죽어야 되는 건 아니고. NPC 가족을 전부 죽여도 없어져요. 근데 보통은 수가 많으니까 죽는 걸로 없애는 거구요. 그리고 시간제한은 없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모레타 : 신전에서도 못 풀어요?
-퐁츄 : 예, 하이 프리스트들도 못 푸는 저주가 바로 피의 저주예요.
-레모레타 : 망…….
‘흐음, 이런 거구나.’
글과 댓글을 확인한 수혁은 피의 저주가 어떤 저주인지 알 수 있었다.
피의 저주는 스텟 감소 혹은 방어력 감소 등 특별한 페널티가 있는 저주가 아니었다.
‘클레인에게 가족이 있다라…….’
거기다 가족이 없을 경우 피의 저주는 걸리지 않는다.
피의 저주가 걸렸다는 것은 같은 피가 흐르는 가족이 있다는 뜻이고 클레인에게 가족이 있음을 의미했다.
‘같은 하프 블러드 소속이려나?’
클레인은 하프 블러드의 마스터였다.
가족 역시 하프 블러드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날씨 님한테 여쭤봐야겠어.’
날씨는 여전히 하프 블러드에 속해 있었다.
수혁은 날씨를 통해 클레인의 가족에 대해 알아보기로 결정을 내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