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348화 (348/553)

# 348

제 348화

346.

퀘스트 창을 닫자마자 나타난 메시지에 반사적으로 탄성을 내뱉은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 앞에 리치가 하나 나타났다.

플라밍과 마찬가지로 아주 매끈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리치였다.

이번에는 묻지 않았다.

올렉플라모스가 분명한 상황이었다.

“파멸의 빛.”

수혁은 쿨타임이 초기화되었던 파멸의 빛을 재차 시전했다.

스아악!

머리 위에 빛의 구체가 나타났다.

-음?

그리고 그 순간 올렉플라모스로 추정되는 리치가 의아한 목소리를 내뱉었고 이어 빛이 습격했다.

[아크 리치 올렉플라모스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올렉 파벌의 수장 올렉플라모스를 처치하셨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드랍 창이 갱신됐다.

.

.

-아크 리치의 정 2개

-아크 리치의 마력이 담긴 피부 3개

갱신된 아이템을 보며 수혁은 활짝 웃었다.

‘한 마리 남았네.’

스산한 어둠의 숲에 존재하는 아크 리치는 총 셋.

둘을 잡았으니 이제 남은 것은 하나였다.

‘안 나타나나.’

수혁은 확인을 눌러 드랍된 아이템을 습득했다.

그리고 용의 알이 있는 숲의 중앙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했다.

플라밍을 죽인 파멸의 빛은 독룡도 역소환시켰다.

이제 어둠의 자식들의 힘을 빌릴 차례였다.

물론 독룡 소환의 쿨타임은 10분.

숲의 중앙에 언제 도착할지는 모르지만 도착할 때면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경고!]

[리치 플콤이 나타났습니다.]

[경고!]

[리치 호우가리가 나타났습니다.]

.

.

중앙에 가까워질수록 리치들의 등장 빈도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메시지로만 만날 뿐 실제로 볼 수는 없었다.

[리치 플콤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리치 호우가리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어둠의 자식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독룡 소환만큼은 아니지만 어둠의 자식들 역시 리치들을 죽이는 데에는 탁월한 속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가 중앙이구나.’

이내 수혁은 숲의 중앙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도를 보지 않았음에도 수혁이 중앙이라 확신한 이유.

‘진짜 크네.’

그것은 바로 전방에 보이는 거대한 알 때문이었다.

수혁은 알을 보며 생각했다.

‘원래 이렇게 큰가?’

한 번도 용의 알을 본 적 없지만 알은 너무나 컸다.

‘리치들 때문이겠지?’

리치들은 부화를 위해 많은 힘과 시간을 들였다.

아무래도 그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알이 커진 게 아닌가 싶었다.

거기다 리치들이 부화를 시킬 경우 최악의 용이 탄생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최악의 용이 일반 용과 똑같이 태어날 리 없다.

알이 이렇게 큰 것은 리치들 때문이 확실했다.

“독룡 소환.”

알 크기에 대한 생각을 마친 수혁은 바로 독룡을 소환했다.

마법진에서 독룡이 튀어나와 똬리를 틀어 사방으로 독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스아악!

용의 알에 기묘한 문양이 나타났다.

상황을 보아 독룡의 독 때문에 나타난 게 분명했다.

‘흡수?’

처음에는 방어 마법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문양은 독룡이 뿜어낸 독을 흡수하고 있었다.

수혁이 흡수한다고 확신을 한 이유는 눈에 보이기도 했고.

[리치 우주르괴르수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용의 알이 독을 흡수합니다.]

[압도적인 독입니다.]

[독 속성이 추가됩니다.]

[리치 하밀린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독 속성이 추가됐다고?’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용의 알에 관련된 메시지였다.

즉, 알에 있는 용에게 독 속성이 부여됐다는 것을 의미했다.

‘무적인가?’

픽픽 죽어 나가는 리치들과 달리 알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부식되지도 연기가 나지도 않았다.

그저 끊임없이 독을 흡수할 뿐이었다.

당연히 독룡의 독에 파괴될 것이라 생각했던 수혁은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물리 공격을 해야 하나.’

독이 먹히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마법이 먹히지 않는 것일까?

‘일단 리치들부터 해결하고 생각하자.’

부화까지 남은 시간은 2일.

당장 부화하는 것도 아니고 혹시나 알을 통해 뭔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던 수혁은 알에 대한 고민을 잠시 미루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경고!]

[아크 리치 코레몬드가 나타났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지막 아크 리치 코레몬드가 나타났다.

수혁은 언제든 파멸의 빛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한 채 주변을 주시했다.

* * *

스아악

저 멀리 빛이 보였다.

“…….”

빛을 바라보는 코레몬드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빛은 이번을 포함하여 총 두 번 반짝였다.

그런데 빛이 반짝일 때마다 익숙한 기운들이 사라졌다.

바로 플라밍과 올렉플라모스의 기운이었다.

처음에는 플라밍이, 방금 전에는 올렉플라모스가 소멸했다.

‘누굴까.’

코레몬드는 생각했다.

도대체 누가 저 빛을 만들어낸 것일까?

리치의 한계를 뛰어넘은 두 리치 플라밍과 올렉플라모스가 당할 정도라면 보통 실력자가 아닐 것이다.

거기다 플라밍이 죽을 때 용까지 같이 사라졌다.

빛에 상대적으로 강한 용까지 죽일 정도라면 얼마나 강한 것일까?

‘코단이 온 건가?’

곰곰이 생각하던 코레몬드는 빛의 마탑장 ‘코단’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러나 코단을 떠올린 코레몬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코단과 약속을 했다.

이곳의 일이 끝날 때까지 건들지 않기로.

‘수준이 너무 높아.’

물론 배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제 부화 직전이었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상황이기에.

하지만 코단이라고 하기에는 빛에 담긴 마력이 너무나 거대했다.

플라밍과 올렉플라모스를 소멸시킨 빛에는 기억 속 코단의 실력을 아득히 뛰어넘는 마력이 담겨 있었다.

‘코단보다 강한 빛…….’

아무리 생각해봐도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단은 빛의 마탑장이었다.

빛 마법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

코레몬드의 기억에서는 코단보다 뛰어난 빛 마법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큰일 났습니다.”

코레몬드 파벌의 2인자 켈롭이 나타났다.

“지금 올렉 파벌 리치들이 알을 옮기려 하고 있습니다.”

“……뭐?”

켈롭의 말에 코레몬드는 반문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올렉 이 멍청한 자식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올렉플라모스가 칼을 빼 든 것이다.

‘아니지, 오히려 잘됐어.’

그러나 이내 코레몬드는 찌푸리고 있던 미간을 풀었다.

생각을 해보니 상황이 아주 좋았다.

일단 플라밍과 올렉플라모스가 소멸해 코레몬드를 막을 이가 없었다.

물론 둘을 죽인 존재가 누구인지 몰라 불안하긴 했지만 알을 가지고 도망갈 시간은 충분히 있을 것이다.

아니, 있어야 했다.

만약 그러한 시간도 없다면?

‘시간은 무한하니.’

리치가 된 것은 영생 때문이다.

굳이 마주했다가 소멸을 할 이유가 없다.

용의 알을 구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할까요?”

코레몬드가 말이 없자 켈롭이 물었다.

“……지켜보다가 우리가 먹는다.”

생각을 마친 코레몬드가 답했다.

“올렉이 가만있을까요?”

코레몬드의 답에 켈롭이 재차 물었다.

한계를 뛰어넘은 것은 같지만 그것이 힘이 같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플라밍이 가장 강했고 그다음은 올렉플라모스 그리고 그다음이 코레몬드였다.

즉, 세 파벌의 수장 중 가장 약한 것이 코레몬드였다.

“녀석은…….”

코레몬드는 말끝을 흐리며 올렉플라모스가 소멸한 방향을 바라보았다.

아직 켈롭은 올렉플라모스가 소멸한 것을 모른다.

둘이 소멸한 사실을 아는 것은 코레몬드뿐이다.

코레몬드는 씨익 웃으며 이어 말했다.

“없어.”

“……?”

상황을 알지 못하는 켈롭은 코레몬드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준비해. 이곳을 떠야 하니까.”

“떠나신다구요?”

“그래, 이곳은 끝이야. 그곳으로 간다.”

알을 얻게 되든 아니든 코레몬드는 숲을 뜰 생각이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준비한 곳이 있었다.

“……예, 알겠습니다.”

코레몬드는 켈롭의 답을 듣고 우선 중앙 쪽으로 워프했다.

올렉 파벌의 리치들을 감시하기 위해서였다.

‘잘하고 있군.’

명령을 내린 올렉플라모스가 소멸한 것을 모르는 올렉 파벌 리치들이 알을 옮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이대로면…….’

이제 결정적 순간에 급습하면 된다.

코레몬드는 기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뒤.

“…….”

코레몬드는 미간을 찌푸렸다.

스윽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오고 있어?’

거대한 마력이 느껴졌다.

플라밍과 올렉플라모스를 소멸시킨 존재가 분명했다.

‘망할.’

코레몬드는 다시 고개를 돌려 알을 보았다.

‘어떻게 하지?’

작업이 거의 끝났다.

앞으로 1시간 정도면 된다.

하지만 이미 정체불명의 존재는 알 근처에 도착한 상황이었다.

‘후.’

코레몬드는 결정을 내렸다.

이런 상황을 이미 예상했었던 코레몬드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겠군.’

코레몬드는 1차 대기 장소로 워프를 시전했다.

그리고 도착과 동시에 대기하고 있던 파벌 리치들에게 말했다.

“알은 포기한다.”

* * *

앞서 죽은 두 아크 리치 플라밍, 올렉플라모스와 달리 코레몬드는 시간이 흘러도 나타나지 않았다.

[용의 알 근처 모든 리치들을 처치하셨습니다.]

[리치들의 용의 알 부화를 막으셨습니다.]

[퀘스트 ‘용의 알’이 완료됩니다.]

[퀘스트 ‘용의 알2’이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가 완료됐는데도 말이다.

‘어딜 간 거지.’

수혁은 생각했다.

분명 등장 메시지가 나타났었다.

그런데 왜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수혁도 모르게 죽은 것은 아니다.

코레몬드가 등장한 뒤 단 하나의 메시지도 빠짐없이 꼼꼼히 확인한 수혁이었다.

‘그래도 완료가 됐으니까.’

수혁은 코레몬드에 대한 생각을 끝냈다.

퀘스트 ‘용의 알’은 굳이 알을 파괴하지 않아도 완료가 가능했다.

혹시나 했던 대로 리치들이 부화시키는 것만 막으면 됐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새롭게 생성된 퀘스트 ‘용의 알2’를 확인했다.

알을 어떻게 처리하면 될지 궁금했다.

“……?”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용의 알2>

최악의 용 탄생을 막은 당신.

하지만 알은 이미 부화 직전이다.

용의 알에 손을 대 교감하라!

퀘스트 보상 : ???

‘이게 끝이야?’

퀘스트 ‘용의 알2’의 완료 조건은 쉬워도 너무나 쉬웠다.

그냥 알에 손만 가져다 대면은 끝이었다.

스윽

수혁은 퀘스트를 보며 손을 들어 알을 향해 손을 뻗었다.

스아악!

손이 닿은 그 순간 알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고 이내 사라졌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용의 알2’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용의 알을 획득합니다.]

[용 설명서를 획득합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의 두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알? 설명서?’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 새롭게 등장한 두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에이, 설마…….’

수혁은 문득 든 생각에 설마 하는 표정으로 알의 정보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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