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6
제 336화
334.
‘모험가?’
특수 퀘스트가 활성화된 조건.
책의 제목을 봐서는 그 조건이 무엇인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클란의 일기를 챙긴 수혁은 『빛 마법이란』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음 책장을 확인한 수혁은 또다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왔나?’
빨간빛으로 반짝이는 책이 있었다.
수혁은 빨간빛 책 역시 책장에서 꺼냈다.
‘발록 때문이구나.’
빨간빛 책의 이름은 『발록 사냥꾼 해소스』였다.
발록들을 많이 죽였기에 조건을 충족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수혁은 책장에서 『발록 사냥꾼 해소스』를 꺼냈다.
그리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찾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보랏빛으로 반짝이는 『빛 마법이란』을 찾을 수 있었다.
빨강, 주황, 보라 각기 다른 색으로 반짝이는 책 세 권을 챙긴 수혁은 마저 도서관을 돌았다.
혹시나 조건을 달성한 책이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없네.’
그러나 조건을 달성한 책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수혁은 책상으로 돌아와 책들을 내려놓았다.
‘오늘은 좀 늦게 자겠는데…….’
수혁은 책 세 권의 두께를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는 가장 먼저 『발록 사냥꾼 해소스』를 펼쳤다.
두께도 세 권 중 가장 얇았고 어떤 스텟을 강화시켜줄지 기대가 됐다.
‘호오.’
수혁은 감탄을 내뱉었다.
‘일반, 상급, 최상급 다 나와 있네? 활성화되면서 바뀐 건가?’
예전에도 읽었던 책이다.
그런데 전에 보이지 않았던 일반 발록, 상급 발록, 최상급 발록에 대한 정보가 새롭게 추가되어 있었다.
얼마 뒤 수혁은 마지막 장에 도착했다.
[특수 퀘스트 ‘발록의 체력’이 생성되었습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
.
책을 덮자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발록의 체력’을 확인했다.
<특수 퀘스트 – 발록의 체력>
아래 조건을 충족하라! 그러면 발록의 체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발록 : 0 / 100]
[상급 발록 : 0 / 30]
[최상급 발록 : 0 / 1]
퀘스트 보상 : 체력 스텟 강화
가장 먼저 퀘스트 보상을 확인한 수혁은 활짝 웃었다.
‘나이스!’
강화되는 스텟은 바로 체력이었다.
지혜가 강화되면 더 좋았겠지만 체력 역시 나쁘지 않았다.
‘발록이라.’
완료 조건은 발록들을 잡는 것이었다.
잡아야 할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어렵지 않았다.
도시 하나만 습격해도 발록 100마리와 상급 발록 30마리는 잡을 수 있다.
‘최상급이 문제네.’
물론 최상급 발록은 예외다.
1마리만 잡으면 되지만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게 바로 최상급 발록이었다.
‘수도를 쳐들어가면 잡을 수 있겠지.’
그래도 수도 혹은 계속해서 도시들을 습격하다 보면 언젠가는 최상급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다음 책 『모험가 클란의 일기』를 펼쳤다.
책을 읽으며 수혁은 생각했다.
‘무슨 스텟을 주는 거지?’
주황빛은 새로운 스텟을 준다.
그리고 책 내용을 보면 어떤 스텟을 줄지 예상이 된다.
그런데 도무지 예상이 가지 않았다.
[특수 퀘스트 ‘새로운 세계’가 생성되었습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
.
‘새로운 세계?’
이내 책을 다 읽은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스텟 주는 퀘스트가 아닌가?’
맷집 스텟을 보상으로 주었던 특수 퀘스트 ‘버팀의 미학’도 주황빛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스텟을 주는 퀘스트라 생각했다.
그런데 스텟을 줄 것 같은 퀘스트 명이 아니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특수 퀘스트 – 새로운 세계>
새로운 세계로 가 모험하라!
[새로운 세계 : 0 / 2]
퀘스트 보상 : 스텟 – 모험
중간계는 제외됩니다.
“…….”
보상을 확인한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건 무슨 스텟이지?’
처음 보는 스텟이었다.
‘새로운 세계라…….’
수혁은 검색을 해보기로 결정하고 퀘스트 완료 조건을 확인했다.
‘마계나 천계 같은 세계를 말하는 것 같은데.’
보상 밑에는 중간계를 제외한다는 말이 쓰여 있었다.
즉, 마계나 천계 같은 세계를 가는 것이 완료 조건인 것 같았다.
‘10마계나 11마계는 안 되려나?’
새로운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렸다.
중간계를 제외한 다른 세계를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세계를 말하는 것인지.
차차 확인을 하자 생각하며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이제 마지막이다.’
그리고 수혁은 보랏빛으로 반짝이는 『빛 마법이란』을 펼쳤다.
어떤 새로운 마법이 추가되었을지 궁금했다.
‘호오.’
『빛 마법이란』을 읽던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어쩐지 처음 보는 스킬이다 싶었는데.’
역시나 빛 속성 마법 중에도 어둠의 자식 같은 특별한 스킬이 존재했다.
‘파멸의 빛이 이런 스킬이었구나.’
바로 파멸의 빛이었다.
‘이건 꼭 배워야겠다.’
책에 나온 설명대로라면 수혁에게 꼭 필요한 스킬이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계속해서 빛 속성 마법들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어라?’
그리고 수혁은 당황했다.
‘또 이러네.’
분명 알고 있는 스킬이었다.
그런데 책에 나와 있는 스킬 설명이 수혁이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달랐다.
‘난 그럼 라이트 핸드를 못 쓰는 건가.’
앞서 개방한 속성의 마법들 중에도 이름이 같은데 스킬 효과가 다른 스킬들이 여럿 존재했었다.
[지혜가 대폭 상승합니다.]
이내 모든 마법을 확인한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레벨 : 605
경험치 : 12%
생명력 : 109400
마나 : 471800
포만감 : 85%
힘 : 30
민첩 : 19
체력 : 1088 [544]
지혜 : 23590 (+2550)
맷집 : 10
보너스 스텟 : 535
‘상황 봐서 보너스 스텟도 써야겠다.’
어느새 보너스 스텟이 500을 넘어갔다.
에르테와의 전투에서 생명력이 부족한 상황이 생긴다면 수혁은 체력에 모든 보너스 스텟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책을 반납 후 바로 로그아웃했다.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컴퓨터를 보았다.
‘검색하고 잘까?’
스텟 ‘모험’이 어떤 스텟인지 궁금했다.
‘아니야, 바로 자자.’
하지만 수혁은 시간을 보고는 검색을 포기했다.
검색을 하기에는 너무나 늦었다.
모험에 대한 검색은 이따 일어나서 해도 된다.
수혁은 바로 침대로 향했다.
* * *
쾅! 쾅! 쾅!
쉴 새 없이 폭음이 울려 퍼졌다.
“…….”
코잔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입을 다문 채 폭음을 만들어내는 에르테의 행동을 지켜볼 뿐이었다.
쾅! 쾅! 쾅!
한동안 이어지던 에르테의 화풀이가 끝났다.
“……후우.”
에르테는 짧게 숨을 내뱉고는 코잔에게 돌아왔다.
“그 녀석의 위치를 알아내. 최대한 빨리.”
“……알겠습니다.”
* * *
‘역시 없네.’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텟 ‘모험’에 대한 검색을 했다.
하지만 모험가 혹은 모험가 길드 또는 미개척지에 대한 글들만 나올 뿐 스텟 ‘모험’에 대해서는 나오는 게 없었다.
즉, 직접 알아내야 했다.
‘설명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하지.’
판게아는 친절하면서도 친절하지 않은 게임이었다.
보통 설명을 다 해주지만 마력의 저주같이 가끔가다 설명을 해주지 않는 것들도 존재했다.
만약 스텟 ‘모험’에 대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면?
수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캡슐로 향했다.
접속과 동시에 로그아웃했던 마탑 도서관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수혁은 도서관에서 나와 워프 게이트로 향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일단 스킬 습득부터 하자.’
그리고 메모지와 펜을 꺼낸 뒤 퀘스트 창을 열어 빛 속성 스킬 퀘스트들의 완료 조건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꽤 많이 배울 수 있겠는데?’
재료만으로 완료할 수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았다.
‘가면서 빛의 마탑도 들러야겠다.’
수혁은 방향을 바꿔 빛의 마탑으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뒤 빛의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상점으로 향했다.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NPC가 물었고 수혁은 메모지를 보며 필요한 재료들을 불러주기 시작했다.
“빛의 결정 500개, 1등급 마법석 50개…….”
“잠시만요!”
부르던 중 NPC가 말을 끊었다.
“……?”
“너무나 양이 많아 이곳에서 드릴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저기 안쪽에 가시면 문 3개가 나오는데 그중 왼쪽 문을 열고 가주시겠습니까? 이걸 가지고 가면 됩니다.”
말을 마친 NPC는 증표를 꺼냈다.
“네.”
수혁은 NPC의 말에 답하며 증표를 받아 NPC가 알려준 대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수혁?”
전방에서 다가오던 중년 사내가 수혁을 불렀다.
“……?”
수혁은 중년 사내를 보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지?’
처음 보는 얼굴이었기 때문이었다.
‘빛의 마법사 같은데.’
중년 남성이 입고 있는 로브에는 빛의 마탑의 상징이 각인되어 있었다.
즉, 빛의 마법사인데 수혁은 친분이 있는 빛의 마법사가 없었다.
유저이든 NPC이든.
“난 코단이라고 한다.”
수혁의 의아한 표정을 보고 중년 사내 코단은 자신을 소개했다.
“이곳을 이끌고 있지.”
이곳은 빛의 마탑이었고 이끈다는 것은 수장을 의미했다.
“아, 안녕하세요. 독의 마탑의 수혁이라고 합니다.”
코단의 정체가 빛의 마탑장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수혁은 탄성을 내뱉으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드래곤을 잡으러 갔다고 들었는데……. 벌써 돌아온 건가?”
조용한 목소리로 코단이 물었다. 얼마 전 있던 마탑장 회의에서 파비앙이 말했다.
수혁이 드래곤을 잡으러 갔다고.
그런데 벌써 수혁이 돌아왔다는 게 이상했다.
오우거나 트롤 같은 몬스터도 아니고 드래곤이었다.
몇 달이 지난 것도 아니고 며칠 만에 돌아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네.”
“……흐음.”
수혁이 답했고 코단은 침음을 내뱉었다.
“가봐도 될까요?”
코단이 생각에 잠기자 수혁이 물었다.
“그래, 다음에 보도록 하지.”
“그럼 이만.”
수혁은 코단의 답을 듣고 인사를 한 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넓네.’
문의 크기가 평범해 안쪽 역시 평범한 크기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안쪽은 매우 넓었다.
이곳으로 가달라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수혁은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NPC에게 다가갔다.
“저기…….”
* * *
“엇? 잠시 다녀오실 곳이 있다고…….”
빛의 부마탑장 헥솔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아아, 놓고 간 게 있어서 말이야.”
코단은 헥솔의 말에 답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책장으로 다가가 몇 개의 책을 꺼냈다.
스르륵…….
그러자 책장이 옆으로 밀리며 비밀 공간이 나타났다.
비밀 공간에는 각종 보석, 골드 그리고 수정구가 있었다.
코단은 수정구 중 하나를 들고 마나를 주입했다.
스아악!
그러자 수정구에서 은은한 파란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코단 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수혁이 돌아왔다.”
-예? 벌써요?
“암당의 눈은 어디에도 있다. 이 말은 옛말이 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