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332화 (332/553)

# 332

제 332화

330.

“선발대와 정찰대만요?”

아르펭이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이제 가야 할 곳은 10마계였다.

그런데 선발대와 정찰대만 보낸다니?

처참하게 죽임을 당할 것이었다.

“무엇 때문인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코잔이 수도에 남아 이곳의 머리 역할을 맡은 아르펭은 에르테에게 물었다.

“용을 다루는 인간.”

에르테는 아르펭의 물음에 답했다.

“그 인간을 보지 못했어.”

“아…….”

아르펭은 에르테의 답에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선발대와 정찰대를 추려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답을 한 뒤 천막에서 나갔다.

* * *

판게아에 접속한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한 뒤 생각했다.

‘어떻게 할까.’

수혁은 다음 목적지에 대해 고민 중이었다.

거점으로 가느냐 전초기지로 가느냐 아니면 발록들의 마을로 가느냐.

‘거점으로 갈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발록들이 한 번에 넘어오는 게 아니다.

공격이야 충분히 막을 것이다.

굳이 거점에 가 함께 발록들의 공격을 막을 필요는 없다.

‘전초기지로 바로 갈까?’

목적지 한 곳을 줄인 수혁은 계속해서 생각했다.

‘아니야, 괜히 혼자 갔다가 급습당하면…….’

전초기지에 가게 되면 분명 에르테와 전투를 벌이게 될 것이다.

평화의 방패를 피할 정도로 빠른 에르테가 급습을 한다면?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당할 수 있다.

수혁의 물리 방어력은 마법 방어력에 비해 턱없이 낮고 비교하지 않아도 낮았다.

그리고 에르테의 공격력은 강했다.

공격 한 번에 생명력이 듬뿍 깎일 것이다.

‘그래.’

죽음을 감수하며 갈 필요가 없었다.

‘돌아다니면서 병력이나 분산시키자. 도서관도 찾아야 하고.’

이내 결정을 내린 수혁은 유령마를 소환해 다음 마을로 향했다.

‘얼마나 걸리려나.’

다음 마을로 향하며 수혁은 생각했다.

전초기지에서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움직여 첫 마을을 발견했다.

다음 마을은 얼마나 가야 발견할 수 있을까?

‘도시 같은 곳 나오면 지도 한 번 찾아봐야겠다.’

마을에는 없었지만 도시라면 분명 11마계의 지도 혹은 주변 지형을 파악한 지도가 있을 것이었다.

아니, 도시라면 워프 게이트가 있을 것이니 굳이 지도가 없다 하더라도 괜찮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면 이곳저곳을 금방 휩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러 생각을 하며 움직인 지 1시간 뒤.

수혁은 유령마를 세웠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도시!’

전방에 도시가 보였다.

‘이 정도 수준이면 도서관이 있을 수도 있겠는데?’

앞서 방문했던 마을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도시의 건물들은 매우 잘 지어져 있었다.

수혁은 유령마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도시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독룡 소환.”

스아악

마법진이 나타났고 독룡이 튀어나와 똬리를 틀었다.

-발록의 힘줄 2개

-발록의 피 1개

-투기의 정 1개

도시에 가까워지자 드랍 창이 나타났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갱신이 되기 시작했다.

수혁은 끊임없이 올라가는 드랍 아이템의 개수와.

[레벨 업!]

가끔가다 나타나는 레벨 업 메시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몇 곳만 돌면 600 찍겠어.’

도시에는 정말 많은 발록들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몇 개 도시를 방문하면 600레벨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워프 게이트가 어디에 있으려나.’

도시 안으로 들어온 수혁은 중앙으로 향했다.

[경고!]

[상급 발록 사수렌이 나타났습니다.]

중앙으로 향하던 중 메시지가 나타났다.

레벨 업 메시지가 아닌 상급 발록의 등장 메시지였다.

[상급 발록 사수렌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물론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독룡의 독은 상급 발록 역시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혹시나 주변에 몬스터들이 숨어 있을까 어둠의 자식을 소환한 수혁은 움직이지 않는 어둠의 자식을 보며 생각했다.

‘얘들은 왜 독에 면역인 걸까.’

처음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독룡 소환을 습득하고 깨달았다.

어둠의 자식은 수혁의 독 마법에 면역이었다.

‘대마도사나 칭호 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

스킬 ‘대마도사’에는 자신의 마법에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시전 시간 감소 같은 다른 효과를 받지 못하는 걸 보면 스킬 ‘대마도사’ 때문은 아니다.

수혁은 자신의 독에 중독되지 않는 칭호 ‘독의 대가’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칭호 때문일까?

하지만 칭호의 효과를 받는다고 하기에는 칭호 ‘반신의 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어둠의 자식들이었다.

즉, 칭호 때문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독 마법에 면역인 것일까?

‘최상급이 되면 알 수 있겠지.’

수혁은 책에 나와 있던 어둠의 자식 최상급 단계를 떠올리며 면역에 대한 생각을 끝냈다.

그리고 주변 건물을 둘러보며 도서관, 지도, 워프 게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어!”

얼마 뒤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찾고 있던 3가지 중 1가지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지도!’

바로 지도였다.

물론 지도라고 해서 인벤토리에 넣고 다닐 수 있는 그런 지도는 아니었다.

수혁은 게시판으로 다가갔다.

‘여기가 오세리니아라는 곳이구나.’

게시판에 도착한 후 지도를 본 수혁은 지금 방문한 도시의 이름과 주변에 있는 마을, 도시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보는 걸로 갱신이 됐으려나?’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마법 지도를 꺼냈다.

직접 간 것은 아니지만 지도를 보았으니 혹시나 기록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안 됐네…….’

지도를 확인한 수혁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똬리를 틀고 있던 독룡이 사라졌다.

‘벌써 5분이 됐나.’

수혁은 여전히 아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돌아다니면서 발록들을 죽여.”

더 이상 독룡은 독을 뿜어내지 않는다.

그리고 남아 있는 독도 금방 사라질 것이다.

명령을 받은 어둠의 자식들은 곧장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혁은 시야에서 어둠의 자식들이 사라지자 워프 게이트와 도서관을 찾아 움직였다.

‘이 정도 수준이면 도서관이 있을 것 같은데…….’

도시 ‘오세리니아’는 발록들의 도시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잘 지어져 있었다.

이런 도시에 도서관이 없을 리 없다.

수혁은 2시간에 걸쳐 꼼꼼히 도시 내 모든 지역을 확인했다.

“…….”

그리고 마지막 건물을 확인한 수혁은 그대로 자리에 멈춰 섰다.

‘도서관이 없는 건 둘째치고…….’

도시 내 모든 건물을 확인했지만 도서관은 없었다.

‘워프 게이트도 없어?’

문제는 워프 게이트 역시 없다는 점이었다.

‘직접 움직이는 건가.’

워프 게이트를 통해 연결된 발록들의 도시, 마을에 방문을 하려 했던 수혁 역시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수혁은 유령마를 소환해 동쪽 성문을 통해 도시 ‘오세리니아’에서 나왔다.

그리고 게시판 지도에서 보았던 다음 도시 ‘칼라노스’로 유령마를 몰기 시작했다.

* * *

“이게 무슨…….”

코잔은 미간을 찌푸렸다.

보고서에는 아주 놀라운 정보가 쓰여 있었다.

바로 용을 다루는 인간에 대한 정보였다.

“10마계로 돌아간 줄 알았는데…….”

마족들의 전초기지를 쳐들어갔을 때.

용을 다루는 인간을 보지 못했다는 에르테의 말에 코잔은 용을 다루는 인간이 10마계로 돌아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쪽에 있었을 줄이야.”

그런데 아니었다.

인간은 11마계에 있었다.

그것도 그냥 있는 게 아니다.

2일 전부터 도시와 마을을 파멸시키고 있었다.

스윽

코잔은 지도를 꺼내 펼쳤다.

“이 동선이면…….”

그리고 여태까지 인간이 방문했던 마을과 도시를 확인하며 인간의 동선을 확인했다.

“라필렌에 올 차례군.”

코잔은 펜을 들었다.

그리고 에르테에게 보낼 보고서를 작성했다.

* * *

“호오.”

에르테는 미소를 지었다.

“라필렌이라…….”

보고서를 내려놓은 에르테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옆에 세워 둔 망치를 등에 멘 뒤 천막에서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아르펭의 천막으로 들어갔다.

“아르펭.”

“예.”

“잠시 라필렌 좀 다녀올게.”

“……알겠습니다.”

아르펭은 갑작스러운 에르테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등 뒤에 멘 망치를 보며 물었다.

“근데 가시는 이유를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망치를 멨다는 것은 전투 때문이 분명했다.

그런데 마족들과의 전투에서도 망치를 사용하지 않은 에르테였다.

“그 인간이 나타났다고 하더라고. 그 인간을 잡으러 갈 생각이야.”

에르테는 히죽 웃었다.

“아아, 그리고 전부 10마계로 가. 더 이상 정찰대와 선발대를 보낼 이유가 없어졌으니.”

“알겠습니다.”

아르펭의 답을 들은 에르테는 천막에서 나왔다.

그리고 바로 도시 ‘라필렌’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 *

수혁은 도시 ‘페소큰’에서 얻은 11마계의 지도를 보고 시간을 확인했다.

‘20분 정도만 더 가면 되겠어.’

다음 목적지인 도시 ‘라필렌’.

여태까지의 속도를 생각하면 20분 안에 도착할 것이었다.

수혁은 지도를 넣었다.

그리고 유령마를 몰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사냥왕 : 수혁 님!

사냥왕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수혁 : 네?

-사냥왕 : 큰일 났습니다! 퀘스트가 바뀌었어요!

이어진 사냥왕의 말에 수혁은 잠시 유령마를 멈췄다.

그리고 사냥왕과의 귓속말에 집중했다.

-수혁 : 어떤 퀘스트가요? 공격 막는 퀘스트요?

-사냥왕 : 예, 주기적으로 공격 막는 퀘스트였는데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수혁 : 어떻게요?

-사냥왕 : 발록들이 한 번에 다 몰려올 것 같습니다.

“……!”

수혁은 사냥왕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수혁 : 막을 수 있나요?

그리고 물었다.

-사냥왕 : 아뇨. 못 막을 것 같습니다. 조금씩 오는 건 막을 만한데 꾸역꾸역 끊임없이 나오면 분명 뚫립니다.

-수혁 : 시간은요?

-사냥왕 : 5시간 뒤 침공 시작입니다.

-수혁 : 알겠습니다. 바로 갈게요. 아, 그리고 연중이한테 연락 좀 부탁드립니다.

발록들과의 전투로 사망했던 연중은 리더 길드원, 제왕 길드원을 데리고 다시 10마계에 돌아왔고 현재 점심을 먹기 위해 로그아웃을 한 상황이었다.

어서 연중에게 이 사실을 전해야 했다.

-사냥왕 : 알겠습니다.

수혁은 사냥왕과의 귓속말을 끝내고 입을 열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을 이용해 바로 10마계의 마을 카상으로 워프했다.

그리고 카상에 도착한 수혁은 유령마를 타고 발록의 사원으로 향했다.

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왜 갑자기 바뀐 거야?’

갑작스레 퀘스트가 수정된 이유.

그 이유가 너무나 궁금했다.

[퀘스트 ‘발록들의 침공’이 생성되었습니다.]

이내 발록의 사원에 도착한 수혁은 퀘스트 생성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수혁 : 도착했습니다. 어디세요?

수혁은 사냥왕에게 귓속말을 보내며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 ‘발록들의 침공’을 확인했다.

‘에르테는 안 오는 건가?’

퀘스트 완료 조건에는 최상급 발록들이 존재했다.

그러나 발록들의 왕인 에르테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사냥왕 : 크라노손 님 천막에 있습니다.

-수혁 : 바로 갈게요.

사냥왕에게서 답이 왔고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크라노손의 천막으로 향했다.

“수혁 님을 뵙습니다!”

천막 앞을 지키고 있던 마족이 수혁을 발견하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3초가 지나기도 전 천막에서 크라노손이 나왔고 수혁을 발견한 크라노손은 안도, 다행, 반가움 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무사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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