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2
제 312화
310.
“……응.”
이어진 수혁의 말에 연중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리고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이후 수혁은 주기적으로 발록들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살아 있는 발록들은 아니었다.
수혁이 본 것은 전부 발록들의 시체였다.
‘역시.’
예상대로 발록들은 어둠의 자식들로 충분히 처리가 가능했다.
[많은 발록들을 죽이셨습니다.]
[칭호 : 발록들의 두려움을 획득합니다.]
얼마 뒤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바로 칭호 창을 열어 칭호 ‘발록들의 두려움’을 확인했다.
-발록들의 두려움 (발록들에게 받는 데미지 –10%)
칭호를 확인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괜찮네.’
체력 스텟을 강화해 생명력이 체력 1당 100씩 오르고 체력 스텟을 2배로 증가시켜주는 스킬도 있어 수혁의 생명력은 마법사치고 매우 높은 편이었다.
전사, 그것도 방어 쪽에 투자를 한 전사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높은 생명력과 달리 물리 방어력은 형편없었다.
그리고 발록들은 물리 공격력이 강한 편이었다.
즉, 칭호 ‘발록들의 두려움’은 수혁에게 상당히 도움되는 칭호라 할 수 있었다.
‘최종 칭호인 게 아쉽네. 30% 정도는 기대했는데.’
수혁은 칭호 창을 닫으며 생각했다.
보통 몬스터들을 잡아 얻을 수 있는 칭호의 경우 몇 마리를 잡았는지 나온다.
그런데 마리 수가 나오지 않았다.
즉, 최종 칭호임이 분명했다.
물론 더 잡다 보면 또 다른 칭호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칭호는 ‘발록들의 두려움’처럼 데미지 감소 효과가 아닌 다른 효과를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얼마 뒤.
“저거 맞지?”
연중이 속도를 서서히 줄이며 말했다.
할 것이 없어 책을 꺼내 읽고 있던 수혁은 연중의 말에 고개를 들어 전방을 보았다.
전방에 포탈이 보였다.
11마계로 이어진 포탈임이 분명했다.
“맞는 것 같아.”
수혁은 연중의 말에 답하며 인벤토리에 책을 넣었다.
그리고 이어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금지, 발록의 사원으로>
드디어 10마계의 안정화가 끝났다.
몰래 떠나려 했지만 아밀레타가 계획을 눈치챘다.
아밀레타는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목적지 ‘발록의 사원’에 존재하는 포탈이 11마계와 이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11마계는 10마계와 달리 발록들이 매우 많으며 포탈 주변 지역은 발록들이 지배하고 있다는 등 위험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크라노손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설득을 했고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
크라노손을 도와 11마계로 이어진 포탈을 찾아내라!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금지, 발록의 사원으로’는 포탈을 찾는 퀘스트였다.
완료가 되지 않는 것을 보니 크라노손이 포탈을 봐야 완료가 되는 것 같았다.
퀘스트 창을 닫은 수혁은 연중에게 말했다.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정말 빠르게 이동했다.
크라노손이 도착하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나 책 좀 읽고 있을게.”
“응.”
수혁은 연중의 답에 다시 책을 꺼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그리고 혹시나 포탈을 통해 발록들이 나타날까 봐 어둠의 자식들을 재소환한 뒤 책을 펼쳤다.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오면서 거의 다 읽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책의 마지막 장에 도착할 수 있었고 빛이 사라지며 지혜가 상승했다.
“수혁아.”
그리고 마침 연중이 수혁을 불렀다.
“왔다.”
수혁은 이어진 연중의 말에 연중의 시선이 가 있는 뒤쪽을 보았다.
크라노손이 선두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스윽
수혁은 마차에서 내려왔다.
연중 역시 따라 내려갔고 수혁은 바로 마차를 역소환했다.
그리고 퀘스트가 완료되길 기다렸다.
“고생하셨습니다.”
이내 크라노손이 도착했다.
“아, 아닙니다.”
수혁은 크라노손의 말에 답하며 생각했다.
‘왜 안 떠?’
크라노손이 도착했음에도 메시지가 뜨지 않고 있었다.
수혁이 의아해하던 그때.
“저게 포탈…….”
크라노손이 11마계 포탈을 보며 중얼거렸다.
[퀘스트 ‘금지, 발록의 사원으로’를 완료하셨습니다.]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획득합니다.]
[기여도 30만이 상승합니다.]
[기여도에 따라 추가 보상을 획득합니다.]
[1등급 보상 최저 기여도를 충족하셨습니다.]
[전설 장신구 상자를 획득합니다.]
중얼거림과 함께 메시지가 나타났다.
‘호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생각지도 못한 보상 때문이었다.
당연히 기여도나 오르고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수혁은 바로 인벤토리를 열었다.
전에 보이지 않았던 상자가 보였다.
<전설 장신구 상자[전설]> [교환불가]
사용 시 전설 등급의 장신구를 하나 획득할 수 있다.
‘나쁘지 않아.’
전설 등급의 장비를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수혁이었다.
하지만 10마계의 모든 전설 장비가 있는 게 아니다.
없는 전설 장비가 있었고 수혁에게 딱 필요한 것이 나올 수도 있다.
수혁은 상자를 개봉하기 전 연중을 보았다.
연중 역시 추가 보상을 받았을 것이다.
무엇을 받았을지 궁금했다.
“……?”
연중을 본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그도 그럴 것이 연중이 매우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가 떴길래?’
연중 역시 많은 전설 장비를 갖고 있다.
수혁과 마찬가지로 전설 장신구 아니, 무기 상자가 떴다고 해도 저리 놀란 표정을 지을 리 없다.
그 순간 연중이 고개를 돌렸고 수혁과 눈이 마주쳤다.
-연중 : 수혁아 너 혹시 방금 보상 뭐 떴냐?
연중이 귓속말을 보내왔다.
-수혁 : 전설 장신구 상자.
-수혁 : 너는?
-수혁 : 뭐 떴길래 그리 놀란 표정이야?
수혁은 답을 한 뒤 바로 이어 물었다.
그리고 이어진 연중의 답에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연중 : 신 등급 장비 레시피 상자.
“……!”
수혁은 바로 답을 보내지 못했다.
그저 놀란 표정으로 연중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 정도로 연중의 답은 충격적이었다.
신 등급 장비 레시피 상자라니?
이내 정신을 차린 수혁은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진짜?
-수혁 : 신 등급 레시피 상자? 아밀레타, 키라드 창고에 있던 그?
-연중 : 어, 그거 떴어.
-수혁 : 축하한다!
수혁은 활짝 웃으며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이거 꿈 아니지?
연중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물었다.
-수혁 : 당연히 아니지! 바로 쓸 거야?
-연중 : 응, 잠시만!
수혁은 연중의 귓속말에 표정을 주시했다.
무엇이 뜰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내 연중의 표정에 또 놀람이 나타났다.
수혁은 연중의 귓속말을 기다리며 생각했다.
‘방패라도 떴나?’
이내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도착했다.
-연중 : 수혁아.
-수혁 : 응.
-연중 : 대박이다.
이미 신 등급 장비 레시피가 나올 것을 알고 있는 연중이었다.
대박이라는 연중의 답에 수혁은 진짜 방패가, 그것도 현재 연중이 사용하고 있는 방패를 재료로 하는 방패 레시피가 뜬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혁 : 방패 떴어?
-연중 : 아니.
하지만 수혁은 연중의 답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뭐가 대박이라는 걸까?
바로 그때였다.
“수혁 님, 연중 님.”
크라노손의 말에 수혁과 연중은 귓속말을 잠시 멈추고 답했다.
“네.”
“예.”
“혹시 포탈에서 발록들이 추가로 나온 적이 있습니까?”
수혁은 크라노손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책을 읽는 동안 발록들이 추가로 나올까 봐 어둠의 자식들을 배치했지만 단 한 마리도 나타나지 않았다.
드랍 창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그렇군요. 그럼 잠시.”
크라노손은 수혁의 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족들에게 돌아갔다.
“말해봐.”
수혁은 크라노손이 사라지자마자 연중에게 말했다.
크라노손도 없으니 더 이상 답답하게 귓속말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뭐가 뜬 거야?”
어떤 레시피가 나타났기에 대박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인지 궁금했다.
“생명의 정령.”
“……생명의 정령?”
수혁은 연중의 답에 반문했다.
뭔가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이내 익숙함의 이유를 깨달은 수혁은 재빨리 이어 말했다.
“설마 그 생명의 정령이야? 마나의 정령 반대되는?”
익숙함을 느꼈던 이유, 그것은 바로 수혁이 언급을 했었던 아이템이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창고에서 생명의 파도와 생명의 폭풍이라는 전설 등급의 팔찌를 발견했었다.
신 등급 팔찌 ‘마나의 정령’의 재료가 마나의 폭풍과 마나의 파도였다.
그래서 혹시나 ‘생명의 정령’이란 신 등급 팔찌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연중에게 획득을 권유했다.
마침 전설 등급 팔찌가 없던 연중은 수혁의 말에 생명의 폭풍과 생명의 파도를 획득한 후 착용 중이었다.
“어, 네가 말했던 그 생명의 정령!”
말을 마친 연중이 씨익 웃었다.
“재료는?”
“마나의 정령이랑 비슷해.”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레시피를 보며 말했다.
“생명의 파도, 생명의 폭풍. 장비는 이게 끝이고 압축 망치 3개 그리고 오시필리엔 50kg.”
“끝이야?”
“응.”
“똑같네.”
이름만 다를 뿐 마나의 정령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구성이랑 똑같았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망치 있고 오시필리엔 있고.’
언제 아이템을 만들게 될지 몰라 압축의 망치를 구비해두었다.
생명의 광물 오시필리엔 역시 10마계의 창고들을 돌아다니며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명의 파도와 생명의 폭풍은 연중이 가지고 있었다.
즉, 수혁이 압축의 망치와 오시필리엔만 연중에게 제공한다면?
바로 신 등급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교환 받아봐.”
수혁은 연중에게 말하며 거래를 걸었다.
연중이 거래를 수락했고 거래 창이 나타났다.
수혁은 거래 창에 바로 압축의 망치 3개와 오시필리엔 50kg을 올렸다.
“고맙다!”
재료를 본 연중이 고마움을 표했다.
“아니야, 고맙기는.”
수혁은 연중의 말에 피식 웃으며 확인을 눌렀다.
연중 역시 확인을 눌렀고 거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어서 만들어.”
재료를 전부 넘긴 수혁은 연중에게 말했다.
“응!”
연중은 수혁의 말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착용하고 있던 팔찌들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중이 미간을 찌푸렸다.
“……?”
연중이 미간을 찌푸리자 수혁은 조금 당황했다.
분위기를 보니 전혀 기뻐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래?”
수혁은 조심스레 연중에게 물었다.
“어?”
연중은 수혁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고 찌푸렸던 미간을 풀었다.
“그게…….”
그리고 말끝을 흐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직접 봐봐.”
연중은 수혁에게 ‘생명의 정령’의 아이템 정보를 공유해주었다.
<생명의 정령[신]>
제한 : 전사, 힘 1000, 체력 5000
“……?”
정보를 본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상대로였다.
생명의 정령 역시 나와 있는 것은 착용 조건뿐이었다.
‘……왜?’
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미 수혁을 통해 신 등급 아이템의 정보가 어떤지 알고 있는 연중이었다.
도대체 왜 미간을 찌푸린 것일까?
“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연중이 왜 미간을 찌푸렸는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