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308화 (308/553)

# 308

제 308화

306.

* * *

“4일 뒤에 뵙겠습니다.”

사냥왕이 말했다.

“옙!”

“아침에 칼같이 접속하겠습니다!”

“편히 휴식 취하시길~”

그리고 제왕 길드의 랭커들이 답했다.

“그럼 전 이만.”

서로 인사를 나눈 뒤 사냥왕은 먼저 로그아웃을 했다.

캡슐에서 나온 오재용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책상으로 다가가며 생각했다.

‘소나무 도서관에 가신다고 하셨지.’

수혁은 이번 업데이트 기간 동안 삼정동에 위치한 소나무 도서관에 간다고 했다.

‘한 번 뵈러 갔다 올까.’

오재용은 오로지 판게아에서만 수혁을 만났다.

현실에서는 단 한 번도 수혁을 만난 적이 없다.

그래서 궁금했다.

현실에서의 수혁은 어떨까?

‘도서관에 가시는 걸 보면 똑같이 책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판게아에서의 수혁은 항상 책과 붙어 있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오르는 지혜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소나무 도서관에 가는 걸 보면 그냥 책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선물해드리면 좋아하시려나?’

문득 든 생각에 오재용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수혁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책이라면?

그것도 아주 구하기 힘든 책이라면 어떨까?

‘좋아.’

제왕 그룹에서 구하지 못할 책은 없다.

오재용은 책을 선물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핸드폰을 들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사장님. 전화 받았습니다.

“필요한 게 있습니다.”

-어떤 게 필요하십니까?

“쉽게 구할 수 없는 책들이요.”

예상치 못한 말이었을까?

비서는 쉽게 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비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고서 같은 걸 말씀하시는 건지요?

오재용은 비서의 반문에 생각했다.

‘고서를 좋아하실까?’

고서 역시 책이었지만 수혁이 고서를 좋아할지 의문이 들었다.

“일단은 고서도 포함해서 목록 뽑아주세요.”

-내일 아침까지 가져다 드릴까요?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오재용은 비서와의 전화를 끝냈다.

그리고 이어 시간을 확인했다.

‘항상 2시 정도에 주무시니까.’

시간을 확인한 오재용은 소나무 도서관의 관장 주해룡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랜만이구나!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주해룡이 전화를 받았다.

“하하, 관장님 오랜만입니다!”

-그래, 근데 어쩐 일이냐?

“내일 도서관에 들르려고 하는데 혹시 나오세요?”

-하하, 나야 당연히 출근하지! 그런데 갑자기 도서관에는 왜?

“만날 분이 있어서요. 하하.”

-도서관에서?

“예!”

-그래, 알았다! 내일 보자!

“내일 뵙겠습니다.”

* * *

띠리리리링!

알람이 울렸다.

수혁은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드디어 오늘이구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침이 찾아왔다.

수혁은 한껏 들뜬 표정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 후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으로 향하며 수혁은 현관을 확인했다.

현관에는 수혁의 신발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바쁘신가 보네.’

부엌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아침을 준비했다.

준비라고 할 것도 없었다.

오늘의 아침은 시리얼이었다.

시리얼과 우유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수혁은 설거지한 후 곧장 3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소화를 위해 러닝머신에 올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TV를 틀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오늘의 판게아’의 진행을 맡게 된 장현송입니다.

-오늘은 요즘 가장 핫한 2가지!

-얼마 전 경매장에 대거 풀렸던 수많은 전설 장비들의 완전 개방 정보와!

-제왕 길드 그리고 리더 길드가 활동을 하고 있는 10마계에 대해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수혁은 TV를 보며 천천히 속도를 올렸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1시간 뒤 운동을 끝낸 수혁은 숨을 고르며 1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바로 샤워를 통해 땀을 씻어낸 뒤 방으로 돌아왔다.

‘이제 슬슬 가 볼까.’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외출 준비를 했다.

어느덧 9시가 되었다.

9시는 오늘의 목적지 ‘소나무 도서관’의 오픈 시간이었다.

외출 준비를 마친 수혁은 현관에 잠시 나갔다 오겠다는 메모를 남기고 집에서 나왔다.

집에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신선한 공기와 따스한 햇살에 수혁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상쾌하네.”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바깥 공기와 햇살이었다.

온몸을 강타한 상쾌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수혁은 공기와 햇살을 느끼며 10분 거리에 있는 무인 택시 승차장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승차장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택시를 탈 수 있었다.

-목적지를 입력해주십시오.

문을 닫자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수혁은 핸드폰을 들어 ‘소나무 도서관’의 주소를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에 입력했다.

-삼정동 소나무 도서관까지 45분 소요될 예정이며 예상비용은 ‘27,900’원입니다.

그러자 다시 한 번 기계음이 나타났다.

수혁은 확인 버튼을 누르고 이어 출발 버튼을 눌렀다.

-출발합니다.

버튼을 누르자 기계음이 흘러나오며 택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혁은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그리고 편하게 등받이에 기대며 독서를 시작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27,500’원입니다.

책에 집중하고 있던 수혁은 기계음을 듣고 움찔했다.

‘벌써?’

수혁은 창밖을 보았다.

저 멀리 거대한 건물이 보였다.

바로 소나무 도서관이었다.

수혁은 책을 넣은 뒤 카드를 꺼내 택시비를 결제 후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수혁은 곧장 입구를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

‘진짜 크다.’

도서관과의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느껴졌다.

수혁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소나무 도서관의 지도를 열었다.

‘저기가 1관이니까.’

소나무 도서관은 2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1관과 유료인 2관이었다.

그리고 수혁이 갈 곳은 유료인 2관이었다.

지도를 보며 수혁은 1관 뒤쪽에 있는 2관으로 향했다.

2관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입구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쇼.”

들어가자마자 입구에 있던 직원이 미소를 지은 채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수혁은 인사에 답하며 직원에게 다가갔다.

“카드 좀 주시겠습니까?”

“잠시만요.”

직원의 말에 수혁은 지갑에서 블랙 등급 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내밀었다.

“……?”

카드를 받은 직원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평소 보던 이용 카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어?’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카드의 정체를 알아챈 직원의 표정에 놀람이 가득 나타났다.

‘블랙 등급 카드?’

직원은 고개를 들어 매우 놀란 표정으로 수혁을 보았다.

“……?”

수혁은 직원의 시선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수혁의 표정에 정신을 차린 직원은 재빨리 입을 열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네.”

수혁이 고개를 끄덕였고 직원은 재빨리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뒤 직원과 함께 한 여인이 나왔다.

직원과 비슷한 제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아 도서관 직원인 것 같았다.

수혁은 여인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이리 낯익지?’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슷한 사람을 본 건가?’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닮은 사람을 본 것일까?

수혁은 이름표를 통해 여인의 이름을 확인했다.

‘주정연이라…….’

하지만 이름 역시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었다.

“방으로 안내해드릴까요?”

직원이 물었다.

“방이요?”

수혁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2관에 대해 검색을 해 본 수혁이었다.

도서관 이용 방법 역시 잘 숙지하고 왔다.

그런데 안내도 그렇고 방도 그렇고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블랙 등급이라 그런가?’

혹시 블랙 등급이기에 뭔가를 더 이용할 수 있는 것일까?

“예, 현재 모든 방이 비어 있습니다. 원하시는 방이 있으시면…….”

“책장이랑 제일 가까운 곳으로 부탁드립니다.”

“넵, 정연 씨. 7호실로 안내해드려.”

“네!”

직원의 말에 정연이 답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정연이 수혁에게 말하며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혁은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와…….’

방으로 이동하며 도서관 내부를 확인한 수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진짜 많다.’

책들이 정말 많았다.

한눈에 다 담지 못할 정도였다.

‘사람은 별로 없네.’

유료 도서관이라 그런지 도서관 내부에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

‘하긴 책 종류가 많이 차이 나는 것도 아니고.’

1관보다 2관에 책이 더 많기는 했다.

하지만 1관 역시 책들이 어마하게 많았다.

굳이 돈을 주고 2관에 올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경쟁할 필요가 없겠어.’

수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람이 많다면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읽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2관 상황을 보니 언제든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벅!

이내 정연이 7이라 쓰여 있는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수혁 역시 뒤따라 들어갔다.

‘와…….’

방으로 들어간 수혁은 다시 한 번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호텔이네 호텔.’

방이라고 해서 그냥 홀로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방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방의 크기부터 시작해 비치된 가구와 분위기까지 5성급 호텔과 자웅을 겨뤄도 될 것 같았다.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이곳에 있는 버튼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정연의 말에 수혁은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수혁의 답에 정연은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갔다.

방에 홀로 남은 수혁은 방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다른 방들도 다 이 정도려나?’

현재 수혁이 있는 곳은 7호실이었다.

‘이제…….’

수혁은 방 구경을 마쳤다.

그리고 방에서 나왔다.

다시 시야에 수많은 책들이 들어왔다.

수혁은 활짝 미소를 지은 채 책장으로 다가갔다.

* * *

“예, 알겠습니다.”

소나무 도서관의 2관 사서 황지연은 통화를 끝냈다.

“후…….”

그리고 깊게 한숨을 내뱉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 무슨 날인가. 그 사람은 왜 오는 거야.”

바로 그때였다.

“언니!”

안내를 하러 갔던 정연이 돌아왔다.

“응?”

“혹시 방금 들어온 그분 연예인 아니죠?”

“연예인? 난 처음 봐. 블랙 등급 카드를 가지고 왔는데 연예인은 아니지 않을까?”

“그렇죠?”

정연은 황지연의 답에 반문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낯이 익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았다.

그런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아 혹시나 TV에 나오는 연예인이 아닌가 싶었다.

“왜?”

정연의 표정을 보고 황지연이 물었다.

“아니에요.”

황지연의 물음에 정연은 히죽 웃으며 답했다.

“아, 맞다. 이따가 오재용 님 오신대.”

“재용이 오빠가요?”

정연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로요?”

제왕 그룹의 후계자 오재윤, 오재석, 오재용.

그중 소나무 도서관 같은 문화 라인을 관리하는 게 오재용이었다.

하지만 오재용이 이곳 소나무 도서관에 온 것은 처음 개관했을 때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오재용이 무슨 일로 도서관에 온단 말인가?

“나도 잘 모르겠어. 아무래도 방금 전 들어간 그분 때문이 아닐까?”

개관 이후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오재용이 도서관에 오는 이유.

그 이유가 방금 전 7호실로 들어간 수혁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황지연은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은근슬쩍 물어봐 줄래?”

황지연이 정연에게 물었다.

“아, 네! 물어볼게요.”

그렇지 않아도 어디서 본 건가 궁금했던 정연이었다.

정연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오재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