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0
제 290화
288.
[퀘스트 ‘오르미스에 나타난 이상한 키메라’가 생성되었습니다.]
오르미스에 도착함과 동시에 퀘스트가 생성됐다.
수혁은 워프 게이트에서 나오며 퀘스트를 확인했다.
<오르미스에 나타난 이상한 키메라>
루칼 왕국의 도시 ‘오르미스’.
오르미스에 키메라가 나타났다.
고작 한 마리기도 했고 이전에도 키메라를 잡아 본 아술롬 자작은 기사와 마법사들을 동원해 키메라를 처리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 나타난 키메라는 전에 나타난 키메라와 너무나 달랐다.
키메라는 너무나 강했고 결국 기사와 마법사들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아술롬 자작은 놀라서 현재 왕궁에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왕궁의 지원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키메라를 막아라!
[아스페릴 : 0 / 1]
퀘스트 보상 : ???
‘한 마리뿐인가?’
퀘스트 완료 조건을 보니 특수 키메라는 하나인 것 같았다.
‘다른 곳에도 있겠지?’
이곳에만 나타난 것은 아닐 것이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어디에 있으려나.’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르미스에 나타난 것만 알고 있을 뿐 아스페릴의 위치는 알지 못했다.
퀘스트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쾅! 쾅!
귓가에 들려오는 폭음에 수혁은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 먼지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스페릴이 있는 곳이 분명했다.
수혁은 유령마를 소환해 폭음과 먼지 구름이 피어오르는 곳을 향해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경고!]
[특수 키메라 아스페릴이 나타났습니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
.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특수 키메라 아스페릴과 아스페릴을 둘러싼 유저들을 볼 수 있었다.
“힐! 힐 줘!”
“아니, 뭔 독이랑 불을 같이 써!”
“저게 마법사지 키메라냐! 저딴 괴물을 어떻게 잡으라고!”
아스페릴은 수많은 유저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물론 전투라고 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었다.
“야, 야! 힐! 힐! 3초 뒤 무적 끝나!”
“다들 뭐 해! 힐을 주든가 아니면 딜을 넣든가!”
“힐 쿨이야!”
“딜 계속 넣고 있다고!”
말이 전투지 아스페릴의 일방적 학살이었다.
“야, 나 먼저 간…….”
“또 페널티 받겠…….”
아스페릴의 공격을 막아주던 탱커들이 서서히 무너졌다.
탱커들이 무너지자 상황이 급변했다.
학살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됐다.’
아스페릴에게 마법을 썼다가 탱커들도 피해를 입을까 봐 기다리고 있던 수혁은 재빨리 입을 열었다.
“헬 파이어.”
스아악!
헬 파이어는 등장과 동시에 아스페릴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크윽!
아스페릴은 고통에 걸음을 멈추고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불 마법 면역 아니었어?”
“아닌 것 같은데? 저거 불 마법 아니야?”
유저들은 고통스러워하는 아스페릴을 보고 당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전투를 시작했을 때 마법사들이 불 마법을 날렸지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오히려 아스페릴은 더욱 힘차게 움직였다.
그래서 유저들은 아스페릴이 불 마법에 면역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포이즌 스피어, 파이어 스피어.”
수혁은 유저들의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계속해서 아스페릴을 향해 마법을 날렸다.
-크으윽
헬 파이어 때문일까?
아니면 뒤이은 마법들 때문일까?
쿵…….
수많은 이들을 학살하고 도시를 파괴하던 아스페릴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앞으로 쓰러졌다.
[특수 키메라 아스페릴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즉시 드랍 창을 확인했다.
공허의 정의 드랍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드랍 창을 본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가장 상단에 공허의 정이 보였다.
“……?”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공허의 정 1개
-아스페릴의 피부 조각 15개
-아스페릴의 힘줄 5개
.
.
‘1개?’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 그것은 바로 공허의 정이 1개만 드랍됐기 때문이었다.
‘2개씩 나오는 거 아니었나?’
아페니온이 2개를 드랍했기에 아스페릴 역시 당연히 2개를 줄 것이라 생각했다.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장비 ‘무(無)’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공허의 정은 10개였다.
파비앙에게서 받은 1개와 이번에 드랍된 1개를 제외하면 8개를 더 모아야 했다.
‘만약 1개씩 나오고 8마리가 안 되면…….’
아페니온에게서 2개가 나온 걸 보면 계속해서 1개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1개만 드랍되고 남은 특수 키메라의 수가 여덟이 되지 않는다면?
‘아니야, 그럴 리 없지.’
수혁은 걱정을 떨쳤다.
확실한 것도 아닌데 미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드랍된 아이템들을 습득한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 ‘오르미스에 나타난 이상한 키메라’를 보았다.
‘왕궁 지원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건가?’
이미 완료 조건은 충족했다.
하지만 완료가 되지 않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퀘스트 마지막에 나와 있는 왕궁 지원대가 도착해야 완료가 될 것 같았다.
‘기다릴까.’
기다렸다가 보상을 받을지 아니면 나가서 다른 곳에 나타났을 특수 키메라에 대한 정보를 찾을지 고민이 됐다.
‘언제 올지 모르잖아.’
기다렸다 보상을 받자니 왕궁 지원대가 올 시간이 마음에 걸렸다.
기다리다가 다른 특수 키메라들을 놓친다면?
‘그건 안 되지.’
생각을 마친 수혁은 보상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기여에 따라 보상을 알아서 지급해주는 것이라면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 굳이 기다릴 필요도 없다.
바로 그때였다.
-연중 : 수혁아!
정보를 위해 로그아웃을 하려던 그때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
수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답을 보냈다.
-수혁 : 어.
-연중 : 지금 어디야?
-수혁 : 오르미스.
-연중 : 특수 키메라는 잡았어?
-수혁 : 응, 그런데 왜?
-연중 : 지금 알리옴이란 마을에도 특수 키메라가 나타났대!
이어진 연중의 답에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나가서 찾으려 했는데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수혁 : 어떤 왕국이야?
-연중 : 루칼!
-수혁 : 땡큐.
수혁은 연중에게 답을 보내며 유령마를 소환했다.
-연중 : 그리고 지금 막 정보 들어왔는데 엘리오라는 곳에도 나타났데.
-수혁 : 거기는 어떤 왕국이야?
-연중 : 루칼!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루칼 왕국에만 나타난 것 같아.
‘루칼 왕국에만?’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연중 : 정보 들어오는 대로 알려줄게.
-수혁 : 고맙다.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마치고 워프 게이트를 향해 유령마를 몰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비키시오!”
반대편에서 기사와 마법사들이 잔뜩 다가오고 있었다.
수혁은 건물에 붙어 그들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생각했다.
‘조금 기다릴 걸 그랬네.’
조금만 기다렸다면 보상을 받았을 텐데 아쉬웠다.
물론 공허의 정이 더욱 중요했기에 수혁은 기사와 마법사들이 지나가자마자 다시 워프 게이트로 유령마를 몰았다.
이내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도시 ‘알리옴’으로 워프했다.
[퀘스트 ‘알리옴에 나타난 이상한 키메라’가 생성되었습니다.]
알리옴에 도착하자 퀘스트가 생성됐다.
수혁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지역 이름과 다스리는 귀족, 키메라의 이름만 다를 뿐 퀘스트 ‘오르미스에 나타난 이상한 키메라’와 똑같았다.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유령마를 소환해 저 멀리 먼지 구름이 피어오르는 곳을 향해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고!]
[특수 키메라 오롤드가 나타났습니다.]
쾅! 쾅!
이미 당한 것일까?
아니면 도시가 작기 때문일까?
오롤드를 막는 유저나 NPC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오롤드는 엄청난 속도로 건물들을 파괴하고 있었다.
“헬 파이어.”
수혁은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포이즌 스피……?”
그리고 이어 포이즌 스피어를 시전하려 했던 수혁은 중간에 시전을 멈췄다.
쿵!
[특수 키메라 오롤드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수혁이 시전을 멈춘 이유, 그것은 바로 오롤드가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아, 맞다. 아스페릴이 불 마법에 강한 거였지.’
왜 이렇게 일찍 쓰러진 것일까 의아해하던 수혁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페니온은 독에 강했다.
그리고 아스페릴은 불에 강했다.
불 마법에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초 지나지 않아 죽었다.
그런데 불 마법에 강하지 않은 오롤드가 몇 초 버티는 것이 이상했다.
의아함을 해결한 수혁은 드랍 창을 확인했다.
그리고 드랍 창을 확인한 수혁의 눈썹이 위로 상승했다.
-공허의 정 2개
-오롤드의 피부 조각 10개
-오롤드의 힘줄 3개
.
.
‘2개!’
아스페릴과 달리 공허의 정이 2개가 드랍됐다.
혹시나 1개만 나오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다행이었다.
수혁은 만족스러운 미소로 아이템을 습득했다.
그리고 유령마를 소환해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 * *
“그게 무슨 소리야!”
라모스가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
아이클 대신 보고를 하러 온 루스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물론 라모스 역시 루스에게 답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섯이 당하다니?”
라모스는 계속해서 성난 목소리를 뿜어냈다.
“얼마나 됐다고!”
며칠이 지난 것도 아니다.
고작 몇 시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희대의 역작이 다섯이나 죽었다.
이번에 한둘을 희생시킬 계획이긴 했지만 다섯은 너무나도 많았다.
“어디서 개입을 한 거지? 루칼 왕국에서 역작들을 처리할 힘은 없을 텐데.”
라모스가 물었다.
루칼 왕국에서 역작들을 상대할 정도로 강한 이들은 없었다.
다른 곳에서 개입을 한 게 분명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마법사라고 합니다.”
“마법사? 하나?”
“……네.”
루스는 라모스의 물음에 답을 하며 눈치를 살폈다.
“혼자서 역작 다섯을?”
“그렇습니다.”
“……누구지?”
“그건 아직…….”
“…….”
라모스는 루스의 답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혼자서 다섯을?’
믿기지가 않았다.
‘설마 드래곤?’
혹시나 레어로 떠났던 드래곤이 다시 돌아온 것일까?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레어로 돌아간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나왔겠는가?
그리고 다시 나왔다면 암당에서 연락을 줬을 것이다.
‘설마 파비앙?’
라모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혼자서 역작을 상대할 수 있는 마법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거기다 독에도 강해야 했다.
혹시나 파비앙이 움직인 것일까?
‘아니야, 파비앙이라 해도 다섯은 무리야.’
하지만 죽은 역작이 무려 다섯이었다.
파비앙이라 하더라도 다섯을 상대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
“넷은 어떻게 됐지?”
라모스는 루스에게 물었다.
이번에 투입한 역작들은 총 아홉이었다.
그중 다섯이 죽었다.
나머지 넷은?
“그게…….”
루스는 말끝을 흐렸다가 라모스의 눈빛을 보고 재빨리 이어 말했다.
“넷은 무사히 임무를 완료하고 복귀했습니다.”
“……무사히? 다친 곳 없이?”
“예, 자체 회복으로 치료 가능한 잔상처들만 입었을 뿐 무사히 복귀했습니다.”
라모스는 루스의 답에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어떻게?’
다섯이 죽었다.
그래서 넷 역시 죽지는 않아도 매우 큰 데미지를 입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대적인 치료 작업에 들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무사히 복귀했다니?
‘설마 지친 건가?’
다섯을 죽이는 데 모든 힘을 쓴 것일까?
그래서 넷을 포기한 것일까?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