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0
제 260화
258.
[퀘스트 ‘키라드 함락’이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 ‘마왕 헤르타나’가 생성되었습니다.]
‘2개나?’
퀘스트가 무려 2개나 생성됐다.
바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마족들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이어 스톰, 포이즌 스톰, 다크 스톰, 윈드 스톰.”
수혁은 우선 주변에 범위 마법들을 난사했다.
그리고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고 이어 기여도 창을 열었다.
‘좋아.’
기여도가 쭉쭉 오르고 있었다.
‘건물도 꽤 기여도를 준단 말이지.’
마족들만 기여도를 주는 게 아니다.
어제 분신은 단 한 명의 마족도 죽이지 못했다.
하지만 기여도가 올랐다.
성문에 피해를 줬기 때문이었다.
즉, 키라드 파벌의 건물이라면 기여도를 준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우선 퀘스트 ‘키라드 함락’을 확인했다.
<키라드 함락>
수도 ‘키라드’를 함락하라!
[남은 마족의 수 : 2,035,978]
[상급 마족 마로스 : 0 / 1]
[마왕 헤르타나 : 0 /1]
퀘스트 보상 : ???
“……?”
퀘스트를 본 수혁의 표정에 물음표가 나타났다.
‘200만?’
바로 퀘스트 완료 조건 중 첫 번째 조건인 남은 마족의 수 때문이었다.
두세 번째 조건인 상급 마족 마로스와 마왕 헤르타나의 경우 이해가 됐다.
그러나 남은 마족의 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200만을 잡아야 한다고?’
그 수가 무려 200만이다.
‘에이, 200만을 어떻게…….’
지금도 빠르게 줄고 있지만 그래 봤자 10단위였다.
이래서 언제 200만을 죽인단 말인가?
‘다 죽이지는 않을 것 같은데…….’
크라노손의 성격을 보아 키라드 파벌이라 하더라도 다 죽이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냥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수혁은 이어 퀘스트 ‘마왕 헤르타나’를 확인했다.
<마왕 헤르타나>
마왕이 된 헤르타나.
헤르타나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지금 당장 왕궁으로 가 헤르타나를 처치하라!
퀘스트 보상 : 기여도 1000만, ???
예상대로 헤르타나를 처치하는 퀘스트였다.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주변을 지키고 있는 어둠의 자식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마족 하나 제압해서 데려와.”
어둠의 자식들은 명령을 받고 주변으로 사라졌다.
“제압? 제압해서 뭐하게?”
수혁의 명령을 들은 연중이 물었다.
“왕궁 위치 좀 알아내려고.”
연중의 물음에 수혁은 씨익 웃으며 답했다.
수혁이 키라드에 방문을 한 가장 큰 이유는 왕궁이었다.
정확히는 보물 창고!
문제는 왕궁의 위치 역시 모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키라드 파벌의 마족이라면 왕궁이 어디에 있는지 알 것이었다.
“저기 온다.”
얼마 뒤 어둠의 자식 둘이 마족 하나를 제압해 데려왔다.
“망할 인간 녀석. 날 왜 죽이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원하는 것은 얻을 수 없을 거다.”
어둠의 자식들에게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족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뇌.”
수혁은 마족에게 환상 마법 ‘세뇌’를 시전했다.
[세뇌에 성공하셨습니다.]
그러자 단번에 성공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흡족한 미소로 마족에게 물었다.
“왕궁의 위치는?”
“중앙에…… 있습니다.”
“이쪽으로 쭉 가면 되는 건가?”
“그렇……습니다. 내성을…… 지나……치시고……그대로…… 쭉…… 가시면…….”
세뇌에 빠지면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저항을 하고 있어 그런지 마족은 세뇌 전과 달리 어눌한 말투로 물음에 답했다.
“왕궁에 보물 창고가 있나?”
“모릅……니다.”
마족의 답을 듣고 수혁은 생각했다.
‘역시 상급 마족 정도는 돼야 알려나.’
세뇌를 당했다고 해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할 수는 없었다.
이번에 어둠의 자식들이 데려온 마족은 메시지가 뜨지 않은 것을 보아 중급 마족 혹은 하급 마족이었다.
아무래도 보물 창고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상급 마족을 세뇌해야 될 것 같았다.
“일단 이쪽으로 가자.”
수혁은 연중에게 말했다.
연중은 수혁이 알려준 방향대로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독의 사슬, 플레임, 파이어 월, 어둠의 감옥, 윈드 커터.”
왕궁으로 향하며 수많은 마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괜히 200만이 아니구나.’
많아도 너무나 많았다.
‘역시 둘이서 깨는 건 불가능해.’
수혁은 확실히 깨달았다.
퀘스트 ‘키라드 함락’은 연중과 힘을 합쳐도 깰 수 없다.
아니, 언젠가는 깨겠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많이 필요했다.
“저기 왕궁 아니야?”
전방을 주시하며 마차를 몰던 연중이 말했다.
연중의 말에 수혁은 전방을 보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왕궁 맞네.”
주변 건물과는 확연히 다른 건물이 보였다.
거기다 입구에는 갑옷을 입고 있는 마족들이 수두룩했다.
수혁은 마족들을 보며 생각했다.
‘왜 안 나타나지?’
이 정도면 헤르타나가 나타났어야 했다.
그런데 헤르타나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왕궁에 도착한 지금도 말이다.
‘설마 아직까지 쓰러져 있나?’
아밀레타와의 전투 직후 쓰러졌다고 했다.
혹시 아직까지 쓰러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의 늪, 독의 가시.”
수혁은 뭉쳐있는 마족들에게 독의 늪을 시전하고 곧장 연계 스킬 독의 가시를 시전했다.
그러자 마족들의 발밑에서 독으로 만들어진 가시들이 무수히 솟아 나왔다.
왕궁 입구를 지키고 있던 마족들은 단체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연중은 방향을 살짝 틀어 마족들의 시체를 피해 왕궁으로 진입했다.
[퀘스트 ‘마왕 헤르타나’가 퀘스트 ‘도망친 헤르타나’로 변경되었습니다.]
왕궁에 입장한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도망친?’
퀘스트 변경 메시지였다.
수혁은 바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도망친 헤르타나>
마로스가 헤르타나를 데리고 왕궁을 빠져나갔다.
마로스를 쫓아가라!
퀘스트 보상 : ???
“…….”
수혁은 퀘스트를 보며 생각했다
‘진짜 쓰러져 있었네.’
마로스가 데리고 나갔다 쓰여 있었다.
그 말은 여전히 헤르타나가 쓰러져 있다는 뜻이었다.
‘다행이네.’
수혁은 헤르타나를 쫓을 생각이 없었다.
주목적이 헤르타나가 아닌 왕궁 보물 창고였던 수혁이다.
조용히 왕궁 보물 창고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인데 헤르타나를 쫓을 필요가 없다.
“마족 제압해서 데려와.”
수혁은 다시 어둠의 자식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어둠의 자식들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뒤 어둠의 자식 중 하나가 마족을 제압해 데려왔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어둠의 자식에게 제압되어 온 마족에게 다시 ‘세뇌’를 시전했다.
[세뇌에 성공하셨습니다.]
이번에도 단번에 세뇌에 성공한 수혁은 마족에게 물었다.
“보물 창고의 위치는?”
“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아까와 달리 이번 마족은 또렷또렷하게 말을 내뱉었다.
‘저항을 한 건가 보네.’
수혁은 마족의 말을 들으며 세뇌에 걸려도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내해.”
마족은 수혁의 말에 앞장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중이 마족의 뒤를 따라 마차를 몰았다.
“저곳입니다.”
이내 보물 창고가 시야에 들어왔다.
수혁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 개 같은 인간 녀석이!”
그 순간 세뇌에서 풀린 마족이 돌변했다.
“매직 미사일.”
온전한 상태에서도 매직 미사일을 버티기 힘들 텐데 이미 어둠의 자식에 의해 큰 데미지를 입은 마족은 그대로 죽음을 맞았다.
연중은 계속해서 마차를 몰았고 보물 창고와 가까워질수록 수혁의 미소가 짙어졌다.
‘……?’
하지만 이어 열려 있는 창고의 문이 시야에 들어왔고 수혁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설마.’
수혁은 다급히 마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문 앞으로 다가가 안쪽을 확인했다.
“……이런 개자식들이.”
이중 문이 아닐까 했는데 아니었다.
텅 빈 창고의 모습이 수혁의 시야에 들어왔다.
“와, 도망가면서 털어간 거야?”
연중 역시 창고 내부를 보았고 탄성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그런 것 같아.”
수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왕가의 패를 사용할 생각이었는데 사용할 가치가 없어진 느낌이었다.
“갔다 올 거야? 크기 봐서 2층이랑 3층까지 있는 것 같은데.”
“응, 다녀올게. 지금 아니면 쓸 일 없을 것 같으니까.”
“그럼 난 로그아웃할게. 끝나면 불러줘!”
연중은 왕가의 패가 없다.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수혁뿐이었다.
안전한 곳도 아니고 적진에 홀로 있을 이유가 없다.
수혁이 나올 때를 맞춰 접속하는 게 낫다.
“응, 연락할게.”
연중은 수혁의 답에 로그아웃을 해 사라졌다.
수혁은 바로 창고로 들어갔다.
[키라드 파벌의 왕궁 보물 창고에 입장하셨습니다.]
[왕가의 패가 소멸됩니다.]
[3개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3]
입장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하지만 수혁은 메시지를 신경 쓸 수 없었다.
‘그래도 다 털어 간 건 아니네.’
텅 비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야가 닿지 않았던 곳에 아이템 몇 개가 남아 있었다.
일단 수혁은 남아 있는 아이템들의 정보를 확인했다.
‘다행이다. 전설이네.’
남아 있는 아이템들은 다행히도 전설 등급의 장비였다.
정 아이템이 없으면 이것들을 획득해 가져다 팔면 된다.
적어도 허탕을 치지는 않게 된 것이다.
‘위층도 털렸겠지?’
수혁은 2층으로 올라갔다.
“……휴.”
그리고 2층에 도착한 수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거의 텅 빈 1층과 달리 2층에는 꽤나 많은 아이템들이 남아 있었다.
‘근데 구조가 똑같네?’
수혁은 3층으로 이어진 계단과 2층 내부 구조를 보며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1층도…….’
아밀레타 왕궁 보물 창고와 구조가 똑같았다.
수혁은 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갔다.
구조가 같다면?
수혁이 찾는 신 등급 상자는 3층에 있을 것이었다.
‘좋았어!’
3층에 도착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1층, 2층과 달리 3층은 상자로 가득 차 있었다.
수혁은 재빨리 3층을 돌아다니며 반짝이는 상자를 찾기 시작했다.
저벅!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
걸음을 멈춘 수혁의 표정에는 놀람이 가득했다.
‘있다!’
반짝이는 상자가 있었다.
수혁은 재빨리 상자로 다가갔다.
그리고 상자의 정보를 확인했다.
<신 등급 장비 레시피 랜덤 상자[신]> [교환불가]
신 등급 장비 레시피가 들어있는 상자다.
상자 개봉 시 랜덤으로 신 등급 장비 레시피가 나온다.
필요 기여도 : 1억
‘나이스!’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속으로 환호를 내뱉었다.
‘역시 있었구나.’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상자를 들어 인벤토리에 넣었다.
[기여도가 부족합니다.]
[획득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자는 인벤토리에 들어가지 않았다.
“……?”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기여도는 분명 1억이 넘었다.
‘설마 키라드 파벌 기여도가 필요한 건가?’
수혁의 표정에 짜증이 나타났다.
생각해보니 이곳은 키라드 파벌의 왕궁 보물 창고다.
그리고 수혁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밀레타 파벌의 기여도였다.
아밀레타 파벌의 기여도를 키라드 파벌의 창고에서 쓸 수 있을 리 없다.
“에휴…….”
수혁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상자를 바라보았다.
‘조금만 기다려라.’
이제 며칠만 있으면 크라노손이 도착할 것이다.
즉, 이곳 키라드 파벌 왕궁 보물 창고는 아밀레타 파벌 왕궁 보물 창고가 될 것이다.
그러면 기여도를 사용해 상자를 획득할 수 있다.
수혁은 상자에 대한 관심을 끝내고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뭘 가져갈까.’
비록 기여도를 사용할 수 없어 신 등급 상자는 획득할 수 없지만 수혁은 기여도가 필요 없는 아이템 중 3개를 획득할 수 있었다.
‘정수 있으려나?’
수혁은 주변을 돌아다니며 아이템들의 정보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역시!’
걸음을 멈춘 수혁의 앞에는 3개의 상자가 있었다.
아주 익숙한 외형의 상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