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4
제214화
212.
[중독되지 않습니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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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과 동시에 메시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혁은 바로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 유령 마차를 소환하고 이어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했다.
[특수 퀘스트 ‘에렘을 장악한 키메라들’이 생성되었습니다.]
소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이번에는 몇 마리냐?’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응?’
그리고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특수 퀘스트 – 에렘을 장악한 키메라들>
마을 ‘에렘’은 이미 키메라들에게 장악당했다.
키메라들을 마을에서 몰아내라!
[남은 키메라 : 120]
[잡은 키메라 : 0 / ???]
퀘스트 보상 : ???
‘120마리?’
키메라들의 수가 세 자릿수였기 때문이었다.
앞서 들렀던 마을 중 가장 많았던 곳이 60마리였다.
그런데 그 2배라니?
‘큰 마을도 아닌데…….’
에렘은 아주 작은 것도 아니었지만 도시 승격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큰 마을도 아니었다.
그냥 보통의 마을이었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많이 둔 거지?’
키메라들을 생각 없이 풀지는 않았을 텐데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많이 푼 것일까?
‘그리고 왜 안 보여?’
120마리나 되면 워프 게이트에서도 몇 마리는 보여야 했다.
그런데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어둠의 자식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아 아예 주변에 없는 것 같았다.
수혁은 마차를 몰아 마을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얼마 뒤, 어둠의 자식 4마리가 한 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혁은 방향을 틀어 어둠의 자식 뒤를 따랐다.
그리고 거대한 저택과 저택을 둘러싼 담장 입구에 모여 있는 키메라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멧돼지오크와 늑대오크가 섞여 있었다.
-마법진을 파괴해야 한다. 취익!
-취익! 파괴! 취익!
담장은 반투명한 보호막으로 보호되고 있었고 키메라들은 그 보호막을 파괴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보호막을 두들기고 있었다.
치이익…….
두들김과 동시에 독도 뿜어냈다.
독이 작렬할 때마다 보호막이 부식되는 것인지 무수히 많은 초록 연기가 위로 올라갔다.
‘이 정도 크기면 돈 엄청 들었을 텐데.’
수혁은 저택을 중심으로 펼쳐진 보호막을 보며 생각했다.
‘마을을 다스리는 귀족이 사는 집인가?’
보호막의 범위는 커도 너무나 컸다.
-멧돼지 다리 2개
-오크의 힘줄 2개
-늑대의 송곳니 4개
이내 어둠의 자식들이 도착했고 키메라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수혁은 단번에 쓸어버릴까 했지만 참았다.
죽이는 것이야 쉽지만 보호막 역시 같이 깨질 수 있다.
‘보호막이 깨지면 안 되지.’
저택의 보호막을 두들기는 것은 지금 어둠의 자식들에게 죽음을 맞는 키메라들이 끝이 아니었다.
보호막을 두들기고 있는 키메라는 40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머지 80마리의 키메라들은 어디에 있을까?
‘연기 두께로 봐서는 왼쪽에 더 많겠네.’
나머지는 저택의 다른 입구에서 보호막을 두들기고 있을 것이다.
그 증거는 허공에 보이는 연기였다.
저택의 왼쪽, 오른쪽에서 초록색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키메라들이 보호막을 파괴하려는 이유는 모르지만 보호막이 파괴된다면?
다른 곳에서 보호막을 공격하고 있는 키메라들이 흩어질 것이었다.
수혁은 그것을 원치 않았다.
‘다 죽었네.’
이내 키메라들이 전부 죽음을 맞았다.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은 둘둘 짝을 이뤄 왼쪽, 오른쪽으로 저택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혁은 마차를 몰아 입구로 다가갔다.
입구에 걸려 있는 네모난 판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로얄 상단?’
수혁은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모난 판에 로얄 상단의 상징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얄 상단의 지부였어?’
수혁은 담장까지 올 정도로 거대한 보호막이 있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문이 열리며 누군가 걸어 나왔다.
로브를 입고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마법사인 것 같았다.
“누구십니까?”
마법사의 얼굴은 로브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목소리로 보아 경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독의 마탑 소속 마법사입니다. 키메라들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수혁은 마법사의 물음에 답을 해주었다.
“…….”
마법사는 수혁의 말에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이내 침묵을 깨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독이 들어올 수가 있어 보호막 해제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아, 네. 괜찮습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어차피 안으로 들어갈 생각도 없었다.
[마을 ‘에렘’의 모든 키메라를 처치하셨습니다.]
이내 모든 키메라가 죽었는지 메시지가 나타났다.
[특수 퀘스트 ‘에렘을 장악한 키메라들’을 완료하셨습니다.]
[기여도에 따라 아이템을 획득합니다.]
[가장 많은 기여도를 획득하셨습니다.]
[배후의 증표를 획득합니다.]
“키메라 정리는 끝났습니다. 정화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겁니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마법사에게 외쳤다.
“혹시 이름을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수혁입니다.”
마법사의 물음에 답을 해준 수혁은 워프 스크롤을 꺼내기 위해 인벤토리를 열었다.
“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법사가 외쳤다.
‘응?’
그리고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법사의 외침 때문이 아니었다.
‘색깔이…….’
바로 증표 때문이었다.
이번에 받은 배후의 증표는 앞서 다섯 마을에서 받은 배후의 증표와 색깔이 달랐다.
‘일단…….’
수혁은 마법사를 보았다.
여전히 마법사는 저택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어둠의 자식과 유령 마차를 역소환한 수혁은 워프 스크롤을 사용해 비욘드로 귀환했다.
귀환과 동시에 수혁은 증표를 꺼냈다.
‘빨강.’
앞서 받은 5개의 증표는 전부 검은색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받은 증표는 빨간색이었다.
색이 달라서 혹시나 정보도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 수혁은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배후의 증표[전설]>
대륙 곳곳에 키메라를 풀어 혼란을 야기한 이가 흘린 것으로 기묘한 문양이 각인되어 있다.
중앙 마탑에 가져가면 무언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정보는 다르지 않았다.
다른 것은 오직 색깔뿐이었다.
‘뭔가 다르긴 할 거야.’
색깔이 다른 데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수혁은 인벤토리에 다시 증표를 넣고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섰다.
이내 수혁의 차례가 되었고.
“어디로 가십니까?”
“도마니안 왕국의…….”
수혁은 다음 마을로 워프했다.
* * *
마을 ‘오디스’.
“1조! 공격!”
“파이어 볼!”
“윈드 스피어!”
“체인 라이트닝!”
도미니안 왕국의 1위 길드 황혼 길드는 현재 마을 입구에서 마을을 장악한 키메라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생명력 40%입니다!”
“저는 60%예요!”
가장 앞에 서서 키메라들의 공격을 막고 있던 유저들이 외쳤다.
“힐!”
“생명의 물결!”
유저의 외침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제 혹은 치유 법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힐을 시전해 생명력을 회복시켰다.
‘일반 키메라들은 수월하게 끝낼 수 있겠어.’
전투를 지켜보던 황혼 길드장 혼류는 미소를 지었다.
키메라들과의 전투는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대로만 가면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문제는 보스인데…….’
문득 든 생각에 혼류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마을과 달리 마을 ‘오디스’에는 보스 키메라가 있었다.
‘포션으로도 커버가 안 되는 독이라니. 하…….’
혼류는 아까 직접 확인했던 보스 키메라를 떠올리며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보스 키메라의 독은 강력했다.
독에 대한 내성을 올려주는 포션들을 복용하고 관련 아이템을 착용해도 데미지가 쑥쑥 들어 올 정도였다.
도망이 1초만 늦었어도 죽었을 것이다.
‘불로 태울 수도 없고.’
일반 키메라의 독은 불에 탄다.
그러나 보스 키메라의 독은 불에 타지 않았다.
‘바람으로 날릴 수도 없고.’
바람으로 날릴 수도 없었다.
날아오는 속도가 살짝 느려지거나 방향만 조금 비트는 정도였다.
‘죽어가면서 잡기에는 메리트가 너무 없고…….’
그렇다고 죽음을 각오하고 달려든다?
메리트가 너무 없었다.
거기다 잡을 수 있다는 확신도 없다.
그냥 개죽음을 당하고 끝날 수 있다.
길드 전력에도 명성에도 모두 좋지 않은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기에 포기하면 포기했지 실행할 수는 없는 방법이었다.
‘끙…….’
답이 보이지 않자 혼류는 속으로 앓는 소리를 내뱉었다.
바로 그때였다.
“이제 보스만 남았는데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부길드장 오델이 다가와 물었다.
오델의 물음에 혼류는 전방을 보았다.
전투가 끝났다.
모든 키메라가 죽었다.
이제 남은 것은 보스 키메라뿐이었고, 길드원들은 최후의 전투를 준비 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보스가 해결이 안 되네요.”
혼류는 길드원들을 보며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독이 너무 강해요. 저도 순식간에 죽을 정도로.”
아무리 준비를 한다고 해도 보스 키메라의 독은 상상 이상이다.
“근데 보스 몬스터를 잡지 않으면…….”
오델이 말끝을 흐렸다.
만약 보스 몬스터를 잡지 않고 이대로 돌아간다면?
퀘스트는 완료가 되지 않는다.
누군가 보스 몬스터를 잡아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거기다 왕국에서도 좋게 보지 않을 것이었다.
“잡아야겠죠.”
오델의 말뜻을 이해한 혼류는 고민이 가득한 표정으로 답했다.
바로 그때였다.
[마을 ‘오디스’의 모든 키메라를 처치하셨습니다.]
[특수 퀘스트 ‘오디스를 장악한 키메라들’을 완료하셨습니다.]
[기여도에 따라 아이템을 획득합니다.]
[도마니안 왕국 고급 훈장을 획득합니다.]
“……?”
갑작스레 메시지가 나타났고 메시지를 본 혼류의 표정에 물음표가 나타났다.
‘뭐야?’
모든 키메라를 처치했다니?
‘보스 안 잡았는데?’
아직 보스를 잡지 않았다.
웅성웅성
“뭐야? 왜 갑자기 완료가 돼?”
“보스 키메라 남아 있지 않았나?”
“헐, 누가 마을 안에 들어간 건가?”
길드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오델 님.”
길드원들의 웅성거림에 혼류는 오델을 불렀다.
“네.”
“잠시 마을 좀 살피고 올게요.”
혼류는 곧장 마을을 향해 달려갔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혼류는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수색을 시작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워프 게이트 근처에 도착한 혼류는 수색을 멈췄다.
“진짜 잡혔어…….”
보스 키메라의 시체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혼류는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누가 보스 키메라를 잡은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누구지?”
하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누가 보스 키메라를…….”
도대체 누가 보스 키메라를 잡은 것일까?
* * *
[마을 ‘오디스’의 모든 키메라를 처치하셨습니다.]
[특수 퀘스트 ‘오디스를 장악한 키메라들’을 완료하셨습니다.]
[기여도에 따라 아이템을 획득합니다.]
[가장 많은 기여도를 획득하셨습니다.]
[배후의 증표를 획득합니다.]
메시지를 보던 수혁은 고개를 돌려 눈앞의 시체를 보았다.
‘보스 몬스터가 없는 건 아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