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208화 (208/553)

# 208

제208화

206.

이어 추가로 메시지가 나타났다.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

‘관련 글을 올린 건가.’

아무런 이유 없이 홈페이지를 확인하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메인 에피소드와 관련된 글이 올라왔을 것이다.

“어떻게 할까?”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마계의 퀘스트도 퀘스트지만 메인 에피소드다.

“일단 가기 전에 확인하고 가자.”

연중이 답했다.

퀘스트 ‘아일롬으로’를 완료하면 퀘스트 ‘때’를 받게 된다.

퀘스트 ‘때’가 어떤 퀘스트인지 모른다.

확인할 시간도 없이 바로 움직여야 할 수도 있다.

“그래, 그럼 일단 나가자.”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연중에게 말했다.

그리고 로그아웃해 캡슐에서 나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갑자기 웬 메인 에피소드야.’

컴퓨터를 부팅하며 수혁은 생각했다.

‘별거 아니면 책이나 읽어야겠어.’

메인 에피소드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혁은 메인 에피소드보다 도서관의 책들에 더 관심이 갔다.

부팅이 끝났고 수혁은 바로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공지사항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수혁은 공지사항을 클릭했다.

-제목 : 첫 번째 메인 에피소드가 시작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운영자 판게아입니다.

방금 전 시작된 판게아의 첫 번째 메인 에피소드!

키메라에 대해 알려드리기 위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정확한 시간을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곧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겁니다.

.

.

“흐음.”

수혁은 공지사항을 다 읽고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결국 직접 알아보라는 거네.”

공지사항에 쓰여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메인 에피소드 완료를 위해서는 많은 유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과 메인 에피소드가 완료된 이후 대륙 정세가 아주 크게 변할 것이며, 끝으로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에 대한 떡밥으로 공지사항은 끝났다.

“반응은 어떨까.”

수혁은 게시판들을 확인했다.

-제목 : 미친, 공지사항 봄?

-제목 : 접속 중인 사람? 메시지 어떻게 뜸?

-제목 : 지금 뭔 일 일어난 거야?

-제목 : 메인 에피소드 지렸다!

-제목 : 와, 알칸디움 갑옷 하의 입찰 가격 보소

-제목 : 제왕 길드 이거 제왕 그룹에서 만든 거라던데 ㄹㅇ?

올라오는 대부분의 글들이 메인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띠리리리리링!

게시판을 돌아다니며 글을 확인하던 수혁은 벨소리에 핸드폰을 들었다.

전화를 건 이는 연중이었다.

“여보세요?”

-봤어?

“어, 봤어.”

-어떻게 할 거야? 마계 퀘스트 쭉 진행할 거야? 아니면 메인 에피소드?

연중이 물었다.

현재 마계 퀘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그것도 전쟁과 관련된 큰 퀘스트였다.

“쭉쭉 진행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마계 퀘스트 완료하고 가도 될 것 같아.”

시작이 됐지만 제대로 된 시작이 아니었다.

그리고 시작이 된다고 해도 며칠 내로 끝날 리 없다.

메인 에피소드가 아니던가?

기나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럼 바로 접속할게.

“그래.”

수혁은 연중과의 통화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판게아에 접속했다.

접속 후 10초도 지나지 않아 연중이 접속했고 수혁은 에밍의 저택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과 연중은 에밍의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악

수혁과 연중 앞에 마족이 나타났다.

마족의 등장에 수혁과 연중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역시 너희였구나!”

앞을 막은 마족의 정체는 바로 크라노손이었다.

“어떻게 온 거야?”

크라노손이 물었다.

수혁과 연중이 아밀레타에 오면 연락이 되게 수를 써두었다.

그런데 아무런 연락도 없이 수혁과 연중이 왔다.

“일단 들어가지!”

크라노손이 말하며 앞장서 에밍의 저택으로 들어갔다.

* * *

“흐음, 그렇게 된 거구나.”

모든 설명을 들은 크라노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버지는 내 계획을 모른다는 거군.”

“아마도요.”

말을 한 적이 없다.

크라노손이 말하지 않았다면 아밀레타는 크라노손의 계획을 모를 것이었다.

“그럼 지금 제가 부탁드린 재료들을 좀 볼 수 있겠습니까?”

“……?”

이어진 크라노손의 말에 수혁은 의아했다.

‘왜 갑자기 존대야?’

크라노손의 갑작스러운 존대 때문이었다.

방금 전까지 반말을 하던 크라노손이 갑자기 왜 존대를 하는 것일까?

수혁의 의아함을 눈치챈 것인지 크라노손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가 존대를 하는데 아들이 반말을 할 순 없으니까요.”

왕이자 아버지인 아밀레타도 수혁과 연중에게 존댓말을 한다.

그런데 아들인 크라노손이 반말을 할 수는 없다.

서로 반말을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잠시만요.”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인벤토리를 열어 바닥에 크라노손이 부탁했던 아이템들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연중 역시 따라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내려놓았다.

크라노손은 빠르게 바닥을 채워가는 아이템들을 보며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크라노손의 근처 공간이 갈라지며 아공간이 나타났고 바닥에 있던 아이템들을 쏙쏙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혁과 연중이 모든 아이템들을 내려놓았을 때.

[퀘스트 ‘크라노손의 부탁’을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가 완료됐다.

“고맙습니다.”

크라노손은 고마움을 표하며 다시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아이템을 전부 빨아들인 아공간이 그대로 사라졌다.

스윽

크라노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가실까요?”

“……?”

“……?”

수혁과 연중은 뜬금없는 크라노손의 말에 의아했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그런 둘을 바라보며 크라노손이 외쳤다.

“저희 마족들의 철칙입니다.”

크라노손의 말에 수혁과 연중은 은은히 미소를 지었다.

퀘스트 보상을 준다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에밍의 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창고 열쇠도 에밍이 가지고 있어서요.”

* * *

[퀘스트 ‘아일롬으로’를 완료하셨습니다.]

에밍이 편지를 받은 순간 퀘스트가 완료됐다.

“…….”

편지를 받은 에밍은 말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편지를 다 읽은 에밍이 고개를 들어 수혁과 연중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문으로만 듣던 두 분을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현재 수혁과 연중은 아밀레타 파벌 마족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했다.

정확히는 상급 마족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상급 마족 셋이 달려들어도 쉽지 않은 발록을 무려 셋이나 잡았기 때문이었다.

“아닙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근데 혹시 도와드릴 일이 뭐 있을까요?”

그리고 물었다.

빠르게 퀘스트 ‘때’를 받고 싶었다.

“지금 당장은 없습니다만…….”

에밍은 수혁의 물음에 답했다.

그 말에 수혁은 흠칫했다.

설마 퀘스트 ‘때’도 주지 않는 것일까?

“곧 전쟁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그때 도와주실 수 있으십니까?”

하지만 이어진 에밍의 말과 함께 나타난 퀘스트에 수혁은 안도했다.

<때>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전운일 뿐.

아직 전쟁이 시작되지는 않았다.

전쟁이 시작될 때를 기다려라!

퀘스트 보상 : 퀘스트 – 알린 함락

‘기다려야 하는구나.’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퀘스트 ‘때’는 기다려야 하는 퀘스트였다.

‘시간이라도 나와 있으면 좋을 텐데.’

전쟁이 시작될 때라고만 나와 있을 뿐 구체적인 시간이 나와 있지는 않았다.

“알겠습니다.”

[퀘스트 ‘때’를 수락하셨습니다.]

수혁은 일단 퀘스트를 수락했다.

“이제 가시죠!”

대화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크라노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혁과 연중은 재빨리 따라 일어났다.

“갔다 올게.”

크라노손이 에밍에게 말하며 앞장서 방에서 나갔다.

수혁과 연중 역시 크라노손의 뒤를 따랐다.

이제 창고에 갈 시간이었다.

크라노손은 저택에서 나왔다. 그리고 저택 옆에 있는 작은 정원으로 향했다.

‘여기에 창고가 있다고?’

수혁은 뒤를 따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어디에도 건물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스윽

크라노손이 에밍에게서 받은 지름 10cm의 구슬을 전방으로 던졌다.

구슬은 당연하게도 땅에 떨어졌고.

스르륵

그대로 땅을 파고들어 사라졌다.

쩌저적

그리고 이어 구슬이 파고든 땅이 갈라지며 계단이 나타났다.

‘지하에 있었구나.’

창고가 어디에 있나 싶었는데 바로 지하였다.

수혁과 연중은 크라노손의 뒤를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들어가서 마음껏 가져가시길.”

문 앞에 도착한 크라노손이 문을 열며 말했다.

그리고 수혁과 연중은 크라노손을 지나쳐 창고로 들어갔다.

[도시 ‘아일롬’의 보물 창고에 입장하셨습니다.]

[3개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3]

‘이번에도 3개네.’

에브라탐 때와 마찬가지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의 수는 3개였다.

수혁은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창고 내부를 확인했다.

“……!”

그리고 내부를 확인한 순간 수혁은 놀랐다.

‘책?’

저 멀리 책이 빽빽이 꽂혀 있는 책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 *

마을 ‘오리데트’.

캐슬과 실버는 방금 전 시작된 메인 에피소드 ‘키메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메인 에피소드 대박 기대되지 않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메시지를 보고 공지사항을 확인했지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키메라 만드는 흑마법사가 나타나는 거지! 그리고 그를 쫓는 거 아닐까?”

“고작 그거면 스케일이 너무 작지 않아?”

“에이, 스케일이야 크게 만들면 되는 거고.”

여러 추측만이 난무할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마을 ‘오리데트’에 키메라들이 나타났습니다!]

[특수 퀘스트 ‘오리데트에 나타난 키메라’가 생성되었습니다.]

캐슬과 실버는 약속이라도 한 듯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동시에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특수 퀘스트 – 오리데트에 나타난 키메라>

도시 승격을 코앞에 두고 있는 마을 오리데트에 키메라가 나타났다.

키메라들에게서 주민과 마을을 보호하라!

[잡은 키메라의 수 : 0 / ???]

퀘스트 보상 : 페이드 제국 공헌도

“대박!”

퀘스트를 확인한 캐슬이 외쳤다.

“미쳤다!”

뒤이어 실버도 외쳤다.

캐슬과 실버는 호들갑을 떨며 퀘스트 창을 닫았다.

꺄아아악!

때마침 멀리서 비명이 들려왔다.

“내가 잡는다!”

“아이고, 한 손으로 잡아도 너보단 많이 잡겠다. 딜도 없는 녀석이 무슨. 킥킥.”

키메라 잡을 생각에 신난 캐슬과 실버는 대화를 나누며 비명이 들려온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이내 비명이 시작된 장소에 도착한 캐슬과 실버는 그대로 걸음을 멈췄다.

“…….”

“…….”

걸음을 멈춘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전방에는 예상대로 키메라가 있었다.

그러나 쉽게 달려들 수 없었다.

수도 수였고 키메라가 만들고 있는 상황이 캐슬, 실버의 발을 묶고 있었다.

-카아아악!

-카아아악!

키메라는 쉴 새 없이 입에서 초록색 액체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액체는 건물과 그 안에 있는 것들을 녹이고 있었다.

“……저기 녹고 있는 건물 도서관 맞지?”

캐슬이 실버에게 물었다.

“어.”

실버는 캐슬의 물음에 침을 꼴깍 삼키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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