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
제186화
184.
[레벨 업!]
-지옥개의 송곳니 4개
지옥개가 쓰러지며 메시지와 드랍 창이 나타났다.
수혁은 아이템을 습득 후 통로 앞에 섰다.
‘이제 여기만 지나면…….’
통로를 바라보며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눈앞의 통로만 지나면 보물 상자가 있는 공동이 나온다.
드디어 특수 퀘스트 ‘카루의 보물 상자’를 완료할 때가 된 것이다.
수혁은 지도를 인벤토리에 넣고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통로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보물 상자가 있는 공동에 도착할 수 있었다.
[특수 퀘스트 ‘카루의 보물 상자’를 완료하였습니다.]
[카루의 보물 지도 2가 소멸됩니다.]
[카루의 보물 상자 열쇠를 획득합니다.]
공동에 들어서자마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확인한 수혁은 공동 내부를 확인했다.
보물 상자가 있는 곳이라 그런지 몬스터는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어 방금 전 획득한 열쇠의 정보를 확인하며 보물 상자가 있는 가운데로 걸음을 옮겼다.
<카루의 보물 상자 열쇠[전설]> [교환불가]
카루의 보물 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다.
상자를 열면 소멸된다.
‘……!’
열쇠의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순간 멈칫했다.
‘전설?’
등급이 전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수혁은 상자를 보았다.
‘전설 등급 이상의 아이템이 있는 건가?’
상자에 어떤 아이템이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상자를 여는 열쇠가 전설 등급이니 상자 안에는 분명 전설 등급 이상의 아이템이 있을 것이다.
상자 앞에 도착한 수혁은 열쇠를 꺼냈다.
그리고 상자에 있는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렸다.
딸칵!
[카루의 보물 상자 열쇠가 소멸됩니다.]
청명한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기대감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안에 있는 내용물을 확인했다.
‘상자!’
상자 안에 있던 것은 상자였다.
이내 상자가 사라지며 드랍 창이 나타났다.
수혁은 재빨리 시선을 돌려 드랍 창을 확인했다.
보상이 상자라는 것이 왠지 느낌이 좋았다.
4천만 골드에 판매된 야리온의 분노도 그렇고 현재 착용 중인 마술사 라이언의 투명 지팡이도 그렇고 전부 상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상자를 확인한 수혁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사냥꾼 카루의 방어구 상자
이번에는 방어구 상자였다.
‘전설일까?’
전설일 확률이 매우 높았지만 혹시 모른다.
확인을 해봐야 한다.
수혁은 상자를 습득 후 미소를 지우고 진지한 표정으로 상자의 정보를 확인했다.
<사냥꾼 카루의 방어구 상자[전설]> [교환불가]
마계의 투신이라 불리는 발록을 홀로 사냥했을 정도로 강했던 사냥꾼 카루의 방어구가 들어 있는 상자다. 상자를 사용 시 사냥꾼 카루의 방어구 중 하나를 획득할 수 있으며 방어구의 등급은 상자의 등급을 따라간다.
정보를 확인한 순간 수혁은 지웠던 미소를 다시 지었다.
‘나이스!’
예상대로 상자의 등급은 전설이었다.
‘전설 방어구!’
상자를 개봉하면 전설 등급의 방어구를 얻을 수 있다.
수혁은 곧장 상자를 개봉했다.
[사냥꾼 카루의 방어구 상자를 사용하셨습니다.]
[알칸디움 갑옷 하의를 획득하셨습니다.]
상자를 개봉해 얻게 된 전설 방어구는 ‘알칸디움 갑옷 하의’.
모자나 신발, 장갑을 이미 착용 중이기에 다른 부위가 나오기를 바랐는데 바람이 이루어졌다.
물론 부위가 다르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옵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착용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제발!’
수혁은 부디 착용이 가능하고 옵션이 좋기를 바라며 ‘알칸디움 갑옷 하의’의 정보를 확인했다.
<알칸디움 갑옷 하의[전설]>
제한 : 전사, 힘 3000
물리 방어력 증폭 : 7
마법 방어력 증폭 : 2
단단함으로는 최강인 광물 알칸디움으로 만들어진 갑옷이다.
“…….”
갑옷의 정보를 확인한 순간 수혁의 입가에서 미소가 다시 지워졌다.
아이템 착용 조건 때문이었다.
갑옷 하의를 착용하기 위해서는 직업이 전사 계열이어야 했다.
거기다 힘도 3000이나 필요했다.
수혁은 대마도사의 후예로 마법사였다.
그리고 힘에 단 1도 투자하지 않았다.
즉, 착용이 불가능했다.
“하…….”
수혁은 한숨을 내뱉었다.
전설 무기에 이어 전설 방어구도 착용하나 했는데 헛된 생각이었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닫으며 생각했다.
‘얼마에 팔리려나.’
착용이 불가능한데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
수혁은 알칸디움 갑옷 하의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특수 옵션이 몇 개나 있으려나.’
특수 옵션의 개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착용을 해야 하는데 착용이 불가능했다.
‘경매장이나 연중이 통해서 확인하면 되겠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매장을 이용해도 되고 연중에게 부탁을 해도 된다.
‘이제 이건 그만 생각하고.’
수혁은 알칸디움 갑옷 하의에 대한 생각을 끝냈다.
‘마계의 문이나 찾아볼까…….’
보물 상자를 찾았다.
이제 할 일은 마계의 문을 찾는 것이었다.
‘보상이 뭘까.’
어떤 보상이 주어질지 기대가 됐다.
수혁은 걸음을 옮겨 공동에서 나와 이전의 공동으로 향했다.
‘헬 파이어를 시전하면 나온다고 했지.’
공동에 도착한 수혁은 생각했다.
마계의 문을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헬 파이어를 시전하면 지옥개들이 나타난다.
지옥개들이 나타난 방향을 거슬러 올라가면 마계의 문이 나올 것이다.
“헬 파이어.”
수혁은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스르륵!
헬 파이어는 곧장 모습을 드러냈고 지정된 장소에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수혁은 헬 파이어에서 시선을 돌려 공동에 있는 입구들을 주시하며 지옥개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안 나타나?’
2분이 지나고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옥개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이제 곧 사라질 텐데…….’
헬 파이어는 무한히 타오르는 마법이 아니다.
대상이 있다면 모를까 대상이 없는 지금 헬 파이어의 지속 시간은 3분이었다.
2분이 지났으니 앞으로 1분 안에 헬 파이어는 사라진다.
‘책이 잘못됐나?’
헬 파이어가 사라질 때까지 나타난다는 책의 내용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일정 지역에서 헬 파이어를 시전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크르릉!
-크릉!
가운데 통로에서 지옥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의 자식들이 지옥개들을 마중 나갔고.
‘휴.’
수혁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지옥개의 송곳니 4개
이내 드랍 창이 나타났고 수혁은 가운데 통로를 따라 다음 공동으로 향했다.
다음 공동에 도착하자마자 수혁은 왼쪽 통로로 향하는 어둠의 자식들을 볼 수 있었다.
어둠의 자식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몬스터가 나타났음을 의미했고 수혁은 곧 왼쪽 통로에서 나오는 지옥개들을 볼 수 있었다.
‘헬 파이어 쿨 기다려야 하나 했는데.’
수혁은 조금이나마 더 전진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으며 왼쪽 통로를 따라 다음 공동으로 향했다.
다음 공동에 도착한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보았다.
어둠의 자식들은 방금 전과 달리 움직이지 않았다.
그건 지옥개가 없다는 의미였고 수혁은 지옥개들을 끌어들일 헬 파이어의 쿨타임을 기다렸다.
“헬 파이어.”
이내 쿨타임이 끝났고 수혁은 헬 파이어를 시전 후 지옥개들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크르릉!
-크릉!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른쪽 통로에서 지옥개들이 나타났다.
수혁은 오른쪽 통로로 향했다.
그렇게 수혁은 헬 파이어를 시전하며 지옥개들이 나타나는 방향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 * *
중급 마족 켈로리.
“…….”
마을 ‘에딜’에 도착한 켈로리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에딜에는 하급 마족 수십이 살고 있다.
그런데 지금 에딜에는 생명이 느껴지지 않았다.
켈로리는 걸음을 옮겨 마을의 이곳저곳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죽음을 맞은 시체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시체를 확인할수록 켈로리의 표정은 굳어져 갔다.
그리고 모든 곳을 확인한 켈로리의 표정은 매우 심각해져 있었다.
‘누가…….’
어린아이까지 전부 죽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악독한 짓을 벌인 것일까?
‘아밀레타 녀석들인가?’
10마계에는 총 2개의 세력이 있었다.
최상급 마족 아밀레타가 이끄는 세력과 같은 최상급 마족 키라드가 이끄는 세력.
마을 ‘에딜’은 키라드의 세력에 속한 마을이었다.
혹시 아밀레타 쪽이 움직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린아이까지 죽일 리 없어.’
그러나 켈로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충돌을 한다고 하나 한 마을을 몰살시킬 정도로 적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거기다 요즘에는 서서히 교류를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아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마을 하나를 몰살시킨다?
말이 되지 않는다.
바로 그때였다.
“응? 먼저 간다더니 왜 가만히 서 있어? 날 기다린 거야?”
켈로리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러 에딜에 온 중급 마족 아임이 나타났다.
“에딜의 마족들이 몰살당했다.”
생각에 잠겨 있던 켈로리는 아임에게 말했다.
“……!”
아임은 켈로리의 답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켈로리는 그런 아임에게 이어 말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봐야 할 것 같은데…….”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말을 마친 켈로리는 아임을 빤히 쳐다보았다.
“알았어. 오면서 마기 회복도 했으니.”
그러나 그것으로 뜻은 충분히 전해졌다.
아임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팡이를 들었다.
스아악!
그러자 지팡이에서 마기가 뿜어져 나와 주변으로 퍼져 이곳저곳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아임의 눈이 새하얗게 변했다.
켈로리는 아임의 마법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얼마 뒤 아임의 눈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
무엇을 본 것인지 켈로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임은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누구야? 아밀레타 쪽이야?”
아임의 심각한 표정을 보며 켈로리가 물었다.
켈로리의 물음에 아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물들?”
아임은 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누군데?”
계속되는 가로저음에 켈로리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밀레타 세력도 아니고 마물도 아니라면 누가 이런 학살을 벌였단 말인가?
“믿기지 않겠지만.”
고개를 가로젓기만 하던 아임이 입을 열었다.
“인간.”
“……인간?”
아임의 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단어가 나왔고 켈로리는 반문했다.
“응, 인간이 나타났어.”
“이 학살을 벌인 게 인간이라고?”
아임이 이런 상황에 농담을 할 리 없다.
인간이 나타난 것도, 학살의 주범이 인간이라는 것도 전부 진실일 것이다.
“몇이나?”
켈로리는 아임에게 물었다.
도대체 인간들이 얼마나 넘어온 것일까?
얼마나 넘어왔기에 마을의 마족들이 전부 죽은 것일까?
“총 셋.”
“…….”
켈로리는 충격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고작 셋이서 마을을?’
아무리 하급 마족만이 있던 마을이라고 하지만 그 수가 수십이다.
셋이서 수십의 마족을 몰살시켰다는 것에 켈로리는 아주 큰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할 거야?”
아임이 물었다.
“……키라드 님에게 바로 보고드려야지.”
충격에 빠져 있던 켈로리는 정신을 차리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인간이 나타났다고. 학살을 벌이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