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64화 (164/553)

# 164

제164화

162.

‘켈로이와 수혁이 저택에…….’

햇별은 생각했다.

‘왜?’

켈로이는 수혁을 왜 기다렸던 것일까?

그리고 왜 저택에 간 것일까?

‘관계를 정리하려는 건가?’

문득 든 생각에 햇별은 미간을 찌푸렸다.

수혁이 저택에 간 것은 비욘드 후작을 만나기 위해서가 분명했다.

그리고 비욘드 후작은 현재 햇별을 만나주지 않는다.

상황만을 보면 비욘드 후작은 독고 길드와의 관계를 정리하려는 게 분명했다.

‘리더 길드를 선택한다고?’

그래서 의문이 들었다.

독고 길드를 버리고 리더 길드를 선택한다?

갑자기 왜?

‘설마 독의 마탑이 관련되어 있는 건가?’

수혁은 켈로이와 함께 저택에 갔다.

독의 마탑이 연관되어 있는 것 같았다.

‘켈로이는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켈로이는 갑자기 왜 수혁과 함께하는 것일까?

‘자기 마탑 소속이라서?’

켈로이는 독의 마탑 지부장이었다.

그리고 수혁 역시 독의 마탑이었다.

같은 독의 마탑이기에 함께 한 것일까?

‘아니, 애초에 그건 알고 있던 거잖아.’

하지만 애초에 켈로이는 수혁이 독의 마탑 소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알고서 돈을 받고 정보를 알아봐 주기로 했다.

소속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뭔가 있는데…….’

무언가 알려지지 않은 게 있는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할까.’

햇별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기며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이야기를 나눠 봐야 하는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욘드 후작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상황을 알아야 한다.

‘만나주지를 않으니…….’

문제는 비욘드 후작이 만나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압박을 넣어 봐야 되나?’

독고 길드는 비욘드 후작 말고도 많은 귀족들과 연을 맺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비욘드 후작에게 압박을 넣을 수 있는 귀족들도 있었다.

그 귀족들을 통해 비욘드 후작에게 압박을 넣어본다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압박을 넣어야겠어.’

고민을 끝낸 햇별은 친구 창을 열었다. 그리고 독고 길드를 이끄는 다섯 파벌 중 하나인 무릉 파벌의 수장 무릉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햇별 : 무릉아, 부탁 하나만 하자.

* * *

‘응? 독고 길드?’

저택에 도착한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저택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독고 길드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수혁 님!”

저택 입구에 있던 켈로이가 달려왔다.

수혁은 켈로이를 보았다가 다시 독고 길드원을 보았다.

‘죽여야겠지.’

후작과의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는 독고 길드원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저택 앞을 주시하고 있는데 가만히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방해를 할 수도 있다.

방해하기 전 깔끔히 죽이는 게 낫다.

“플레임.”

[독고 길드원 ‘엘리’를 죽이셨습니다.]

수혁은 플레임을 시전했고 2초가 지나기도 전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고개를 돌려 메시지의 주인공 엘리의 시체를 보며 생각했다.

‘내가 오는 걸 알고 있었나?’

독고 길드원인 엘리가 이곳에 있던 이유가 뭘까?

혹시 수혁이 이곳에 오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일까?

‘설마 함정?’

혹시 식사 대접 자체가 함정일까?

‘진짜 함정이라면…….’

만약 함정이라면?

“……수혁 님?”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켈로이의 당황스러운 목소리에 생각을 끝내고 켈로이를 보았다.

켈로이는 수혁이 방금 전 죽인 엘리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독고 길드원입니다.”

수혁은 켈로이에게 말했다.

“예? 독고 길드원이요?”

켈로이는 수혁의 답에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네, 왜 저택을 감시하고 있던 건지는 알 수 없지만…….”

“허, 이것 참 갈 데까지 갔군요. 저택을 감시하다니…….”

혀를 끌끌 찬 켈로이는 이어 수혁에게 말했다.

“가시죠.”

“예.”

수혁이 답하자 켈로이가 앞장서 걸음을 옮겼고 수혁은 그 뒤를 따랐다.

끼이익

이미 이야기가 된 것인지 병사들은 수혁과 켈로이가 도착하자마자 문을 열었다. 그렇게 입구를 지나쳐 저택에 도착한 수혁은 저택의 입구 앞에 서 있는 노인을 만날 수 있었다.

켈로이는 노인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한 뒤 옆으로 비켜섰다. 그리고 켈로이가 비키자마자 노인이 허리를 살짝 숙여 정중히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총집사 하릭이라고 합니다.”

노인의 정체는 비욘드 후작가의 총집사 하릭이었다.

“안녕하세요. 수혁입니다.”

수혁 역시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눈 뒤 하릭이 그들을 안내했다.

수혁은 하릭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곧 식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야.’

식당에 도착한 수혁은 엄청난 수의 음식을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

‘이게 후작의 식사인가.’

귀족, 그것도 상위 귀족인 후작의 식사였다.

기대하기는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음식이 많았고 고급스러웠다.

“이곳이 바로 수혁 님의 자리십니다.”

하릭이 어느 의자 앞에 서서 말했다.

수혁은 하릭이 말한 의자로 다가가 앉았다.

“후작님도 곧 오실 겁니다.”

하릭은 수혁이 의자에 앉자 말했다.

“네.”

수혁이 답했고 그사이 켈로이가 수혁의 왼쪽에 자리를 잡았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문이 열리며 중년의 사내가 나타났다.

‘비욘드 후작?’

고급스러운 복장도 그렇고 근엄한 분위기도 그렇고 비욘드 후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하십니까. 비욘드 후작입니다.”

수혁의 생각대로 중년 사내의 정체는 비욘드 후작이었다.

비욘드 후작은 수혁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인사했다.

스윽

“안녕하세요. 수혁입니다.”

비욘드 후작의 인사에 수혁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 악수를 받았다.

그렇게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눈 뒤 비욘드 후작은 수혁의 반대편으로 가 앉았고 수혁 역시 자리에 앉았다.

“독의 마탑의 차기 마탑장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식사가 시작되었고 비욘드가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차기 마탑장이란 단어가 아직도 익숙지 않은 수혁은 어색한 웃음으로 답했다.

그 뒤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비욘드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수배령에 대해선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닙니다. 수배령이 내려진 것도 아닌걸요.”

수배령이 내려진 것도 아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수배령이 내려졌다고 하더라도 수혁은 비욘드 후작에게는 별다른 감정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수배령을 내리게 상황을 만든 독고 길드에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비욘드가 물었다.

“예.”

“혹시나 리더 길드와 어떤 관계이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수혁은 비욘드의 물음에 생각했다.

‘왜 묻는 걸까?’

리더 길드와의 관계를 왜 묻는 것일까?

‘좋은 쪽일까?’

좋은 이유로 묻는 것일까?

“리더 길드의 마스터가 제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입니다.”

“그렇군요.”

비욘드 후작은 수혁의 답에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전 이번 일로 한 가지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 미소를 지우고 진지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퀘스트 ‘비욘드 후작의 식사 대접’을 완료하셨습니다.]

그 순간 퀘스트 ‘비욘드 후작의 식사 대접’이 완료되었다.

‘언제 완료되나 했는데.’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이제 긴밀한 이야기를 할 차례인가.’

퀘스트 ‘비욘드 후작의 식사 대접’의 보상은 퀘스트 ‘긴밀한 이야기’였다. 퀘스트가 완료되었으니 이제 긴밀한 이야기가 나올 차례였다.

“그리고 그와 관련해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어진 비욘드의 말에 수혁은 은은히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경청하겠습니다.”

수혁의 답에 비욘드 후작이 이어 말했다.

“이번에 저는 독고 길드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합니다.”

역시나 수혁의 예상대로 길드 이야기가 나왔다.

‘진짜 정리를 하려고 할 줄이야.’

독고 길드와 사이가 좋지 않은 수혁이다.

그걸 알고 있을 비욘드가 식사 대접을 하려는 것에 혹시나 했는데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러나 독고 길드는 저희 비욘드의 대표 길드. 대표 길드 자리는 아시다시피 비워둘 수가 없습니다.”

모든 도시에 대표 길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욘드 같이 대도시들은 대표 길드가 존재했다.

대도시에 대표 길드가 없다면?

대표 길드가 없다는 것 자체로 도시 이미지, 치안 등 모든 면에서 악영향을 미친다.

대도시에서 대표 길드의 영향은 매우 크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설마…….’

수혁은 비욘드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대표 길드 자리를 리더에?’

비욘드는 독고 길드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그리고 대표 길드의 이야기를 꺼냈고 리더 길드를 언급했다.

혹시 비욘드는 비욘드의 대표 길드 자리를 리더 길드에 주려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저는 대표 길드의 자리를 리더 길드에 주려 합니다.”

수혁의 생각은 또다시 정확히 들어맞았다.

“수혁 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퀘스트 ‘긴밀한 이야기’가 생성되었습니다.]

비욘드의 말이 끝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긴밀한 이야기’의 생성 메시지였다.

“제 생각에는…….”

수혁은 말끝을 흐리며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긴밀한 이야기>

비욘드 후작은 독고 길드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그러나 독고 길드는 도시 비욘드의 대표 길드.

대표 길드 자리는 비워둘 수 없다.

그래서 비욘드는 결심했다.

당신과 관계가 있는 리더 길드와 새로운 인연을 맺기로.

당신의 생각은?

퀘스트 보상 : ???

퀘스트를 본 수혁은 생각했다.

‘내 말에 정해지는 건가?’

비욘드는 수혁의 생각을 묻고 있었다.

어떤 답을 하냐에 따라 대표 길드가 결정될 것 같았다.

‘대표 길드 노래를 부르긴 했지만…….’

현재 리더 길드의 거점은 도시 ‘일란’이었다.

그러나 일란은 대도시가 아니다.

공식적으로 대표 길드가 없는 도시였다.

일란 하면 리더 길드였지만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게 아니었기에 연중은 항상 대표 길드 자리를 원했다.

공식적으로 대표 길드가 된다면 NPC들에게도 인정을 받게 되고 수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정할 수는 없지.’

수혁 혼자 정할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 이번 대표 길드 자리는 독고 길드의 거점인 비욘드의 대표 길드 자리였다.

“리더 길드라면 충분히 대표 길드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혼자 정할 일이 아니라고 해서 답까지 아니라고 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군요.”

수혁의 답에 비욘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퀘스트 ‘긴밀한 이야기’를 완료하셨습니다.]

그리고 퀘스트가 완료되었다.

“언제 한번 리더 길드 마스터와 함께 식사를 했으면 하는데 자리를 만들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끄덕임을 멈춘 비욘드가 물었다.

그리고 퀘스트가 나타났다.

<비욘드 대표 길드>

비욘드는 도시 ‘비욘드’의 대표 길드 자리를 리더 길드에 주려 한다.

그러나 대표 길드 자리는 일방적으로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비욘드는 리더 길드의 마스터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당신이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리더 길드의 마스터와 함께 비욘드를 찾아가라!

퀘스트 보상 : 도시 비욘드의 대표 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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