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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읽는자-152화 (152/553)

# 152

제152화

150.

포이즌 스피어는 빠른 속도로 흙먼지로 날아갔다.

그리고 포이즌 스피어가 도착할 즈음 흙먼지가 가라앉으며 코랑이 모습을 드러냈다.

코랑은 손으로 잔 먼지를 날리고 있었다.

‘역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퍽!

물론 이어 작렬한 포이즌 스피어에 코랑은 죽음을 맞았다.

수혁은 캐리와 코랑의 시체로 다가가 드랍 된 아이템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했다.

‘오.’

범죄자 수치가 높았던 것일까? 아니면 여러 번 죽었던 것일까? 코랑의 시체 옆에 활이 떨어져 있었다.

화살을 날렸던 그 활이 분명했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어 활을 넣었다.

[출혈과 관통의 활을 습득하셨습니다.]

활의 이름은 ‘출혈과 관통의 활’이었다.

수혁은 다시 독고 길드 하우스로 걸음을 옮기며 첫 전리품의 정보를 확인했다.

<출혈과 관통의 활[영웅]>

제한 : 레벨 250, 민첩 800

물리 공격력 : 800

공격 시 10% 확률로 대상을 출혈 상태에 빠트린다.

공격 시 100% 확률로 대상의 물리 방어력을 20% 무시한다.

‘호오.’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대박인데?’

영웅 등급의 활이라니?

첫 전리품치고 아주 흡족했다.

‘나중에 경매장에 올려야지.’

수혁은 어떻게 처분할지 결정을 내리고 인벤토리를 닫았다.

“파이어 볼.”

인벤토리를 닫자마자 수혁의 시야에 독고 길드 마크가 보였다. 수혁은 독고 길드 마크를 달고 있는 유저에게 파이어 볼을 날렸다.

바로 그때였다.

유저가 단검을 날렸다.

단검의 목적지는 수혁이 아닌 파이어 볼이었다.

펑!

파이어 볼은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폭발했다.

“안녕하세요.”

단검을 던져 파이어 볼을 막아낸 유저가 히죽 웃으며 인사했다.

“리로이라고 합니다.”

“포이즌 스피어.”

수혁은 인사 후 자신을 소개하는 리로이에게 포이즌 스피어를 시전했다.

적이다.

수혁은 적에게 인사를 할 생각이 없었다.

인사할 시간에 공격을 한 번 더 하는 게 나았다.

휙!

리로이는 미간을 찌푸린 채 다시 한 번 단검을 날렸다.

‘스킬이었구나.’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투척용 단검은 장비 창에 착용이 불가능하다.

즉, 스킬이 분명했다.

물론 스킬이든 아니든 중요한 건 아니다.

퍽!

수혁에게 중요한 건 단검에 또 마법이 막혔다는 것이었다.

‘포이즌 스피어가?’

파이어 볼은 단검에 막힐 수 있다.

그러나 포이즌 스피어는 아니다.

액체로 이루어진 포이즌 스피어다.

단검은 그냥 포이즌 스피어를 통과해야 했다.

‘특수한 옵션이 있는 건가.’

아무래도 특수한 옵션의 스킬 혹은 장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의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하하, 마법 사용할 생각은 안 하시는 게 좋아요. 제 단검은 마법과 꼭 충돌하거든요.”

리로이가 소리 내어 웃으며 말했다.

‘왜 말해 주는 거지?’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랑하고 싶나? 함정?’

왜 자신의 정보를 알려주는 것일까?

“플레임.”

수혁은 플레임을 시전했다.

투사체 마법을 막을 수 있다면 투사체가 아닌 마법을 사용하면 된다.

“어?”

플레임이 시전되고 리로이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독고 길드원 ‘리로이’를 죽이셨습니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검은빛이 감도는 리로이의 시체를 확인했다.

아무것도 드랍 되어 있지 않았다.

‘꽤 죽였는데 어떻게 드랍 되는 아이템이 없냐.’

정말 많이 죽였다. 그런데 나온 것은 활 하나뿐이었다.

거기다 활을 드랍 한 것도 독고 길드원이 아니었다.

‘전쟁 초기라 그런가.’

아무래도 전쟁 초기라 그런 것 같았다.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독고 길드원들을 죽여 나갔다.

‘생각보다 우호 관계인 사람들이 많네.’

독고 길드원만 죽인 것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독고 길드의 지역이다 보니 독고 길드와 우호적인 이들이 많았다.

“헐! 도, 도망가!”

“미친!”

바로 그때였다.

“와, 저게 그거지?”

“야, 감상할 때냐! 일단 피해!”

전방에서 유저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길드 창을 열어 순위를 확인하고 있던 수혁은 전방을 보았다.

“……!”

그리고 전방을 확인한 수혁의 동공이 확장됐다.

‘용?’

거대한 용이 날아오고 있었다.

물론 진짜 용은 아니었다.

은빛의 반투명한 용이었다.

누군가의 스킬이 분명했다.

“미친! 저 스킬을 왜!”

“아니, 왜 마을에서 저걸 써!”

“와, 대박. 저게 그 스킬이구나.”

유저들의 말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꽤나 유명한 이의 스킬인 것 같았다.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혀오는 은빛 용을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일단 피해야겠어.’

외관을 보아 보통 스킬이 아니다.

‘11만이 한 번에 닳을 것 같지는 않지만.’

현재 수혁의 생명력은 11만이 넘었다.

스킬 한 방에 11만이 넘는 생명력이 0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엄청난 데미지를 받을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상황도 아니고 굳이 맞아 줄 필요가 없다.

수혁은 옆으로 움직여 은빛 용을 피했다.

은빛 용은 수혁을 지나쳐 조금 더 전진하더니 이내 하늘로 솟아올라 사라졌다.

하늘을 보던 수혁은 고개를 내려 은빛 용이 날아온 전방을 보았다.

‘저 사람인가?’

전방에서 한 사내가 다가오고 있었다.

방금 전 하늘로 사라진 은빛 용과 같은 은빛의 갑옷을 입고 있는 사내였다.

‘독고 길드네.’

사내의 머리 위에는 독고 길드 마크가 있었다.

‘분위기가 다른데…….’

여태까지 마주쳤던 독고 길드원들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포이즌 스피어, 파이어 스피어.”

수혁은 포이즌 스피어와 파이어 스피어를 연달아 날렸다.

휘익! 휘익!

사내는 포이즌 스피어와 파이어 스피어를 보며 허공에 창을 휘둘렀다.

그러자 창에서 작은 은빛 용 두 마리가 튀어나와 포이즌 스피어와 파이어 스피어를 집어삼키고 그대로 사라졌다.

‘……특수 직업이네.’

거대했던 은빛 용. 방금 전 본 작은 은빛 용.

특수 직업이 분명했다.

“파이어 볼, 포이즌 볼.”

수혁은 작은 은빛 용의 쿨타임을 알아내기 위해 파이어 볼과 포이즌 볼을 시전했다.

휘익! 휘익!

그러나 이번에도 사내의 창에서는 은빛 용이 튀어나와 파이어 볼과 포이즌 볼을 집어 삼키고 사라졌다.

“곰 가면이라.”

은빛 용으로 수혁의 마법을 족족 잡아먹은 사내는 걸음을 멈추고 중얼거렸다.

“재미있네요. 수혁 씨.”

그리고 이어 수혁에게 말했다.

“플레임.”

사내의 말에 수혁은 플레임으로 답을 해주었다.

플레임은 투사체가 아니다.

은빛 용으로 막을 수 없다.

화르륵!

사내의 몸에 불꽃이 나타나 타오르기 시작했다.

‘뭐야?’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스아악…….

활활 타오르던 불꽃이 사내의 중얼거림에 갑작스럽게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플레임도 막혀?’

투사체가 아닌 플레임도 막혔다.

‘진짜구나.’

사내는 앞서 픽픽 죽어 나갔던 독고 길드원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아무래도 진짜가 나타난 것 같았다.

‘어떻게 하지.’

수혁은 사내를 보며 생각했다.

‘범위 마법을 갈길 수도 없고.’

범위 마법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사용할 수가 없었다.

주변에는 일반 유저들이 너무나 많았다.

만약 사용한다면 범죄자 수치가 말도 안 되게 상승할 것이고 수많은 이들의 지탄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쓸 마법이 너무 한정적이야.’

범위 마법을 제외하니 사용할 마법이 너무 적었다.

‘헬 파이어 갈겨 봐?’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사내의 위치와 근처 유저들의 거리를 확인했다.

‘괜찮을 것 같은데.’

사내와 근처 유저들의 거리를 보니 헬 파이어를 사용해도 될 것 같았다.

‘문제는 시전 시간이네.’

물론 문제가 있었다.

바로 시전 시간이었다.

헬 파이어는 시전 시간이 30초나 된다.

스킬 ‘대마도사’의 효과로 시전 시간이 20초 감소하지만 그래도 10초를 기다려야 한다.

‘가만히 있지 않겠지?’

사내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바로 그때였다.

“저희 왔어요.”

사내에게 몇몇 유저들이 다가왔다.

전부 독고 길드 마크를 달고 있었다.

“조심해라. 데미지 장난 아니야.”

사내는 도착한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에이, 안 맞으면 되죠!”

“독의 사슬.”

수혁은 대화를 나누는 사내와 독고 길드원들에게 기습적으로 독의 사슬을 시전했다.

휙!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 사내가 창을 휘둘렀고 은빛 용이 튀어나와 독의 사슬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과 상황이 달랐다.

은빛 용이 사라지고 독의 사슬은 다시 사내에게 날아갔다.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사내의 은빛 용을 어떻게 뚫어야 하나 했는데 답이 나왔다.

‘지속으로 가면 되구나.’

단발성이 아니라 독의 사슬처럼 지속 마법으로 가면 되는 것 같았다.

‘……근데 대부분 범위 마법이잖아.’

그러나 이어 든 생각에 수혁은 난감했다.

지속 마법은 대부분 범위 마법이었다.

“어어? 저거 어떻게 해요?”

“기다려.”

독고 길드원 중 하나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고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독의 사슬이 도착했을 때 사내가 창을 휘둘러 독의 사슬을 후려쳤다.

쩡!

‘이게 무슨.’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까 단검도 그렇고…….’

독의 사슬이 그대로 사라졌다.

‘어떻게 하냐…….’

수혁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사내를 뚫을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범위 마법을 쏟아부으면 된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일반 유저들 때문에 범위 마법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안 되겠다.’

수혁은 결정을 내렸다.

‘나중에 다시 와야지.’

비록 길드 하우스에는 가지 못했지만 수많은 독고 길드원들을 죽였다.

그리고 시선도 많이 끌었다.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수혁은 입을 열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 * *

“……?”

루팅은 당황했다.

‘뭐지?’

갑자기 수혁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에가르도?”

루팅은 에가르도를 불렀다.

“죄송합니다. 혹시나 도망칠 것을 대비해 주시하고 있기는 했는데 너무 빠르게 사라져서…….”

에가르도는 수혁을 주시하고 있었다.

혹시나 도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언제든 워프를 방해하기 위해서.

그런데 너무나도 갑자기 사라졌다.

“아니야, 네가 반응 못 할 정도라면 그 누구도 반응하지 못하는 거니까.”

루팅은 에가르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특수 스킬인가?’

워프를 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수혁은 1초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아무래도 특수한 이동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근데 얼마나 맞았길래 생명력이 이렇게 깎였어요?”

생각에 잠겨 있던 루팅은 사제 일리타의 물음에 생명력을 보았다.

“그러게, 얼마나 맞았다고 이렇게 깎였을까…….”

그리고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20%나 까일 줄이야.’

당한 공격이라고는 플레임뿐이다.

그것도 몇 초였다.

그런데 생명력이 20%나 날아갔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데미지였다.

‘내 마방에 이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그냥 죽겠어.’

루팅은 마법 방어력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괜히 마법사와의 PK를 자신 있어 하는 게 아니다.

‘무기를 끼면 얼마나 아플까?’

수혁은 아무런 무기도 사용하지 않았다.

‘지혜는 얼마나 되는 거지?’

도대체 지혜가 얼마나 높은 것일까?

스텟 강화를 얼마나 한 것일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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