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07화 (107/553)

# 107

제107화

<납치당한 해키드>

로미안은 해키드가 납치를 당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해키드를 로미안에게 데려와라!

퀘스트 보상 : 퀘스트 – 동굴 탐사

로미안이 말끝을 물음표로 끝내자 퀘스트가 나타났다.

‘역시 탈출시키는 퀘스트였네.’

퀘스트를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혹시는 혹시로 끝났다. 퀘스트 ‘납치당한 해키드’는 납치당한 해키드를 로미안에게 데려오는 퀘스트였다. 퀘스트 ‘납치된 해키드’와 크게 다를 것 없는 퀘스트였다.

“알겠습니다.”

[퀘스트 ‘납치당한 해키드’를 수락하셨습니다.]

수혁은 퀘스트를 수락했다. 그리고 메시지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해키드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수혁이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수혁은 로미안에게 인사를 한 뒤 뒤로 돌아섰다.

바로 그때였다.

“…….”

미안함이 가득했던 로미안의 표정에서 미안함이 사라졌다. 그리고 로미안은 복잡 미묘한 눈빛으로 수혁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수혁은 그런 로미안의 눈빛을 볼 수 없었고 그대로 집에서 나왔다.

‘일단…….’

집에서 나온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지도를 꺼냈다. 해키드가 감금되어 있는 장소를 알려 주는 지도였다.

* * *

‘왜 보고가 없는 거지?’

저택에 있던 로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보고 시간이 한참 지난 것 같은데.’

주기적으로 올라오던 붉은 늑대들의 보고가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카르텐.”

로스는 카르텐을 불렀다.

스악

부름과 동시에 허공에서 스르륵 카르텐이 모습을 드러냈다.

“보고가 안 오는데 아무래도 붉은 늑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

“알아볼까요?”

“어.”

“옙.”

카르텐은 답을 한 뒤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스르륵 사라졌다. 그렇게 카르텐이 사라지고 로스는 의자에 몸을 푹 기대며 생각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기에 보고도 못 한 것일까?

바로 그때였다.

저벅…….

생각에 잠겨 있던 로스는 귓가에 들려오는 발소리에 문을 보았다.

끼익…….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로스의 방문이 열리는 소리는 아니었고 근처에 있는 다른 방의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

로스는 문 열리는 소리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누구지?’

데리고 온 붉은 늑대 단원들은 대부분 밖에 나가 있었다. 현재 저택에 남아 있는 인원은 감옥에서 정보를 캐내고 있을 셋과 로스 본인을 포함해 넷뿐이었다.

문제는 남아 있는 셋의 방은 로스의 방 근처가 아니라는 것이다. 로스의 저택은 넓었고 방은 많았다.

방이 많기에 로스는 자신의 방이 있는 3층 전체를 비웠다. 즉, 근처에 있는 방문이 열릴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저벅…….

다시 발소리가 들려왔다.

스윽

로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옆에 거치해 두었던 롱소드를 들었다.

‘누구냐.’

롱소드를 든 로스는 문을 주시하며 생각했다. 도대체 발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인 것일까?

저벅…….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누구인지는 곧 확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벅.

이내 발소리가 로스의 문 앞에 멈췄다.

끼이익

그리고 이어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로스는 롱소드를 쥔 오른손에 더욱 힘을 준 채 언제든 움직일 준비를 했다.

문이 완전히 열렸고 로스는 발소리의 주인공을 볼 수 있었다. 예상대로 발소리의 주인공은 붉은 늑대 단원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의 사내였다.

* * *

지도를 보며 걸음을 옮기던 수혁은 목적지에 도착하자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목적지를 보았다. 눈앞에는 거대한 저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냥 들어가도 되겠지.’

좋은 일로 온 것도 아니고 어차피 입구를 지키고 있는 이도 없었다. 수혁은 지도를 인벤토리에 넣고 저택으로 들어갔다.

‘왜 아무도 없어?’

저택에 들어온 수혁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입구를 지키는 이는 없어도 안에는 누군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설마 그때 죽인 애들이 전부인가?’

혹시 그때 죽인 붉은 늑대들이 전부인 것일까? 그래서 저택이 텅 비어 버린 것일까?

‘일단 찾자.’

잠시 생각을 하던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붉은 늑대들이 있는지 없는지는 돌아다니다 보면 알게 될 것이고 수혁의 목적은 붉은 늑대들을 만나는 게 아닌 해키드를 찾는 것이었다.

끼이익

‘없고.’

끼이익

‘없어.’

수혁은 1층의 문을 열며 안을 확인했다. 누군가 사용한 흔적이 있었지만 흔적을 만든 이는 보이지 않았다.

‘1층에는 없네.’

1층의 모든 방을 확인한 수혁은 해키드가 1층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2층으로 가볼까.’

수혁은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1층에서 그랬듯 일일이 문을 열며 방 안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2층에도 없어?’

하지만 2층에도 누군가의 흔적만 있을 뿐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그럼 3층에 있나?’

계단으로 돌아온 수혁은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보며 생각했다. 저택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1층에도 없고 2층에도 없으니 남은 것은 3층뿐이었다.

‘오, 저기에는 뭔가 있을 것 같은데.’

3층으로 올라온 수혁은 복도 끝에 자리 잡은 거대한 문을 볼 수 있었다. 여태까지 보았던 1층, 2층의 문들은 물론 3층에 있는 다른 방문보다 거대했고 화려한 문이었다.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끼이익

수혁은 거대하고 화려한 문이 있는 복도 끝으로 움직이며 가는 길에 있는 방들을 확인했다.

‘흔적도 없네.’

3층의 방들은 1층, 2층의 방과 달리 흔적조차 없었다.

저벅!

그렇게 여러 방들을 확인하며 복도 끝에 도착한 수혁은 거대하고 화려한 문을 보며 생각했다.

‘뭐가 있으려나.’

문 안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설마 3층의 다른 방처럼 텅 비어 있을까? 수혁은 생각을 하며 문을 열었다.

끼이익

“……!”

문을 연 수혁은 안쪽을 볼 수 있었고 움찔했다. 수혁이 움찔한 이유, 그것은 바로 방 안에서 롱소드를 쥔 채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사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넌 누구냐.”

롱소드를 쥔 사내가 수혁에게 검을 겨누며 물었다. 수혁은 사내의 물음에 입을 열었다.

“해키드라는 사람을 찾고 있는데 말이야…….”

물론 사내의 물음에 대한 답을 한 게 아니었다. 수혁의 입에서 나온 것은 수혁이 이곳에 온 이유였다.

‘비밀 공간이 있는 건가.’

사내에게 말하며 수혁은 방 내부를 둘러보았다. 방 안에 있는 것은 사내뿐이었다. 해키드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해키드는 저택 어딘가에 있다. 그런데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저택 어딘가에 비밀 공간이 있음을 의미했다.

“……!”

수혁의 답에 사내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비록 수혁이 직접적으로 답을 해 준 것은 아니었지만 ‘해키드’라는 단어로도 충분히 답이 되었다.

“붉은 늑대들의 보고가 올라오지 않는 것.”

놀란 표정을 지었던 사내는 곧 놀람을 추스르고 굳은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그것이 네 녀석과 관련이 있나?”

수혁은 사내의 물음에 생각했다.

‘이 녀석이 수장인가 보네.’

사내는 보고를 받는 위치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말은 붉은 늑대들의 수장이라는 뜻이었다.

“어디에 있는지 알려 줬으면 하는데.”

수혁은 이번에도 물음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

사내, 로스는 수혁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수혁이 물음에 답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과 붉은 늑대들에게 변고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하필 이때.’

로스는 수혁을 주시하며 생각했다.

‘방금 갔으니 적어도 1시간 이상은 걸릴 텐데.’

상황이 좋지 않았다. 방금 전 카르텐을 보냈다. 카르텐이 돌아오는 데에는 적어도 1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해키드라는 인간을 찾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지?”

잠시 생각을 하던 로스는 수혁에게 물었다.

“찾으면?”

수혁은 로스의 물음에 반문을 한 뒤 곧장 이어 말했다.

“가야지.”

퀘스트 ‘납치된 해키드’의 완료 조건은 해키드를 저택에서 탈출 시키는 것이었다. 해키드를 찾으면 곧장 저택을 나올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어 퀘스트 ‘납치당한 해키드’를 완료하기 위해 로미안의 비밀 거처로 향할 예정이었다.

“……알겠다.”

수혁의 답에 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내해 주지.”

106.

로스의 말에 수혁은 생각했다.

‘이렇게 순순히?’

이렇게 바로 안내를 해 주겠다는 말이 나올 줄 몰랐다. 당연히 다툼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 후에 단서를 얻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수혁이었다.

“근데 조금 떨어져서 움직였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로스가 말했다.

“좋아.”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로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 역시 거리를 좁히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벅저벅

수혁은 뒤로 걸음을 옮겨 문에서 떨어졌다. 그렇게 문에서 수혁이 떨어지자 안에 있던 로스가 여전히 롱소드를 쥔 채 수혁을 주시하며 방에서 나왔다.

“통성명 좀 하지? 난 로스다.”

방에서 나온 로스가 수혁에게 말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가롯이다.”

좋은 상황도 아닌데 괜히 본명을 밝힐 필요는 없었다. 수혁은 급히 가명을 만들어내 로스에게 답했다. 그렇게 서로 통성명을 한 수혁과 로스는 서로를 경계하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뒤, 수혁은 로스를 따라 1층에 도착했다. 1층에 도착한 로스는 거실에 있는 책장에서 책을 빼냈고 곧 책장이 움직이며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타났다.

‘지하가 있었구나.’

1층, 2층, 3층 그 어디에서도 해키드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비밀 공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비밀 공간이 바로 지하였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앞장서서 가지. 혹시나 뒤를 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로스는 수혁에게 협박이 담긴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는 먼저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수혁은 혹시나 로스가 허튼 짓을 할까 재빨리 로스의 뒤를 따라 내려갔다.

다다닥!

점점 로스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혹시나 했는데 진짜 허튼 짓을 할 생각인 것 같았다.

‘인질을 삼을 생각인가?’

설마 해키드를 인질로 삼을 생각인 것일까?

‘그냥 죽일걸.’

지하 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발견한 순간 로스를 죽일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혹시나 로스가 필요할까 미뤘던 것인데 괜히 미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장님?”

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로스가 아니었다. 다른 이였다.

‘저택에 다른 사람이 있었구나.’

로미안의 거처에서 많은 이들을 죽였고 1층, 2층이 전부 비어 있어 저택에 있는 건 로스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앞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바로 그 증거였다.

저벅!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앞에 선 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로스와 그 옆에 나란히 서 있는 세 사내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세 사내는 각각 방패, 채찍, 단검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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