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
제69화
“저 한 가지 여쭤 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네.”
“여기 나와 있는 연금술사 코라라는 분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아뇨.”
NPC라면 코라에 대해 알고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다. 수혁은 NPC의 답에 다시 고개를 내려 의뢰 ‘연금술사 코라의 준비물’을 자세히 확인했다.
-연금술사 코라의 준비물!
오크의 눈알 50개, 오우거의 심장 2개, 토끼의 간 20개.
보상 : 50골드와 코라의 특제 포션 5개
“이걸로 할게요.”
보상을 확인한 수혁은 NPC에게 말했다. 의뢰 목록의 코라와 특수 퀘스트의 코라가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보상을 보니 그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였다.
‘이 정도면…….’
오크의 눈알은 50개나 구해야 했고 오우거의 심장은 2개지만 드랍률이 지극히 낮다. 토끼의 간 역시 쉽게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었다. 즉, 난이도가 상당한 퀘스트였다.
‘경매장도 있고.’
그럼에도 수혁이 ‘연금술사 코라의 준비물!’을 하겠다는 이유는 보상에 나온 특제 포션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하드락에 경매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굳이 직접 사냥을 해 구할 필요가 없었다. 골드만 있으면 된다.
[퀘스트 ‘연금술사 코라의 준비물!’을 수락하셨습니다.]
“의뢰 완료는 2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NPC가 말했다. 의뢰를 받을 수 있는 건 1층이었다. 그러나 완료는 1층이 아닌 2층에서 이루어진다.
“예.”
메시지를 보고 있던 수혁은 NPC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용병 사무소에서 나와 경매장으로 향했다.
경매장으로 걸음을 옮기며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방금 전 받은 의뢰 아니, 퀘스트 ‘연금술사 코라의 준비물!’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연금술사 코라의 준비물!>
연금술사 코라는 특별한 포션을 만들고 있다. 그 포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래 아이템이 필요하다. 아이템을 구하라!
[오크의 눈알 : 0 / 50]
[오우거의 심장 : 0 / 2]
[토끼의 간 : 0 / 20]
퀘스트 보상 : 50골드, 미친 연금술사 코라의 특제 포션 5개
“……!”
퀘스트를 확인한 순간 수혁은 멈칫했다.
‘맞구나!’
혹시나 했는데 의뢰 목록의 코라와 특수 퀘스트의 코라는 동일 인물이었다. 퀘스트 보상이 바로 그 증거였다.
‘이것만 완료하면 특수 퀘스트도 완료할 수 있겠네.’
퀘스트 보상은 2개였다. 50골드와 미친 연금술사 코라의 특제 포션 5개. 특수 퀘스트 ‘강인한 체력’의 두 번째 조건이 미친 연금술사 코라의 특제 포션을 2개 복용하는 것이었다. 이번 퀘스트만 완료하면 특수 퀘스트도 완료할 수 있다.
‘어떻게 강화되려나.’
특수 퀘스트 ‘강인한 체력’의 보상은 스텟 ‘체력’의 강화였다. 어떤 식으로 강화가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아이템 삽니다! 급처 아이템 사요!”
“모든 잡템 구매합니다! 안 사는 거 없어요! 일단 오세요! 가격 잘 쳐드립니다!”
“영웅 등급 방어구 세트 팝니다! 전사용임! 100레벨대 전사 분들이 입으면 참으로 좋은데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
경매장 앞에는 수많은 유저들이 자리를 잡은 채 자신의 목소리를 뽐내고 있었다. 수혁은 유저들의 외침을 들으며 경매장으로 들어갔다.
스윽
경매장에 들어간 수혁은 경매장 내부를 한번 훑어보았다.
‘저쪽이 경매하는 곳인가.’
왼쪽에는 오른쪽보다 배는 더 많은 유저들이 몰려 있었다. 왼쪽에서 실시간 경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 같았다.
물론 수혁의 목적은 실시간 경매가 아니었다. 왼쪽을 보던 수혁은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경매창 좀 열어 주세요.”
NPC의 물음에 수혁이 답했다.
스악
그러자 수혁의 앞에 거대한 창이 하나 나타났다. 경매창이었다. 처음 경매창을 열어 본 수혁은 신기한 눈빛으로 경매창을 훑어보고는 이내 이용을 시작했다.
‘일단…….’
수혁이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오크의 눈알’이었다. 역시나 잘 나오는 아이템이라 그런지 매물이 많았다.
‘하나에 1골드? 엄청 싸네?’
매물이 많아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 가치가 낮아 그런 것일까? 가격 역시 개당 1골드로 저렴했다.
50개를 전부 산다고 해도 50골드였다. 50골드는 수혁에게 큰돈이 아니었다. 수혁은 바로 오크의 눈알 50개를 구매했다.
[오크의 눈알 50개를 획득합니다.]
오크의 눈알을 구매한 수혁은 이어 오우거의 심장을 검색했다. 이내 경매창에 매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가격을 확인한 수혁은 침음을 내뱉었다.
‘150골드라…….’
오우거의 심장은 오크의 눈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쌌다. 무려 150골드, 2개를 사야 하니 300골드였다. 현금으로 치면 3만원.
‘3만 원 정도야. 뭐.’
물론 비싸긴 하지만 그건 오크의 눈알과 비교해 비싸다는 것이지 수혁에게는 그리 부담되는 금액이 아니었다.
[오우거의 심장 2개를 획득합니다.]
오우거의 심장을 구매한 수혁은 마지막으로 토끼의 간을 확인했다.
“……?”
그리고 토끼의 간을 확인한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이리 비싸? 하나에 3골드?’
생각보다 토끼의 간은 비쌌다. 오크의 눈알처럼 하나 혹은 두개에 1골드라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하나에 3골드였다.
‘잘 안 나와서 그런가?’
매물의 수를 확인해보니 오크의 눈알보다 적었다. 아무래도 잘 나오지 않는 아이템이라 그런 것 같았다.
[토끼의 간 20개를 획득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토끼의 간을 구매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수혁은 토끼의 간을 구매한 뒤 경매창을 닫았다. 그리고 경매장에서 나와 용병 사무소로 걸음을 옮기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연금술사 코라의 준비물!>
연금술사 코라는 특별한 포션을 만들고 있다. 그 포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래 아이템이 필요하다. 아이템을 구하라!
[오크의 눈알 : 50 / 50]
[오우거의 심장 : 2 / 2]
[토끼의 간 : 20 / 20]
퀘스트 보상 : 50골드, 미친 연금술사 코라의 특제 포션 5개
오크의 눈알, 오우거의 심장, 토끼의 간까지 모든 조건을 충족한 상황이었다. 이제 용병 사무소에서 완료만 하면 된다.
얼마 뒤 용병 사무소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수많은 유저들이 줄을 서 있던 1층과 달리 2층은 매우 한산했다. 거기다 2층은 등급별로 카운터가 있는 게 아니라 통합이었다.
“용병패를 주시겠습니까?”
수혁은 줄을 설 필요도 없이 볼일을 볼 수 있었다.
“여기요.”
NPC의 말에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어 용병패를 꺼내 건넸다. 용병패를 받은 NPC는 용병패를 마법진이 각인되어 있는 철판 위에 올렸다.
스아악
그러자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연금술사 코라의 준비물!’을 완료하였습니다.]
“승급 의뢰셨군요. E등급 용병패부터는 이름을 각인해야 돼서 그런데 이름을 알려 주시겠습니까?”
메시지를 보던 수혁은 NPC의 말에 입을 열었다.
“수혁입니다.”
“그럼 잠시…….”
수혁의 답에 NPC가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NPC가 나왔다. NPC의 손에는 두 가지가 들려 있었다. 하나는 철로 만들어진 용병패였고 또 하나는 상자였다.
“여기 용병패와 의뢰 보상입니다.”
자리에 도착한 NPC가 상자와 용병패를 내밀었다.
‘이제 진짜 용병이 된 것 같네.’
수혁은 상자와 용병패를 보며 생각했다. F등급 용병패는 목패였다. 거기다 F라는 단어 하나만 각인되어 있었다.
그러나 E등급 용병패는 철로 만들어져 있었고 등급뿐만 아니라 이름 역시 선명히 각인되어 있었다. 이제야 진짜 용병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안녕히 계세요.”
수혁은 상자와 용병패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와 E등급 카운터의 줄을 확인했다.
‘둘 다 기네.’
E등급 카운터는 2개였다. 그리고 줄을 서 있는 유저들의 수는 두 쪽 모두 같았다. 수혁은 오른쪽 줄에 선 뒤 차례를 기다리며 의뢰 보상으로 받은 상자를 사용했다.
[50골드를 획득합니다.]
[미친 연금술사 코라의 특제 포션 5개를 획득합니다.]
수혁은 ‘미친 연금술사 코라의 특제 포션’의 정보를 확인했다.
<미친 연금술사 코라의 특제 포션[특별]>
복용 시 5개의 효과 중 하나를 얻을 수 있다.
1. 생명력 30% 회복
2. 마나 30% 회복
3. 생명력 15% 회복 후 10분간 전체 생명력 +1000
4. 20분간 전체 생명력 +10000
5. 20분간 전체 마나 +10000
‘그냥 포션이네.’
앞에 미친이라는 단어가 붙었기에 혹시나 감탄을 할 만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포션이었다.
‘이러면 굳이 아낄 필요가 없지.’
그냥 포션인데 아낄 필요가 없었다.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 수혁은 연달아 포션을 2개 복용했다. 그리고 바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특수 퀘스트 ‘강인한 체력’의 완료 버튼이 활성화 되어 있었다. 수혁은 완료 버튼을 눌렀고 이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특수 퀘스트 ‘강인한 체력’을 완료하였습니다.]
[스텟 ‘체력’이 추가 효과를 얻습니다.]
[체력 1당 더 많은 생명력이 오릅니다.]
“……?”
메시지를 본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명력이 더 오른다고?’
체력 스텟이 강화되며 얻은 추가 효과는 추가 생명력이었다. 물리 방어력이라든가 특별한 것을 기대했던 수혁의 입장에서는 살짝 아쉬운 효과였다.
‘얼마나 오르려나…….’
아쉬운 표정으로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
그리고 생명력을 확인한 수혁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사라졌다. 그리고 놀람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다음 분!”
NPC가 외쳤다. 수혁의 차례였다. 그러나 수혁은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정확히 말해 NPC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이런 미친.’
수혁은 멍하니 생명력을 보았다.
직업 : 대마도사의 후예
레벨 : 102
경험치 : 62%
생명력 : 111600
마나 : 63800
포만감 : 74%
힘 : 40 (+10)
민첩 : 35 (+16)
체력 : 1108 [554 (+10)]
지혜 : 3190 (+10)
6만이 되지 않았던 생명력이 10만을 넘어가고 있었다.
‘얼마나 더 오른 거야?’
원래 체력 1당 오르는 생명력은 50이었다. 그런데 이번 체력 스텟이 강화되며 체력 1당 오르는 생명력이 어마어마하게 커진 것 같았다. 수혁은 계산했다. 1당 50에서 1당 얼마가 된 것일까?
‘……100!’
이내 계산이 끝났고 수혁은 침을 꼴깍 삼켰다. 체력 1당 오르는 생명력은 100이었다. 2배가 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체력 2배 스킬이 있는 수혁이었다. 일반 유저가 체력을 1 올리면 50의 생명력이 오른다. 그러나 수혁의 경우 200이 오른다. 무려 4배 차이. 말도 안 되는 차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