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
제56화
“파이어 스톰.”
그리고 파이어 스톰을 시전했다. 캐스팅 바가 나타났고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아 수혁은 무사히 캐스팅을 끝낼 수 있었다.
화르륵!
캐스팅 바가 사라지고 파이어 스톰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 사라지네?’
파이어 스톰이 나타나고 점점 진해지던 독연기가 연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완전히 사라졌다.
‘태우고 있는 거구나.’
수혁은 파이어 스톰 안에서 꿈쩍 않는 독두꺼비를 보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독 연기가 사라진 것은 독두꺼비가 독을 뿜어내면 파이어 스톰이 태워 버리기 때문인 것 같았다.
“파이어 볼, 플레임, 파이어 스피어, 불놀이.”
수혁은 독두꺼비에게 마법을 날리며 생각했다.
‘각성이 있으려나?’
바람의 골렘은 1차, 2차 각성이 있었다. 과연 독두꺼비도 각성이 있을까?
바로 그때였다.
-통과를 축하한다.
독두꺼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통과?’
독두꺼비의 말에 수혁이 의아해하던 그때.
[독두꺼비를 처치하셨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독의 문이 개방되었습니다.]
[스킬 ‘대마도사’가 강화됩니다.]
[스킬 퀘스트 ‘독수’가 생성됩니다.]
[스킬 퀘스트 ‘포이즌 프로그’가 생성됩니다.]
[스킬 퀘스트 ‘포이즌 스피어’가 생성됩니다.]
[스킬 퀘스트 ‘포이즌 필드’가 생성됩니다.]
.
.
.
‘……끝이야?’
수혁은 무수히 나타난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쉽다고?’
쉬웠다. 너무나도 쉬웠다. 메시지를 보고 있음에도 개방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난이도가 너무 차이 나잖아.’
수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바람의 문을 개방할 때와 비교해 난이도 차이가 너무나도 심했다. 아무리 독이 불에 약하다고 해도 너무 쉽지 않은가?
메시지를 보던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독의 문이 개방되며 생성된 스킬 퀘스트들의 완료 조건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다행이네.’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수혁은 완료 조건을 확인 후 미소를 지었다. 다행히도 완료 조건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재료 받으러 바로 갈까?’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스킬 창을 열었다. 불의 문을 개방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스킬 ‘대마도사’가 강화됐다. 어떤 효과가 추가되었을지 기대됐다.
“헐.”
스킬 ‘대마도사’를 확인한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미친.”
절로 욕이 나왔다.
“개사기잖아.”
너무나도 사기적으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대마도사[패시브]>
숙련도 : -
특수 효과 : 1.마법 공격 시 추가 대미지 100%
2. 마법 시전 시간 15초 감소
3. 마법 공격 시 일정 확률로 대상을 중독시킨다.
수혁은 강화된 스킬 ‘대마도사’의 효과를 보며 생각했다.
‘시전 시간이 15초 감소?’
강화되기 전에는 10초였다. 그런데 5초가 증가해 15초가 되었다. 물론 문제는 5초가 늘었다는 점이 아니었다.
‘앞에 왜 속성이 없어?’
앞에 있던 불 속성이 사라졌다.
57.
‘이러면…….’
원래는 불 마법의 시전 시간만 10초 감소였다.
‘모든 마법을 감소시켜 주는 거 아냐?’
하지만 앞에 불 속성이 사라진 지금은 아니었다. 모든 마법의 시전 시간이 15초 감소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설마 개방된 속성이 2개라서?’
추가된 세 번째 효과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수혁의 관심은 오직 두 번째 효과에만 가 있었다.
한동안 스킬 ‘대마도사’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스킬 창을 닫았다. 그리고 나머지 8개의 문을 보며 생각했다.
‘200레벨에는 뭘 열어야 되나?’
200레벨이 되면 문을 또 개방할 수 있다. 그때는 어떤 문을 개방해야 될까?
‘찍고 생각하자.’
이제 100이다. 200을 찍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수혁은 미리 고민할 필요 없다며 생각을 마치고 오른쪽 통로를 따라 워프 마법진으로 향했다.
‘재료는 지금 말하는 게 낫겠지?’
원래는 도서관에 갈 예정이었다. 퀘스트도 끝났고 사냥도 안 하고 남은 것은 도서관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독의 문을 개방하는 데 성공한 수혁은 계획을 살짝 수정했다.
‘그래, 준비되지 않은 아이템이 있을 수 있으니까.’
재료가 다 준비되어 있다고 했지만 없는 것이 있을 수 있었다. 수혁은 파비앙을 만나 퀘스트 완료에 필요한 재료들을 말해 주고 도서관에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독의 마탑으로 이동했다.
* * *
“그리고 마지막으로 3등급 마나석 100개요!”
“…….”
파비앙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반대편에 앉아 있는 수혁을 바라볼 뿐이었다.
“내일 올까요?”
“어?”
수혁의 말에 정신을 차린 파비앙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 그래. 내일까지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파비앙의 말에 수혁이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비앙은 자리에서 일어난 수혁에게 말했다.
“진짜 그 마법들을 사용할 수 있겠어?”
“네! 내일 뵐게요!”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답한 뒤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갔다. 파비앙은 수혁이 나간 문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려 메모지를 보았다.
‘이 많은 걸 다?’
수혁이 필요하다 말한 재료들이 빽빽이 적혀 있는 메모지.
‘책을 준 지 얼마나 됐다고…….’
얼떨떨함이 가득했던 파비앙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역시 미친 재능이야!’
책을 준 지 몇 달이 지난 것도 아니었다. 고작 몇 시간이다. 그런데 책에 있던 마법 대부분을 습득한 것 같았다. 말도 안 되는 재능이었다.
‘완벽히 사용하지는 못하겠지.’
물론 습득했다고 완벽히 사용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완전히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 하지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스윽
파비앙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메모지를 들고 방에서 나와 부마탑장 케일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케일!”
케일의 방 앞에 도착한 파비앙은 노크와 함께 외쳤다.
끼이익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케일이 나왔다.
“무슨 일이라도…….”
“여기!”
파비앙은 케일의 말을 자르며 메모지를 내밀었다. 케일은 일단 파비앙이 내민 메모지를 받았다.
“……?”
그리고 메모지를 확인한 케일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뭡니까?”
“내일까지 준비 가능해?”
“……내일이요?”
“응. 가능해?”
파비앙의 말에 케일은 고개를 내려 다시 한 번 메모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쓰여 있는 것들을 쭉 확인한 케일은 고개를 들며 답했다.
“지금 당장 준비하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근데 어디에 쓰시려는 건지…….”
“우리의 희망께서 필요하시대.”
“아…….”
“부탁해!”
“예, 알겠습니다.”
* * *
“안녕하세요.”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사서에게 증표를 건넸다. 그리고 도서관으로 들어와 곧장 책장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라만 왕국의 헤르딘이라고 했지.’
3일 뒤 가족 여행이 있다. 이번 가족 여행은 여태까지와 달리 현실이 아닌 판게아에서 보낼 예정이었다.
여행지는 라만 왕국의 해변 도시 헤르딘. 판게아 내에서는 물론 현실에서도 유명한 관광 도시였다.
‘워프비가 얼마나 나오려나.’
대륙 중앙에 자리 잡은 마탑. 그리고 대륙 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라만 왕국. 마탑과 라만 왕국의 거리는 상당히 멀었다.
‘4번은 해야 될 건데.’
적어도 워프를 4번은 해야 될 것이다.
‘돌아올 때야 아공간으로를 사용하면 되니까.’
갈 때가 문제지 돌아올 때는 상관없었다. 수혁에게는 스킬 ‘아공간으로’가 있었다. 아공간에 있는 워프 마법진을 이용해 마탑으로 돌아오면 돈도 안들이고 아주 짧은 시간에 마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바로 그때였다.
멈칫!
생각에 잠긴 채 걸음을 옮기던 수혁이 걸음을 멈췄다.
‘……뭐야?’
걸음을 멈춘 수혁의 표정에는 놀람이 가득했다.
‘보라색?’
수혁이 놀란 이유, 그것은 바로 정복한 책장에 색이 바뀐 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보라색이었다.
‘보라색이면 직업 퀘스트 아닌가?’
현재 수혁의 직업인 대마도사의 후예. 대마도사의 후예의 직업 퀘스트를 준 책이 보라색 책이었다.
‘특수 직업은 다른 직업으로 전직 못 할 텐데?’
특수 직업은 다른 특수 직업은 물론 일반 직업으로도 전직이 불가능했다.
‘설마 직업 퀘스트가 아닌 건가?’
직업 퀘스트를 받았었기에 보라 책은 당연히 직업 퀘스트를 주는 책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이는 보라 책을 보니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다. 수혁은 일단 확인을 해 보기 위해 보라 책이 꽂혀 있는 책장으로 다가갔다.
‘아니, 그보다 내가 뭘 한 게 없는데?’
이미 읽었던 책이다. 그런데 색이 바뀌었다는 것은 무언가 조건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근데 수혁은 한 게 없었다. 수혁은 의아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책장에 도착했고 보라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어?’
확인을 한 수혁은 놀랐다. 책의 제목은 『독 마법이란』이었다. 물론 수혁이 놀란 것은 제목 때문이 아니었다. 오른쪽 하단에 쓰여 있는 단어 때문이었다.
‘라피드?’
라피드. 책 오른쪽 하단에는 ‘라피드’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수혁은 라피드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대마도사 라피드? 설마 그 라피드가 쓴 거야?’
당연히 알 수밖에 없었다.
‘독의 문을 개방하는 게 조건이었나?’
아무래도 독의 문을 개방하는 것이 조건이었던 것 같았다.
‘잠깐…….’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주변에 있는 책들을 확인했다. 혹시나 다른 속성 마법에 대한 라피드의 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없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하긴 여기 있었으면 진즉 봤겠지.’
독 마법에 대한 책이 있으니 불 마법에 대한 책도 있을 것이다. 수혁은 진즉 불의 문을 개방했다. 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리 없다.
‘도서관에 있긴 할까?’
아직 확인하지 않은 곳이 있었다.
‘한번 확인해 봐야겠어.’
수혁은 보라색으로 변한 『독 마법이란』을 들고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책장을 하나하나 확인하던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있다!’
아직 정복하지 않은 책장에 보라색으로 반짝이는 책이 있었다. 수혁은 재빨리 걸음을 옮겨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역시!’
책의 제목은 『불 마법이란』이었다. 오른쪽 하단에는 역시나 ‘라피드’가 쓰여 있었다. 수혁은 『독 마법이란』과 『불 마법이란』 두 책을 들고 책상으로 돌아왔다.
‘어떤 퀘스트를 주려나?’
다 읽고 나면 어떤 퀘스트를 줄지 기대가 됐다. 수혁은 우선 『불 마법이란』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
.
.
고대의 불은…….
‘응?’
책을 읽던 중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대의 불? 이런 스킬도 있나?’
수혁이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 그것은 바로 책에 나와 있는 마법 때문이었다. 책 『불 마법이란』에는 불 속성 마법의 종류와 설명이 쓰여 있었다. 그런데 ‘고대의 불’이란 마법을 수혁은 본 적 없었다. 처음 듣는 마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