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39화 (39/553)

# 39

제39화

* * *

“매직 미사일.”

쾅!

늑대가 쓰러졌다. 수혁은 쓰러진 늑대에서 시선을 돌려 주변을 확인했다. 주변에는 더 이상 살아 있는 늑대가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확인한 수혁은 이어 드랍 창을 보았다.

-늑대 가죽 14장

-늑대 앞발 5개

-늑대 송곳니 7개

중간중간 습득했음에도 드랍 창에는 많은 아이템들이 남아 있었다. 수혁은 드랍 아이템을 습득하고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인벤토리에는 늑대 가죽, 앞발, 송곳니 3종류의 아이템이 가득 쌓여 있었다.

“얼마나 나오려나.”

전부 판매하면 얼마나 나올까? 기대가 됐다.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수혁은 인벤토리를 닫은 뒤 캐릭터 창을 열었다. 캐릭터 창을 여는 수혁의 표정은 인벤토리를 열 때와 달리 조금 어두워져 있었다. 정확히는 짜증이 살짝 보이고 있었다.

직업 : 대마도사의 후예

레벨 : 18

경험치 : 9%

생명력 : 5250

마나 : 36620

포만감 : 62%

힘 : 15

민첩 : 25 (+6)

체력 : 99

지혜 : 1832

“이제 다른 곳으로 가야 되나?”

17레벨 때도 느낀 것인데 경험치가 너무 안 올랐다. 이곳에서 늑대를 잡아 19레벨을 찍으려면 한세월이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학살자 칭호도 얻었고.”

18레벨을 찍으며 수많은 늑대들을 학살했다. 그리고 수혁은 칭호를 하나 얻었다. 바로 ‘늑대 학살자’였다.

-늑대 학살자 (민첩 +3)

수혁에게 큰 의미가 없는 스텟인 민첩. 민첩을 3 증가 시켜 주는 칭호였다.

“그래, 그만 잡자.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더 낫겠어.”

학살자 칭호도 얻었는데 더 이상 늑대를 잡을 이유가 없었다. 상위 몬스터를 잡는 게 더 효율이 좋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은 후 성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제 사냥은 끝났다. 도서관에 갈 시간이었다.

“곰 잡으러 가실 분! 25 불법입니다!”

“19 치유법 탱으로 곰 사냥 갑니다! 경험 있어요!”

얼마 뒤 수혁은 동쪽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파티와 파티원을 구하고 있었다. 수혁은 유저들을 지나쳐 성으로 들어왔다.

‘일단 템부터 처분하자.’

도서관에 가기 전 해야 될 일이 있다. 바로 아이템을 처분하는 것이었다.

‘늑대 잡템은 대지의 마탑이 많이 준다고 했지?’

중앙 마탑 말고 다른 마탑에서도 아이템을 판매할 수 있다. 가격도 제각기 다르다. 마탑마다 선호하는 아이템이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수혁이 가지고 있는 늑대 가죽, 앞발, 송곳니의 경우 대지의 마탑에서 가장 비싸게 구매를 해 준다고 인터넷에 쓰여 있었다.

양이 적다면 아까처럼 중앙 마탑에 판매하겠지만 어마어마한 양을 가지고 있는 수혁은 대지의 마탑으로 방향을 잡았다.

“어서 오십쇼!”

이내 수혁은 대지의 마탑에 도착했다.

웅성웅성

‘역시 많아.’

대지의 마탑이 비싸게 구매하는 것은 늑대가 드랍 하는 잡템뿐만이 아니었다. 여우, 곰 등 몬스터들이 드랍 하는 잡템들은 대부분 비싸게 구매한다. 그 때문에 대지의 마탑에는 항상 많은 유저들이 있었다. 수혁은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무엇을 찾으십니까!”

“이것들 좀 팔려구요.”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의 차례가 되었고 수혁은 NPC의 말에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우선 늑대 가죽을 꺼내기 시작했다.

“잠시만요. 좀 많아서.”

현재 보유 중인 늑대 가죽은 932장. 늑대 가죽이 인벤토리에서 차지하는 칸은 하나지만 한 번에 꺼낼 수 있는 수량은 최대 10개였다. 수혁은 10개씩 끊임없이 내려놓기 시작했다.

그러한 행동을 40번 반복했을 때.

“……잠시만요!”

수혁의 앞에 있던 담당 NPC 코르세가 외쳤다.

“……?”

코르세의 외침에 수혁은 막 꺼내던 늑대 가죽을 내려놓은 뒤 의아한 표정으로 코르세를 보았다.

“얼마나 더 있으시죠?”

수혁이 멈추자 코르세가 물었다. 코르세의 물음에 수혁은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400개를 꺼냈고 532장이 남아 있었다.

“532장요.”

“……어마어마한 주머니를 가지고 계시군요.”

코르세는 수혁의 답에 놀란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자리를 옮겨도 되겠습니까? 이곳에서 그 많은 양을 구매하기에는 자리가 좁아서…….”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코르세는 말을 마쳤다.

“네.”

수혁은 코르세의 답에 꺼냈던 가죽들을 다시 인벤토리에 넣었다. 꺼낼 때 10개의 제한이 있는 것이지 넣을 때에는 제한이 없다.

가죽 400장은 금세 인벤토리로 돌아왔다. 모든 가죽을 회수한 수혁은 코르세의 뒤를 따라 안쪽으로 이동했다.

“저거 늑대 가죽이지?”

“어, 대박.”

“어떻게 저 많은 걸…….”

“고렙 아냐?”

“하긴 독마법사니 본 레벨에서 사냥은 안 될 테고.”

“그래도 대박이긴 대박이다. 며칠이나 노가다했을까?”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수혁은 유저들의 중얼거림을 들을 수 있었다. 바로 뒤에 줄을 서 수혁이 꺼내던 늑대 가죽 수백 장과 코르세와의 대화를 들었던 유저들은 조금 큰 오해를 한 것 같았다. 물론 오해를 풀 이유는 없었기에 수혁은 묵묵히 코르세의 뒤를 따랐다.

“이곳에 꺼내 주시겠습니까?”

이내 목적지에 도착했고 코르세가 말했다. 코르세의 앞에는 거대한 탁자가 있었다. 수혁은 바로 인벤토리를 열어 늑대 가죽을 꺼내기 시작했다.

‘꺼내는 것도 일이야.’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내는 건 쉽다. 하지만 아무리 쉬워도 수십 번 반복을 하니 일이 되었다.

“다 꺼냈습니다.”

이내 마지막 2장까지 꺼낸 수혁은 코르세에게 말했다.

“아,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네.”

코르세는 수혁의 답을 듣고 늑대 가죽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약간 탄 것들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상태가 괜찮군요.”

꽤나 긴 시간 늑대 가죽을 살피던 코르세가 이내 확인을 끝내고 수혁에게 말했다.

“700골드 어떠십니까?”

“……700골드요?”

수혁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많이 주는 거 아냐?’

중앙 마탑에서는 2장을 판매해야 1골드를 받을 수 있다. 즉, 중앙 마탑에 팔았다면 466골드를 받았을 것이다.

‘이래서 아이템 구매하는 유저들이 많았던 건가.’

중앙 마탑에서는 잡템을 사겠다는 유저들 역시 많았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차익을 보니 이해가 됐다.

“예, 팔겠습니다.”

수혁은 자신의 답을 기다리는 코르세에게 답했다.

“감사합니다.”

코르세는 수혁의 답에 미소를 지었고.

스아악

탁자에서 빛이 났다. 그리고 위에 있던 늑대 가죽들이 전부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한 번에 아이템을 500개 이상 판매하셨습니다.]

[칭호 : 판매자를 획득합니다.]

칭호 획득 메시지였다.

“여기 있습니다.”

메시지를 보고 있던 수혁은 코르세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코르세가 내밀고 있는 주머니를 받았다.

주머니는 가벼웠다. 700골드가 들어 있을 주머니가 아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미 NPC와 거래를 해 보았던 수혁은 주머니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러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700골드를 획득합니다.]

인벤토리에는 방금 수혁이 넣은 주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메시지에 나온 대로 보유 골드가 700 증가해 있었다.

“좋은 거래 감사드립니다.”

코르세가 말했다. 수혁은 코르세의 말에 인벤토리에서 송곳니 10개를 꺼냈다.

“앞으로도 잘 부탁…….”

인사를 하며 밖으로 안내를 하려던 코르세는 수혁이 꺼낸 송곳니를 보고 말을 멈췄다. 수혁은 코르세에게 말했다.

“아직 팔 게 남아서요.”

* * *

“안녕히 가십쇼! 다음에도 절 꼭 찾아 주십쇼! 코르세입니다!”

코르세가 공손히 인사했다.

“네, 안녕히 계세요.”

늑대 송곳니와 앞발까지 전부 처분한 수혁은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으로 걸음을 옮기며 수혁은 방금 전 아이템들을 처분하며 획득한 칭호 ‘판매자’를 확인했다.

-판매자 (힘, 체력 +5)

‘와.’

칭호 ‘판매자’의 효과를 확인한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힘과 체력이 5나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이거 알려지면 장난 아니겠네.’

아직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지 않은 정보였다. 알려진다면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수혁은 이어 인벤토리를 열었다.

‘흐.’

보유 골드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늑대 가죽을 700골드에 판매한 뒤 수혁은 앞발과 송곳니도 판매했다. 앞발과 송곳니는 각각 400골드씩 받았다. 총 1500골드나 되는 어마어마한 거금이 생긴 것이다.

‘이러니 골드 시세가 급속도로 떨어지지.’

어째서 골드 시세가 급락한 것인지 알 것 같았다.

‘더 배울 수 있겠어.’

수혁은 인벤토리를 닫았다. 1500골드면 스킬 퀘스트를 몇 개 더 깰 수 있다. 어디로 사냥 갈지 아직 정하지는 않았지만 어딜 가든 스킬이 추가된다면 수월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긴 수혁은 도서관에 도착했다.

“여기요!”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증표를 꺼내 사서 NPC에게 주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장 책장으로 향했다.

멈칫!

“……?”

책장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수혁은 순간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책장을 보았다. 이미 정복한 책장이었다. 분명 모든 책을 읽었다.

“파란색?”

그런데 지금 책 하나가 파란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41.

“조건을 달성한 건가?”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책의 색이 변한다. 이미 읽었던 책이, 읽기 전에 하얀색이었던 책이 파란색이 된 걸 보니 아무래도 조건을 달성한 것 같았다. 수혁은 방향을 돌려 파란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늑대 사냥꾼 카루』?”

파란 책의 제목은 『늑대 사냥꾼 카루』였다. 특정 조건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늑대를 잡아 충족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더 없나?’

걸음을 옮기며 수혁은 이미 정복한 책장들을 확인했다. 혹시나 조건이 충족되어 색이 바뀐 책이 없나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없네.’

혹시는 혹시였다. 색이 바뀐 책은 없었고 수혁은 하얀 책 다섯 권을 꺼내 총 여섯 권을 가지고 책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장 먼저 『늑대 사냥꾼 카루』를 펼쳤다.

.

.

.

아버지의 유품을 그녀석이 가지고 갔다.

.

.

.

결국 그 녀석을 잡지 못했다. 그 녀석에게서 아버지의 유품을 찾아준다면…….

책의 마지막을 읽고 수혁은 책을 덮었다. 색이 바뀌었기에 전과 내용이 달라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기억하는 그대로였다. 내용은 바뀌지 않았다.

스아악

[특수 퀘스트 ‘카루의 유산’이 생성되었습니다.]

책을 덮자 파란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미 읽었던 책이기 때문일까? 지혜가 오르지는 않았다. 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특수 퀘스트 - 카루의 유산>

늑대 사냥꾼 카루. 카루는 아버지의 유품을 어느 한 늑대에게 빼앗겼다. 그 늑대에게서 목걸이를 되찾아라!

[왕늑대 : 0 / 1]

[늑대 : 0 / 100]

[카루의 목걸이 : 0 / 1]

퀘스트 보상 : ???

퀘스트를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역시 또 늑대를 잡으러 가야 되는 건가.’

이제 늑대를 그만 잡을 생각이었다. 늑대의 상위 몬스터인 곰 아니, 곰은 경쟁이 치열하니 그보다 상위 몬스터를 잡으러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퀘스트를 보니 아무래도 늑대를 조금 더 잡아야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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