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화 (4/553)

# 4

제4화

4.

수혁이 물어 볼 것은 도서관의 위치와 이용할 때 필요하다는 무언가였다.

“도서관이요?”

“네.”

“가이드북에 지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 출입증은 도서관에서 50골드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도우미라 그런 것일까? 1초의 멈칫거림도 없이 답이 나왔다.

“아, 네. 안녕히 계세요.”

답을 받은 수혁은 뒤쪽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눈초리에 답을 하고 나왔다. 수혁은 중앙 광장에 비치되어 있는 의자로 걸음을 옮기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가이드북을 펼쳐라!>

카잔에게 받은 가이드북을 펼쳐라!

퀘스트 보상 : 1골드, 딱딱한 빵 1개

방금 전 가이드북을 받음으로 생성 된 퀘스트 ‘가이드북을 펼쳐라!’는 말 그대로 가이드북을 펼치면 완료되는 퀘스트였다. 수혁은 손에 들고 있던 가이드북을 펼쳤다.

[퀘스트 ‘가이드북을 펼쳐라!’가 완료되었습니다.]

[퀘스트 보상을 획득합니다.]

[퀘스트 ‘캐릭터 창을 열어라!’가 생성되었습니다.]

가이드북을 펼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차례대로인가?’

수혁은 메시지와 가이드북의 목차를 보며 생각했다. 가이드북에서 첫 번째로 설명을 해주는 것은 캐릭터 창이었다.

그리고 가이드북을 펼쳐 생성된 퀘스트도 캐릭터 창을 여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목차에 나온 대로 퀘스트가 생성될 것 같았다.

‘그럼 인벤토리가 나오겠네.’

캐릭터 창 다음에 설명되어 있는 건 인벤토리였다. 만약 수혁의 생각이 맞다면 인벤토리 퀘스트가 생성 될 것이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퀘스트 ‘캐릭터 창을 열어라!’가 완료되었습니다.]

[퀘스트 보상을 획득합니다.]

[퀘스트 ‘인벤토리를 열어라!’가 생성되었습니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캐릭터 창 다음으로 생성된 퀘스트는 인벤토리였다. 하지만 수혁은 바로 인벤토리를 열지 않았다. 아직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설명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캐릭터 창에 대한 설명을 읽기 시작했다.

‘힘은 물리 공격력과 약간의 생명력, 민첩은 물리 방어력과 치명타 데미지, 체력은 생명력과 포만감 효율 강화, 지혜는 마법 공격력과 마나. 위 4개 스텟 말고도 여러 개가 있다라……. 마법 방어력은 없나?’

가장 먼저 나온 것은 기본 스텟 4 종류에 대한 설명이었다. 설명을 읽으며 수혁은 캐릭터 창을 확인했다.

레벨 : 1

경험치 : 0%

생명력 : 600

마나 : 200

포만감 : 97%

힘 : 10

민첩 : 10

체력 : 10

지혜 : 10

‘좀 다르네.’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캐릭터 창과는 조금 달랐다.

‘아직 없어서 그런가.’

수혁의 캐릭터 창에는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캐릭터 창과 달리 국적과 직업이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국적과 직업이 아직 없기 때문인 것 같았다. 수혁은 캐릭터 창에 대한 설명을 마저 읽었다.

‘포만감이 0%가 되면 일시적으로 모든 스텟이 50% 감소? -50%가 되면 사망이라.’

설명을 읽던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진득하게 책이나 읽으려고 했는데…….’

도서관에 앉아 진득하게 책이나 읽고 싶었다. 그런데 포만감이 문제였다. 포만감이 0%가 되었을 때 스텟이 감소되는 건 상관없었지만 -50%는 이야기가 다르다. 죽음, 포만감이 -50%가 되어버리면 죽는다.

죽을 경우 레벨과 스텟이 감소한다. 레벨은 1, 스텟은 1~3 랜덤이었다. 문제는 레벨과 스텟이 감소하는 게 아니다. 솔직히 레벨과 스텟이 감소되든 말든 수혁은 상관없었다. 문제는 하루 동안 접속을 할 수 없는 접속 불가 페널티였다.

‘포만감 채우려면 기본적인 골드도 필요하겠네.’

포만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어야 된다. 직접 요리를 할 것도 아니기에 수혁의 경우 음식을 구매할 골드가 필요했다.

‘현질을 할 수는 없고.’

용돈으로 골드를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수혁은 구매를 할 생각이 없었다. 용돈으로는 책을 사야 된다.

‘한다고 해도 지금은 아니지.’

더군다나 게임 초기에는 골드가 어마어마하게 비싼 편이었다. 구매를 한다고 해도 시간이 좀 지나 골드 시세가 안정되었을 때 구매하는 것이 낫다. 수혁은 캐릭터 창에 대한 설명을 전부 읽고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인벤토리에 대한 설명을 확인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 * *

가이드북을 전부 읽고 가이드북 퀘스트도 전부 완료한 수혁은 현재 북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훈련 교관을 찾아서>

가이드북을 통해 기본적인 것을 완벽히 익힌 당신, 당신은 이제 한 가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동쪽, 서쪽, 북쪽, 남쪽에 자리 잡은 초보자 훈련소를 찾아가 훈련 교관에게 말을 걸어라!

퀘스트 보상 : 2골드, 훈련용 검

가이드북 퀘스트를 끝내자 생성된 퀘스트 ‘훈련 교관을 찾아서’ 때문이었다. 퀘스트 ‘훈련 교관을 찾아서’는 말 그대로 훈련교관을 찾아가는 퀘스트였다.

시간이 걸리는 퀘스트라 유저들을 분산시키려는 것인지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는 곳은 한 곳이 아닌 네 곳이었다.

‘도서관 한 번 구경하고 가야지.’

동, 서, 남, 북 네 곳의 훈련소 중 수혁이 북쪽의 훈련소를 선택한 이유. 그것은 바로 도서관 때문이었다.

가이드북 퀘스트를 완료하며 수혁은 15골드를 획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도서관 출입증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50골드가 필요하다.

즉, 35골드가 부족해 지금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도서관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 외관만이라도 수혁은 보고 싶었다.

‘저기서 돌면 나온다!’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지도를 보며 걸음을 옮기던 수혁은 이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야…….’

도서관의 크기는 상당히 컸다. 학교 도서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이 안에 책들이 가득하단 말이지.’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과연 어떤 책들이 있을까? 잠시 동안 도서관을 보던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빨리 모으자.’

어서 50골드를 모으고 싶었다. 50골드를 모아 출입증을 사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차올랐다.

바로 그때였다.

[포만감이 5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벌써?’

메시지를 본 수혁은 포만감이 50%로 떨어졌다는 메시지에 놀라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퀘스트 완료를 통해 보상으로 획득한 딱딱한 빵을 꺼냈다.

‘이걸로 오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보상으로 획득한 딱딱한 빵은 30개였다. 이 30개로 꽤나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생각했던 것만큼은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이거 체력을 많이 올려야겠어.’

체력을 올리면 생명력뿐만 아니라 포만감의 효율 역시 높아진다. 적은 양으로 더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어우, 딱딱해.’

수혁은 딱딱한 빵을 먹기 시작했다. 딱딱한 빵은 이름 그대로 딱딱했다. 돌 만큼은 아니었지만 돌이 생각 날 정도로 정말 딱딱했다.

‘맛도 없네.’

맛이라도 있으면 웃으며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맛 역시 없었다. 수혁은 인상을 찌푸린 채 꾸역꾸역 빵을 씹어 먹었다.

‘현재 체력으로 빵 1개에 30%구나.’

빵을 전부 먹고 포만감을 확인한 수혁은 30%가 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딱딱한 빵 1개가 30%의 포만감을 채워준다는 사실에 수혁은 계산했다.

‘하루에 3개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10일 정도 버티겠네.’

하루에 몇 개나 먹을지 아직 모른다. 그러나 한 끼에 하나를 먹는다는 가정을 한다면 10일을 버틸 수 있다. 현재 보유한 식량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계산을 끝낸 수혁은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 얼마 뒤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많네.’

가이드북을 꼼꼼히 읽느라 시간을 지체해 그런 것일까? 이미 훈련소 안에는 꽤나 많은 이들이 허수아비를 공격하고 있었다. 수혁은 허수아비를 향해 열심히 검을 휘두르는 유저들을 지나쳐 그런 유저들을 지켜보는, 훈련 교관으로 생각되는 이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십니까.”

훈련 교관 앞에 도착한 수혁은 먼저 인사를 했다.

“이름.”

수혁의 인사에도 훈련 교관은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저 무심한 눈빛으로 수혁의 이름을 물어 볼 뿐이었다.

“수혁입니다.”

[퀘스트 ‘훈련 교관을 찾아서’가 완료되었습니다.]

[퀘스트 보상을 획득합니다.]

이름을 답하자 퀘스트가 완료됐다.

“수혁,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내라.”

NPC여도 초보자 훈련을 위한 NPC라 그런지 훈련 교관은 일반 NPC들과 달리 인벤토리에 대해 알고 있었다.

스윽

수혁은 훈련 교관의 말대로 인벤토리를 열어 방금 전 퀘스트 완료를 통해 획득한 훈련용 검을 꺼냈다.

“그 검으로 허수아비를 파괴하고 와.”

훈련 교관은 수혁이 검을 꺼내자 말했다. 그리고 훈련 교관의 말이 끝난 순간 퀘스트가 나타났다.

<허수아비를 파괴하라!>

훈련소 중앙에 있는 허수아비를 2개 파괴하라!

[훈련용 허수아비 : 0 / 2]

퀘스트 보상 : 2골드, 토끼 가죽으로 만들어진 조잡한 가죽 갑옷 상의

‘이래서 치고 있던 거구나.’

어째서 유저들이 허수아비를 치고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네.”

[퀘스트 ‘허수아비를 파괴하라!’를 수락하셨습니다.]

수혁은 훈련 교관의 말에 답했고 퀘스트가 수락됐다. 그리고 수혁이 퀘스트를 수락하자 훈련 교관은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까딱여 허수아비를 가리켰다. 가라는 뜻이었다. 수혁은 훈련 교관의 턱짓에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유저들이 치고 있지 않은 빈 허수아비 앞으로 다가가 허수아비를 향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퍽!

훈련용 검이라 그런 것일까?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허수아비를 향해 검을 휘둘렀지만 베는 게 아니라 두들기는 느낌이 들었다.

‘응?’

바로 그때였다.

‘뭐지?’

허수아비를 향해 검을 휘두르던 수혁은 허수아비의 겨드랑이 부분이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휙!

수혁은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반짝이는 부분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퍽!

검이 작렬한 순간 반짝임이 사라졌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치명타!]

[민첩이 1 상승합니다.]

5.

‘약점이었나?’

치명타가 터진 것을 보아 반짝이던 부분은 허수아비의 약점인 것 같았다. 수혁은 다시 한 번 겨드랑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퍽!

반짝임이 사라져서 그런 것일까? 전과 달리 치명타가 터지지 않았다.

‘반짝여야 되는 건가.’

아무래도 부위가 약점인 게 아니라 반짝임이 있어야 약점이 되는 듯했다.

‘민첩이라.’

수혁은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며 생각했다. 판게아는 레벨 업으로 획득이 가능한 보너스 스텟 5 말고도 행동을 통해 스텟을 올릴 수 있었다. 방금 전 민첩이 오른 것은 치명타를 터트렸기 때문이 분명했다.

‘체력이 올랐으면 좋았을 텐데.’

수혁에게 민첩은 필요 없는 스텟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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