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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522화 (에필로그) (522/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522화

에필로그

"······."

언제였던가?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우주 진출과 관련된 내용을 티비에서 본 기억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우주라는 존재를 눈으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저게 우주?"

-그렇습니다.

호의 질문에 A.I가 답했다.

빛들이 무수하게 빛나는 끝없는 암흑 아래에서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유니버스급 함선의 브리지에 배치된 각종 기계장치들이 분주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뒤로 보이는 것이 드레날린 성계의 리그너스 항성입니다.

A.I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커다란 디스플레이로 아름다운 별 하나가 나타났다.

푸른색과 녹색 그리고 황토색이 어우러지는 커다란 별이었다.

"멍멍?! 저게 저희들이 살던 리그너서 행성입니까?!"

"오호? 오호!"

브릿지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로우덴과 브로리가 귀와 꼬리를 곧추세우며 눈을 동그랗게 떳다.

누가 봐도 놀라다 못해 경악에 빠졌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 수인족들의 반응을 보며 한시진, 시현 자매가 큭큭 웃을을 터뜨렸다.

그녀들에게 이런 우주의 모습은 오랜만이면서도 익숙한 모습이었다.

"가상현실을 통해 우주의 모습을 몇 번 보기는 했었는데······. 직접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나도 마찬가지야. 솔직히 우주여행은 일반인들이 접하기에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지."

신윤아의 말에 리그너스 항성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호는 오래된 기억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일반인이 왕복선을 타고 우주에 나가는 비용이 억단위라는 건 확실하게 기억이 났다.

"그러고 보면 참 이상해"

"뭐가요?"

"솔직히 말해 가상현실도 충분히 하이 테크놀로지 아니야? 우주 진출이 과연 가상현실 개발보다 어려웠을까?"

"오빠, 저 문과라서 그런 이야기는 해도 잘 몰라요. 문송해요······."

당황했다는 감정이 얼굴에 바로 드러나는 신윤아를 보며 호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래서 문과란······.

"그런데 오빠. 지금 가고 있는 지구는 우리가 알던 지구랑 다른곳이죠?"

신윤아와 함꼐 서 있던 단발머리의 여자가 조심스레 물었다. 윤아의 절친인 김유진이었다.

"응.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한제국이 있는 지구라고 해."

호가 대답하자 유진의 얼굴에 굳은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래에 대한 복잡함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해 신경을 써 줄 상황은 아니었다.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니까.'

냉정한 말이겠지만 살아가기 위해서라면 지금의 상황에 대해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었다.

여신 라헬로 인해 리그너스 대륙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을 때처럼 말이다.

발록이라는 이름의 유니버스급 함선은 빠른 속도로 리그너스 항성과 멀어졌다.

하지만 우주의 광할함 떄문인지 함선이 움직인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렇게 반나절 가까이 이동했을까?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우니버스급 함선의 구조네 대해 파악하던 이들에게 통신이 들려왔다.

-잠시 후, 시공간 드라이브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함선에 탑승하신 분들께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지기 바랍니다. 목적지는 태양계의 지구입니다.

"호. 시공간 드라이브가 뭔가?"

"멍멍. 브로리님. 이것 좀 놓아주세요!"

겁이라도 생긴 것인지 자신의 똘마니처럼 로우덴을 끌고 함선 내를 돌아다니던 브로리가 브리지로 이동하던 도중 호를 발견하고는 물었다.

그리고 호는 걸ㄹ음을 옮기는 것을 멈추지 않으며 어깨를 으쓲였다.

"나도 정확히는 잘 몰라. 그래도 간단히 설명하자면······. 텔레포트라는건 알지?"

"멍멍? 그건 드래곤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전설의 마법 아닙니까?"

"······그랬었나?"

생각해보니 리그너스 대륙전기에서는 순간이동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것 같았다.

그런 것을 사용하는 이들도 보지 못했고 말이다.

로우덴은 드래곤이 순간이동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생각해보면 호는 그린 드래곤인 레피스트 퓨리온이 마법을 사용하는 모습조차도 가끔 봤을 뿐이었다.

"어쨌든 그런 텔레포트를 이런 우주 공간에서 하는 거야."

이게 맞는 말인지는 알 수 없겠지만, 그래도 두 수인족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니 어떻게 이해는 시킨 모양이었다.

"으음······. 그거 안전한 거겠지?"

"당연히 안전하지."

그렇게 대답은 했지만, 자신의 대답에는 호 역식 의문이 들기는 매한기지였다.

하지만 유니버스급 함선인 발록은 카오스 큐브로 구입한 최신예 함선이었다.

그리고 사람이 함대를 조종하는 것도 아니고 A.I가 직접 시공간 드라이브를 사용한다고 했다.

기계가 하는 일인 만큼 실수가 나올 리 없었다. 그냥 지금 당장은 믿는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사고가 터졌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

호를 포함해 현재 발록에 탑승한 인원들은 함선의 구조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이들이었다.

대한제국의 사관학교를 졸업한 한시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마장기 기동을 포함해 지상군 훈련만을 받았다고 미리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아무 문제 없이 지구에만 도착하면 상관없는 일이긴 하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브리지에 도착한 호는 자신의 자리인 함장석에 앉았다.

이어서 함선을 구경하는 이들이 방송을 듣고 하나, 둘씩 자기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시공간 드라이브. 기동합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파악한 A.I가 브릿지의 인원드을 향해 말했다.

잠시 후,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온 섬광이 모두의 눈앞을 하얗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으,으아아악?!"

"이게 뭐야! 사려주세요! 멍멍멍!!!"

함선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소리를 지르는 수인족들의 입을 틀어 막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몸으로 느껴지는 압박이 상당한 수준이었지만, 마장기 운영으로 단련된 육체 때문일까?

그렇게까지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에일리언 사정거리에 들어왔습니다.!"

"주포 에너지 충전 완료!"

긴장감이 고조된 목소리가 커다란 함선의 지령실에서 바쁘게 오갔다.

브릿지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디스플레이에는 호두처럼 생긴 물체를 타원처럼 길쭉하게 늘어놓은 것들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보이고 있었다.

'인플릭트'라 명명된 에일리언의 구축함이었다.

"아군의 용병대의 지원은?"

"닉슨 용병대가 출발했다는 보고입니다."

어깨에 별 네개를 단 중년 남성이 그 말에 얼굴을 와락 구겼다. 인간은 아니었다.

귀가 길쭉하고 뾰족했기 때문이었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닉슨 레기온으로는 부족하다고 빨리 전해! 상대는 적어도 군단급의 규모야!"

글레이프니르급 전함을 지휘하느 퀘레이 대자잉 외치듯 말했다.

눈앞에 보이는 괴물들은 레기온 하나의 지원으로 해결될 숫자가 아니었다. 그의 말에 통신병이 다급하게 모성으로 연락을 보냈다.

그들이 봐도 눈앞의 에일리언 함대는 그 규모가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그에 반해 에일리언의 앞을 막은 브렐족의 함대는 백 여척도 되지 않았다.

"갤럭시 리그소속의 레기온은?! 브론씨가 있지 않은가?!"

"브론씨 레기온은 지금 기네바 항성으로 지원을 갔다는 보고입니다. 기네바에 네임드가 출몰했다고 합니다."

"빌어먹을······."

퀘레이 대자은 입술을 깨물었다.

만약 자신들이 지키는 우주방어선이 뚫리게 되면 아이아스 행성에 살고있는 수많은 브렐족들이 운명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루루족과 라코스타족의 함대가 지원을 오고 있다고 합니다. 예상시간은 19시간!"

"늦어."

그가 신음하듯 말했다.

에일리언이라 불리느 저 괴물들은 데빌스 레기온의 김현준이 라그나로크라 명명된 최후의 전투에서 알리우스를 소멸시키고 행방불명이 된 이후 나타난 존재들이었다.

우주의 외곽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그저 흔하게 등장하는 괴물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벌써 저 괴물들에게 장악된 성계가 한두 곳이 아니었다.

"인플릭트 접근합니다!"

"각 함대에 통신을 보낸다! 선두집단! 포격 이후 백병전을 준비한다! 마장기들도 준비한다!"

퀘레이 대장이 이빨을 깨물며 명령을 내렸다.

압도적인 규모의 에일리언들을 상대로 백병전을 벌이는 것으 ㄴ자살행위나 마찬가지엿다.

하지만 그렇게하도 해서 에일리언들이 행성에 강습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전 함대! 포겨 준비!!!"

퀘레이 대장의 명령과 함께 브렐족의 함선들이 에일리언들을 향해 함포를 겨냥했다.

이어서 망막을 불태울 것 같은 섬광들이 그들의 눈앞을 채웠다.

커다란 에너지포가 수많은 에일리언들의 함선을 증발시켰다.

그러나 포격으로 증발한 에일리언들의 공간은 또 다른 에일리언들이 바로 자리를 채우는 모습이었다.

"디스트로이어급 수송함 확인! 대규모의 웜들 출진합니다!"

부관에게 결과를 받은 퀘레이 대장은 꾹 입을 다물었다.

이미 아군 함점에서도 마장기들이 출력을 높이며 불나방처럼 적들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승산은 희박했지만, 물러설 수 없는 전투였다. 모두가 전멸하는 한이 있더라도 최소한 지원군이 도착할 시간은 벌어야 했다.

퀘레이 대장의 김함인 글레이프니르급 전합도 에일리언들을 상대로 용감하게 전투를 벌여 나갔다.

에일리언의 마장기라 할 수 있는 웜에 의해 함선 내부가 뚫리는 위험천만한 사태까지 벌어지기는 했지만, 퀘레이 대장은 글레이프니르급 전함의 화력을 살리며 인플릭트급 함선을 십여 척이나 격추하는 전과를 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절망적으로 흘러갔다.

에일리언에 의한 죽음의 손길이 시시각각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였다.

"강력한 에너지장 확인! 시공간 드라이브입니다!!!"

"뭐어?!"

브릿지르 울리는 말에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된 퀘레이 대장이 고개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리고 우주의 공간이 찢어지면서 한 척의 함선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함선 식별 확인에 들어갑니다! 식별 학인······! 어······? 바, 발록?!"

"발록?!"

성간 여행이 가능한 유니버스급 함선 발록은 전함보다는 순양함에 가까운 함선이었다.

라코스타 족의 최신예 기술로 만들어진 함선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어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최고급 함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유니버스급 함선이 우주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이유는 단하나였다.

우주를 돌아다니는 유니버스급 함선이 단 두 척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 주인공들은 김현준이 이끄는 데빌스 레기온과 레넥톤 행성계와 라코스타족의 지배자인 산레이드 였다.

"서, 설마 데빌스 레기온이······?!"

브리지의 누군가가 희망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도 그럴게 데빌스 레기온의 무력은 우주를 진통케 할 정도였다.

용제를 포함해 알리우스라는 무시무시한 괴물들도 김현준과 리리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하물며 이런 에일리언 정도라면······!

"뭐, 뭐야. 저것들은?! 여기가 지구라고?!"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달리 시공간 드라이브를 끝내고, 시야를 다시 회복한 호와 일행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비명을 터뜨렸다.

블록버스터 여와에서도 보지 못했던 우주전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엇다.

"아······. X발.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알르드에 남아 있을 걸."

그리고 우주 괴물들이 자신들을 향해 머리를 돌리는 것을 보며 호는 자신도 모르게 치미는 욕설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내뱉었다.

Tn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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