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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517화 (517/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517화

유니버스급 함선을 손에 넣은 이상 리그너스 대륙과 루베릭 대륙 사이 의 항로를 막고 있는 파신 데비스의 고스트 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 다.

하늘을 날아서 가면 그만이었으니 까. 과거 그랜드라인이 불리던 창조 신 아니, 알리우스의 결계 또한 사 라진 지 오래였다.

하지만 호는 바로 군사를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그러면 아무것도 거리낄 게 없지 않나요? 저 신물의 힘을 빌려 바로 루베릭 대륙으로 쳐들어가면 될 텐 데요?”

“그렇습니다, 멍멍. 하루라도 빨리 라헬을 잡아야 할 텐데……. 그녀가 큐브의 힘을 모두 흡수하면 고대신 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괴물이 될 게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폐하께서 저러고 계시 니……

라헬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 알르드 의 영웅들은 호의 이런 느긋한 행보 를 이해하지 못했다.

만마의 지배자인 쉐르난비체도 마 찬가지였는데, 그녀는 지금이라도 당장 루베릭 대륙으로 군대를 움직 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르드의 도움 없이 마족의 전력만으로는 대양에 숨어 있는 데 비스의 고스트 쉽도 감당하기가 힘 들었다.

그렇다고 호가 마냥 시간만 보내는 건 아니었다. 세리너스를 물리치고 알르드의 수도 디르시나로 귀환을 한 이후 호는 집무실에서 틀어박혀 무언가를 작성하고 있었다.

“해야 할 일들이 아직까지도 그렇

게나 많이 남아 있는 거예요?”

집무실에서 공략본의 내용을 적고 있던 호의 귀로 한시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용한 걸음걸이로 다가온 시진이 호의 어깨 위로 손을 올렸다.

“어휴. 어깨가 많이 굳은 거 같아 요. 제가 주물러 드릴게요.”

“어? 그러면 좋지. 어으……. 조, 조금 살살해줘.”

“이것도 최대한 살살하는 거라고 요.”

“기껏해야 이, 삼일 정도 책상에 앉아 있었다고 이렇게나 몸이 굳어버리다니. 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 는 건가……

호의 너스레에 시진이 픽 웃음을 터뜨렸다.

“아, 오빠 30대였죠?”

“뭐래? 너도 30대거든?”

“그래도 저는 충분히 20으로 보이 거든요? 오빠랑은 다르다고요.”

“어이가 없네, 진짜.”

그렇게 낄낄대는 동안에도 한시진 은 호의 어깨를 매만지는 것을 멈추 지 않았다.

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호가 책에

무언가를 적고 있는 것을 보며 시진 이 물었다.

“무엇을 적고 있는 거예요?”

“리그너스 대륙에 존재하는 SSS 등급의 던전과 아이템 목록들.”

“……그건 왜요?”

“떠나기 전에 전부 처리하고 가져 가야지.”

펜을 내려놓은 호가 의자에 몸을 기댔다. 그? 리고는 시진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니버스급 함선이면 지구로 돌아 갈 수 있겠지?”

“성간이동이 가능하다고 해도 지구 까지의 거리가 어느 정도나 떨어져 있는지는 알 수 없으니……. 식량만 충분하면요.”

“그렇게 이동하는 도중에 와중에 재수 없게 알리우스와 같은 녀석들 과 마주칠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우주 해적들을 만날 수는 있을 거예요.”

그렇다 하더라도 시진은 데빌스 레 기온의 상징인 발록을 공격할 간 큰 녀석들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 다.

알리우스 학살자라 불리는 김현준

을 적으로 둔다는 건 자살 행위와 동일한 말이었다.

“만약에 거리가 엄청나게 멀면 이 행성으로 다시 돌아오기는 힘들겠 지?”

“쉽지는 않겠죠……?”

“그런 이유 때문이야. 나는 이 리 그너스 대륙이 언제까지나 평화롭기 를 바라거든.”

함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가는 것은 어 디 까지 나 소환자들뿐이 다.

리그너스 대륙의 공신과도 같은 영 웅들 그리고 알르드의 기틀이 되어 준 수많은 백성들은 계속해서 이 대륙에서 살아가야 했다.

그리고 그제야 호의 생각을 알아차 린 시진이 호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쓸며 말했다.

“위험 요소들을 전부 제거하려는 거군요? 위험 난이도 SSS 등급의 보스급 몬스터와 같은 이들요.”

“딩동댕. 뭐, 겸사겸사 시현이도 렙 업 시키고?”

경험치 자체는 시현이 역시 워낙 많은 양을 가지고 있어 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다음 단계를 위한 승급 퀘 스트 정도는 진행시킬 수 있었다.

겸사겸사 카오스 큐브도 얻을 수 있으면 좋고 말이다.

“그러면 루베릭 대륙에 있는 라헬 은요?”

“리그너스 대륙을 청소하는 데 그 렇게까지 오래 걸리겠어?”

호의 되물음에 잠시 고민을 하던 시진은 고개를 저었다.

유니버스급 함선인 발록이라면 대 규모의 병사를 태워 대륙의 끝과 끝 을 이동하는 데 몇 시간이 채 걸리 지 않았다.

게다가 SSS 등급의 던전이 대륙에 모래알처럼 많은 것도 아니었다.

“로우덴에게 바로 알려줘야겠네 요.”

“아, 그리고 리턴과 프리덤을 생산 해서 함선에 격납하는 거 잊지 말 고. 행여나 우주에서 전투라도 벌어 지면 마장기를 타고 나설지도 모르 잖아?”

“지상은 올라도 우주에서는 마장기 를 움직일 수 없을 텐데요?”

“아, 그것은 나한테 방법이 있으니 까 걱정하지 마.”

유니버스급 함선 발록을 획득하고 난 이후 새롭게 열린 연구 과제들이 있었다. 마장기의 우주기동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연구의 개발 난이도는 S등급의 마 장기 못지않을 정도로 높았지만 ‘갈 공이’와 ‘드라코’를 쥐어짜면 충분히 기술을 획득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호는 리그너스 대륙을 떠날 준비를 하나하나씩 시작했다.

리그너스 대륙에서 과거 금지라 불 리던 던전들의 공략이 시작되었다.

유니버스급 함선인 발록은 수만의

병사와 수백이나 되는 마장기를 채 우고도 어렵지 않게 대륙 내를 오갈 수 있었다.

또한 중구경 중성자포로 던전의 몬 스터들을 정리하는 데도 큰 도움을 주었다.

“출력을 더 내면 던전의 보스도 단 숨에 쓸어버리겠는데요?”

시진이 말에 호가 픽 웃었다. 그녀 의 말대로 발록이 제대로 출력을 내 면 던전이 문제겠는가?

행성 자체가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그만큼 카오스 큐브로 얻게 된 유니버스급 함선은 규격 외의 물건이었다.

“그러면 시현이의 성장은 물론이 고, 아이템들도 손에 넣을 수 없을 걸?”

“……그건 곤란하겠죠?”

“글쎄다.”

던전 공략에 들어가는 한시현만이 아니었다.

2회차 소환자였던 신윤아와 김유진 과 같은 이들도 공략을 함께해야 했 다. 전부 경험치 및 퀘스트를 진행 하기 위함이었다.

호는 이들에게 황금색 및 백급색의 재능을 지닌 EX 등급 영웅 정도의 능력을 바라는 건 아니었다.

게다가 김유진이면 모를까 시현이 는 전투에 큰 재능이 없었다. 신윤 아도 도긴개긴이었다.

그런데도 굳이 이들을 데리고 던전 을 공략하는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경험치와 퀘스트들을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 아니 확신 때문이었다.

위험할 것도 없었다. EX 등급의 영웅들이 함께하는 만큼 이들의 입 장에서는 조무래기나 상대하며 버스 나 타면 그만이었다.

알르드의 본격적인 던전 공략이 시

작되고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금지 가 공략되었다.

“알르드 만세!!!”

“호님 만세!!!”

“호t 히? 히II 히II”

■“ ? ■ ?? ? ? ■ 1? ? ? ? ■ ■ ? ? ? ?

금지가 해방되자 오랜 시간 동안 금지로 인해 고통을 받던 주민들은 다들 만세를 외쳤다.

대륙에서도 가장 위험하다는 장소 가 근처에 있었으니 그들의 기쁨은 당연했다.

전쟁 수준은 아니지만 인명 피해도 계속 있었고 말이다.

“생각 외로 간단하네?”

금지가 사라진 것을 기뻐하는 주민 들의 환호성을 발록의 내부에서 지 켜보던 호가 말했다.

“S 등급의 마장기인 리턴과 프리덤 의 활약이 대단했어요.”

“거기에 EX 등급의 영웅들도 함께 있고?”

“당연하죠. 설마 제가 고전이라도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시진은 당연한 것을 왜 묻냐는 듯 되물었다.

“다음 공략에는 나도 참여해야겠어.”

“에이, 오빠까지 나설 필요는 없다 니까요? 기사왕도 그렇고 브로리까 지 나서는 마당에……. 그리고 왕은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고 했어요.”

“그거 로우덴이 한 말이지?”

호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발록 내에서 병사들을 관리하고 있을 그 의 얼굴을 떠올렸다.

세리너스를 쓰러뜨리고 유니버스급 함선을 얻고 난 이후 로우덴은 호의 행보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엄마새를 따라다니는 아기새가 따로 없었다.

호가 하는 무엇이든지 본인도 해야

한다고 우길 정도였다.

그리고 호와 한시진은 그러한 로우 덴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 분히 짐작하고 있었다.

“우리랑 함께 가고 싶은 거겠죠?”

“……그렇겠지?”

옆에서 들려오는 시진의 목소리에 호의 고개가 천천히 끄덕여졌다.

리그너스 대륙의 영웅들 중에서도 충성심 하나만큼은 제일인 녀석이었 다.

“저렇게까지 하는데 함께 가도 되 지 않을까요?”

“……수인족이잖아?”

“많지는 않지만 지구를 방문하는 수인족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 상한 일은 아니에요.”

호의 눈이 묘하게 찡그려졌다.

생각해 보니 한시진이 살던 지구는 수인족은 물론이고, 다양한 외계 종 족이 함께하는 장소라고 했다.

“본인이 원한다면야, 뭐. 그렇게 하 도록 하}자. 머리는 좋은 녀석이니까 앞으로의 일에도 크게 도움이 될 테 고.”

“오빠가 직접 말해줘요. 그러면 더 감동할 것 같은데……

“쩝. 그나저나 다른 소환자들의 반 응은 어때?”

“다들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하죠. 하지만 이 대륙에 남고 싶어 하는 이들도 제법 있더라고요.”

“?????? 그래?”

그건 조금 의외였다.

그래도 생명의 위협이 오가는 이 대륙보다는 본인들이 살던 장소로 돌아가는 것을 원할 줄 알았건만.

“그들 대부분이 오빠처럼 차원축이

비틀려지면서 이곳의 지구가 아닌 또 다른 지구에서 온 이들이에요.”

“아??????

그런 이들은 지구로 돌아간다고 해 도 자신과 관련된 것이 남아 있을 리 없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몇 년이라도 익숙해진 이 대륙의 생활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었다.

알르드가 리그너스 대륙의 패권을 차지하면서 소환자들의 생명을 함부 로 대하는 이들도 없었다.

“그렇다면 선택을 존중해 줘야지. 그래도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전부 데리고 가자고.”

“영웅들에게도 물어볼게요. 로우덴 처럼 함께하고 싶은 이들도 있을 테 니까요.”

“……그러던가.”

이 대륙을 떠난다고 해서 모든 게 끝은 아니었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만큼 믿을 수 있는 동 료들이 많다면 오히려 좋은 일이었 다.

“호님을 위하여!!!”

“리그너스 대륙의 평화를 위해! 적 들을 물리쳐라!!!”

금지 및 난이도가 높은 던전 공략 은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애당초 공략보다는 이동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었는데, 그 모든 건 유니버스급 함선으로 해결이 되 었다.

의외로 카오스 큐브도 쏠쏠히 얻을 수 있었다. 금지의 괴물들 중 고대 신의 힘을 조금이라도 이어받은 녀 석들이 제법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라면 굉장히 강력하고도 위협 적인 적이었겠지만 리턴과 프리덤 편대를 앞세운 알르드에게는 아무 위협도 되지 못했다.

‘이거 진짜 치트키를 쓰고 게임을 하는 기분이네.’

던전의 보스가 사망했다는 메시지 와 함께 품에서 카오스 큐브의 존재 가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캉하는 소리와 함께 호가 내리친 망치가 강렬한 기 운이 담긴 검을 두드렸다.

파캉!

“아, 쓰읍. 깨졌네. 이러면 처음부 터 다시 해야 하잖아?”

다른 이들이 금지라 불리는 위험한 던전을 공략하는 동안 유니버스급 함선 발록의 함장실에서는 루베릭대륙을 공략하기 전에 앞서 영웅들 이 지닐 SSS 등급 장비의 강화가 한창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끝나면

‘길었던 악연을 끝내야겠지.’

망치를 두드리던 호의 시선이 루베 릭 대륙이 있는 남동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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