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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512화 (512/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512화

“휴, 살았다.”

루베릭 대륙에 발을 디디는 것과 동시에 라헬은 뒤를 돌아보았다.

선택의 신전에서 빠져나와 정신없 이 도망을 쳤다. 혹시 알르드 녀석 들이 쫓아오면 어떡할까 혹은 그들 을 물리친 리그로우가 자신의 앞에 나타날까 싶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무사히 선택의 신전 심장부

에 감춰져 있는 행성의 큐브를 훔쳐 서 달아날 수 있었다. 라헬이 자신 의 품에 있는 황금빛의 큐브를 만지 작거리며 눈을 빛냈다.

‘이 힘만 손에 넣으면……!’

알르드라는 소환자의 나라는 물론 이고, 알리우스라는 강력한 괴물들 을 피해 더 이상 숨죽여 지낼 필요 가 없었다. 자신처럼 큐브의 힘을 탐내는 고대 신 중 힘이 있다는 녀 석들은 알르드의 힘을 빌려 운 좋게 죽여 버리기까지 했다.

단, 한 명만 아니면 자신을 방해할 이도 없었다.

“성공했어?”

그런 라헬에게 한 여인이 다가왔 다. 기품 넘치는 드레스를 걸친 혹 발의 여인. 루베릭 대륙의 지배자이 자 라헬의 자매인 카테지나였다. 무 섭게 변했던 라헬의 표정이 활짝 펴 졌다.

“응. 운이 좋았어. 정말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었어. 루베릭 대륙의 병사 가 아니었다면 진짜 무조건 실패했 을 거야. 내 예상보다도 훨씬 빠르 게 공허의 괴물들이 나타나기 시작 했거든.”

“피조물들을 통해 대충 확인은 했

었어. 생각보다 알르드의 전력이 대 단하던데? 특히 그 날개를 펼치 카테지나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 데, 라헬은 이미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녀가 가리키는 병기가 무 엇인지 잘 알 것 같았기 때문이었 다.

‘프리덤이라고 했던가?’ S등급의 마장기 알바트로스의 기술 을 연구해 새로이 제작한 마장기라 고 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이제껏 리그너스 대륙의 최강을 자처했던 A 등급 마장기보다도 뛰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마장기들 이 모인 알르드의 전력이 리그로우 하나를 제대로 당해내지 못했으 니……. 알리우스가 괴물은 괴물이 었다. 하지만 승자는 알리우스도 알 르드도 아니었다. 바로 자신이었다.

“그래서 큐브는 어디에 있어?”

“여기 있어.”

라헬은 거리낌 없이 품속에서 큐브 를 꺼내들었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큐브를 본 카테지나의 눈동자가 탐 욕으로 물들었다. 이 힘만 흡수할 수 있다면 이 조그마한 대륙을 벗어 나 드넓은 우주에 자신의 세력을 만들 수 있었다. 한 행성의 지배자 혹 은 신이 되는 것이다.

카테지나의 시선이 라헬에게 향했 다. 힘의 손실 없이 큐브의 힘을 온 전히 흠수하려면 그녀의 도움이 필 요했다.

“서로 반반. 알고 있지?”

“물론이지.”

라헬이 웃으며 말했다. 물론, 카테 지나는 라헬의 저 미소를 믿지 않았 다. 그렇지만 반신인 자신이 온전한 신격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 이 라헬과 협력해야 했다. 그것을 위해서 라헬과 손을 잡고 리그너스대륙으로 자신의 피조물들을 보내기 까지 했었다.

“그런데 당장 큐브의 마력을 홉수 하는 것은 곤란해.”

“리그너스 대륙의 녀석들 때문이 야‘?”

“맞아. 언제 알르드 혹은 큐브의 힘을 노리는 알리우스 녀석이 찾아 올지 알 수 없는 일이야. 일단은 그 들을 막아낼 준비를 해야 해.”

“걱정 마. 그런 건 이미 준비하고 있었으니까.”

라헬의 의견에는 카테지나도 동의 하는 바였다. 그렇기에 이미 2 파신 데비스에게 루베릭 대륙을 오갈 수 있는 안전한 항로를 전부 봉쇄하라 는 명령을 내려놓은 후였다.

데비스의 분신인 ‘고스트 쉽’은 해 상 전에서는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분신인 만큼 리그너스 대륙의 함선 들이 아무리 많이 몰려온다 해도 충 분히 막아낼 수 있었다. 거기에 해 안가 쪽에도 파신들이 모여 단단한 방어선을 갖출 예정이었다.

자신이 큐브의 마력을 흡수하기 전 까지 리그너스 대륙의 생명체들은 단 한명도 발을 들여 놓지 못할 터 였다.

“대단하네.”

카테지나의 이야기를 들은 라헬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느새 이런 대비를 전부 다 했을 정도로 자신의 자매는 한시라도 빨리 큐브의 마력 을 흡수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하기 야 그녀 또한 비슷한 생각이었다.

“후후후. 나는 이 마력을 모두 홉 수하면 내 피조물들을 데리고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할 거야. 그리고 그곳에서 신처럼 영생을 누리며 사 는 거지. 심심하면 다른 행성에 싸 움도 좀 걸어보고 말이야.”

큐브의 마력을 흡수할 수 있는 안 전한 장소로 이동하면서 카테지나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흥분해서 떠들기 시작했다. 황금색 큐브에 담겨 있는 어마어마한 마력만 있으 면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

라헬도 한 마디했다.

“나는 먼저 알리우스들을 쳐 죽일 거야.”

“호호호. 예전의 기억 때문에?”

자신을 놀리는 카테지나의 목소리 에 라헬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그 녀를 노려보았다. 그런 시시껄렁한 대화들을 나누며 두 고대 신은 루베 릭 대륙의 중심부에 만들어진 요새 의 중심부로 이동했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안전한

곳에서 둘은 큐브의 마력을 흡수할 생각이었다. 한 자락의 마력도 빠져 나가지 못할 정도의 밀폐된 공간에 서 라헬이 벽을 톡톡 두드리며 궁금 하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네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 파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그들이 배신할 염려는 없어?”

“그럴 리가 있나? 어차피 파신을 창조하러 간다고 했으니까 딱히 신 경 쓰지 않을 거야. 오오……

라헬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을 한 카테지나는 공간의 중심부에 놓인 큐브를 확인하며 다시 한 번 눈을 빛냈다. 행성의 마력이 응축되어 있다는 큐브의 마력은 보기만 해도 눈 이 황홀해진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큐브의 마력에 빠진 카테지나는 자신의 바라보는 라헬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어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그러면 나는 잠시 준비 를 좀 할게.”

행성의 마력이 응축되어 있는 큐브 에서 자신들이 흡수할 수 있도록 마 력을 빼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 다. 그렇기에 카테지나는 라헬의 말 에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루베릭 대륙을 정찰하려던 마족의 정찰 함대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 물들의 손에 전멸했다고 합니다. 정 찰함을 단번에 파괴했을 정도로 강 력한 괴물이라고 하니, 아무래도 파 신의 분신이 아닐까하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빌어먹을.”

편지의 내용을 확인한 호는 그대로 편지를 구겼다.

통수의 여신에게 또 한 번 통수를 얻어맞았다.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 아니 이름이 라헬인 것들은 믿는 게 아니었는데……. 루베릭 대륙으로 갈 수 있는 항로까지 이미 장악을 한 것을 보면 예전부터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선택의 신전에서 있었던 알리우스 와의 대 전투 이후, 리그너스 대륙 에서는 또 하나의 세력이 지도상에 서 사라졌다.

바로 드워프 왕국이었다. 그리고 드워프 왕국의 최후는 그야말로 허 무함 그 자체였다.

호가 리그로우와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는 동안 세리너스의 힘에 의해 세뇌를 당한 대족장 골드 스트리안이 망치 회의에 소환된 것이 파국의 시작이었다. 소환 이유는 하나였다. 왕국의 평화를 위기에 몰아넣은 이 유를 묻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족장 급의 드워프들이 모인 망치 회의에서 추궁을 당하던 도중 골드 스트리안이 폭주해 버렸고, 자 신의 전용기를 동원해 그 자리에서 입김 좀 분다 하는 드워프들을 모조 리 쓸어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허무하게 구심점들을 모조 리 잃어버린 드워프들은 자기네들끼 리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로우덴이 이끄는 알르드 군에 의해 수도가 콜 스타인이 함락당하며 역사에서 사라져 버렸다.

‘덕분에 우리만 잘됐지.’

특산품들이 넘쳐나는 드워프의 땅 을 손에 넣은 것도 모자라 장인의 종족이라 불리는 드워프들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골드 스트리안의 독 단 때문에 벌어진 일인 까닭일까? 드워프들은 쉽게 알르드의 체제에 적응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예요? 큰일이라도 난 거 에요?

갑작스러운 목소리가 호의 상념을 깼다. 루베릭 대륙을 감시하는 켐벨에서 서신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황 급히 달려온 한시진이었다.

“아, 아니. 그런 것은 아니야. 켐벨 에서 보내온 서신이야. 마족의 정찰 함대가 전멸했다고 해.”

“……큰일이네요. 도베르만 제독이 수송함대를 준비하고 있다고는 하지 만 바다에서는 마장기의 힘을 제대 로 발휘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높은 등급의 수중형 마장 기를 개발한 시간도 없었다. 언제 이 행성이 사라질지 모르는 일이었 다. 그나마 행성의 의지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는 일루미나스 덕분에 일 년 가량의 여유가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한시진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호는 평온한 표정이었다. 혹시나 루베릭 대륙과의 전쟁이 벌 어질 것을 대비해 일찌감치 생각해 둔 방법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건 어떻게든 잘 처리가 될 거 야. 그나저나 S등급 마장기의 전용 기 개발 현황은 어때?”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다수 의 드워프 장인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공장 개조도 순조롭고요.”

“ 천족들은?”

“알르드에 투항한 이들은 오지로

전부 배치시켰어요.”

여신 라헬이 자신의 뒤통수를 후려 갈기고 도망을 쳤다.

당연히 투항을 한 천족들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들의 생각이나 의지 야 어쨌든 라헬에 의해 태어난 존재 들이 천족이었으니까.

리그너스 대륙의 칠제이자 SSS등 급의 영웅인 라이프린도 마찬가지였 다. 다만, 그녀만큼은 따로 둬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디르시나의 감옥에 브로리가 직접 넣었다.

“고대 신들의 행방을 찾는 것은 어 떻게 됐어?”

“엘프 왕국의 북쪽에 있는 애쉬드 라 라고 했던가요? 그 녀석이 있는 신전은 찾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다른 고대 신과 관련해서는 정보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위치를 찾는 것이 제법 오래 걸릴 것 같아요.”

그 말은 즉, 애쉬드라를 제외한 다 른 고대 신들은 찾을 수 없다는 말 과 동일했다.

호를 비롯한 알르드 아니 리그너스 대륙의 생명체들에게는 시간이 1년 남짓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리고 호는 자신의 주머니를 확인했다.

고대 신 네비게이션이었던 라헬의

도움을 받아 이제까지 획득한 카오 스 큐브는 190여 개. 거기에 리그로 우를 무찌르고 얻은 업적 보상으로 획득한 파편의 설명서를 통해 신의 파편을 카오스 큐브 50개 혹은 열 개를 모아 G등급 아이템으로 교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장 G등급의 아이템은 필 요가 없었다. 그럴 만한 개수도 없 었고 말이다. 그에 반해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신의 파편을 전부 카오 스 큐브로 교환한다면 추가적으로 300 개의 카오스 큐브를 더 획득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총 490 개 의 카오스 큐브를 손에 넣게 되는 셈이었다.

‘여기서 애쉬드라 녀석을 물리치고 나면……

대충 오백 이, 삼십 개의 큐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호 가 목표하는 물건을 사기에는 수량 이 아직 모자랐다. 고대 신 한, 두 녀석을 더 처리하면 모를까, 라헬이 없는 이상 당장 숨어있는 고대신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 다.

그러나 카오스 큐브를 얻을 수 있 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 다.

“세리너스에 대한 추적은?”

호는 또 다른 알리우스 세리너스를 쓰러뜨리고 카오스 큐브를 손에 넣 을 생각이었다. 리그로우를 물리쳤 을 때처럼 그녀도 업적 보상으로 카 오스 큐브와 신의 파편을 줄게 틀림 없었다.

“다른 종족들과 연합을 해서 의심 이 갈만한 장소를 전부 수색하고 있 어요. 리그너스 대륙에 있는 한 조 만간 찾아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그때를 대비해서 아군의 전력을 좀 더 끌어올려야겠네.”

s등급의 마장기 리턴과 프리덤에

탑승할 수 있는 조건은 SSS등급의 영웅에 무력 999를 초과해야 했다. ‘관우는 내 여자’의 공략본이 있는 이상 SSS등급을 달성하는 것은 어 렵지 않았다. 하지만 무력 999 는 쉽지 않았다.

소환자와는 다르게 영웅들은 경험 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 그것 을 이용해 능력을 올릴 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승급을 하고 난 이후 정보 창으로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영웅의 확정된 능력이었다.

영웅 개인의 노력과 이벤트등을 통 해 능력을 높일 수도 있지만 그 효 과는 굉장히 미미한 편이었다. 그러나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 다. 리그너스 대륙에는 아이템, 특히 무력을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이 존재 했다.

“간만에 강화 좀 해야겠네.”

그리고 알르드에는 마정석을 포함 해 강화석을 생산할 수 있는 영지가 모래알처럼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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