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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510화 (510/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510화

“조심해요!”

통신구에 울리는 한시진의 날카로 운 경고. 호가 반사적으로 조종간을 움직이는 것과 동시에 뜨거운 마력 구가 알바트로스의 앞을 스치고 지 나갔다.

지가 오징어처럼 먹물을 내뿜는 것 도 아니고, 입으로 마력구를 쏘아낸 것이다.

그러나 리그로우의 공격은 지금부

터가 시작되었다.

“이건 조금 너무한 거 아니야?”

오십 여개는 되어 보이는 마력 구 를 만들어낸 리그로우가 순차적으로 구체를 던져대고 있었다. 그와 동시 에 호와 다른 마장기들도 쉴 새 없 이 조종간을 움직였다.

“크으윽!”

좌로 몸을 틀었다가 다시 우로 꺾 고 뒤로 물러났다가 앞으로 돌진하 는 급격한 회피기동에 알바트로스의 조종석에 노란색 불이 들어오기 시 작했다. 관절을 연결하는 부위에 무 리가 가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다. 이렇게 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리그로우의 공격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한 방 맞아주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콰아아앙! !!

빗겨나간 리그로우의 마력 구가 바 닥에 떨어지면서 커다란 크레이터를 만들어 내었고, 곧 열 폭풍이 사방 을 휩쓸었다.

저 장면만 보더라도 리그로우가 만 들어낸 마력구의 위력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무리 S등급의 마장기 라도 한 방 얻어맞으면 최소한 부위하나가 날아가는 건 각오해야 했다.

“이 새끼……! 아까부터 나만 노리 는 건가?”

그렇게 회피 기동을 하던 도중 알 바트로스를 향해 마력 구 하나가 엄 청난 스피드로 날아들었다. 리그로 우가 자신의 입으로 뱉어낸 공격이 었다. 그리고 호가 본능적으로 몸을 틀었다.

콰드드득!

마력 구에 스친 알바트로스의 왼쪽 팔 부위가 뜨거운 열기에 의해 우그 러들었다. 빠르게 계기판을 살핀 호 는 곧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움직이는 데는 별다른 제약이 없어 보였다.

“오빠! 괜찮아요?!”

“문제없어!”

자신의 상태를 묻는 시진에게 그렇 게 대답을 한 호는 동료들을 향해 앞으로 손짓을 보냈다. 신나게 마력 구를 날리던 리그로우의 공격이 조 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요동치는 마력을 컨트롤 하는 모습 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자신들이 공 격을 할 기회였다.

“흐아아압!!”

측면으로 돌아서 접근한 한시진이

양 손으로 리턴의 장검을 꽉 쥐고 휘둘렀다. 뜨거운 마력을 방출하고 있는 s등급 마장기의 주 무기가 알 리우스-리그로우를 향해 날아들었 다. 호가 그런 한시진의 뒤를 지나 치면서 리그로우의 후방을 노리고 창을 휘둘렀다.

측면과 뒤를 동시에 공격하는 합 공! 그리고 브로리가 정면에서 리그 로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콰드드득!

“빌어먹을……!”

“무슨 저 따위 실드가 다 있어!”

그러나 리그로우의 몸에 둘의 공격

이 닿는 순간, 짙은 마력으로 이루 어진 무형의 보호막이 등장해 호와 한시진의 합공을 자동적으로 막아내 고 있었다.

부서진 마력의 파편들이 허공을 아 름답게 수놓았지만, 리그로우를 공 격하는 일행들의 입장에서는 복장을 터지게 만드는 원흥이었다.

연달아 서너 번의 공격이 계속해서 이어졌지만, 마력의 파편만이 휘날 릴 뿐 누구도 리그로우의 본체에는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

“저거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 이 없나?”

짧은 시간에 과도하게 마력을 쏟아 부은 탓인지 호가 숨을 헐떡이면서 모두를 향해 물었다. 그리고 리그로 우를 견제하며 일행들이 하나, 둘씩 호의 곁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보호막만 부술 수 있으면 어떻게 한 방 먹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시진아, 어떤 해결책 같은 건 없 어?”

“저도 알리우스와 맞상대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리고 모든 알리우스가 저런 능력을 지니고 있 는 것도 아닌지라……

“끄응??????

알리우스의 보호막은 S등급 마장기 의 집중 공격도 어렵지 않게 막아낼 정도로 까다로웠다. 하지만 보호막 을 뚫지 못하면 리그로우의 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없었다.

“내가 전탄 사격을 집중시켜 보겠 다.”

기사왕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동일한 목표에 모든 발사체를 명중 시켜야 하는 만큼 뛰어난 마력 운용 능력이 필요한 기술이지만, 리그너 스 대륙의 칠제이자 전신인 그녀의 무력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기술이었다.

“마장기의 동력은 충분합니까?”

“한 시간 정도는 충분히 가동할 수 있다.”

기사왕의 목소리에 호는 미간을 찌 푸렸다.

대답은 저래도 프리덤의 강력한 화 력을 생각하면 삼십 분, 빠르면 이 번 화력을 폭발시키는 것과 동시에 프리덤이 침묵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그 전에 리그로우를 쓰러 뜨려야만 했다.

콰카카카카!

하지만 일행들의 대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요동치는 마력의 통제를 끝낸 리그 로우가 다시 공격을 시작했기 때문 이었다. 마력을 압축해서 날려대는 리그로우의 마력 구는 날리는 구체 의 크기도 작을뿐더러 한 방 한방이 B 등급 마장기 정도는 단숨에 침묵 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자랑했다.

그렇기에 호를 비롯한 일행들은 그 런 리그로우의 공격을 최대한 회피 하거나, 정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무기를 휘둘러 공격을 튕겨내야 했 다.

“데빌스의 놈들이 이곳을 알아차리

기 전에, 네놈들을 죽이고 이 행성 을 삼켜버리겠다!”

격한 외침을 토해내면서 리그로우 는 계속해서 자신의 마력을 난사했 다. 다수의 고대신과도 싸웠다는 우 주의 괴물답게 그의 마력은 바다처 럼 끊임이 없었다. 그에 반해 아군 마장기사들은 마장기를 움직이는 마 력을 염두하고 전투를 치러야만 했 다.

그리고 결국 리그로우의 공격에 아 쉬토가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콰콰쾅!

약간의 차이로 마력 구에 얻어맞은

아쉬토의 마장기 ‘프리덤-킹 타이 거’의 무릎이 박살이 나 버렸다. 그 리고 바닥에 주저앉은 아쉬토가 포 효를 내지르며 프리덤의 전 포문을 리그로우를 향해 조준했다.

“크워워엉! 이 몸이 수왕 아쉬토 다!!!”

이어서 자신의 모든 마력을 폭발시 키며 리그로우의 보호막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이어 지는 리그로우의 공격에 그냥 당할 게 뻔했기에 마지막 발악과도 같은 수왕의 공격이었다.

그런 아쉬토의 기습적인 공격에 놀 라기라도 했는지 리그로우의 파상공세가 잠깐이지만 멈춰 버리고 말았 다. 그리고 호는 수왕이 만들어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다른 영웅들 또한 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 다.

“아르티아!”

“인류의 평화를 위하여! 전탄 사 격!!!”

고속 기동을 하던 도중 급하게 제 자리에 멈춘 기사왕의 프리덤이 리 그로우를 향해 화력을 폭발시켰다.

콰자자자자작!!!

수십 발의 빗줄기가 리그로우를 향 해 쏘아져 나갔다.

“미개한 놈들! 마지막 발악이더 냐!!!”

이어서 리그로우의 몸을 지키던 보 호막이 수십 겹으로 쌓아놓은 얇은 유리창처럼 우수수 깨져나가기 시작 했다.

그렇게 프리덤 두 기가 만들어낸 엄청난 화력은 우주의 괴물이 만들 어낸 마력의 보호막을 단숨에 깨뜨 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리그로우의 신체에 상처까지 만들어내고 스러졌 다.

콰지직!

그리고 그 틈을 브로리와 한시진은

놓치지 않았다.

호의 명령이 없더라도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 두 마장기사 는 동시에 리그로우의 몸에 자신들 의 장검을 꿰뚫어 넣었다. 호도 뒤 늦게 몸을 움직였다. 혼신의 힘을 다한 공격이었다.

“파멸의 돌격!!!”

동체가 붉은색의 기류로 뒤덮인 반 인반마의 마장기가 ‘알리우스-리그 로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는 파괴적인 돌격이었 다.

“네놈이 감히 우리의 무기를……!”

곧게 세운 창끝으로 리그로우의 놀 란 눈동자가 보였다. 그리고 커다란 충격음과 함께 파멸의 돌격에 몸을 가격당한 리그로우가 피를 토하며 뒤로 쓰러졌다.

하지만 리그로우의 숨통을 끊어놓 기에는 부족한 화력이었다. 잠시 후, 공격에 나자빠진 리그로우가 삐걱거 리며 몸을 일으켰다. 마치 공포영화 에 나올 법한 기괴한 움직임이었다.

“이, 이 정도로도 안 죽는다고?”

“내가 다시 한 번 공격하겠다!”

브로리가 자신의 주먹에 투신의 마 력을 집중시키고는 그대로 리그로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리그 로우가 어떻게 반응하기도 전에 쿵 하고 그의 뒤통수를 내리찍었다.

“오빠!”

“가자!!!”

한시진과 호도 동시에 공격을 시작 했다. 지금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는 생각이 절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 다.

이미 아쉬토는 리타이어 했고, 기 사왕도 자신의 마력을 모두 폭발시 킨 까닭인지 회복의 시간이 필요했 다. 하지만 그 전에 리그로우가 다 시 마력구를 만들어낸다면 자신들이 먼저 당할 가능성이 컸다.

삐이이! 삐이이이!!!

그렇게 그로기 상태에 빠진 리그로 우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던 호의 조종석에 붉은색의 경고등이 울리기 시작했다. 알바트로스를 움 직이고 있는 마정석의 마력이 거의 고갈되었다는 것은 의미하는 경고등 이었다.

원래라면 빠르게 마정석을 교체해 야 하지만, 호에게는 남아 있는 마 정석이 없었다.

“마력 고갈! 저는 얼마 버티지 못 할 것 같아요!”

“빌어먹을……! 나도!”

한시진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어서 브로리의 욕설이 통신구를 타고 흘 러 나왔다. 그녀들이 탑승한 마장기 에도 붉은 등이 들어오기 시작한 모 양이었다.

리그로우와의 전투가 있기 전, 공 허의 괴물과 싸움을 벌이면서 마정 석의 연료를 소모한 게 컸다.

‘이대로라면……

더 이상의 전투를 진행할 수 없었 다.

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여러 가지의 상황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차라리 부상을 입은 동료들 을 챙겨서 리그로우가 그로기 상태 에 빠진 지금 후퇴를 하는 게 좀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었다.

물론, 공허 괴물들의 장벽을 뚫을 수 있을 때의 이야기였다.

쉐르난비체나 루베릭 대륙의 파신 들이 자신들을 도와 리그로우를 공 격한다면 어떻게 쓰러뜨릴 수 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런 일은 아 마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그들 역 시 지금 공허의 괴물들을 상대하느 라 정신을 없을 터였다.

“어???????!”

그 때였다. 신전의 제단으로 들어 서는 입구 쪽으로 누군가가 조심스 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비록 믿을 수 있는 녀석은 아니었 지만, 현재는 오너 시스템의 영향으 로 알르드를 돕는 반신격의 존재. 그리고 알리우스의 적인 리그너스 대륙의 토종 신, 자신을 여신이라 일컫는 고대 신 라헬이었다. 그리고 호가 기억하는 그녀의 힘은 다름아 닌 회복 능력이었다.

“라헬!!!”

무기를 휘두르던 호의 목소리가 라 헬을 향해 울려 퍼졌다.

그러자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던 라헬이 몸을 흠칫하고는 리그로우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일행들을 바라 보았다.

뭔가를 들킨 듯 얼굴에는 당황함이 가득해 있었지만, 리그로우와의 전 투에 집중하고 있던 호와 일행들은 그런 라헬의 이상함을 전혀 눈치채 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호가 다시 한 번 외쳤다.

“너의 회복 능력을 우리에게 사용 해!!!”

호의 외침이 전해지는 순간, 라헬 은 현재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리그로우의 손에 알 르드의 마장기사들이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리고 그건 라헬로 써도 곤란한 일이었다.

파아아앗!

밝은 빛과 함께 호를 비롯한 마장 기사들의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붉은색의 경고등 이 들어오던 조종석이 원래의 상태 로 돌아왔다. 리그로우의 마력 구에 얻어맞고 반파되었던 아쉬토의 마장 기도 원상 복구되어 있었다.

“좋았어……!”

일발 역전의 상황! 호의 시선이 아

직도 그로기 상태에 빠져 있는 리그 로우를 향했다.

“뒈져라앗!!!”

그렇게 다섯 명의 영웅들이 자신들 의 화력을 폭발시키며 거칠게 리그 로우를 몰아붙였다. 이 기회에 저 놈의 숨통을 끊어버려야 했다.

그러나 리그로우를 상대하는 것에 너무 집중한 까닭인가? 호를 비롯한 알르드의 영웅들은 신전의 제단에 모습을 드러내었던 라헬이 어딘가로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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