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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509화 (509/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509화

콰앙! 콰쾅!

“정말 더럽게도 많네.”

앞을 가로막는 공허의 괴물들을 재 로 만들어버리며 신전의 내부로 진 입한 순간, 호는 다수의 공허 괴물 들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것도 제 법 덩치가 큰 놈들로만 구성이 된 게 아무래도 준 보스급이거나 그에 흡사한 강력한 개체들인 것 같았다.

“에이, 젠장. 지겨워 죽겠네.”

호의 뒤를 따라 신전의 안으로 들 어선 브로리도 짜증 섞인 눈으로 앞 의 괴물들을 바라보았다.

“꾸물거릴 시간이 없어. 빨리 가 자.”

“이 몸의 힘으로 모두 처리하는 건…… 안되겠지?”

“리그로우와의 전투를 생각해. 괜 히 전투 도중에 마정석이 떨어지면 그것도 곤란하다고.”

시간과 공간마저도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는 투신의 진정한 힘인 ‘투기 발산’을 사용하려던 브로리가 호의 말에 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확실히 그녀의 능력이라면 눈앞의 괴물들도 단숨에 쓸어버릴 수 있었 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강력한 적인 리그로우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 전력인 브로리의 힘을 뺄 수는 없는 노릇. 눈앞의 괴 물 녀석들도 그런 의도로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포격!!!”

호의 공격 명령과 함께 라이온레인 편대가 괴물들을 향해 다수의 마력 폭탄을 날리기 시작했다. 커다란 폭발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고, 선제 공격을 당한 괴물들이 괴성과 함께 연기를 뚫고 아군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확실히 일반 놈들보다는 강력한 개 체인 모양인지, 라이온레인의 마력 폭탄에도 나자빠진 녀석이 몇 되지 않는 것 같았다.

“한시진 좌측! 브로리는 우측을 지 원해!”

“네!”

“알겠다!”

빠르게 지시를 내린 호는 바로 알 바트로스의 조종간을 앞으로 밀었다. 중앙은 자신이 맡을 생각이었다. 말발굽 소리와 함께 S등급의 거대한 마장기가 달려오는 괴물들을 향해 자신의 창을 휘둘렀다.

콰드득!!!

단단한 무언가가 잘리는 소리와 함 께 가장 앞서서 달려오던 괴물 하나 의 목이 그대로 떨어져 나갔다. 하 지만 호는 자신의 마력을 끌어 올리 며 창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 다.

“흐아아압!!!”

기합과 함께 알바트로스의 창에서 커다란 창기가 방출되었다.

무력 능력 EX등급. 수치 2000에서 나오는 가공할 만한 마력으로 응축 된 창기가 초승달처럼 펼쳐지면서 공허 괴물들의 몸에 커다란 상처를 내었다.

“짓!”

원래는 공허 괴물 녀석들을 반으로 갈라버릴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마력이 부족했던 모양이었다. 적어 도 EX+ 정도는 되어야 그게 가능 할 것 같았다.

어찌되었든 호의 이러한 공격은 거 침없이 달려오던 괴물들의 돌격을 늦추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틈을 한시진과 브로리가 파고들었다.

캬아아아악!

호의 공격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력의 충격파가 괴물들에게 들이닥 쳤다. 고작 몇 번의 공격이었지만, S등급의 마장기 리턴의 능력을 최대 한까지 끌어낼 수 있는 두 명의 에 이스들은 순식간에 괴물들을 징그러 운 사체로 만들어버리고 있었다.

“진짜 무력 능력에 보너스를 받는 클래스로 전직을 할 걸 그랬나?”

다수와 다수가 맞붙는 전쟁에서는 통솔계 클래스만한 게 없기는 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는 기껏해야 EX 등급의 무력을 보유한 ‘리그너 스-온리 원’으로는 한계가 있는 느 낌이었다. 그렇다 해도 이미 늦은 후회에 불과했지만.

“우측에 괴물!!!”

“빌어먹을! 또 나왔어! 이 자식들 대체 몇 마리나 여기에 숨어 있는 거야?!”

신전의 내부로 들어갈수록 공허 괴 물들은 계속해서 일행들의 앞을 가 로막았다.

아무래도 리그로우는 자신들이 선 택의 신전을 찾을 것은 미리 대비하 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신전의 중심부로 향하는 알르드의 마장기사단을 맞아 공허의 괴물들은 흉측한 외형에 어울리지 않게 방어 선까지 만들어가면서 호와 일행들의 진격을 늦추고 있었다.

콰아앙! 쾅!

그로 인해 절대적인 무력을 자랑하 는 브로리와 그녀를 뒷받침할 수 있 는 한시진과 기사왕과 같은 영웅들 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진의 속도 가 조금씩 늦어지고 있었다.

또한 그럴수록 적들의 방어선에 합 류하는 공허 괴물들의 숫자도 조금 씩 늘어나고 있었다.

“호 님! 음뭐어!!!”

한창 치열하게 전투를 치르던 와중 이었다. 우인족의 전설급 마장기인 타우러스를 움직이며 적들의 공격을 받아내고 있던 웃소가 갑작스럽게 호에게 통신을 보냈다.

호가 대답 대신 통신을 버튼을 깜 빡였다. 입을 열기에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괴물 무리가 너무나도 많 았다.

“신전의 중심부가 얼마 남지 않았 습니다! 프리덤의 화력을 동원해 정 면에 길을 뚫으십시오! 음뭐! 그러 면 뒤는 저희들이 맡겠습니다!”

“뭐……?!”

절박한 웃소의 외침에 괴물들을 밀 어낸 호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통신을 보내온 것은 웃소만 이 아니었다.

“멍멍! 웃소의 말이 맞습니다! 뒤 는 저희들에게 맡겨 주십시오!”

“이 케반스! 드릴 루드비히로 적들 의 몸에 강력한 한 방을 박아 넣겠 습니다! 대신 알리우스라는 괴물에 게는 호 님께서 한 방 날려주십시 오!”

사드나인과 케반스의 통신도 연달 아 들어왔다.

역전의 용사들인 그들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괴물들로 인해 이대로라면 일이 어긋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본 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그리고 자 신을 향해 달려드는 공허의 괴물들 을 향해 창을 휘두르던 호는 이를 악 물었다.

“이레네! !!”

콰아아아앙!!!

이미 준비를 하고 있던 모양인 듯, 호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프 리덤의 전탄 사격이 전방의 괴물들 을 휩쓸었다. 그리고 잠시 생겨난 틈을 이용해 호가 소리를 질렀다.

“브로리! 기사왕! 한시진! 아쉬토 는 나를 따라온다!”

고작 다섯에 불과했지만, 하나하나 가 EX 등급 혹은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웅들이었다. 그렇 게 영웅들의 이름을 부르는 호의 목 소리에는 물기가 배어 있었다.

자신들이 리그로우를 물리칠 때까 지 몇 명이나 살아남을지 알 수가 없었다.

키엑! 키에에엑!

괴상하게 생긴 공허의 괴물들이 앞 으로 뛰쳐나가는 호와 일행들을 향 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호는 괴물들을 피해 마장기의 속도를 높이기 시 작했다.

가속을 발동한 알바트로스가 엄청 난 스피드로 쏘아져 나갔고, S등급 의 마장기들도 고속 기동을 사용해 공허 괴물들의 벽을 뛰어넘었다.

그렇게 공허 괴물의 벽을 뚫고 선 택의 신전 중심부로 호가 들어섰을 때였다.

“건방진 노음!!!”

자신이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기라 도 한 모양인지, 커다란 포효가 호 의 귀를 찌릿하게 울렸다. 짐승신의 성소에서 들은 적이 있던 리그로우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커다란 마력 의 구슬이 통로에서 막 빠져나온 호 를 향해 날아들었다.

“위험!”

“오빠!!!”

자신을 부르는 동료들의 비명을 귀 로 흘리며, 호는 눈앞으로 날아오는 리그로우의 마력 구슬을 주시했다. 강대한 마력이 응축된 리그로우의 마력 구슬은 정면으로 얻어맞으면 아무리 알바트로스라도 무사하지 못 할 것 같았다. 그리고 피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았다.

“제길!”

본능적으로 그리고 반사적으로 호 는 알바트로스의 마력창을 휘둘렀 다.

마치 젤리를 가르는 스푼처럼 리그 로우의 마력 구슬이 알바트로스의 창에 반으로 갈라지더니만 양옆으로 튕겨져 나갔다.

콰아아아앙!

이어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선택의 신전 전체가 크게 진동했다. 역시 그냥 얻어맞았으면 여기서 세상을 하직할 뻔했던 공격이었다.

“후……. 살았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어떻게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리그로우의 공격을 운 좋게 한 턴 흘려보낸 모양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공격이 실패한 것을 본 리그로우는 신전의 제단 중심부 에서 자신들을 노려보며 무서운 얼 굴을 하고 있었다.

“감히 이 몸의 일을 방해해?! 우리 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 소환된 놈 이?”

“미안하지만, 난 너에게 소환되고 싶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 어.”

호의 대꾸에 리그로우가 눈을 부릅

떴다. 살기만으로도 호를 갈기갈기 조각낼 기세였다. 그리고 한시진이 앞으로 나서며 외치듯 말했다.

“우주의 균형을 어그러뜨리는 알리 우스! 네 놈을 여기서 처리하겠다!”

“오호라? 이제 보니 소환된 놈들 중에 우리를 아는 녀석이 끼어 있었 던 모양이로군. 그래, 라헬 년이 있 었지.”

리그로우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모양인지 추측을 하는 모 양이었다. 그동안 호는 알바트로스 의 창에 마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동료들을 향해 통신을 보냈다.

“힘 아낄 필요 없으니까. 최대한 빨리 끝내보자고.”

고오오오오!

통신을 보낸 호는 곧바로 창에 마 력을 응집했다. 마력이 거칠게 휘몰 아치면서 알바트로스의 창을 진동시 켰다.

그와 동시에 붉은 기류로 휩싸인 S등급의 마장기사 번개처럼 앞으로 튀어 나갔다.

띵동.

-한시진이 검신을 발동했습니다.

-브로리 발란스가 ‘투기 발산’을 사용했습니다. 그녀의 무력이 두 배 상승하며 강력하게 응축된 마력의 투기를 다루게 됩니다.

-기사왕 이레네 아르티아가…….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동료들의 스킬 발동 메시지를 흘리며 호는 자 신의 옆구리에 창을 단단히 고정시 켰다. 알바트로스가 자랑하는 파괴 적인 공격, ‘파멸의 돌격’이 리그로 우를 향하고 있었다.

“흥!”

하지만 리그로우가 한 손을 뻗는 순간, 무형의 보호막이 수십 겹 생 겨나며 알바트로스의 앞을 가로막았 다.

콰드드드득!

강렬한 돌격과 함께 보호막들이 순 식간에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보호 막을 이루는 마력의 조각들이 찬란 하게 하늘을 수놓았다.

하지만 알바트로스의 공격은 리그 로우에게는 아무런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나 리그로우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역할은 톡톡히 해낼 수 있었다.

“잘 만났다! 이 자식!!!”

투기 발산을 사용한 브로리의 리턴 이 폭발적인 속도를 내며 리그로우 에게 달려들었다. 바닥의 석벽을 박 살내며 순식간에 달려든 브로리의 마장기가 그대로 몸을 날리며 정권 을 내질렀다.

츠츠츳!

아까와 마찬가지로 무형의 보호막 이 리그로우의 몸을 감싸려고 했다. 하지만 무력 수치 8000 이 넘는 브 로리의 돌진은 그보다도 훨씬 빨랐 다. 게다가 위력 또한 파멸의 돌격 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콰아앙!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브로리 의 주먹이 리그로우의 복부를 후려 치며 커다란 충격파가 뒤로 퍼져 나 갔다. 그러나 브로리의 공격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 중에서 전투력이 가장 높은 그녀는 본능적으로 눈앞 의 괴물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느끼 고 있었다.

콰직! 콰드득!

그렇기에 자신이 좀 더 힘을 내서 괴물을 묵사발내야 했다.

그래야만 동료들이 이 녀석을 해치 울 수 있었다. 리턴의 주먹이 연신 리그로우의 동체를 가격했고, 그럴 때마다 리그로우의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흐아아아압! !!”

기합과 함께 브로리의 오른손에 투 신의 마력이 집약되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리그로우의 얼굴에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듯 꽂아버렸다.

콰아아앙!

리그로우가 바닥에 틀어박히면서 커다란 소음과 함께 또 한 번의 진 동이 선택의 신전을 흔들었다.

겉으로만 보면 순식간에 알리우스 라는 괴물을 물리쳤다는 생각이 들정도의 위력적인 공격이었다. 하지 만 리그로우를 바라보는 호의 표정 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브로리의 무시무시한 공격에도 불 구하고 시스템 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리그로우의 생명력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

“젠장.”

아직 제대로 힘을 회복하지 못했다 더니 생각보다도 더욱 어려운 싸움 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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