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너스 대륙전기 506화
“어어?! 움직인다! 움직여!!!”
브로리가 프리덤을 움직이기 시작 한 것은 그로부터 약 삼십분 가량이 더 흘러서였다. 그사이 한시진은 고 속 기동을 마치고 무기를 테스트하 고 있었다.
“A등급 마장기와는 화력이 비교가 안 되네요. 역시 상위의 기체라 그 런가 봐요.”
리턴의 주 무장은 마력 라이플과
마력 샤벨 그리고 팔쿤의 전용기인 피닉스의 치르넬과 흡사한 원리로 작동하는 원격 무인 공격병기인 판 비트였다. 매직 애로우를 다수 발사 할 수 있는 기관포도 장착되어 있었 지만, 그리 대단한 위력은 아니었다.
이 중에서 마력 라이플은 원거리 저격 병기인 MLC 위력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그만큼 오너의 마력도 상당량을 소 모하지만, S등급 마장기를 조종할 수 있는 영웅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마력 샤벨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증폭장치가 있어 오너의 집중에 따라 더욱 강력한 공격을 가할 수도 있었다.
콰쾅! 쾅! 콰아아앙!
게다가 원격 무인 공격병기인 판 비트는 치르넬보다도 한 수 위의 파 괴력을 자랑했다. 수십 개의 무인 병기가 동시에 한 개체를 타격하는 장면은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영웅들 이 전율하게 만들 정도였다.
“이 정도면……
호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어째서 리턴이 S등급의 마장기인지 그 이유 를 확인할 수 있었다.
120억 리스? 충분히 투자할 가치
가 있었다. 저런 리턴의 화력은 알 리우스를 상대로 한 전투에서 큰 활 약을 할 게 틀림없었다.
“드디어 브로리가 움직이는군.”
“어험. 고속 기동은 리턴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려면 제법 시간이 걸릴 겁니다.”
호의 중얼거림에 존스 홉킨스가 말 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제작한 리 턴의 화력 시험에 크게 만족하는 모 습이 었다.
A등급 마장기를 뛰어넘어 리그너 스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마장기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들고 있었다.
“고속기동에 익숙해지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오너마다 다르겠지만 다들 재능이 있는 분들이니……. 음?”
대답을 하던 존스 홉킨스가 눈을 부릅떴다.
갑자기 브로리의 프리덤이 자신의 무장을 꺼내 리턴을 조준하기 시작 한 것이다.
원거리 전투에 특화된 프리덤은 다 수의 적이나 혹은 강력한 적 하나를 상정해서 만든 마장기답게 여러 공 격 목표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멀티 조준 시스템과 함께 하나하나 가 MLC 급의 위력을 지닌 마력포 가 기체의 사방에 장착이 되어 있었 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모든 화력이 집중되면 그 파괴력은 마력으로 보 호받고 있는 성벽을 단숨에 파괴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좋아! 어디 한 판 붙어보자고!”
“엇‘?!”
“야, 야! 이건 테스트라고! 한시진! 회피 기동! 회피 기동해!”
호가 재빨리 통신구를 들어 브로리 를 말렸다. 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싸움밖에 모르는 브로리의 상식 에 테스트는 곧 대결을 의미했다.
호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조종간의 방아쇠에 걸린 소녀의 작은 손가락 이 거침없이 당겨졌다.
무수한 빛줄기가 절묘한 궤적을 그 리며 한시진의 마장기를 향해 쏘아 져 나갔다.
얼핏 봐도 수십 발은 되어 보이는 공격이었다.
콰콰쾅! 콰아앙! 콰쾅!!!
커다란 소음과 함께 먼지구름이 크 게 피어올랐다.
적어도 라이온레인 일 개 편대와
엑스 칼리버 세 개 편대가 동시에 공격을 한 것 같은 위력이었다. 그 정도로 목표를 집중한 프리덤의 공 격력은 어마어마했다. 단단한 장갑 을 지닌 데스 사이더급 마장기라 해 도 저런 포격은 결코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직격을 당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갑작스러운 공격이었지 만 S등급 마장기에 한해서 한시진의 마장기 조종기술은 브로리보다 한 수 위였다.
파아아앙!
공기의 충격파와 함께 고속 기동을 펼친 리턴이 번개처럼 프리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접근 전. 순식간에 프리덤이 박살이 나며 지면에 곤두박질쳤다.
“크헉?! 으허허헉!!!”
잠시 후 곤두박질 친 프리덤의 모 습을 확인한 존스 홉킨스가 호흡조 차 제대로 하지 못하며 숨을 헐떡였 다. 레온 바티스타는 연신 내 예술 품이 라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런 드워프 영웅들의 뒤에서 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째 꼴을 보아하니 오늘 시험 가 동에 참여했던 두 명의 마장기사는 드워프 영웅 둘에게 엄청나게 혼이 날 것 같았다.
어쨌든 오늘의 테스트를 통해 리턴 과 프리덤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더 욱 확실해지고 있었다.
리턴과 프리덤의 강력한 무기 증 하나인 고속 기동은 알르드에서 한 시진만이 유일하게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호는 기사왕 이 레네 아르티아를 비롯해 S등급 마장 기의 예비 오너들을 한데 모아 한시 진에게 교육을 맡겼다.
그만큼 능력이 뛰어난 영웅들을 임 무에 투입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것 보다는 당장 리턴과 프리덤을 활용 하는 게 중요했다.
다행히 한시진에 의해 부서진 프리 덤은 금세 수리가 되었다. 수리를 맡은 드워프 영웅들의 말에 의하면 워낙 제대로 박살을 낸 탓에 수리가 더욱 쉬웠다고 했다.
“휴, 휴식은 없는 겁니까?”
“여기서 탈출해야 돼……
그리고 엘 브릭의 팀 ‘갈공이는’ S 등급 마장기의 파생 연구인 전용기 개발에 들어갔다.
드라코 역시 파생 연구의 진행을 시작했다. 그렇게 S등급 마장기와 관련된 일을 끝낸 호는 바로 다른 세력들의 지도자들에게 서신을 보냈 다.
이제는 드워프 왕국을 혼내줄 시간 이었다.
저희 엘프 왕국에서는 여왕의 친위 대인 ‘카스타네아’들이 조종하는 윈 드라이더 편대를 보내겠어요. 산악 전에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알르드에게 받았던 도움을 저희 정 령들이 되돌려 줄 차례로군요. 저희 왕국에서 가장 용감무쌍한 나르코와 리버 부대를 보내겠습니다.
드워프 왕국을 공격하겠다는 호의 말에 엘프 왕국과 정령 왕국에서는 지체 없이 병력과 마장기 편대를 지 원했다. 만마의 지배자 쉐르난비체 의 마족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어후. 제대로 빡쳤나 보네.”
복수심에 불타는 쉐르난비체의 마 족은 이미 볼 붸르니체스가 이끄는 선봉대가 드워프의 영토를 공격 중 에 있었다.
커티삭 전투에서 많은 병력을 소모 하고도 몇 개 군단을 동원하는 마족 의 모습을 보면 진짜 인생이 투쟁으로 점철된 세력다웠다.
덕분에 드워프의 군단 중 둘이 서 쪽 전선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 되고 있었다.
“흐음.”
지도를 내려다보며 호가 낮게 고개 를 끄덕였다.
알르드의 국경에 배치된 드워프 군 단의 방어 전력은 전과 다름없이 탄 탄해 보였다.
그러나 예비 군단이 다른 전선으로 투입되었다는 말은 눈앞의 전선을 뚫어버리는 순간 알르드의 군대를 막을 병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시진도 곧 그 사실을 알아 차렸다.
“일점 돌파로 드워프의 방어선을 뚫어버리고 우회해서 포위하는 게 어떨까요?”
“기동력이 좋은 마장기 전력이 필 요해. 기마 부대는 산악지에서 활약 하기 어려우니 비행부대도 있어야겠 네.”
“드래곤 라이더라면 충분한 수준이 죠.”
시진의 대답을 들으며 호가 짧게 웃었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이기 때문이었다.
곧바로 병력이 소집되었다. ‘바리 안스의 대지’로부터 진군할 북부 군 단은 물론이고, 바우 왕국이 있는 동부 역시 전쟁이 시작되는 순간 공 세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물론, 동부 전선은 드워프들의 시 선을 끄는 용도로 군단장은 팔쿤이 참모는 저번 전쟁에서 기사왕을 보 좌했던 레이자 카르핀이 맡았다.
“진격하라! 괴물의 힘에 타락한 드 워프들을 몰아내고 리그너스 대륙을 지키자!!!”
전쟁이 시작되었다.
여신 라헬이 항복을 하고 천족의 이름이 역사 속에서 지워진 ‘알? 천 전쟁’ 이후 팔 개월 만에 알르드가 다시 군사를 일으킨 것이다.
거기에 엘프와 정령 왕국 그리고 마족까지 합세를 하면서 리그너스 대륙 전체가 전쟁의 광기에 휩싸이 기 시작했다.
에, 엘프와 정령들까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리그너스 대륙의 모든 세력들이 손 을 잡고 함께 자신들을 공격하는 상 황인지라 드워프 왕국 내에서도 당 황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평화를 외치는 영웅들도 더러 있었 다. 그러나 대족장 골드 스트리안과 그가 지배하는 망치 회의는 대륙의 통일이라는 기치를 앞세워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그것은 골드 스트리안과 망 치 회의의 실수나 다름없었다. 그들 은 전쟁을 선포하기 전, 알르드에 어떤 병기가 있는지를 확인했어야 했다.
콰아아아앙!!!
강렬하게 피어오른 마력의 장검이 드워프 병사들을 가로질렀다. 순식 간에 열기가 피어오르며 수십의 병사들이 말 그대로 증발해 버렸다.
“저, 저게 무엇이냐?!”
안력을 집중해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스피드. 붉은색의 마장 기가 아군의 병사들을 도륙내고 있 었다.
그런 적기를 막아내야 할 아군의 헤임빌(A등급의 드워프 마장기)은 이미 박살이 난 지 오래였다. 그것 도 원거리에서 발사 된 공격을 동시 에 얻어맞고 조종석이 날아가 버렸 다.
“아, 아, 아??????!”
전쟁에 참여한 드워프들의 입에서
토막이 난 소리들이 흘러나왔다.
적군의 공격에 아군들은 비명을 지 를 새도 없이 먼지로 변해버리고 있 었다. 이건 전쟁이 아니었다. 학살이 었다.
“12, 13 실비 문 부대는 좌측으로 후회해 적들을 타격한다! 드워프들 이 동굴로 숨어들기 전에 전투를 끝 내야 한다!!!”
알바트로스의 조종석에서 호는 쉴 새 없이 명령을 내렸다. 드워프들이 자신들이 파 놓은 땅굴로 숨어들게 되면 후방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컸 다. 이미 우(右)군에서도 로우덴이 드워프들의 씨를 말리고 있을 터였다.
리턴과 프리덤을 앞세운 아군의 마 장기 편대가 적들의 마장기 전력을 박살냈고, 실버 문들이 거리를 좁히 고 있었다. 그리고 드워프들의 후방 을 노린 드래곤 라이더의 강습이 시 작되 었다.
쐐애애애애액!!!
쾌속으로 떨어지는 드래곤 라이더 의 강습에 이미 그들의 존재를 확인 하고 있던 드워프들은 침착하게 대 웅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호의 G랭크 스킬 ‘한계 돌 파’에 영향을 받는 드래곤 라이더는 드워프들이 알고 있던 그 드래곤 라 이더가 아니었다.
쿠와아아앙!
커다란 폭발과 함께 드레이크의 날 카로운 발톱이 순식간에 드워프 여 럿을 난도질했다.
이어서 동료를 죽인 드래곤 라이더 를 향해 드워프들이 무기를 휘둘렀 지만, 포효와 함께 난동을 부리는 드레이크의 흉폭함을 당해내지 못하 고 도망을 쳐야 했다.
“호 님을 위하여!”
“리그너스 대륙의 평화를 지키 자!!!”
“호! 호!! 호!!!”
알르드의 정점이자 자신들의 왕을 이름에 올리며 실버 문들이 기합을 내질렀다. 그와 함께 그들의 검에서 맹렬한 검풍이 앞으로 쏘아져 나갔 다. 동시에 실버 문들을 막기 위해 방패를 들어 올렸던 정예 드워프 쿠 스타스와 누누들이 순식간에 쓰러져 버렸다.
그 중 몇몇의 눈동자는 자신이 어 떻게 죽은지도 모른 채 크게 치켜뜨 고 있을 뿐이었다.
투화아아악!
프리덤의 일제 사격이 펼쳐지며 수
백의 드워프들의 싸그리 증발해 버 렸다. 기사왕 이레네 아르티아의 공 격이었다.
그녀는 원래 라이온레인 급의 마장 기인 블루 세이버를 전용기로 사용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s등급의 마 장기인 프리덤의 화력에 마음이 완 전히 넘어가 있었다.
“인간들의 평화를 위해……! 대륙 의 괴물 놈과 그들과 손을 잡은 네 놈들을 모조리 무찔러주마!”
EX등급의 영웅, 기사왕의 강대한 마력이 프리덤이 장비한 무기를 충 전시키기 시작했다. 잠시 후, 멀티 조준 시스템이 발동되며 또 다시 수십 발의 마력포가 드워프들의 진영 에 떨어져 내렸다.
리턴과 프리덤. S등급 마장기를 앞 세운 알르드의 공격은 공격을 감행 한 본인들도 놀랄 정도의 엄청난 화 력으로 순식간에 드워프의 방어선을 녹여 버렸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목적은 어디까 지나 선택의 신전에서 공허의 괴물 들을 불러내고 있는 알리우스-리그 로우의 소멸. 호를 위시한 알르드의 에이스 편대는 드워프의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것과 동시에 남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로우덴의 군
단이 전선을 크게 넓히며 드워프 영 토를 점령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