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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505화 (505/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505화

‘그나저나 생각보다 쏠쏠하게 모이 는데?’

품을 매만지자 묵직한 주머니가 손 에 잡혔다. 큐브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오스 큐브들이었다.

희귀한 재화인 카오스 큐브는 고대 신을 물리치게 되면 획득하는 업적 의 보상을 통해 열 개 혹은 그 이 상씩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리 고 호는 이번 달에만 벌써 스물 두 개의 카오스 큐브를 획득할 수 있었다.

카오스 큐브를 획득할 있게 해주는 고대 신들도 대륙에는 아직 많이 남 아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큐브를 모으다 보면 언젠가는 큐브 상점의 값비싼 상품인 유니버스급 함선이나 그 외의 물품도 구입할 수 있을지 몰랐다.

혹은 알리우스와의 전쟁에서 비장 의 한 수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대체 이건 뭐에 쓰는 물건인 거야?”

호가 삼각뿔 두 개를 합쳐 놓은 것 같은 모양의 아이템을 손에 올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카오스 큐브 외에도 고대 신을 쓰러뜨리게 되면 업적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 이었다.

시스템을 통해서는 ‘신의 파편’이 라는 명칭만 알 수 있을 뿐이었다. 그 외의 정보에 대해서는 하나도 설 명되어 있지 않았다. 심지어 같은 고대 신인 라헬도 이런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신이 아니라 고대 신이라 그런가?

“나중에 일루미나스를 만나게 되면 대체 이게 뭔지 한 번 물어봐야겠 네.”

신의 파편. 이름만 들어서는 범상

치 않은 아이템 이었다. 그렇기에 호는 이 아이템이 어떤 곳에 사용되 는 물품인지 제법 신경이 쓰이고 있 었다.

이제 이곳에서의 볼 일은 끝이 났 다. 고대 신 아쉬리아트의 사체는 쓸모가 없었다.

아니, 쓸모가 있다 해도 사용할 수 없었다. 이미 고대 신의 사체는 마 력의 파편으로 흩어지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 푸른 입자로 변해가는 사 체는 곧 이 행성의 마력에 흡수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잠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호가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돌아간다.”

이제 가까운 영지에서 병력을 재정 비한 후, 라헬이 말했던 다음 고대 신. 엘프 왕국의 북쪽에 있다는 ‘애 쉬드라’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오랜만에 트오세나 방문해볼까?”

평화와 자신들의 안정을 최우선으 로 추구하는 엘프와 알르드는 몇 달 전 군사 동맹을 맺었다.

알르드의 강력한 군사 전력과 수인 왕국, 인간, 천족을 무너뜨리고 드워 프 왕국과도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호 전적인 모습에 스스로 겁을 먹고 먼저 동맹을 제시한 것이다.

‘대륙을 통일할 이유도 그렇다고 적을 더 늘릴 필요도 없으니까 호는 엘프 왕국의 동맹 제안을 거 절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아 스트리드 벨이 나서서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동맹을 체결했다. 그런 만 큼 봉인되어 있는 고대 신을 쓰러뜨 린다는 명목으로 하는 엘프 왕국 내 에서의 군사 행동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오히려 엘프들의 성격상 자신들의 왕국에 고대신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신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줄 것 같았다.

그러나 군대의 재정비를 위해 알르 드의 영지에 도착한 호는 엘프 왕국 에 있다는 고대 신 ‘애쉬드라’의 공 략을 다음으로 미뤄야만 했다.

호가 고대 신을 토벌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메시지가 드디어 도착을 했 기 때문이었다.

띵동

-기술 조건을 만족하여 이제부터

는 s등급의 마장기 ??? 의 제작이 가능해집니다. 상위 등급의 마장기 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초월자의 도 움이 필요합니다.

-기술 조건을 만족하여 이제부터 는 s등급의 마장기 ??? 의 제작이 가능해집니다. 상위 등급의 마장기 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초월자의 도 움이 필요합니다.

“……뭐지? 이거 오류인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메 시지가 연달아 두 개가 나타나는 것 을 본 순간 절로 그런 말이 먼저 나왔다.

게다가 이름조차도 물음표였다. 순 간,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불 안감이 뭉클 피어올랐다.

하지만 시스템을 통해 마장기 제작 목록을 확인해본 호는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제작이 가능한 마장기 중에 S등급 의 마장기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 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기체명이 물 음표인 이유도 금방 알 수 있었다.

“내가 직접 S등급 마장기의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말이지? 으음.”

호가 내심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작명에 대해서는 크게 자신이 없었 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S등급의 마장기고 알르드를 대표하는 주력 기체가 될 예정인데, 이름이 이상하면 그것도 곤란했다.

잠깐 머리를 굴려 봤지만 대한, 민 국, 우리, 나라와 같은 고대에나 쓸 법한 명칭만이 떠오르고 있었다. 일 단 탈락.

“건담? 자쿠?”

괜찮을 법한 이름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심리적으로 걸리는 느낌이었 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도중 호의 머

릿속으로 섬광이 번쩍였다.

‘바보 같은?! 내가 왜 혼자서 머리 를 쓰고 있었지?’

자신이 할 수 없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하면 되는 일이었다. 곧 바로 시진이 호의 집무실로 불려왔 다.

“S등급의 마장기요?”

“응. 방금 모든 연구를 끝냈다는 보고를 받았어.”

“와……아……

호의 말에 한시진은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 마장기 와 같은 강력한 전투 병기를 개발하 는 게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 살 아이도 알 수 있는 사 실이었다.

그런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최고 등급의 기체보다도 더욱 뛰어난 스 펙의 상위의 기체를 고작 일 년도 되지 않아 개발을 끝내 버린 것이 다.

아무리 천재적인 머리를 지니고 있 는 로우덴과 엘 브릭의 ‘갈공이’ 그 리고 드래곤이 지휘하는 연구팀인 ‘드라코’가 있다 해도 정상적인 기 술 개발 속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연구는 끝이 났고, 조만간 제작이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마장기에 붙일 이 름이 필요해.”

“아하! 아메리카 연합의 유니온이 나 유럽의 나이츠, 우리나라의 화랑 과 같은 기체 명 말이죠?”

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니온, 나 이츠, 화랑. 셋 다 괜찮은 이름인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고민을 하 던 시진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리턴 어때요?”

“리턴?”

“네. 소환자들이 가장 원하는 목표 는 자신들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돌아간다는 의 미의 리턴.”

“으음.”

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적 어도 자신이 생각했던 대한, 민국 보다는 훨씬 괜찮은 것 같았다.

마침 자신도 생각이 나는 이름이 있었다. 소환자들을 이곳에 끌어들 인 알리우스의 손에서 벗어나자는 의미의 프리덤. 혹은 그 운명을 뛰 어넘자는 의미였다.

“리턴과 프리덤이라……. 괜찮은

데?”

몇 번 중얼거려 보니 이름들이 제 법 마음에 들었다.

어차피 자신의 작명센스를 생각해 봤을 때 다른 이름을 생각한다 해도 이것보다 괜찮은 이름은 떠오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S등급 마장기의 명칭은 리 턴과 프리덤으로 정해졌다. 접근전 에 특화된 마장기가 리턴, 원거리 특화 마장기가 프리덤이었다.

두 기체 모두 윙 스러스트 기술을 적용해 비행이 가능했고, 고 효율의 마력 엔진을 장착해 다수의 무장도장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문제도 있었다.

“어우야……. 이거 너무 비싼 거 아니야?”

각종 최신 기술들과 S등급 마장기 답게 희귀한 특산품들이 대량 사용 되다 보니 제작비용이 무지하게 비 쌌다.

A등급 마장기인 라이온레인의 경 우에는 장인들의 숙련도에 따라 약 25-30억 리스가 소모가 되었다. 그 런데 S등급의 마장기 리턴은 120 억 가량이 비용이 들어갔다. 원거리 전용인 프리덤은 무장 때문에 그보 다 50억 리스가 더 비쌌다.

“시, 신기술이 적용되는 거라 어쩔 수가 없네.”

“맞네. 그래도 장인들의 손놀림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제작비용이 조 금이나마 줄어들걸세, 아무렴.”

제작을 맡은 드워프 영웅 존스 홉 킨스와 레온 바티스타가 놀란 표정 을 하는 호의 옆에서 땀을 뻘뻘 홀 렸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말도 안 되는 비용이었다. s등급 마장기 한 기의 제작비용으로 A등급 마장기를 편대를 구성하고도 돈이 남았다.

‘하지만……

어차피 만들어야하는 마장기였다.

어마어마한 가격이 눈에 아른거리기 는 했지만, 알르드의 재정이라면 감 당하지 못할 정도도 아니었다.

물론, 대량 제작은 힘들 것 같았 다. 적어도 알르드의 모든 도시가 림드 산맥처럼 발전이 된 이후라면 모를까…….

그리고 호가 자신의 고민을 날려버 리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 다.

“리턴과 프리덤. 일단 한 기씩을 제작하겠습니다. 기간은 얼마나 걸 리겠습니까?”

“이미 특산품들은 전부 준비가 되

어 있네. 이십 일! 아, 아니 보름 안 에 만들어 보겠네.”

그 정도라면…….

아직 리그로우가 공허의 괴물을 소 환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여유가 남 아 있었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두 달 정도.

그렇다면 S등급의 마장기를 제작하 고, 시험 기동을 해본 이후 추가적 으로 두 기 정도를 더 만들어서 전 투에 나설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연 히 드워프 왕국에 길을 뚫는다는 전 제 조건하의 계산이었다.

산악전과 방어전에 특화된 드워프

왕국을 상대로 교전 기간을 짧게 잡 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S등급의 마 장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슬슬 쉐르난비체와 다른 친구들에 게도 서신을 보내야겠네.”

창조신 아니 알리우스인 세리너스. 그 괴물의 힘에 영향을 받는 드워프 왕국의 대족장인 골드 스트리안의 정신을 차리게 만들기 위해서 알르 드는 마족, 정령 왕국, 엘프 왕국과 손을 잡았다. 그리고 사정을 알게 된 세 지도자는 알르드와 함께 알리 우스를 쓰러뜨리기로 의견을 통일했 다.

특히나 골드 스트리안처럼 세리너

스에게 농락을 당했던 만마의 지배 자는 아직도 그 분노를 잊지 않고 있었다. 만약 공세가 시작되면 그녀 가 직접 지휘하는 마족의 대규모 군 단이 드워프 왕국의 서쪽을 초토화 시킬 예정이었다.

S등급 마장기의 테스트가 진행된다 고?

나도 한 번 탑승해 보고 싶은데? 리턴? 프리덤? 캬아! 이름 한 번 끝 내주는 군. 마치 나를 위한 이름 같 잖아?

S등급 마장기의 제작이 진행되면서 마장기에 탑승하고 싶어 하는 영웅 들은 전부 테스트에 자원했다.

그러나 시제기의 테스트는 한시진 과 브로리가 진행하기로 했다.

에이스 오너들은 전부 테스트에 자 원했지만, 굳이 그 둘을 뽑은 이유 는 일단 탑승 조건이 너무나도 높았 기 때문이었다.

최소 SSS등급의 영웅에 무력 999 초과가 조건이었다. 한 마디로 무력 에 보너스를 받는 EX등급이 아니면 S등급 마장기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이렇게 되면 많이 제작해도 의미 가 없겠는 걸?”

하지만 한 편으로는 다른 기대가 들기도 했다. 이런 과한 조건이 걸릴 정도면 과연 그 능력이 얼마나 대단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고 있었 다.

대한제국의 기사단장으로 이미 여 러 무기들을 테스트해 본 경험이 있 는 한시진은 S등급 마장기의 정확한 스펙을 파악할 예정이었고, 브로리 는 투신의 모든 능력을 사용해 리턴 과 프리덤이 어느 정도까지의 출력 을 낼 수 있을지 테스트할 계획이었 다.

테스트 장소는 디르시나에서 조금 떨어진 평원으로 평원 전체를 테스 트 범위로 잡았다.

S등급 마장기의 화력 시험 때문이

었다.

그리고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알바트로스보다도 강하지는 않겠 지?’

멋들어진 두 기의 기체를 보며 호 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알바트로스는 S등급의 마장기. 그 리고 새롭게 제작한 기체인 리턴과 프리덤 급도 S등급으로 똑같은 등급 의 기체였다. 파멸의 돌격과 같은 알바트로스 특유의 기술이 있는 만 큼 리턴이나 프리덤으로 갈아탈 생 각은 없었지만, 왠지 신규 기체가 알바트로스보다 강하면 기분이 조금 그럴 것 같았다.

“고속 기동부터 시작할게요.”

통신과 함께 한시진이 윙 쓰러스트 에 마력을 불어넣으며 이동을 시작 했다.

윙 쓰러스트 작동에 헤매는 브로리 와는 달리 그녀는 이와 비슷한 기술 을 이미 경험해 본 적이 있다고 했 다.

그래서일까? 꽤나 조종이 능숙한 모습이었다. 그 쪽 행성의 병기 제 작 기술도 상당한 수준인 모양이었 다.

콰 o}o}o}o}o]J

윙 쓰러스트의 뒤편으로 마력의 날 개가 펼쳐지면서 한시진이 탑승한 기체인 리턴이 총알처럼 앞으로 쏘 아져 나갔다. 눈으로는 위치를 제대 로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속 력이 었다.

“이거 생각보다 압력이……!”

하지만 시진은 그런 상황에서도 제 법 기체를 잘 움직이고 있었다. 붉 은색의 번개로 변한 리턴이 전후좌 우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디르시나 의 평원에는 새빨간 벼락이 치기 시 작했다. 거기에 고속 기동의 충격파 로 인해 평원의 땅들이 순식간에 엉 망이 되고 있었다.

“저 기동에 익숙해지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군요.”

“……그러게요. 이거 아무나 못 타 겠는데?”

기사왕의 말에 공감을 하면서 호는 멀찍이서 보이는 리턴의 화려한 기 동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어읔! 이게 대체 뭐야?! 왜 이딴 걸 달아놔서는!”

그에 반해 브로리는 윙 쓰러스트를 움직이는 것에 대해 굉장히 어려워 하고 있었다.

평생을 땅에 발을 디디고 산 원숭 이라 그런지 날개라는 새로운 감각에는 영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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