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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93화 (493/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93화

알르드의 돌격대장이나 다름없는 한시진의 등장은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검제인 그녀의 전투력은 칠제와 비 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

아니, 그녀는 검제의 상위 클래스 검신을 손에 넣기 위해 폐관 수련에 들어갔었다.

그런 시진이 도착했다는 보고에 호 는 곧바로 시진을 맞이하기 위해 나갔다.

사랑스러운 연인을 집무실에 엉덩 이를 붙이고 앉아 기다리고 싶지 않 았다.

“시진아!!!”

“오빠!”

영주성의 정문을 지나자마자 매력 적인 외모의 여인이 호에게 안겨들 었다.

오랜만에 봐서일까? 시진의 모습은 전보다 훨씬 아름다워져 있었다. 풍 기는 분위기도 조금 달라진 느낌이 었다.

“디르시나에서 전쟁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어요. 도시 의 분위기가 흉흉해서 얼마나 놀랐 는데요.”

“던전에서 폐관 수련을 하느라 소 문이 닿지 않았겠지. 그렇지 않아도 사람이 부족했는데, 진짜 타이밍이 아주 끝내줄 때 나타났는데?”

호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 했다. 정말로 한시진이 등장한 타이 밍은 환상적이었다.

“에헴. 제가 또 타이밍을 잘 맞추 는 여자죠.”

시진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리 고 호는 그녀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당당한 모 습은 지금도 변함이 없었다. 폐관 수련에 들어갔던 일이 잘 해결된 모 양이었다.

“표정이 밝은 것을 보니, 승급에 성공했구나.”

“네, 그렇답니다. 이제부터 저를 검 의 신이라고 불러주세요.”

“이야……. 검신 한시진? 듣기만 해도 무지하게 강해 보이는데?”

“아니, 그런 놀리는 말투 말고요. 진짜 제대로 존경을 담아서 말해주 세요. 저 고생 많이 했단 말이에요.”

투정을 부리는 시진의 모습에 호가 큭큭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 고는 그녀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승급으로 성장한 그녀의 능력이 궁 금해졌다.

“오우??????

통솔 SS, 지력 SS, 정치 S, 매력 S 의 만능에 가까운 능력이 눈에 들어 왔다.

하지만 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그게 아니었다. 무력 EX+. 절로 감 탄이 터져 나왔다.

기껏해야 SSS등급의 클래스인데, EX등급의 영웅인 아쉬토와 무력 능력이 똑같았다.

하물며 소환자인 한시진은 자신이 보유한 경험치를 사용해 세부 능력 을 높일 수도 있었다.

승급 후, 어느 정도 능력이 결정되 는 이 세계의 영웅들과는 성장 가능 성이 훨씬 높은 것이다.

“EX+ 라니. 이건 좀 사기 아닌가? SSS등급 클래스가 이렇게 강해도 돼?”

“검신이잖아요, 검신. 아차! 오빠 이야기도 들었어요. 전직 축하해요.”

시진이 호의 옆구리를 툭 치며 말 했다. 그런 한시진에게 호가 자신의 정보를 자랑하듯 시진에게 보여주었 다.

그러고는 자신의 능력 중 가장 높 은 등급인 통솔을 가리키며 콧대를 높였다.

“거어어엄신? 어디서 세부 능력에 G등급 하나도 없는 게 까불어? EX 도 아닌 게?”

“……와. 어쩜 사람이 저래? 너무 한다, 진짜.”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던 두 남녀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농담 하나하나가 즐 거웠다.

동시에 주변의 이목이 쏠렸다. 알 르드를 대표하는 소환자 둘이 핑크 빛 사이라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었 다.

오히려, 언제쯤 알르드의 국왕이 결혼을 올릴지 관심을 보일 정도였 다.

“자, 그럼 들어가자.”

말과 함께 호가 슬쩍 팔을 내었다. 시진이 자연스레 팔짱을 끼었다. 그 렇게 둘이 영주성으로 걸음을 옮기 려던 참이었다.

띵동.

[카오스 큐브가 소환자 한시진의 백금색 재능과 공명을 시작합니다.]

[백금색 재능의 공명에 10개의 카 오스 큐브가 사용됩니다.]

[공명이 끝나면 한시진의 EX 승급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래. 왠지 네가 반응할 것 같았 다.”

“네???????”

갑작스러운 호의 말에 시진이 당황 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야 기를 듣고는 곧 쓰게 웃었다.

검신으로 승급을 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새로운 승급 퀘스트라니. 그것도 EX등급으로 향 하는 퀘스트였다.

보나 마나 엄청나게 고생을 시킬 게 틀림없었다.

당연히 호는 카오스 큐브를 사용해 한시진의 승급 정보를 개방시켰다.

무려 열 개라는 적지 않은 수량이 사용되었지만 호는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자신은 ‘리그너스-온 리 원’의 승급 정보를 고대신 운트리 온을 상대하면서 알아낼 수 있었다.

카오스 큐브를 열 개나 아꼈던 셈 이었다.

“꽤나 오래 걸리네.”

로우덴이나 브로리와 같은 경우는 순식간에 공명을 마치며 승급 정보 를 알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소환자가 그런가? 한시진은 달랐다. 황금색이 아닌 백금색 재능 이라더니 승급 정보의 개방에만 무 려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허이구야.”

그리고 퀘스트를 확인한 호의 입에 서 어처구니가 없는 탄성이 터져 나 왔다.

군신-로우덴, 투신-브로리, 전신-이레네 아르티아처럼 한시진은 SSS 등급에도 불구하고 검신이라는 유니 크 클래스를 얻었다.

물론, ‘검신-한시진’과 같은 특별함 은 없었다. 그래도 강력한 건 매한 가지였지만.

그리고 그녀와 관련된 EX등급은 ‘화염의 베히모스’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클래스였다.

당연히 전직에 필요한 조건 또한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다.

위험난이도 SSS등급의 던전을 다 수 공략하는 것은 물론이고, EX등급의 검도 획득해야 했으며 심지어 루베릭 대륙에서 수행해야 하는 조 건들도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리그너스 대륙의 영웅들을 EX 등급으로 승급시켰을 때 했던 고생은 아무것도 아닌 수준 이었다.

“이건 알리우스를 물리칠 때까지 못 끝낸다, 진심.”

승급 퀘스트의 내용을 확인한 호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이건 전직하라고 만들어 놓은 조건 들이 아니었다. 그냥 사람을 괴롭히 는 거지. 한시진도 함께 퀘스트를 확인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굉장히 어려워 보이네요. 설마, 저 다시 이 퀘스트를 수행하러 떠나야 하는 건 아니죠?”

“지금 당장은 신경 쓰지 마. 뭐, 언젠가는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루베릭 대륙으로 가라는 게 말이 되나?”

“아니, 하지 말라고는 안 하네요?”

시진이 그런 호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하지만 EX등급으로 전 직할 수 있는 방법인데, 그냥 포기 하기도 아쉬웠다.

어쨌든 둘은 EX등급과 관련된 퀘

스트 그리고 백금색의 재능이라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지금은 이에 신경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급한 일이 산적해 있었다.

그리고 닷새 뒤, 커티삭에 비보가 전해졌다. 마왕 쉐르난비체의 전용 기, 루비 아이가 목격되었다는 내용 이었다.

“슬슬 본격적으로 움직이려는 모양 이네.”

호는 회의실의 지도를 바라보았다. 지도에 놓인 마족 군단 모형이 알르 드 쪽으로 전진 배치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붉은색으로 특별하게 도 색이 된 모형도 섞여 있었다. 마왕 쉐르난비체를 가리키는 모형이었다.

한시진이 궁금한 듯 물었다. 그녀 는 호에게서 마족과 드워프를 둘러 싼 괴물들의 음모를 들은 뒤였다.

“괴물들에게 쉐르난비체가 조종당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러면 어떻 게 정상으로 되돌릴 방법이 없나요‘?”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드워프의 경우를 생각하면 말로는 설득이 힘들 것 같아.”

쿠퍼 쏘우는 여전히 알르드와의 전 쟁을 반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상황이 점점 안 좋게 흘러가 는 모양이었다.

드워프의 망치 회의에서 쿠퍼 쏘우 의 행동에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첩보가 세 번이나 들어왔다.

더욱이 쉐르난비체와 마찬가지로 알리우스-세리너스의 힘에 지배당 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대족장 골드스트리안은 망치 회의에서 쿠퍼 쏘 우의 드워프 장 박탈을 강력하게 주 장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자신이 군대를 직접 이끌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

‘이거 마족을 물리치고 나면 바로 드워프를 상대해야 할지도 모르겠 네.’

그래도 칠제 둘이 동시에 쳐들어오 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 다.

모든 권력이 만마의 지배자에게 쏠 려 있는 마족과는 달리, 드워프들은 각 종족의 장들과 망치 회의라는 게 있어서 골드 스트리안의 독재에 억 제 역할을 어느 정도 해주고 있었 다.

게다가 드워프 진영에는 알르드에 우호적인 이들도 많았다.

“결국, 쉐르난비체와 한번 붙어야 한다는 말이겠네요.”

시진이 눈을 감았다가 뜨며 말했 다. 칠제를 입에 올리는 그녀의 얼 굴에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우리가 공세를 취하지는 않을 거 야. 이번 전쟁에서 알르드는 마족을 상대로 전력을 기울일 상황이 아니 거든.”

“드워프들도 견제해야 하니까요?”

“천족과 루베릭 대륙의 녀석들도 있지.”

“……아니, 제가 없는 동안 무슨 적이 그렇게 많이 늘었어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천천히 S등급 마장기 연구를 진행 하며 황금색 재능을 지닌 영웅들을 EX등급으로 승급시켜 알르드의 전 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 후, 단번에 리그너스 대륙을 제패하고 라헬과 카테지나를 무릎 꿇리며, 고대신과 알리우스라는 괴물을 처리할 생각이 었다.

그런데 s등급의 마장기의 연구에 필요한 특산품조차 생산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방이 적으로 변해 있었 다.

‘……설마 이러다가 엘프 왕국도 막 토갈론 요새를 공격하는 건 아니 겠지?’

아니면 정령 여왕 아르넨 리네가 세리너스……. 거기까지 생각을 한 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주의 관찰자 일루미나스는 쉐르 난비체와 골드 스트리안에게 힘을 쓴 세리너스가 자신의 힘을 회복하 기 위해 다시 봉인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문제는 또 다른 창조신인 리그로우 였다. 최대한 빨리 그 녀석에 대한 대비책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았 다.

전에 목격했었던 9999의 능력을 감안하면 고대신 둘을 동시에 상대 하는 것과 비슷한 힘으로 상정하면 될 것 같았다.

“일단 저 대군을 상대로 커티삭에 서 농성을 하는 것은 오히려 불리할 것 같아요.”

“수성전에서는 내 능력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지.”

G랭크 스킬인 ‘한계 돌파’는 공격 적으로 사용했을 때 그 효과를 톡톡 히 볼 수 있었다.

한시진도 마찬가지였다. 검신의 능 력과 스킬은 수비보다는 공격에 특 화되어 있었다.

그렇게 한시진을 포함해 다른 지휘 관급 영웅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 을 한 결과 호는 커티삭에서 군단 규모 정도의 병력을 따로 빼내 커티 삭의 외곽에서 자리를 잡기로 했다.

병력은 충분했다. 지금도 림드 산 맥을 비롯한 알르드의 주력 영토에 서 훈련되는 병사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붉은 핏빛의 대지’에 도착하 고 있었다.

주둔지는 심시티를 이용해 대충 요 새 정도를 만들어 놓으면 충분할 것 같았다.

“그렇게 하면 커티삭을 공격하던 내가 주둔하는 요새를 공격하던 마 족들은 언제나 후방을 대비해야 할 거야.”

성 밖의 병사들은 윤 호가 직접, 커티삭 성 내의 병사들은 칸디르가 지휘를 맡기로 했다.

한시진이 지휘관이 아닌 이유는 그 녀는 마장기에 탑승해 직접 적들을 상대해야 하는 돌격대장 역을 맡아 야 했기 때문이었다. 통솔 면에서도 칸디르가 능력이 조금 더 좋았다.

세부적인 계획들은 계속해서 이어 졌다. 어중이떠중이도 아니고 마왕 쉐르난비체가 이끄는 마족의 대군이 었다.

파괴적인 그들의 돌파력을 생각해 봤을 때, 까닥하다가 커티삭이 뚫리 기라도 하면 알르드 전체가 순식간 에 엉망이 되었다.

특히 알르드의 심장이라 할 수 있 는 림드 산맥과 나크 평원, 페렛 습 지대는 결코 타격을 받아서는 안 되 는 곳이었다.

만약 그곳이 피해를 본다면 알르드 의 힘이라 할 수 있는 막대한 생산 공장이 무너져 내렸다.

“이번 위기를 헤치고 나면 코르다 나 칼리드를 요새 도시로 만드는 것 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

“아예 ‘붉은 핏빛의 대지’ 전체를 요새화시키는 건 어때요? 이쪽을 통 하지 않고서는 마족들이 넘어올 수 없잖아요.”

회의에 참여한 한 영웅의 말에 호 는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족 의 땅을 빼앗을 생각이 아니라면 그 것도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았다.

커티삭과 같은 요새 도시가 서너 곳이 뭉쳐 있다면 아무리 호전적인 마족이라도 미치지 않는 이상 공격 할 엄두는 내지도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호는 곧 자신의 실책을 깨 달을 수 있었다. 지금의 쉐르난비체 는 창조신에 의해 미쳐 버린 상태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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