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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92화 (492/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92화

‘저 괴물들이 나한테 무슨 메시지 를 보내려는 거지?’ 에어리스가 나간 후, 호는 진지하 게 생각에 잠겼다.

본인들을 창조신이라 일컫는 괴물 이 자신에게 뭐라 말하고 있었다. 그것도 시스템을 통해서 말이다.

그러고 보면 이 세계의 시스템은 수상한 점이 굉장히 많았다.

일단 가상현실게임에 불과한 ‘리그

너스 대륙전기’의 시스템과 흡사할 정도로 닮아 있었다. 오너 시스템도 그랬다.

“말도 안 될 정도로 똑같지.”

마치 게임 속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배경 또한 게임과 흡사하다 못해 동일한 수준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호는 자신과 다른 소환자 들의 차이점을 떠올렸다.

라헬에게 소환된 일반적인 소환자 들은 자신의 정보창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호는 시스템을 통해 영지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었고, 퀘스트를 받기까지 했다.

심지어 업적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도 있었다. ‘관우는 내 여자’의 공 략본을 열 수 있는 것은 물론이었 다.

똑같은 1회 차 소환자인 한시진이 나 아스트리드 벨은 자신과 접촉한 이후에나 퀘스트를 확인할 수 있었 다. 그것도 전직과 관련된 퀘스트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호는 시스템이 내려준 퀘스 트를 통해 창조신 그러니까 이 행성의 괴물인 알리우스와 접촉할 수 있 었다.

알바트로스를 얻기 위한 여정을 통 해서 말이었다.

“설마……. 시스템이라는 건 알리 우스라는 괴물이 만들어낸 건가?”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기에는 시스 템이 보내준 퀘스트에는 우주의 관 찰자 일루미나스와 관련된 것들도 있었다.

“도대체 너 정체가 뭐냐?”

호가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시스템 을 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푸른색 반투명한 창이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행성의 마력입니다. 아니, 의지 라고 할 수 있겠네요.]

“으허어억?!”

그런데 대답이 들려왔다.

기겁하며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호 의 눈에 머리에 뿔이 달린 조그마한 요정 소녀가 들어왔다.

우주의 관찰자 일루미나스였다.

*

“하아……. 무지하게 놀랐네. 오랜 만에 보는 거 같은데, 잘 지냈어?”

[물론입니다. 힘을 회복하는 동안 당신의 대단함을 지켜볼 수 있었습 니다. 이 행성의 힘을 삼키려던 고 대신을 또 물리치셨더군요.]

“퀘스트가 걸려 있었으니까. 뭐, 가 만히 있는데 알아서 시비를 걸더라 고.”

호가 짧게 대답했다. 오랜만에 모 습을 드러낸 우주의 관찰자였다. 그 녀에게는 물어볼 게 많았다.

“그런데 시스템 창이 이 행성의 의 지라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입니다. 시스템은 알리 우스-리그로우와 세리너스가 이 행 성의 힘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것입 니다. 목적은 소환자에게 힘을 주어 고대신을 물리치게 하고, 자신들이 힘을 회복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입 니다.]

결국, 이 행성의 힘이 시스템이라 는 것을 구성하고 있다는 이야기였 다. 하지만 호는 잘 이해가 가지 않 았다.

“행성까지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괴 물인 알리우스가 가상현실게임 ‘리 그너스 대륙전기’를 알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블루 스케일’이라는 이름의 알리우스가 Korea사의 관련자로 일하고 있습니 다. 그대가 알고 있는 가상현실게임 ‘리그너스 대륙전기’는 이 행성의 배경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 와우??????

호가 입을 쩍하고 벌렸다. 이제껏 자신이 들은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인 대답이었다.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째 지구도 안전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런 호의 걱정을 우주의 관찰자는 이미 예상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그대의 행성과 관련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주의 수호자이자 최강의 마스터였던 김현 준과의 거래를 통해 블루 스케일은 자신의 생명을 대가로 그대의 행성 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머무르 기로 영혼의 맹약을 맺었으니까요.]

“김 현준?”

잘 모르는 이름이었다. 아니, 동일 한 이름이 기억에 있기는 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인생 경기를 펼치며 대한민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천재 축구 선수였다. 물론, 그 이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고 은퇴를 했지만…….

하지만 이 세계에서 김현준이라는 이름을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 니었다.

동일한 이름의 축구 선수를 다른 행성 출신인 한시진도 알고 있었다.

그쪽 세계에서는 무려 100여 년 전의 사람이라는데, 리버풀을 이끌 고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의 빅 이어까지 들었다니 하니 먼치킨이 따로 없었다.

“축구 잘하는 애들은 이름이 전부 김현준인가……. 어떻게 하면 그 리버풀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했던 거지?”

[예쁜 악마와 계약을 맺고 능력을 얻었는지도 모르죠.]

“……뭐라고?”

뭔가 이상한 대답이었다. 어쨌든 지구가 안전하다니 그건 다행으로 여겨졌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자 신의 고향이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알리우스의 힘이라면 계속 사용하는 것은 위험 한 거 아니야?”

호가 자신의 반투명 창을 가리키며 말했다.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자신이 이 시스템을 사용할 때마다 알리우스가 더 빨리 자신의 힘을 회 복할지도.

다행히 알리우스는 고개를 저었다.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은 분명 리 그로우와 세리너스입니다. 그러나 행성의 의지는 그들의 생각을 받아 들이지 않았습니다』

“음?”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었다. 아 직은 일루미나스가 하는 말에 제대 로 된 감도 잡히지 않고 있었다.

[알리우스의 뜻대로 이 세계의 시

스템은 당신에게 특별한 능력을 주 었습니다. 그러나 알리우스들은 당 신이 고대신 및 라헬과 공멸하기를 원했을 뿐, 그 이상의 힘은 손에 넣 지 못하게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것을 시스템을 이루는 행성의 의지가 거부했다는 거로군.”

[그렇습니다. 그 결과 원래대로라 면 SSS등급에 머물러야 했을 그대 의 능력이 EX를 넘어서 알리우스들 의 고유 능력이라 할 수 있는 G랭 크의 힘까지 손에 넣게 되었습니 다.]

일루미나스의 설명은 복잡하게 이 어졌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할 내용은 아니었다.

어쨌든 자신을 포함해 알르드의 영 웅들을 한층 더 강하게 만들어주었 던 힘인 황금색 재능은 시스템이 창 조신을 거부하고 독단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창조신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웠 겠군.”

[그들은 아직 그 사실을 알지 못하 고 있습니다. 시스템이 정보를 알려 주는 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 죠.]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자신의 힘 을 삼할 숨기라는 것은 어디서나 통용되는 충고였다.

[그리고 지금의 알리우스들은 알바 트로스에 신경이 쏠려 있기에 그런 시스템의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하 고 있습니다.]

“ 알바트로스?”

짐승신으로 위장한 리그로우가 퀘 스트를 통해 건네준 S등급의 초대형 마장기 였다.

수인들의 전설급 마장기인 알바트 로스의 이야기가 갑자기 왜 일루미 나스의 입에서 나온단 말인가?

“알바트로스? 수인들의 전설적인 마장기?”

[그건 그들의 전승일 뿐입니다. 실 제로 알바트로스는 알리우스들이 만 들어낸 행성 파괴병기입니다.]

“뭐라고? 시스템에서는 분명……

하지만 호의 입에서 곧 신음이 홀 러나왔다.

일루미나스가 박수를 짝 하고 치자 오래전 알바트로스에 대한 시스템의 설명들이 기억나기 시작한 것이다.

강다리의 여의봉이라고 했던가? 견 인족의 전설급 마장기였던 시바의 키 아이템이었던 여의봉의 설명에는 알바트로스가 수인들의 전설로 내려 오는 마장기이며, 수인 왕국을 이루는 열두 종족의 전설급 마장기가 모 두 합쳐져야 만들어진다고 했었다.

심지어 알바트로스에 대해 처음 말 을 꺼냈었던 리아 캬베데는 알바트 로스가 수인만이 움직일 수 있는 마 장기라고 했었다.

그러나 알바트로스는 전설급 마장 기의 합체로 만들어지는 것도, 수인 만이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었 다.

[두 명의 알리우스가 시스템을 이 용해 정보를 속인 것입니다. 좀 더 자연스럽게 그대에게 알바트로스를 넘겨주기 위해서 말이죠.]

“ 으음

호는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 혼란 스럽기는 했지만, 대충 상황이 어떻 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알바트로스는 알리우스들 의 강력한 무기였고, 창조신이 이것 을 되찾으려고 한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그들은 퀘스트를 통 해서 알바트로스를 돌려받을 생각입 니다.]

“그리고 이 행성의 의지인 시스템 은 그런 창조신의 뜻을 거부해서 괴 상한 글자가 적힌 메시지를 나한테 보낸 것일 테고.”

[해석하자면 고대신을 물리쳤으니 알바트로스를 다시 돌려달라는 내용 의 이야기입니다. 단지, 시스템은 해 석을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자신들 의 메시지를 그대로 보냈으니 창조 신들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죠.]

“제대로 머리를 썼는데?”

그렇다면 괴상한 글자가 적힌 메시 지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었 다.

고대신을 쓰러뜨릴 수 있는 알바트 로스를 다시 괴물들에게 돌려준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게다가 알바트로스의 기술력을 연

구해 s등급의 마장기도 양산을 해야 했다.

“그렇다면 이전처럼 계속 무시하면 되겠네. 어차피 창조신들은 잠들어 있다며?”

[안타깝지만 예상보다 일찍 봉인에 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고 있습니 다.]

“뭐라고?”

호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잠시 혼자 고민하던 호가 일루미나 스를 향해 물었다.

“혹시 마족과 드워프의 이상한 움 직임이 창조신 때문인가?”

[그렇습니다. 정신을 조종하는 세 리너스의 힘이지요.]

일루미나스의 즉답이 이어졌다. 그 제야 호는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 었다.

‘어쩐지 마족과 드워프들이 갑자기 알르드를 공격하더라니.’

드워프와는 원래 사이가 괜찮은 편 이었고, 마족은 별다른 교류는 없었 어도 리그너스 대륙의 평화를 위해 파신과 싸우는 알르드를 응원하는 입장이었다.

카리운을 물리치던 도중 정령 왕국 에서 만났던 마족의 영웅과 병사들은 알르드를 향해 경의를 표하기까 지 했었다.

“시간이 얼마 없겠어. 창조신들이 벌써 움직이고 있다면……

머릿속의 계획들을 크게 수정을 해 야 할 것 같았다.

[약간의 여유는 있습니다. 마족과 드워프들에게 힘을 쓴 세리너스가 다시 봉인에 들어갈 테니까요. 하지 만 서둘러야 할 겁니다. 게다가 리 그로우는 알바트로스를 되찾기 위해 활동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그래?”

[알리우스의 무기인 알바트로스는

두 마리의 괴물들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병기입니다.]

“오호라……

결국, 알바트로스를 잘만 사용한다 면 그 두 녀석도 처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지금의 능력으로는 알바트로 스의 모든 힘을 끌어내지는 못할 것 같았다.

전에 봤던 리그로의 능력은 G등 급. 모든 수치가 9999였다.

하지만 쪽수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 었다. 황금색 재능을 지닌 영웅들에 게 S등급의 마장기를 탑승시킨다면?

그리고 그들과 함께 창조신들과 전 투를 벌인다면? 알리우스라는 괴물 들도 분명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일루미나스 의 몸이 전구가 나가는 것처럼 깜빡 이기 시작했다.

“어어어? 너 몸이……?”

[주어진 시간이 다 되었군요. 다시 힘을 회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대의 활약은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지켜보고 있습니다. 부디 알리우스 를 물리치고 이 행성을 구원해 주시 기 바랍니다.]

“알았어, 나만 믿어.”

호가 그렇게 대답했다. 아직 물어 볼 게 더 남아 있기는 했지만, 중요 한 의문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 다.

“일단 당장의 문제는 세리너스에게 당한 마족과 드워프라는 건가.”

천족과 루베릭 대륙의 일은 나중에 생각해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대비는 철저하게 해 놓았기 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다만, 브로리나 아쉬토 둘 중 하나 는 이곳으로 불러야 할 것 같았다.

칠제인 쉐르난비체나 골드 스트리 안이 나서기 시작하면 자신의 힘만 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적어도 그들과 맞상대가 가능한 영웅이 한 명 필요했다.

탁탁탁!

집무실의 문 저편에서 누군가가 달 려오는 소리가 호의 귀에 들려왔다.

수인은 아니었다. 뛰는 인물은 두 발로 달리고 있었다.

곧 얼굴이 벌게져서 집무실로 들어 온 영웅은 커티삭에 배치된 인간 영 웅이 었다.

S등급의 통솔형 영웅이었던가? 그

리고 그가 호를 향해 거친 숨을 몰 아쉬고는 말했다.

“하, 한시진 군단장님이 도착하셨 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력이 커티삭에 도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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