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너스 대륙전기 481화
才}키■칵! 키■캉!
호를 시작으로 피닉스가 날린 치르 넬의 공격이 연이어 소토스의 몸을 가격했다. 그러나 소토스의 표정에 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둘의 공격이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 는 뜻이었다. 확실히 겉보기만큼이 나 단단한 놈이었다.
그런 소토스의 모습에 보며 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통솔처럼 무력이 G등급만 됐어 도……
아니, EX+만 되었어도. 그랬다면 저렇게 가소롭다는 표정은 하지 못 했을 것이다.
카테지나의 심복이자 루베릭 대륙 의 파신 중 가장 수위에 있다는 녀 석답게 소토스는 이제껏 만났던 파 신들 중에서도 특출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방어적인 면에서 더욱 그랬 다. 하지만 이어지는 공격은 아마 다르게 느껴질 것이리라.
“캬오오오오!”
파지지직!
소토스의 후방에서 달려드는 웨어 타이거급 전용기, 킹 타이거의 손톱 에 마력의 번개가 치는 광경이 호의 눈에 들어왔다.
아쉬토가 승급하면서 새롭게 습득 한 G등급 스킬인 ‘광기의 톱날’이었 다. 그러나 소토스는 정면의 알바트 로스만을 견제할 뿐.
킹 타이거의 공격에는 신경조차 쓰 지 않는 모습이었다. 저번의 전투 경험이 아직 뇌리에 남아 있는 탓이 었다.
분명 자신의 본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건 알바트로스의 공격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었다.
전의 전투에서는 그랬다. 킹 타이 거도 피닉스도 제대로 된 타격을 주 지 못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행 동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아쉬토가 성장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을 거 다.”
그런 소토스의 대응에 호가 입 꼬 리를 말아 올리며 통신을 보냈다. 파신의 방심이 만들어낸 이 아까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제대로 한 방 날려!”
“쿠워어엉! 걱정하지 마라!!”
아쉬토가 포효했다. 그리고는 더욱 빠르게 소토스에게 달려들었다.
킹 타이거의 손톱에 생겨난 마력의 번개는 눈에 유형화되다 못해 주위 의 대기를 울릴 정도로 폭발적으로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
뒤에서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기세 에 알바트로스를 상대하던 소토스의 고개가 흘끗 뒤로 향했다. 그리고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의 속도를 최대로 높인 킹 타이거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카가가가각!!
아쉬토가 만들어낸 광기의 톱날이 스치고 지나가며 소토스의 허리가 움푹 파였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본 체의 파편들이 푸른색 피로 뒤덮이 며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제대로 된 유효타였다.
-이, 이 무슨……!
본체를 꿰뚫는 큰 상처에 소토스의 입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 다.
순간적으로 손발이 어지러워지는 파신의 모습에 호는 조금 더 알바트로스를 전진시켰다. 계속해서 그를 몰아붙이며 아쉬토에게 기회를 만들 어 줄 생각이었다.
스킬을 사용하지 않는 한 무력 능 력 EX등급인 자신의 공격은 소토스 에게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하지 만 EX등급의 영웅이 된 아쉬토는 무력 능력 EX+. 거기에 G랭크 공 격 스킬도 가지고 있었다.
방금처럼 제대로 된 공격을 소토스 의 급소에 날릴 수 있으면 치명적인 상처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감히! 버러지들이!
자신들의 의도를 파악한 소토스가
분노하며 마력을 끌어 올렸다.
그러고는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알 바트로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가장 성가신 상대를 먼저 처리하려는 의 도로 보였다.
하지만 호는 그런 파신의 공격에 쉽사리 당할 정도로 어설픈 마장기 사가 아니었다.
소토스의 공격을 쳐내고 피하며 호 는 계속해서 조종간을 움직였다.
자신이 입은 상처에 분노한 파신이 매섭게 공세를 이어갔지만, 호의 실 력으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수준 이었다.
A등급 마장기였다면 힘들었겠지만, S등급의 마장기인 알바트로스는 그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또한 사이사이 팔쿤의 피닉스가 견 제를 하며 소토스의 흐름을 방해했 다.
파지지직!
다시 마력을 충전한 아쉬토가 ‘광 기의 톱날’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대비하기라도 한 듯, 소토스의 눈동 자가 킹 타이거를 주시했다.
그리고 호는 순간적으로 생겨난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어느새 알바트 로스는 소토스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파멸의 돌격.”
알바트로스의 창에 붉은빛이 쏟아 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빛은 흰색의 동체를 지닌 알바트로스를 핏빛처럼 붉게 물들였다.
알바트로스가 땅에 발굽을 디딜 때 마다 대기에 뜨거운 불꽃이 넘실대 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깨에 창을 끼워 단단하게 고정시킨 알바트로스가 그대로 소토 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콰아아아앙!
가가가가가각?!!
커다란 충격파가 주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빛이 사라졌을 땐 강철의 거인인 소토스가 볼썽사납게 넘어져 있었다. 놀랍게도 그의 팔 하나가 어디론가 날아간 모습이었 다.
“에헤이. 전투 중에는 제대로 집중 해야지? 아니, 비슷한 실력을 지닌 다수의 상대와 싸워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건 잘 모르려나?”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보며 호가 비웃듯 중얼거렸다. 아쉬 토의 공격에 신경을 쓰느라 이번에 는 자신의 움직임을 놓쳤기 때문이 었다. 이렇게나 쉽게 공격을 허용하다니.
의외로 전투 경험이 부족한 모습이 었다.
“고대신도 마무리한 기술이야. 제 대로 얻어맞으면 꽤나 아프다고.”
그런 호의 중얼거림을 들었을까? 소토스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가아아아아악!
고통스러운 울음이 소토스의 입에 서 터져 나왔다. 주위에 있던 타락 의 괴물들이 소토스를 돕기 위해 모 여들었다, 아니 모여들려고 했다.
하지만 알르드의 병사들이 희생을
무릅쓰며 필사적으로 그들의 움직임 을 방했다.
그러는 동안 호와 아쉬토 그리고 팔쿤은 쉴 틈 없이 소토스를 몰아붙 였다.
타락 보호막이 다시 생겨나기 전에 혹은 그가 다시 상처를 치료하게 전 에 여기에서 쓰러뜨릴 생각이었다. 그래야만 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 었다.
띵동.
-아쉬토가 ‘광기의 톱날’을 사용했 습니다. 아쉬토의 공격은 상대방의 방어를 완벽히 무시하며, 회복 마법 을 포함한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 복시키지 못하게 만듭니다.
호와 아쉬토는 거침없이 소토스를 몰아붙였다. 처음 일격을 먹이는 게 힘들지, 그 이후에는 소토스의 약한 부분만을 집요하게 노리면 되었다. 피닉스의 팔쿤도 치르넬을 이용해 둘을 지원했다.
“이제르론!! 발사!”
하지만 제한된 시간 내에 소토스를 쓰러뜨리는 것은 힘들었다.
다시 타락의 보호막이 생겨나는 모
습에, 호는 충전되어 있는 이제르론 을 향해 통신을 보냈다. 곧 마력포 가 일직선으로 쏘아지며 소토스의 동체를 가격했다.
“쿠워어어엉!”
곧바로 아쉬토가 포효와 함께 달려 들었다. 파신과의 전쟁에서 사망한 아란티아느의 한을 풀어주듯 있는 힘껏 휘드르는 킹 타이거의 주먹질 에 파신의 커다란 몸체가 뒤로 밀려 나고 있었다. EX, 아니 EX+로 성 장한 힘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었다.
‘확실히 칠제는 칠제네.’
그런 아쉬토의 위용에 호는 혀를 내둘렀다. 그 기사왕도 승급으로 얻 은 힘을 갈무리까지에는 제법 시간 이 걸렸는데…….
갑작스레 성장한 능력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그는 원래부 터 자신의 능력이 이랬던 것처럼 새 롭게 얻은 힘을 자연스럽게 다루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킹 타이거의 고개가 호에게로 향했다. 마장기의 눈동자 가 몇 번 점멸했다.
직접적인 통신은 없었지만, 호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었다.
“오케이. 제대로 한 방 날려줄게.”
알바트로스가 슬금 소토스와 거리 를 벌리기 시작했다. 돌진 공격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이어서 호는 파멸의 돌격을 사용하 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s등급의 마장기가 원하는 막대한 양의 마력 이 몸에서 들끓어 올랐지만 호는 전 혀 개의치 않았다. 아직 힘은 제법 남아 있었다.
홀로 소토스를 상대해야 했던 저번 의 전투와는 상황이 달랐기 때문이 었다.
콰직! 콰지직!
킹 타이거와 소토스는 서로를 한 대씩 치고받는 난타전을 벌이고 있 었다.
소토스가 피해를 입는 것보다 킹 타이거가 더욱 크게 부서지고 있었 지만, 수왕답게 아쉬토는 조금도 물 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팔쿤도 합세했다. 원거리 공격에 특화된 피닉스는 마장기의 특성상 근접전에 취약했지만, 알바 트로스의 모습을 보고 소토스의 발 을 묶으려는 팔쿤의 반사적인 행동 이었다.
크워어어엉!
꼬끼오!! 꼬꼬!!
그렇게 두 영웅이 파신을 신경을 붙잡는 동안 호는 알바트로스의 창 에 막대한 양의 마력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적을 향 한 질주뿐이었다.
붉게 물들기 시작한 창이 파신의 피를 원하고 있었다.
샤아아아아...
핏빛으로 물든 창이 소토스를 향해 겨눠졌다. 강력한 마력의 스파크가 창날에 튀며 솟아올랐다.
그리고 조금씩 달리기 시작한 알바 트로스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 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켠 호가 조종간을 당기며 외쳤다.
“모두 물러낫!”
통신구에 호의 목소리가 울리는 것 과 동시에 킹 타이거와 피닉스가 재 빨리 좌우로 피했다. 이미 준비를 하고 있던 움직임이었다.
이어서 전장을 수놓은 붉은 화살이 강철의 거인을 꿰뚫었다.
?어…… 어어……?
자신의 가슴에 뻥 뚫린 공간을 보 며 파신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마치 일어나지 않을 상황에 마주한 것 같은 두려운 표정이었다. 하기야 본인들은 루베릭 대륙을 점 령한 강력한 포식자였다.
“하지만 포식자와 피식자가 뒤바뀔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겠지.”
만약 칠제 만이 있는 리그너스 대 륙이었다면, 소토스는 분명 리그너 스 대륙을 타락으로 물들였으리라. 하지만 지금의 이 대륙에는 자신이 만들어낸 세력인 알르드가 있었다.
파신의 실수는 그 알르드를 조금이 라도 우습게 본 것이었다.
콰직. 콰지지직.
-이, 이건…… 나, 나의 여신…… 아아…….
강철 거인의 몸 안에서 밝은 빛들 이 새어 나오며 조금씩 균열이 생기 기 시작했다.
그리고 막대한 마력의 폭풍과 함께 소토스의 몸이 으깨지면서 강철 파 편들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동시에 병사들을 공격하고 있던 타 락한 존재들도 가루로 변해 흩날리 기 시작했다. 그들의 몸을 유지하고 있던 파신의 힘이 사라졌기 때문이 었다. 그렇게 남은 것은 흰색의 날 개를 지닌 종족인 천족뿐이었다.
“이, 이게 무슨……?!”
파신이 소멸하는 모습에 천족 영웅 들이 경악했다. 병사는 물론이고 아 직까지 살아남았던 마장기사들 까지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이었다.
호가 그런 천족들을 대상으로 병사 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여기서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모두 쓸어버려.”
알르드의 남부전선을 공격하던 파
신 소토스가 소멸했다는 믿기 힘든 소식이 전선에 날아들었다.
“그, 그게 무슨!”
천사들의 보고에 라헬은 멍한 표정 을 지었다. 속에서 헛구역질이 올라 오는 느낌이었다. 대체 왜 일이 이 렇게 된 것일까? 소환자의 세력이 자신의 예상보다도 훨씬 강했던 것 일까?
‘파신 소토스는 EX의 한계를 넘어 선 녀석이다. 그런데……?!’
소토스를 소멸시키는 영웅은 다름 아닌 패왕 윤호라고 했다. 목격한 이들이 한둘이 아닌 만큼 거짓은 아니리라. 하지만 라헬은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소환자가 EX의 한계를 넘어섰으리 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남부전선의 상황은 어떻지?”
라헬의 목소리가 어떤 생각에 빠져 있던 라이프린에게 향했다.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만, 곧 적들이 진격을 시작할 겁니 다. 현재 방어선을 뒤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신의 군대를 남부로 보내겠다. 그 리고 잠깐 자리를 비워야겠어. 그동 안 적들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겠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신이시 여.”
라이프린이 말했다.
그러나 라헬의 굳은 얼굴은 펴지지 않고 있었다. 카테지나에게 다시 도 음을 요청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이 었다.
파신조차 소멸시킬 정도의 강력한 적이라면 엉덩이가 무거운 루베릭 대륙의 여신도 가만히 있지는 못하 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