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너스 대륙전기-480화 (480/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80화

〈아쉬토의 EX 승급에 필요한 조 건〉

-개조된 티거알리카 급 전용기-달성.

-아쉬토와 함께 SSS등급의 격을 뛰어넘은 적을 상대로 승리하기-달 성.

-한 개 영토 이상의 땅에 호인들 을 거주하게 하고, 그들을 보호하며 자치권을 인정해주기-달성.

-소환자의 세력에 수인 영웅 70명 이상을 등용하기-달성.

깊게 호흡을 내뱉었다가 다시 공기 를 받아들이며 호는 눈앞에 떠오른 글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다른 단어들은 눈동자에 들어오지 도 않았다. 오직 호의 시선을 사로 잡는 단어는 ‘달성’, 이 하나뿐이었 다.

“아, 아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아무리 그래도 EX 승급 조건 아닌가?”

놀랍게도 아니 믿을 수 없게도 아 쉬토의 승급 조건은 모든 것이 달성 이 되어 있었다. 짐승신의 축복 한 번이면 EX등급이 될 수 있었다.

호 본인이 ‘리그너스-온리 원’으 로 전직할 때도, 로우덴과 기사왕 그리고 브로리가 전직할 때도 까다 로운 승급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들 꽤나 고생을 해야 했었다.

심지어 한시진도 검신으로 전직하 기 위해 폐관 수련에 들어가지 않았 던가?

지금도 그녀는 몬스터들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쉬토는 승급 조건을 확인 하자마자 달성이 되어 있는 상황이 었다. 만약 브로리가 이 사실을 알 았더라면 땅을 치고 눈물을 흘렸으 리라.

〈아쉬토가 EX 승급으로 얻을 수 있는 클래스〉

-‘전장의 광기 - 아쉬토7100%의 확률로 전직합니다. (반신 클래스)

[통솔 EX급, 무력 EX+급, 지력 SS등급, 정치 S등급, 매력 SSS등급]

“ 으음

이어서 다음 정보를 확인한 호는 설명할 수 없는 이질감에 낮게 신음 했다.

애매하게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었 다.

군신, 투신, 전신. EX등급으로 승 급한 로우덴과 브로리 그리고 기사 왕의 클래스명이었다. 그런데 아쉬 토는 클래스명에 신(神)이라는 단어 가 없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정보와 클리어 했던 퀘스트의 내용을 확인한 호는 곧 그 차이를 알아낼 수 있었다.

“반신 클래스라서 그런가 보네. 그 렇다면 똑같은 EX등급이라도 조금 씩 차이가 있는 건가?”

생각해보면 SSS 등급의 영웅들도 다들 똑같은 SSS등급이 아니었다. 한계 능력과 현재 능력에 따라 실력 의 고하가 분명히 있었다.

존재감의 차이도 확연했다. 그런 식으로 여기면 될 것 같았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아쉬토를 EX 등급으로 승급시키게 되면 그의 도 움을 받아 안정적으로 소토스를 상 대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어차피 충성심 관련 퀘스트도 거

의 완료가 되어가니까.’

아쉬토의 승급 정보를 확인하면서 호는 오너 시스템과 연관된 충성심 관련 퀘스트도 확인을 했다.

그의 충성을 한 몸에 받으려면 아 란티아느의 복수를 위해 비야르키나 를 포함한 리그너스 대륙을 침략한 루베릭 대륙의 파신 네 개체를 물리 쳐야 했다. 그리고 호는 비야르키나, 비드로, 크탈나스 이렇게 세 놈을 쓰러뜨린 상황이었다.

여기에 소토스까지 쓰러뜨리게 되 면 아쉬토의 충성심은 의심할 필요 가 없게 되었다. EX등급으로 승급 시켜도 아무런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다.

“좋아. 바로 승급시켜야겠어."

아군의 진지로 돌아온 호는 곧바로 지휘막사로 아쉬토를 불렀다. 눈이 빨갛게 충혈이 된 호인 남성이 곧바 로 호를 찾았다. 꽤나 피로한 모습 이었다.

“무슨 일이지? 어흥.”

“아, 잠깐만. 저기 앉아 봐.”

호의 말에 아쉬토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순순히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고개를 두어 번 흔들었다. 정신을 차리려는 행동으로 보였다.

“파신과의 전투. 어땠어?”

“……다음번에는 꼭 물리치고야 말 테다.”

아쉬토가 이를 으득 갈았다. 그의 눈이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킹 타이거의 공격은 딱히 먹히지 않는 것 같던데?”

“어흥. 그래서 말인데 제안 아니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장인들을 동원해 킹 타어기를 지금보다 좀 더 좋은 성능의 마장기를 개조하고 싶 다.”

“안타깝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A등급에서 개조까지 한 전용기. 그게 알르드가 제작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마장기였다.

시스템상으로도 그 이상의 마장기 는 제작이 불가능했다.

다만, 일루미나스들의 도움을 받아 새롭게 개방된 연구인 S등급의 마장 기를 제작할 수 있다면 좀 더 강한 마장기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S등급 마장기 관련 연구는 시작조차 못한 상황이었다.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어흐웅.”

호의 대답에 아쉬토는 실망한 표정 을 지어보였다. 현재 킹 타이거의 파워로는 소토스에게 별다른 타격을 줄 수 없다는 현실 때문이었다. 그 리고 호가 아쉬토를 향해 웃으며 말 했다.

“그래서 말인데, 너 EX등급에 대 해서는 들어본 적 있지?”

“음. 황금 괴물이 SSS등급의 한계 를 뛰어넘어 진정한 괴물로 탈바꿈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보나마나 브로리를 말하는 것 같았 다. 알르드에서 괴물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영웅은 그녀밖에 없었다.

“기사왕과 힘을 합쳐서 잠깐 상대 해 봤었는데, 정말 무시무시한 괴물 이었다. 그 녀석이라면 소토스 도……

“아, 잠깐.”

말이 딴 곳으로 새어 나가려는 것 같아 호는 재빨리 아쉬토의 말을 끊 었다. 그리고는 손에 깍지를 끼고는 과거 수왕이었던 영웅을 바라보았 다.

“짐승신의 축복. 알고 있지?”

“어흥……? 음? 서, 설마……?!”

아쉬토의 눈동자가 이제껏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커다래졌다.

척하면 딱 알아듣는 게 눈치가 나 쁜 녀석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리고 호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널 감옥에서 꺼낼 때 했던 말이 있었지. 아란티아느의 복수를 하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쿠웡

“그 복수를 할 수 있게 짐승신의 축복을 내려주겠어.”

호가 말을 끝내는 것과 동시에 아 쉬토에게 노란색과 녹색이 섞인 빛 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밖의 다른 영웅들과 병사들도 볼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랗고 환한 빛이었다.

잠시 후, 빛의 기둥이 사라지며 그 안에서 아쉬토가 모습을 드러내었 다.

성장이라도 한 듯, 키가 조금 더 커져 있었고, 갈기 또한 예전보다 풍성한 모습이었다. 전신에서 풍기 는 위압감도 달라져 있었다.

“……이것이?!”

알 수 없는 충만감에서 헤어 나온 아쉬토는 고개를 움직여 자신의 모 습을 확인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지쳐 있었던 몸은 어느새 힘이 넘쳐나고 있었다.

하루 종일 싸워도 지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금이라면 파신 소토스가 나타나고 부숴버릴 수 있 을 것 같다는 고양감에 몸이 들썩였 다.

“쿠워어어어어엉!!”

주체할 수 없는 힘과 마력에 취한 아쉬토의 포효가 진지를 울렸다.

그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갑작스럽 게 나타난 빛의 기둥으로 인해 다급 히 지휘 막사로 가고 있던 팔쿤이 화들짝 놀라 뒤로 넘어졌을 정도였 다.

그렇게 알르드에 다섯 번째 EX등

급의 영웅이 탄생했다.

윤호가 이끄는 1군단이 지원군으로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신 소토스 는 알르드의 남부 전선을 포기할 생 각이 없었다.

그는 천족들을 협박에 전보다 더 많은 병력의 지원을 얻어냈고, 예전 의 전투에서 몰살당한 분신들도 계 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다행히 소토스가 움직이지 않는 시 간동안 호는 격렬했던 전투로 무너져가고 있던 성벽을 복구할 수 있었 고, 방어시설 특히 이제르론을 수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래 배치되었던 다섯 기의 이제르론 중 세 기는 이미 복구가 불가능했기에, 앞으로의 전투에서는 두 기만이 제대로 가동할 수 있었 다.

어차피 이제르론은 파신 소토스의 타락 보호막을 벗기는 용도. 두 기 만으로도 충분했다.

게다가 이제는 소토스의 공격이 딱 히 걱정이 들지 않는 것이 아쉬토가 EX등급의 영웅으로 성장한 것도 있 었고, 후방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두번째 방어선이 빠르게 제 형태를 갖 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뭐, 수틀리면 뒤로 물러나면 되는 일이니까.”

진짜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경우 호는 예전에 차지했었던 수인 왕국 의 땅은 전부 내줄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군트락과 카우셰드를 기 점으로 삼아 장기전에 돌입할 생각 이었다.

원래 가상현실게임 ‘리그너스 대륙 전기’의 최종보스나 다름없는 라헬 의 신의 군대가 나타났을 때를 설정하고 만든 방어선이었기에, 군트락 과 카우셰드의 방어는 최전선인 이 곳만큼이나 탄탄했다.

그렇게 잠시 간의 폭풍과도 같은 고요가 끝나고, 파신 소토스와 그가 이끄는 괴물들이 전선에 다시 모습 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네놈들을 끝장내주 겠다!

강한 힘이 실린 파신의 외침이 대 기를 쩌렁하게 울렸다. 하지만 저런 고함에 기가 죽을 알르드 군이 아니 었다. 오히려 자신들의 무기를 꽉 쥐고는 떨어질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버프에 영향을 받고 있는 그들의 피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제르론의 충전은?”

-현재 20! 앞으로 6분이면 모든 충전이 끝이 납니다.

“소토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별 다른 명령이 없어도 소토스를 노리 고 이제르론을 발사해라. 그 외의 적은 설령 천족의 여왕인 라이프린 이 나타나도 무시한다.”

이번 전투에서 이제르론의 역할은 소토스의 타락 보호막을 벗겨내는 것 하나였다. 두 기가 충전되어 있 으니 두 번을 벗겨낼 수 있었다.

저번 전투의 경험으로 라이온레인 한 개 편대와 급하게 편성한 엑스칼 리버 두 개 편대가 이제르론을 지키 고 있었으니, 이번에는 천족의 별동 대가 나타나도 별문제가 없을 것 같 았다.

-적,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좋아. 우리도 요격한다!”

G랭크 스킬, 한계 돌파의 진정한 위력은 대규모의 병력이 맞붙는 회 전에서 보일 수 있었다.

게다가 1군단이 합류해 병사들의 숫자가 크게 늘은 상황. 호는 거침 없이 병사들에게 진군 명령을 내렸고, 실버 문을 비롯한 알르드의 병 사들이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마장기사들도 움직인다!”

호 또한 알바트로스를 움직여 앞으 로 나섰다. 어느새 최전방에서는 전 투가 시작되고 있었다.

콰콰콰콰!!

무섭게 달려드는 괴물을 상대로 마 력의 검기가 사방에서 날아들었다.

여기저기서 비명과 피분수가 치솟 아 올랐고, 빛 무리가 펑펑 터져 나 왔다. 확실히 시간을 가지며 서로의 전력을 정비한 시간 때문인지, 양측 의 공격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섭고 치열했다.

“분신이다!”

파신 소토스를 닮은 돌골렘이 주먹 을 내리치며 아군 병사들을 찍어버 리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라이온레인급 마장 기가 돌골렘의 앞을 가로막았다. 곧 두 거체가 부딪쳤고, 그 주위에서 타락한 괴물들과 알르드 군의 치열 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렇게 전투가 본격적으로 달아오 르는 와중에도 알바트로스를 비롯한 세 기의 전용기는 자신들에게 접근 하는 타락 괴물만을 날려버릴 뿐, 자리만 잡고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 이지 않고 있었다.

팔쿤의 피닉스만이 치르넬을 사용 해 아군을 지원할 뿐이었다.

-쿠우우우우. 저 녀석, 언제쯤 음 직일 생각이지?

“병사들끼리의 싸움에서는 우리의 승리일 테니 그냥 지켜보고만 있지 는 않을 거야.”

강력한 파신의 분신과 타락한 괴물 그리고 천족의 군대까지 포함되어 있는 적들의 무리였다. 하지만 호는 아군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었다.

전부 자신의 버프 스킬과 한계 돌

파 때문이었다. 실제로 아군의 맹렬 한 공격에 적들은 속수무책으로 밀 리고 있었다.

-버러지 놈들이!!

“드디어 나서기 시작하는군. 내가 먼저 상대를 할 테니까, 너희들은 틈을 봐서 공격해.”

소토스의 거체가 움직이는 모습에 호가 마장기의 조종간을 잡아당겼 다. 이어서 명령을 받은 이제르론의 광선포가 소토스를 향해 날아들었 다.

그리고 그때 두 기의 천족 마장기 가 광선포와 소토스 사이로 날아들었다.

“어, 어어?!”

순간적으로 호와 영웅들의 눈이 부 릅떠졌다.

타락 보호막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희생양을 던져주는 모습이었다. 내 심 이제르론의 광선포를 무력화시키 기 위해 자기네들끼리 세운 계책인 것 같았다.

다행히 이제르론의 광선포는 마장 기를 관통하고 소토스의 타락 보호 막까지 날려버리고 있었다.

“어, 씨발. 큰일 나는 줄 알았네.”

그래도 저런 상황에 대한 대책 또

한 세워야 할 것 같았다. 어쨌든 진 정한 싸움은 지금부터였다.

“흐리야아아압!!”

조무래기들을 밟으며 소토스에게로 접근한 호가 마력을 강하게 방출해 앞으로 창을 휘둘렀다.

그리고 알바트로스의 양옆으로 돌 아간 킹 타이거와 피닉스가 소토스 의 뒤를 잡고서 공격을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