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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74화 (474/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74화

“으음……

아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 았다.

SSS등급의 던전도 더 공략해야겠 고, 혹시나 있을 후환을 대비할 겸 또 경험치도 얻을 겸 다른 봉인된 고대신의 존재도 찾아봐야 할 것 같 았다.

능력의 수치가 수치인터라 그만큼 능력 포인트 하나를 높일 때 마다 필요로 하는 경험치가 어마어마했 다.

어쨌든 G등급이면 EX의 한계를 넘어 EX+보다도 위에 있는 단계였 다. 예전에 봤었던 자신을 창조신이 라 칭하는 괴물 알리우스의 능력과 도 동일한 등급이었다.

투신 브로리? 군신 로우덴? 자신 보다 먼저 EX등급의 클래스를 손에 넣은 그 녀석들도 G등급의 능력은 지니지 못했다.

“그렇다면 윤호. 그는 신인가?”

“……그건 무슨 참신한 개소리에

요?”

거울을 보면서 한껏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을 무렵, 뒤에서 한심하다 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 응? 어…… 언제 왔냐?”

정신이 번쩍 드는 것과 동시에 호 는 빠르게 뒤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로브와 소환 지팡이가 잘 어울리는 소환자인 윤아가 한껏 얼굴을 구기 고 있었다.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끼며, 호는 빠르게 말을 이었다.

“왜? 무슨 볼일 있어? 누가 날 찾 아?”

“어? 정답. 그건 어떻게 알았대. 기사왕께서 잠시 대련을 도와달래요. 갑자기 얻게 된 능력이 아지 익 숙하지 않다나? 뭐, 그렇게 말했어 요.”

“그, 그렇다면 한 번 어울려 줘야 겠네. 빨리 가봐야지.”

호가 자신의 검을 챙겨들었다. 왠 지 모르게 서두르는 기색이었다.

골든 크로우를 무너뜨리며 호는 기 사왕 이레네 아르티아의 승급에 필 요했던 골든 크로우의 왕묘를 차지 할 수 있었다.

그 후, 항복하는 인간들을 알르드 로 받아들이고 또한 알르드의 이름 으로 그들을 수호하겠다는 기사왕의 뜻을 허락하면서 이레네 아르티아의 승급 조건을 전부 만족할 수 있었 다.

그렇게 기사왕은 ‘황금색 까마귀의 왕-종족의 수호자(SSS)’에서 ‘전신 -이레네 아르티아’로 승급할 수 있 었다. 통솔 EX+, 무력 EX, 지력 EX, 정치 SSS, 매력 으으으로 그 어느 하나 빠지는 능력이 없는 통솔 보정 의 만능형 영웅이었다.

다만 새롭게 습득한 G랭크 스킬인 ‘수호의 결의’는 효과가 조금 아쉽 게 느껴졌다.

G랭크답게 5분간 어떠한 공격도 막아낼 수 있다는 대단한 효과를 지니고는 있었지만, 로우덴의 군신의 진격이나 브로리의 투기 발산과 비 교하면 왠지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 었다.

그래도 강력한 공격을 하는 보스급 몬스터나 알리우스, 고대신과 같은 큰 싸움에서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게 자명했기에 호는 실망을 하거나 그 러지는 않았다.

“훈련장이 저쪽이었던가?”

쪽팔림에서 도망치듯 집무실을 나 온 호는 훈련장을 향해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성에서 3 분 정도만 가면 되는 거리에 있었다.

설비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공성 전 도중에 파괴가 되었기 때문이었 다. 마력 폭탄이 정확히 떨어졌던 모양이었다.

덕분에 현재 하밀레온의 훈련장은 단순히 공터를 평평하게 펴놓은 곳 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웅들의 수련 은 훈련장에서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대련을 할 때 마다 자연스레 흘러나오게 되는 마력의 파동이 주 변을 엉망으로 만들기 때문이었다.

훈련장에는 뒤로 머리를 질끈 묶은 여인이 천천히 자신의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칠제, 인간들의 수호자, 기사왕, 강 철의 여제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 며 가상현실게임 ‘리그너스 대륙전 기’ 인기 순위 2위에 빛나는 기사왕 이레네 아르티아였다. 참고로 1위는 마왕 쉐르난비체였다.

“왔는가?”

인기척을 느낀 기사왕이 호의 얼굴 을 확인하고는 검을 내리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오늘도 열심이네요.”

“내가 땀을 한 방울 홀릴 때 마다 그만큼 소중한 병사들이 피를 홀리지 않는다. 그것이 신이 나에게 내 려주신 재능의 이유다. 더욱이 이러 한 힘을 손에 넣었는지 어찌 가만히 있을까? 그대도 그렇지 않은가?”

“……네.”

호가 멋쩍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자신은 기사왕처럼 그렇게까지 거창 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물리쳐야 할 적이라고 생각되 는 알리우스와 고대신을 쓰러뜨리고 우주의 관찰자라 불리는 일루미나스 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원래 살던 지구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었다.

‘어라? 정말로 돌아가고 싶은 건

가?’

눈앞에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스 쳐지나갔다. 한시진, 로우덴 셰필드, 브로리, 아스트리드 벨과 같이 이 세계에서 인연을 맺었던 이들이었 다. 과거에는 어쨌을지 몰라도 지금 은 이들이 더욱 소중했다.

“일단 모든 것을 끝내고 생각해야 겠네.”

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 다. 부모님의 얼굴도 보고 싶기는 했지만, 이 대륙에서 자신과 함께했 던 이들과 헤어진다는 것은 상상조 차 할 수 없었다.

“잡념이 있는 것 같군. 그렇다면 일단 검을 휘둘러보는 게 어떠한 가?”

“부탁드리겠습니다.”

호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검을 들어올렸다.

기사왕과 호의 무력 능력은 똑같은 EX등급. 수치로 따져도 거의 엇비 슷했다. 하지만 호는 기사왕의 검을 이길 수 없었다. 급격하게 성장한 능력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 문이었다.

전신으로 승급한 기사왕도 같은 상 황이기는 했지만, 다섯 살 때부터 검을 잡아왔던 그녀에게는 오랜 경 험이라는 게 있었다. 적어도 호보다 는 빠르게 자신의 힘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래도 호는 이렇게 대련으로 자신 의 힘을 사용하다보면 어느새 EX등 급의 힘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레네 아르티아와 함께 검을 나눌 수 있는 것은 정말 로 운이 좋은 일이었다. 그녀는 호 가 모든 힘을 드러내도 충분히 감당 해 낼 수 있는 대륙에서 몇 안 되 는 영웅이었다.

하지만 둘의 훈련은 그리 오래 이 어지지 못했다. 거한 트렛슈가 움직 이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골든 크로우의 귀족들을 부추겨 알 르드의 세력을 깎아내려고 했던 천 족들은 그 사실을 먼저 알아 챈 알 르드의 선제공격으로 전쟁 시작부터 크게 후퇴해야만 했다.

다수의 최신예 마장기와 SSS랭크 의 병사들. 거기에 알르드의 풍요로운 땅에서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는 전쟁 물자들은 아무리 천족이라도 당해내기 버거웠다. 하지만 그들만 큼이나 강력한 지원군이 자신들을 돕는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호 님을 위하여!!!

-적들을 물리쳐라! 우리의 땅을 우리의 손으로 지키자!

-루루 팡! 루루 피!!! 모두 얼어붙 어라!

알르드의 SSS랭크 병사들이 머리 통을 흐느적거리는 괴물들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 만 전황이 좋지 않았다. 그들을 공격하고 있는 몬스터들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강력했다.

갑자기 천족의 영토에서 나타나 자 신들을 공격해온 무리들이었다. 어 디 던전이 폭발해서 나타난 몬스터 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몬 스터들은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있 었다.

“꼬끼오! 마장기사들은 병사들을 도와 괴물들을 쓰러뜨려라! 적들이 아군의 진형을 헤집게 놔둬서는 안 된다!”

팔쿤이 자신의 전용기인 피닉스에 올라타며 말했다. 그리고 마력 엔진 이 가동해 피닉스가 일어서자마자 원거리 병기인 치르넬을 발사해 적 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흐흐흥!”

“음뭐어!”

아쉬토와 다른 에이스급 오너들도 자신들의 무기를 꺼내들고 괴물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4군단의 에이스 오너 중 한 명인 니나 다니 엘레는 그럴 수가 없었다.

온몸이 강철로 된 근육질의 남자가 허공에서 팔짱을 낀 채로 마장기에 탑승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엄청난 위압감을 주는 남자였다. 마치 고대신을 마주한 것만 같은…….

“서, 설마?!”

머릿속을 스치는 끔찍한 생각에 니 나 다니엘레가 고함을 토해냈다. 그 리고는 통신 채널을 열었다.

“파신! 이 괴물들은 파신의 분신들 이에요!”

“캬앙?!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리 야?!”

“꼬꼬댁! 이놈들이 파신의 분신들 이라고요?! 정말입니까? 니나 다니 엘레?!”

“틀림없어요! 지금 제 앞에……

콰아아앙!

니나 다니엘레의 말이 끝나기도 전 에, 포탄이 터지는 것 같은 커다란 소리가 전장을 울렸다. 모두의 시선 이 니나 다니엘레의 마장기가 서있 던 장소로 향했다.

날개를 펼치고 뒤로 물러선 자세를 하고 있는 그녀의 마장기는 왼팔이 사라져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빌어먹을……! 음뭐어어어!!!”

“안 돼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타우러스의 웃 소가 포효와 함께 달려들려고 했지 만, 니나 다니엘레가 제지했다.

파신의 강함은 여기 있는 모두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무시무시했 다.

더욱이 눈앞의 상대는 그녀가 마주 했던 또 다른 파신인 비드로나 비야 르키나와는 차원이 다른 강함이 느 껴지고 있었다. 섣불리 생각할 수 없는 상대였다.

‘이런 미친! 천족과 파신이 손을 잡다니! 꼬꼬댁!’

팔쿤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천 족의 영토에서 파신의 군대가 나타 났다. 그 사실만으로도 천족들은 할 말이 없었다.

“후퇴! 모두 후퇴해라!!!”

상황을 빠르게 파악한 팔쿤이 지체 없이 명령을 내렸다. 정말로 파신이 나타났다면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감 당할 수 없는 상대였다.

설령 파신을 몰아낸다 하더라도 엄 청난 수의 병력이 희생될게 분명했 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후퇴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누군가는 병 력들이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만 했 다.

“쿠와아아앙! !!”

커다란 외침과 함께 아쉬토가 근육 질의 남성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파신은 그런 아쉬토의 공격 을 가볍게 피하고는 주먹을 불끈 쥐 었다. 곧 충격파가 터지며 킹 타이 거가 뒤로 나자빠졌다.

그리고 파신의 주먹이 아쉬토의 조 종석을 노렸다.

카아아앙!

하지만 파신의 주먹이 킹 타이거의 조종석을 꿰뚫려는 순간 멀리서 날 아든 빛무리가 파신의 행동을 방해 했다. 피닉스의 빔 병기인 치르넬이 었다. 어느새 두텁게 쳐진 마력 보 호막도 킹 타이거를 보호하고 있었 다. 엘프들의 A등급 마장기인 아보르 비테의 능력이었다.

-건방진 놈들. 그런 알량한 능력을 가지고 나한테 덤비겠다고?

1파신 소토스가 자신의 앞을 가로 막은 마장기사들을 강하게 노려보며 말했다. 이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의 군대라는데 시시한 녀석들이 밖에 없었다.

-고작 이런 녀석들 때문에 자신들 의 대륙으로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 다니? 여신 라헬도 한심하다는 생각 이 들었다. 비드로와 비야르키나 또 한 마찬가지였다. 이런 놈들에게 소 멸했을 정도면 파신이라는 이름을 달 자격도 없었다.

-여기서 너희들의 무력함을 느끼 게 해주마!

그렇게 외치며 소토스가 마장기사 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병장기들이 부딪치는 커다란 소리 와 함께 사방에서 폭발이 터졌다. 그렇게 시작된 전투는 반나절이 지 나서도 계속되었다.

천족의 남부를 공격하고 있던 4군 단이 파신에게 공격받았다.

다행히 군단장인 팔쿤은 파신의 정 체를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병사들에 게 후퇴 명령을 내렸다.

이제껏 점령했던 땅들을 그대로 돌 려줘야 하는 큰 결정이었지만,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력을 뒤로 물 렸다. 결과적으로 팔쿤의 결정은 굉 장히 현명한 선택이었다.

덕분에 4군단은 파신과 천족의 추 격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를 입지 않 고 병력을 보존할 채 물러날 수 있 었다. 아무리 대단하다는 파신과 파 신의 분신도 마동포 이제르론이 다 수 배치된 알르드의 방어선에서는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피해가 전혀 없던 것은 아 니었다.

병사들을 후퇴시키기 위해 자발적 으로 남았던 마장기사 중 니나 다니 엘레가 몇 달을 요양해야 하는 큰 부상을 입었고, 마인족의 전설급 마 장기 프리지안의 오너인 호올스와 저(諸)족의 오너 그리고 토끼족 오 너가 사망했다. 그들이 탑승했던 마 장기도 완전히 박살이 나 복구가 불 가능할 정도였다.

또한 A등급으로 구성된 세 개의 마장기 편대가 전멸했고, 스무 기가 넘는 마장기가 급하게 수리에 들어 가야만 했다. 거기에 육 만 이상의 병력이 천족과 괴물들을 상대하다가 차가운 바닥에 스러져야 했다.

하지만 호는 그런 4군단의 상황에 도 불구하고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 수가 없었다.

단지, 그쪽 방면에서 제작되는 마 장기들과 병력을 전진배치 시켜 방 어선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게 호 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명령이었 다.

이유는 즉, 브로리의 2 군단 방면 에서 천족의 여왕 라이프린과 함께 여신 라헬이 모습을 드러내었기 때 문이었다.

또한 호가 있는 1, 3군단 방면에도 강력한 적이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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