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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67화 (467/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67화

호의 ‘ 리그너스-온리 원’으로의 승급까지는 이제〈직접 병력을 지 휘해 천만 이상의 병력이 동원되는 대 전쟁을 1회 승리〉라는 조건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마족과 드워프 중 한 종족만 승급 조건에 들어맞는 던전 토벌을 허가 해 주면 바로 EX등급의 클래스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마왕 쉐르난비체는 자신들 의 영토에 알르드의 군대가 들어서는 것을 거부했고, 그것은 드워프들 도 마찬가지였다.

의외인 것은 드워프들의 대족장 골 드 스트리안이 호가 제시한 SSS등 급의 아이템 세 개를 거절하면서까 지 던전 토벌을 거부했다는 점이었 다.

“아, 이러면 일이 꼬이는데…… 미 치겠네.”

알르드의 수도인 림드 산맥의 디르 시나.

마족과 드워프의 단호한 거절에 호 가 짜증이 섞인 손짓으로 머리를 긁 적였다. 자신이 원하는 던전은 마족과 드워프의 영토 깊숙한 곳에 위치 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전쟁을 통해 영토를 빼앗고, 던전을 손에 넣을 수도 없 었다. 본격적으로 종족의 명운을 건 대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이상 말이다.

“아니, 드워프 주제에 왜 전설급 아이템을 마다하는 건데? 그것도 세 개나 제공한다는데? 자기네들이 그 것보다 더 좋은 아이템을 많이 가지 고 있어? 무려 SSS등급의 아이템인 데‘?”

카오스 큐브로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등급이지만, SSS등급의 아이템은 리그너스 대륙에서도 종족의 보 물이라 불릴 정도로 희귀하고도 대 단한 능력을 지닌 아이템이었다.

“……혹시 다른 것을 원하는 게 아 닐까요?”

“다른 거?”

벨의 말에 호의 미간이 찌푸려졌 다.

아이템이 아닌 다른 것. 그러나 짐 작이 가는 게 전혀 없었다.

설마 드워프들이 자신들과 손을 잡 고 마족들을 밀어버리자는 비밀 동 맹 같은 것을 원하는 걸까?

“흐음.”

여러 가정들을 떠올리면서 호는 말 없이 팔짱을 꼈다.

어쨌든 마족과 드워프의 영토에 군 대를 이끌고 국경을 넘는 것은 거절 당했다. 몰래 넘는 방법도 있기는 했지만, 무려 일만이나 되는 병사가 움직이는 데 들키지 않을 리 없었 다.

“화산 폭발이 일어났을 때 지원물 품까지도 보냈건만. 나쁜 난장이놈 들.”

“맞아요. 염치가 없는 놈들이네요.”

그나마 자신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 며 동의하는 벨이 있기에 화는 조금 덜했다. 그래도 짜증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EX등급이 바로 코앞에 있는데, 그 것도 손만 뻗으면 그 힘을 손에 넣 을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었다.

그리고 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 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확 죄다 밀어 버릴까.”

“……전쟁을 벌이시게요? 그러면 바로 영웅들에게 준비를 하라고 이 를까요?”

“아니, 아니야. 괜히 일을 크게 벌

일 필요는 없지. 천족들도 눈을 시 퍼렇게 뜨고 있는데.”

진지하게 고개를 주억이는 벨의 모 습에 호는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그렇게 두 종족에게 던전 토벌허가 를 거부 받은 호가 마왕과 대 족장 에게 원망을 보내고 있을 때, 림드 산맥의 북쪽에 위치한 카틀라스 항 구에 미피츠의 기사왕이 보낸 전령 이 도착했다.

그리고 드래곤 라이더에 탑승한 전 령은 빛과 같은 속도로 디르시나로 향했다.

“기사왕이 보낸 서신?”

밀랍으로 봉인된 회색의 양피지를 건네받으며 호는 의아한 표정을 지 었다. 상태 창을 열어 메시지를 확 인했지만, 딱히 눈에 띄는 보고는 없었다.

순간 그녀와 관련된 이벤트인가라 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기사왕 이레네 아르티아에 대한 공략은 끝 이 난 상황.

호감도 이벤트가 생겨날 리도 없었 다. 호는 바로 양피지의 내용을 확 인했다.

기사왕의 다급한 필체로 적힌 글은 인간들의 국가인 토란에서 알르드의지원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광산 국가인 토란은 천족이 끼어든 사 왕국 동맹에서 벗어나기를 원하 고, 알르드가 그것을 도와주기를 바 란다는 이야기였다. 더불어 골든 크 로우와 천족이 알르드를 향한 전쟁 준비를 시작했고, 그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또한 토란의 왕인 말트가 자신들의 자치권과 토란의 전통만 유지해준다 면 알르드의 속국으로 들어가는 것 도 감당하겠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 다.

“어라? 이렇게 되면……

호의 눈이 번쩍 떠졌다. 광산 국가 인 토란에는 바위 협곡이라는 이름 의 던전이 존재했다.

호의 승급에 필요한 확산형 전장 던전이었다. 그곳을 공략할 수 있다 면 굳이 마족과 드워프의 땅을 방문 하지 않아도 되었다.

게다가 알르드에 무기를 겨누는 골 든 크로우의 멍청한 권력자들을 혼 내주고, 왕의 무덤도 차지해 골든 크로우의 정통성을 계승하게 된다 면…….

“이레네 아르티아도 승급시킬 수 있지. 와! 일이 또 이렇게 풀리네.”

호가 박수를 짝 쳤다.

일거양득, 일석이조, 일전쌍조, 도 랑 치고 가재 잡고. 그 말이 딱 어 울리는 상황이었다. 이건 무조건 토 란의 왕 말트를 도와야만 했다.

천족의 국경에 배치된 알르드의 3, 4군단과 해상함대에 전투 준비태세 가 발령되었다. 그와 함께 1, 2군단 도 부대를 정비해 국경으로 향했다.

배치된 영지에서 업무에 투입되었

던 에이스급 오너들 또한 속속 마장 기 편대를 이뤄 전선으로 향했다. 투신 브로리, 기사왕 이레네 아르티 아, 수왕 아쉬토, 시바의 오너인 사 드나인, 프랭스의 라쿤, 프리지안의 호올스 등 대륙에 명성을 떨치는 마 장기사들이 국경으로 향했다.

로우덴과 한시진의 빈 자리는 생각 이 나지 않을 정도의 전력이었다.

그리고 호 역시 알바트로스와 함께 미피츠로 향했다.

“어차피 벌어질 전쟁이라면 선제공 격을 하는 게 적들에게 더 큰 피해 를 줄 수 있겠지.”

“그렇다면 어디를 공격하실 생각이 세요?”

“이곳.”

호가 회의실에 걸린 지도의 한 부 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인간들의 왕국 바라테이온이 호의 손끝에 지목되고 있었다. 한시진 대 신 호의 부관으로 참전한 2회 차 소환자 윤아가 재차 물었다.

“천족이 아니라 인간들을 먼저 공 격하는 건가요?”

“그래. 뭐, 천족의 사주가 있었겠지 만 이번 전쟁의 시발점은 인간 왕국 연합이 먼저 만들어낸 것이니까. 본보기를 보여야지.”

게다가 인간 왕국은 천족들에 비해 세력이 약했다.

당연히 군사 전력은 비교될 바가 아니었다.

과거 팔 왕국 시절에도 인간들은 대륙의 동네북 수준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그 반밖에 되지 않는 왕국만 이 연합을 하고 있었다. 하물며 지 금은 리그너스 대륙의 칠제인 기사 왕도 없고, 남은 네 개의 왕국 중 토란 또한 알르드와 손을 잡은 상황 이었다.

군사 강국이라 불리는 바라테이온

이라 해도 알르드와 비교하자면 태 양 앞의 반딧불에 불과했다.

군사 강국도 이제는 그냥 인간들 사이에서는 불리는 명칭이었다. 바 라테이온은 A 등급 마장기는커녕 SSS랭크의 병력도 훈련시키지 못하 는 나라였다.

어쨌든 패트릭 바라테이온의 뒤를 이은 빅터 바라테이온은 패왕이라는 아버지의 명칭을 빼앗은 호에게 큰 앙금을 품고 있었다.

호의 정보창에 나타난 양국의 사이 가 험악을 뛰어넘어 적대 관계인 게 그 증거였다.

또한 그들이 자랑했던 사자기사단 도 예전 블루 스케일과의 전쟁에서 호의 손에 전멸하기도 했었다.

“인간 동맹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제법 오래갔어. 하지만 이제는 끝날 때가 됐지. 자기네들끼리 먼저 때려 달라는 데 그냥 지켜 볼 수는 없잖 아‘?”

“저, 그렇다면 모든 전력이 바라테 이온으로 향하게 되는 건가요? 머 엉?”

회의에 참여한 견인 영웅 사드나인 이 손을 번쩍 들며 물었다.

“아니, 바라테이온으로 향하는 것

은 내가 지휘하는 군단이면 충분해. 2군단장인 브로리는 동쪽의 천족들 을 공격하고, 3군단장은 골든 크로 우를 경유해서 천족들의 북쪽 영토 로 향한다. 나는 토란과 함께 바라 테이온을 무너뜨리고, 키리네 공국 까지 정리한 후에 2 3군단과 합류 하도록 하겠다.”

4군단의 팔쿤은 수왕 아쉬토를 비 롯한 과거 수인 왕국의 십이멀들과 함께 천족의 남부에 공세를 취할 준 비를 하고 있었다.

전쟁이 시작되면 바로 행동을 개시 할 예정이었다.

호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

다. 천족이라는 무시 못 할 세력을 상대하는 전쟁이지만, 다들 큰 걱정 은 없어 보였다.

그만큼 알르드의 전력은 막강했다. 마장기의 전력뿐만 아니라 마장기사 들의 질도 우세했다.

병력의 우위는 비교조차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었다.

“여신 라헬. 전쟁이 본격적으로 진 행될수록 천족들의 뒤에 있는 그녀 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어. 행여 나 라헬이 전선에 모습을 드러낸다 면 빠르게 연락을 위해 지원을 요청 하도록. 아군의 영웅 중 라헬을 상 대할 수 있는 이는 브로리, 그리고 나뿐이니까.”

투신 브로리라면 라헬과도 일기토 도 충분해 보였다.

호 또한 아직 EX등급의 클래스를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알바트로스 의 힘을 빌린다면 제압은 못해도 여 신의 공세를 버틸 수는 있을 것 같 았다.

게다가 토란을 도와 바라테이온을 무너뜨리면서 호는 시간을 내어 바 위 협곡 또한 공략할 계획에 있었 다.

“그런데 여신 라헬이 이번 전쟁에 서 천족의 편으로 모습을 드러낼까요? 그녀는 창조신에게서 이 대륙을 혼란에서 지키라는 명령을 받은 신 일 텐데……

“높은 확률로 모습을 드러낼 거 다.”

한 영웅의 물음에 호는 고개를 저 었다.

겉으로 보이는 여신 라헬의 모습은 평화를 사랑하는 리그너스 대륙의 관리자였다.

질문을 한 영웅이 저렇게 말하는 것도 이해는 되었다.

하지만 라헬의 본모습을 알고 있는 호는 라헬이 이번 전쟁에서 본모습을 드러낼 거라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다. 천족의 세력 을 줄일수록 라헬의 세력 또한 약해 지기 때문이었다.

오호신장과 함께 라헬의 친위대가 등장해도 큰 걱정은 없었다. 이미 그에 대한 대비책은 디르시나의 아 스트리드 벨에게 맡겨놓았다.

패왕 윤호가 지휘하는 알르드의 1 군단이 바라테이온의 국경을 넘는 것으로 전쟁이 시작되었다.

윤호의 공격에 국경선을 지키던 바 라테이온의 변경백은 성벽을 방패삼 아 격렬하게 농성했다.

그러나 그의 항전은 오래가지 못했 다.

일찌감치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음 에도 불구하고 고작 이틀이 지났을 때 성벽이 무너졌고, 국경의 영지를 함락한 알르드의 마장기와 병사들은 사방으로 퍼져 바라테이온의 영토를 유린하기 시작했다.

“레베크 영지가 공격을 당하고 있 다는 보고입니다!”

“12군단과 하사딘 기사단이 전멸 했습니다! 기사단장은 적 마장기와 의 일기토에서 사망!”

“3, 8군단이 패왕 윤호의 군대와

회전 중에 전멸했습니다!”

“적들의 공격에 6군단의 피해가 50%가 넘었다는 보고입니다! 라덴 후작께서 군단을 뒤로 물리고 있습 니다!”

사방에서 몰려오는 패전 소식에 바 라테이온의 대전이 술렁거렸다.

군사 강국이라 불리는 아국의 군대 가 상대도 되지 못하고 밀려나고 있 었다.

아무리 패왕 윤호가 직접 군대를 지휘한다 해도 병력의 차이라는 게 있었다.

바라테이온을 공격하는 알르드의

전력은 그들이 지닌 힘에 비해 얼마 되지 않는 수준에 불과했다.

“마장기 편대를 더 내보내라! 왕국 의 위기다! 수도의 귀족들도 사병을 동원한다! 어떻게든 윤호 놈을 물리 치고, 바라테이온의 이름을 지키고 야 말겠다!”

“혹시 천족의 지원은……

한 귀족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리 고 이어진 것은 빅터 바라테이온의 절망스러운 대답이었다.

“없다. 상급 천사의 말에 따르면 천족들도 알르드의 공세를 막아내기 바쁜 모양이더군. 하지만 왕국 동맹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바라테이온의 말에 아까보다 더 심 하게 대전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위기는 이게 끝이 아 니었다.

“토란의 국왕이 이끄는 군대가 국 경을 넘었다는 보고입니다!”

“지, 지원군인건가?”

“람넨 자작이 현재 항전 중! 하지 만 얼마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는 보 고입니다!”

술렁거렸던 대전이 순식간에 조용 해졌다.

알르드뿐 아니라 토란까지 바라테

이온을 공격하고 있었다.

대전의 가장 높은 곳에 앉아 있던 빅터 바라테이온이 입을 꽉 깨물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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