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너스 대륙전기-463화 (463/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63

팽팽하게 진행될 것 같은 전투는 생각보다 빠르게 끝이 났다.

파이가론과는 달리 카리운은 자신 의 피조물들을 만들어내느라 많은 힘을 소모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그를 공격하는 알르드의 전 력은 정령 왕국과는 궤를 달리했다.

대표적으로 전투를 벌이는 알르드 의 마장기사 중에는 EX등급의 영웅 이 한 명 있었다.

‘어어??????

생사가 오가는 전투 속에서 브로리 는 점점 자신의 의식이 높이 올라가 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주변이 조금씩 느려지면서, 그 어 느 때보다도 자신의 상황이 선명하 게 인식이 되고 있었다.

EX등급의 클래스 투신의 힘이 분 명했다.

브로리는 자신이 느끼는 감각에 모 든 것을 집중했다. 그만큼 눈앞의 적은 투신의 모든 힘을 발산해야 하 는 강력한 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패배할 것이

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 만큼 EX 클래스의 능력은 대단했 다.

게다가 여기에는 자신 뿐 아니라 수인들의 전설 중의 전설, S등급이 라 일컫는 마장기 알바트로스도 함 께 있었다.

코우랄라보다도 윗 단계인 알바트 로스의 성능이라면 그리고 고대신 파이가론을 물리칠 때 봤었던 그 위 력이라면…….

콰아아아앙!!!

붉은색의 빛이 휘둘러지는 촉수들 을 피해 카리운의 몸체를 가격했다.

두 번째 이어지는 파멸의 돌격이었 다. 그리고 비명과 함께 알바트로스 에게 정신이 팔린 카리운의 모습에 브로리는 반사적으로 조종간을 움직 였다.

슈우우욱.

카리운을 향해 달려드는 코우랄라 의 주먹에 황금빛이 감돌기 시작했 다. 투기 발산의 영향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안으로 파고드는 한 기의 마장기를 확인하며 카리운은 경악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이번 공격은 정말로 위험했다.

-자, 잠까……

고대신 카리운이 무어라 말을 하려 는 찰나 코우랄라의 주먹이 거대한 눈깔 괴물의 눈동자를 그대로 강타 했다.

이어서 충격파가 괴물의 뒤로 퍼져 나갔고, 마치 폭죽이라도 터지듯 괴 물 내부의 살점들이 뒤로 폭발하듯 비산했다.

이어서 커다란 진동이 전장을 흔들 었다. 단숨에 고대신의 숨통을 끊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공격이었다.

“미친??????

터진 홍시처럼 곤죽이 되어 무너진 고대신의 모습을 보며 호는 자신도 모르게 벌어진 입은 천천히 다물었 다.

EX등급의 영웅, 군신 로우덴의 능 력도 대단했지만 투신 브로리의 전 투 능력은 정말로 상상 그 이상이었 다.

그녀만 있다면 대륙의 금지라 불리 는 SSS등급의 던전도 손쉽게 공략 할 수 있어보였다.

“생각보다 쉽게 제압했네요. 확실 히 파이가론을 상대했을 때보다는 훨씬 쉬웠던 것 같아요.”

“저 꼬맹이 덕분이지. 그만큼 우리 의 전력이 상승했다는 거니까.”

코우랄라를 향한 호의 대답에 한시 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큼 고대 신과의 싸움에서 보였던 그녀의 무 위는 정말로 대단했다.

“하아, 저도 빨리 EX등급의 영웅 이 되고 싶어요.”

“그 전에 검신으로 먼저 승급해야 지.”

“그게 먼저기는 하지만……. 아. 설 마 제 재능이 부족하지는 않겠죠? EX 등급으로 승급하려면 황금색의 재능이 필요하다면서요?”

한시진이 브로리를 힐끔거리면서 말했다. 그만큼 이번 전투에서 보였던 그녀의 힘에 푹 빠진 모습이었 다.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설마 시진이 네 재능이 브로리보다 못하겠어?”

호가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 시진이 EX등급으로 승급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은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신도 ‘ 리그너스-온리 원’이라는 클래스로 승급이 가능한 데, 뛰어난 검술 재능을 지닌 그녀 가 승급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은 들 지 않았다.

“헤헤. 오빠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 죠?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뻔한 위로였지만 한시진은 그런 호 의 대답에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한시진과의 대화를 끝낸 호 는 카리운과의 전투와 관련된 메시 지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먼저 ‘신위를 탐하는 괴물을 쓰러 뜨리는 자 2’의 업적 보상으로 카우 스 큐브 스무 개를 획득할 수 있었 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카오스 큐 브를 더하면 팔십 개가 조금 넘었 다.

고대신의 피조물들을 무찌르면서

얻을 수 있었던 큐브를 더한 숫자였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큐브 상점의 이 용은 꿈도 꿀 수 없었다.

큐브 상점에서 파는 물품 중 가장 저렴한 것이 백 개의 카오스 큐브를 필요로 했다.

더군다나 카오스 큐브는 SSS등급 의 아이템이나 황금색 재능을 지닌 영웅들의 퀘스트 공략 및 재능 개화 에 쓰이기도 했다.

‘그래도 고대 신을 때려잡으면 큐 브를 획득할 수 있으니까.’

언젠가는 큐브 상점의 물건도 살

수 있을지 몰랐다.

카리운의 늘어진 시체는 마장기들 이 동원되어 치워졌다.

혹시나 고대신이 되살아날지도 모 른다는 생각에 수십 발의 마력 폭탄 으로 산산조각을 내버리기까지 했 다. 또한 브뤼헤아 비쉬들에게 명령 을 내려 폭발에 흩어진 고대신의 파 편들을 공격 마법으로 지워버리기까 지 했다.

“이 정도 했으면 됐으려나.”

왠지 찜찜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 만, 메시지는 고대신 카리운이 확실 하게 사망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게다가 아직 던전의 공략은 끝나지 않았다.

카리운과 손을 잡은 루베릭 대륙의 파신 비드로가 던전의 안 쪽에서 자 신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썩은 땅의 구멍은 카리 운의 나와바리였다.

고대신보다 파신이 먼저 자신들의 앞에 나타날 법한 상황인데, 불청객 보다 던전의 주인이 먼저 소멸하고 야 만 상황이었다.

뭐, 딱히 상관은 없었다. 카리운이 나 비드로나 이 던전에서 소멸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리고 호는 전장의 정리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던 전의 안으로 이동했다.

-……믿.을.수. 없.군.카. 리.운. 이소. 멸하다. 니.

자신의 앞에 등장한 군대를 보며 비드로는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많은 힘을 소모했다지만 고 대신은 고대신.

자신과 동급 아니 그 이상의 힘을 지닌 괴물이었다. 그러나 던전을 찾 은 리그너스 대륙의 군대는 순식간 에 고대신을 소멸시켜 버렸다.

비드로는 그 사실이 잘 이해가 되

질 않았다.

리그너스 대륙의 전력은 자신도 충 분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고대신 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한 전력. 당장 정령 여왕만 하더라도 이 장소를 찾 았다가 죽기 일보직전에 도망치지 않았던가?

그런 비드로의 눈에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 황금색의 투기를 내뿜고 있는 마장기였다.

한 기의 마장기가 보이는 강렬한 투기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타락의 힘에도 밀리지 않는 위용이었다. 비드로의 얼굴이 크게 떨렸다. 믿을 수가 없었다.

“4파신 비드로. 네놈을 여기서 소 멸시키면 루베릭 대륙의 파신도 두 놈이 사라지는 건가?”

- 네 .놈. 들. 이. 었.군. 비 야르. 키. 나. 를. 없. 애. 버. 린게.

“뭐……

사파리에서의 싸움을 떠올리며 호 는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 쉽지 않았던 싸움이었 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비드로의 곁에 있는 블라디운트는 열 마리가 채 되지 못했다. 비드로 본체의 전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는 해도 알바 트로스와 투신의 힘이라면 고대신과 의 싸움에서처럼 손쉽게 쓰러뜨릴 수 있어 보였다.

“네놈도 같은 신세가 될 거다.”

- 어.림.없.는.소. 리!

분노에 찬 포효와 함께 전투가 시 작되 었다.

루베릭 대륙의 절대적인 지배자, 파신 비드로는 발광하듯 자신의 타 락을 뿜어내며 호와 일행들을 공격 했다.

비드로의 격렬한 저항에 웃소와 라 쿤이 전투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장에서 이탈했고, 두 기의 라이온레인과 한 기의 아보르 비테 가 박살이 났다.

- 카.아. 아. 악!

하지만 비드로의 반항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일단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가 너무나도 크게 났다.

투신 브로리와 군신 로우덴. EX등 급 영웅들끼리의 시너지는 파신의 분신으로는 당해낼 수가 없는 수준 이었고, S등급 마장기인 알바트로스 의 돌격은 단숨에 비드로의 숨통을 끊어낼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었 다.

그리고 전투가 시작된 지 삼십 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호는 던전 의 공략에 성공했다는 메시지를 받 을 수 있었다.

그리고 루베릭 대륙의 파신 중 두 녀석을 무찌를 수 있었다.

“로우덴. 유드라실로 돌아가는 즉 시 정령들과 논의하여 특산품이 생 산되는 도시에 대한 지원 현황을 파 악하도록 해.”

“멍멍! 알겠습니다.”

정령 왕국을 어지럽히던 원흉들은 모조리 쓰러뜨렸다. 그러나 내정과 연관된 알르드의 영웅들은 지금부터 가 바빠질 참이었다.

S등급 마장기와 관련된 연구와 생 산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정령 왕국 의 희귀한 특산품인 신록의 강철과 축복받은 정령가루를 생산해야만 했 다.

알르드의 패왕 윤호의 친정과 동시 에 난리나 다름없었던 파신과 고대 신과의 전쟁이 끝이 났다.

윤호가 이끄는 군대가 빠르게 고대

신과 파신을 소멸시켰다는 사실에 대륙의 종족들 사이에서는 작은 소 란이 벌어졌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두 괴물이 사라 지면서 대륙은 안정을 되찾았다. 겉 으로나마 말이다.

“정령 여왕의 이름으로 정령 족과 알르드 사이에는 굳건한 신뢰가 함 께하기로 한다.”

일단 고대신과의 싸움이 끝난 이후 정령 왕국은 알르드와의 동맹을 선 포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행동이었다. 이 번 난동에서 정령들을 위기에서 구해준 이들이 다름 아닌 알르드였다.

동시에 알르드의 대규모 수송 부대 가 엘프 왕국의 길을 통해 정령 왕 국으로 향했다. 정령 왕국의 도시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리스와 식량 그리고 특산품들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정령 여왕 의 허락 하에 팀 심시티의 리더 로 우덴이 지휘했다.

까아앙! 까앙!

신록의 강철과 축복받은 정령가루 를 생산할 수 있는 도시인 셀라딘과 노비스는 알르드의 막대한 자원이 물밀 듯이 모여들면서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이룩해 나갔다.

그러나 희귀한 특산품답게 그 두 개의 특산품을 생산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반 년, 아니 열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호는 자신과 한시진의 승급 퀘스트를 진행할 계 획이 었다.

“일단 시진이 넌 폐관 수련에 들어 가야겠네?”

“……네.”

호의 말에 시진이 고개를 꾸벅였 다. 그녀의 SSS등급 클래스인 검신 의 승급 퀘스트 중에는 강력한 적을 단신으로 쓰러뜨려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것도 수천 번에 가까운 횟수를 만족시켜야만 했다.

그런 탓에 가상현실게임 ‘리그너스 대륙전기’에서 검신 전직과 같은 퀘 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던전을 찾는 것을 폐관 수련 다른 말로는 통조림 에 들어간다고 표현했다.

“오빠는 뭘 할 거예요? 오빠의 승 급 퀘스트는 큰 전쟁에서나 진행할 수 있다면서요?”

“그렇기는 한데, 큰 전쟁이라는 게 다른 왕국과의 싸움을 의미하는 것 은 아니라서 말이야.”

“?…”

네?”

“몬스터들이 다수 등장하는 던전들 이 있잖아?”

“……어, 그렇게도 퀘스트가 진행 이 되요?”

왜인지 살짝 불만이 있어 보이는 시진의 모습에 호는 어깨를 으쓱였 다.

“솔직히는 나도 잘 몰라. 퀘스트의 조건이 달성되기를 빌어야지.”

달성된다. 고대신 파이가론과의 전 투에서 조금이지만 호는 자신의 승 급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수의 적들이 나오는 던전 은 ‘관우는 내 여자’의 공략본에 빠 삭하게 나와 있었다.

“뭐, 안되면 할 수 없는 거고. 그 리고 승급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인 간들의 왕국과도 접촉해 볼 생각이 야.”

“네? 그들은 왜요?”

“이레네 아르티아의 승급 퀘스트도 진행을 해 보려고. 그녀의 퀘스트는 인간들의 왕국과 관련이 되어 있거 든 ”

리그너스 대륙의 패권을 다투는 종 족 중에 하나인 인간. 현재 그들의 세력은 과거에 비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세력이 줄어든 상황이 었다. 일단 과거의 팔 왕국 중 네 국가가 알르드로 합병되었다. 아이 리스 성국, 모에드, 블루 스케일, 미 피츠가 그들이었다.

거기에 인간들의 수장 국가였던 골 든 크로우는 천족과의 큰 전쟁과 함 께 대륙의 칠제 중 하나였던 기사왕 이레네 아르티아가 알르드로 망명한 이후 정통성을 잃어버리고 약소국가 로 전락했다.

군사 국가인 바라테이온도 알르드 와의 전쟁에서 입은 피해를 최근에 야 회복한 상황이었다.

광업 국가인 토란은 그저 그런 세 력이 불과했고, 키리네 공국은 그런 토란보다도 약소 국가였다.

“뭐, 이 대륙의 인간 세력은 신경 쓸 필요도 없겠지만. 기사왕의 존재 는 우리에게 엄청난 도움이 될 테니 까.”

그리고 투신 브로리와 군신 로우덴 처럼 기사왕이 어떤 클래스를 손에 넣을지가 궁금했다. 모르긴 해도 창 조신과의 전쟁에서 큰 도움이 될 건 분명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