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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60화 (460/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60화

크웍?!

종이처럼 구겨진 동료의 모습에 블 라디운트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공격은 이제부터 시작이었 다.

“모조리 쓸어버려!”

브로리가 포효하듯 외쳤고, 사방에 서 알르드의 마장기 편대가 피의 괴 물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캬아아악!

파신의 분신답게 갑작스러운 마장 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블라디운트 들은 전혀 겁을 먹지 않은 모습이었 다. 오히려 마장기들을 향해 가소롭 다는 듯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알르드의 마장기 편대는 이 제껏 그들이 상대했던 다른 왕국들 의 허약한 수준이 아니었다.

또한 알르드군에는 투신 브로리 뿐 아니라 리그너스 대륙을 대표하는 일곱 명의 영웅 중 하나인 수왕 아 쉬토도 함께하고 있었다.

“쿠워어억! 루베릭 대륙의 녀석들!

아란티아느의 복수를 해주마!”

푸확!!!

아쉬토의 저돌적인 공세를 막아내 지 못한 블라디운트의 심장에 날카 로운 손톱이 틀어박혔다.

심장을 관통당한 블라디운트가 자 신의 얼굴을 괴상하게 일그러뜨리고 는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또 다른 한 기의 블 라디운트가 아쉬토를 향해 달려들었 다. 그러나 아쉬토의 마장기는 가벼 운 몸놀림으로 상대의 공격을 흘리 고는 그대로 자신의 손톱을 휘둘렀 다.

촤악

캬아아아악!

아쉬토의 공격에 얼굴을 크게 긁힌 블리다운트가 비명을 내질렀다. 하 지만 블라디운트의 비명은 곧 잦아 들었다. 어느새 달려든 아쉬토의 마 장기가 블라디운트의 머리통을 깨부 쉈기 때문이었다.

그 옆에서는 브로리가 거칠게 자신 의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힘을 지닌 코우랄라의 주먹은 정확하게 블라디운트의 몸통 에 틀어박혔고, 그럴 때 마다 블라 디운트의 팔 다리가 하나, 둘씩 부러지고 있었다.

“알르드군?

갑작스레 나타나 블라디운트들을 때려잡는 마장기들을 보던 엘프 영 웅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알르드? 그렇다면 저 붉은색 마장 기가 알르드군의 주력 기종인 라이 온레인인건가?”

마족 영웅의 말에 엘프 영웅이 고 개를 끄덕였다.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사실 때문인지 두 영웅의 아까와는 달리 편안한 모습이었다.

A 등급 마장기인 라이온레인으로

구성된 알르드의 마장기 편대는 이 미 리그너스 대륙 전체에 위명을 떨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A등급 마장기답게 강력한 힘을 지닌 파신 의 분신을 상대로 팽팽한 싸움을 벌 여 나갔다.

하지만 그런 라이온레인편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지막지 한 활약을 보이는 두 기의 마장기가 있었다. 바로 브로리의 코우랄라와 아쉬토의 킹 타이거였다.

특히나 EX등급인 투신으로 전직한 브로리의 무위는 파신의 분신도 당 해낼 수 없었다.

브로리의 주먹 한 방에 한 기의

블라디운트의 괴성과 함께 쓰러졌 고, 그런 브로리의 활약 속에 연합 군 병사들을 쫓던 파신의 분신들은 모조리 쓰러지고야 말았다.

그리고 무지막지한 활약을 보였던 황금색 마장기의 오너가 엘프와 마 족 영웅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구,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엘프 왕국의 엘 코베인 이라고 합니다.”

마장기의 해치에서 등장한 어린 소 녀의 모습에 엘프 영웅의 눈동자가 잠시 휘둥그레졌지만, 곧 고개를 꾸 벅 숙였다.

“브로리. 그리고 이쪽은……

“아쉬토다.”

건방짐이 뚝뚝 묻어나오는 목소리. 그러나 엘프와 마족 영웅은 상대의 무례한 말투를 지적할 수 없었다.

“수왕 아쉬토!”

리그너스 대륙을 대표하는 일곱 명 의 영웅 중 하나인 그의 위명을 모 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 다.

알르드의 문장을 달고 있는 아쉬토 의 모습에 엘프와 마족 영웅들의 머 릿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 다가 사라졌다. 당장 아국에 보고를 해야 할 내용이었다.

“수왕? 뭐, 알르드의 수인들을 대 표하는 녀석이니까 틀린 말은 아니 겠네.”

아쉬토를 보며 경악한 표정을 짓는 두 종족의 영웅을 보며 브로리가 어 깨를 으쓱여 보였다. 그리고는 그들 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어째서 블라디운트 무리가 여기에 있는 거지?”

“어……. 사실은 이 근처에서 블라 디운트 한 녀석이 정령들을 습격하 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그 녀석 을 쫓던 중이었습니다.”

“한 녀석?”

엘프 영웅의 말에 아쉬토가 고개를 갸웃했다. 방금 전 자신들의 상대했 던 블라디운트 무리는 얼추 세어도 열 마리가 넘는 숫자였다.

“……함정이었습니다. 최근 수색을 나갔던 부대들과 연락이 끊기는 경 우가 자주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와 비슷한 함정에 당했던 모양입니다.”

“쿠워엉. 저런 괴물들이 무리지어 영토를 돌아다니는 데 위치를 제대 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대신 카리운이 루베릭 대륙의 괴물들을 추적하는 걸 방해하고 있 습니다.”

마족 영웅의 대답에 브로리와 아쉬 토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 대신과 루베릭 대륙의 괴물이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출정 전에 호에게 들었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예상보 다 상황이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쿠워웡. 대륙 연합군 중 마족과 엘프들이 먼저 합류했다고 들었다. 전황은 어떻지?”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엘프 영웅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 다.

“고대신의 도움을 받는 블라디운트 들은 자신들의 움직임을 감춘 채 정령 왕국 곳곳을 누비며 정령들을 공 격하고 있습니다. 왠만한 마장기사 들도 당해내기 힘든 녀석들이라 피 해가 엄청납니다.”

“아르넨은? 쿠웡. 그녀가 적들에게 가만히 당하고 있을 인물은 아닐 텐 데?”

“정령 여왕은 큰 부상을 입은 채 유드라실에서 요양 중입니다.”

“?????? 부상?”

고대신과 루베릭 대륙의 괴물이 손 을 잡았다는 사실에 정령 여왕 아르 넨 리네는 고대신이 봉인된 장소로 공격을 감행했다.

블라디운트들이 활개를 치면서 정 령들의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나는 것을 보다 못한 행동이었다.

게다가 마족과 엘프 군대도 함께 했기에 충분히 승산도 있었다. 하지 만 고대신 카리운과 파신 비드로의 강함은 아르넨 리네의 예상보다 더 욱 강력했다.

또한 사방에서 달려드는 블라디운 트 무리들은 연합군의 마장기와 병 사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연합군은 패배했고, 아르넨 리네는 큰 부상을 입고 유드라실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엘프 영웅의 이야기였다.

브로리와 아쉬토가 이끄는 알르드 군은 엘프 영웅인 엘 코베인의 안내 를 받아 그들이 주둔하고 있던 정령 왕국의 도시로 향했다. A등급 영지 로 이 근방에서는 가장 큰 영지였 다.

“쿠웡. 지원군이 더 필요하겠는 데……

“로우덴 녀석이 알아서 보내주겠 지.”

브로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 다.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라지만 EX

등급으로 전직한 그녀는 고대신도 파신도 두렵지 않았다. 일 대 일이 라면 충분히 해볼 만했다.

“그래도 전령은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지? 쿠워엉?”

“당연히 유드라실로 가야지. 그리 고 정령 여왕에게 고대신이 있는 장 소를 물어보고 그 녀석을 때려잡을 거야.”

“?????? 쿠웡?”

브로리의 대답에 아쉬토는 떨떠름 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주먹을 마주해서

두들기고 있는 소녀는 폭군이라 불 렸던 자신보다도 더욱 호전적인 성 격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좀 과한 경향이 있어 보였다.

“네가 강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우 리의 전력으로 고대신과 파신을 동 시에 상대하는 것은 무리다. 쿠웡. 윤호의 지원군이 올 때까지 기다리 는 게 나은 것 같은데?”

아쉬토는 몇 번이나 루베릭 대륙의 파신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었다.

그 무시무시한 괴물들은 아무리 리 그너스 대륙의 칠제라 해도 상대하 기가 버거운 존재였다. 수왕이라 불 리는 자신도 파신을 상대로는 우위를 점할 자신이 없었다.

더욱이 파신은 자신들의 분신들을 거느리고 다녔다. 하나하나가 A등급 마장기로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괴물이었다. 아무리 브로리 가 강하다 하더라도 그 모두를 상대 하는 것은 무리였다.

“마냥 지원군만 기다리기에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걸? 왜 블라디운 트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있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정령들의 영토 를 폐허로 만들고 있겠어?”

“……도시의 기능들을 마비시키려 는 건가?”

“맞아. 게다가 블라디운트의 공격 에 도망친 정령들이 대도시로 모여 들기 시작하면서 도시에 비축된 식 량의 소비도 엄청나게 늘었겠지.”

“거기에 연합군의 병사들까지 있으 니……

아쉬토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고 보니 도시에 들어서면서 주린 배를 움켜쥔 정령들을 여럿 볼 수 있었 다.

그녀의 말대로 도시의 식량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블라디운 트의 공격에 농장들이 모조리 망가 진 까닭이었다.

“고대신과 파신에게 경각심을 일으 켜 줄 정도의 강력한 한 방이 필요 해. 그러면 블라디운트들도 정령들 의 땅 여기저기를 활개치고 다니지 못할 거야. 까닥하다간 우리에게 당 할 수 있으니까.”

“그렇겠군.”

“그리고 나면 도시의 기능을 정상 적으로 돌릴 수 있을 거야.”

“ o 으 ” -- 丁그 ?

브로리의 말을 들으며 아쉬토는 그 녀를 다시 봤다. 머릿속에 마냥 싸 움만 있는 영웅인 줄 알았는데, 나 름대로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 모양이었다.

“당장 움직여야겠군.”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굶주 린 정령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이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종족들 이 식량을 원조해 준다 하더라도 그 게 얼마나 오래 갈지도 알 수 없었 다.

그렇게 도시에서 하루 간 휴식을 취한 브로리와 아쉬토는 곧바로 엘 프 왕국의 수도 유드라실로 향했다. 한 무리의 블라디운트이 전멸했기 때문인지 다행히 둘은 유드라실로 가면서 블라디운트들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브로리가 보낸 전령이 사파리에 도 착했다. 거두절미하고 내용은 간단 했다. 지원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였다. 고대신과 파신이 손을 잡은 것이 연합군을 굉장히 힘들게 만들 고 있는 모양이었다.

“S등급의 마장기를 제작하려면 정 령 왕국의 특산품이 필요하니……. 지원군의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멍멍. 사흘 정도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아직 몇몇 전용기들의 수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그랜드라인이 있는 왕국의 남동부 와 천족과 대치중인 북동부의 마장 기들을 먼저 수리하느라 시간이 좀 더 걸리고 있습니다, 멍.”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뭐.”

정령 왕국의 괴물들을 몰아내는 것 도 중요했지만, 괜히 그 쪽에 신경 을 쓰다가 왕국에 일이 터지면 그게 더 손해였다. 게다가 아직 왕국의 남동부는 제대로 된 방어 체제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다. 여신 라헬을 섬기는 천족들도 꿍꿍이를 알 수 없 는 녀석들이었다.

호는 자신의 정보 창을 열었다.

SSS 클래스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자-미솔로지’. 가상현실게임 ‘리그너 스 대륙전기’에서는 통솔계 최종 클 래스였지만, 여기서는 ‘리그너스-온 리 원’이라는 미솔로지보다도 더욱 높은 클래스가 존재했다.

그리고 EX등급의 클래스로 전직을 하려면 강력한 상대와 싸워 승리를 거둬야 하는 퀘스트의 조건을 만족 시켜야만 했다. 이외에도 여러 조건 들이 있었지만, 개 중 가장 까다로운 것은 강력한 상대와의 싸움에서 승리라는 조건이었다.

‘고대신이나 파신과 같은 녀석들이 아니면 카운트가 되지 않지.’

마침 정령 왕국에 나타난 괴물들이 고대신과 파신이라는 강력한 적들이 었다. 그 두 녀석을 때려잡으면 단 숨에 승급 조건 중 하나를 만족시킬 수 있었다. 그것도 가장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더불어 한시진의 승급 조건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사흘 뒤, 패왕 윤호가 이끄는 알르 드의 주력이 엘프 왕국의 국경을 넘어 정령 왕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한시진과 로우덴은 물론이고, 기사 왕 이레네 아르티아와 전설급 마장 기의 오너들이 모조리 포함된 알르 드의 최정예 전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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