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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49화 (449/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49화

“창조신의 힘이 느껴지는 마장기 라……. 확실히 인간들이 제작한 마 장기보다 덩치가 크긴 하네요. 출력 도 높아 보이고요. 미지의 기술들도 많이 보이는군요.”

하지만 레피스트 퓨리온이 광장에 소환된 알바트로스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걸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 까?”

호가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 드래 곤들은 대충 눈으로만 훑어봐도 마 장기에 어떤 기술들이 적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괴물이었던가?

기계를 다루는 드워프들이 보면 울 다 못해 망치를 집어던지고 싶을 능 력이 었다.

“뭐, 어느 정도는요. 창조신의 마장 기라는 알바트로스에 대해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호가 이 것을 발견할 줄은 몰랐어요. 좋아요. 제안을 받아들이겠어요.”

오랜 시간을 살아온 그녀지만, A 등급을 뛰어넘는 S등급의 마장기를 보는 것은 그녀도 처음인 모양이었 다. 그리고 호는 방금 전, 레피스트 퓨리온에게 알바트로스를 조사해 달 라고 부탁을 했었다.

“저걸 연구하면 우리 마장기의 성 능을 어떻게 좀 더 높일 수 있겠습 니까?”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라 이온 레인이나 아보르 비테와 비교 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기술력으로 제작되었을 거예요. 그것을 중점으 로 연구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지 않 을까요? 시간이 걸리긴 일이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퓨리온의 대답에 호는 고개를 끄덕

였다. 역시나. 퀘스트에 나온 내용 그대로의 대답이었다.

‘신에 대한 도전-마장기’ 퀘스트.

이름부터 묘한 느낌을 주는 이 퀘 스트는 창조신의 마장기인 알바트로 스를 연구해 알르드의 마장기 기술 력을 높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그 방법에 대해서도 말을 빙 빙 꼬아놓는 퀴즈 형식으로 적혀 있 었다. 그냥 말장난에 불과한 수준이 었기에 퀘스트의 내용을 해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연구팀 드라코가 퀘스트에 나온 조건을 만족할 수 있었지.’

알바트로스의 연구는 뛰어난 능력 을 지닌 연구원 한 명으로 조사를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호가 이레귤 러라고 생각했던 연구팀 하나가 전 부 달려들어야 했다.

당연하지만 연구팀에 소속된 연구 원들의 능력 또한 중요했다.

그리고 알르드에 있는 두 개의 연 구팀 중 퀘스트의 조건에 부합되는 팀은 의외로 선배격이라 할 수 있는 팀 갈공이가 아닌 드라코였다. 당연 하지만 드래곤이라는 존재 때문이었 다.

“연구는 당장 팀을 동원해서 시작

하셔야 됩니다. 하지만 두어 달 뒤 에 알바트로스를 사용해야 할이 생 길 테니 그것만 염두 해두셨으면 합 니다.”

“고대신-파이가론 때문이군요.”

“네.”

짐승신의 시련에서 워낙 호되게 당 한 터라 호는 파이가론의 공략을 뒤 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국경에 배치된 마장기 전력을 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부서진 마장기 들을 수리하고, 다친 영웅들이 회복 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한 것이 다.

엘프 왕국이나 드워프와는 나쁜 사 이가 아니었지만, 창조신을 잠재적 인 적으로 생각하기로 한 이상 그 두 종족 또한 쉽사리 믿을 수가 없 었다.

“타락한 존재의 힘은 무시무시합니 다.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거예 요.”

퓨리온의 눈동자가 멀리 보이는 짐 승의 성소로 향했다. 그녀의 말에 호도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쩌 겠는가?

사파리에서 고대신이 부활한다면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재앙이 닥쳤다.

“일단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대신을 상대하기 전에 라이온 레인을 업그 레이드 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군 요.”

“호호. 노력은 해볼게요.”

호에게 윙크를 한 레피스트 퓨리온 은 곧바로 자신의 연구팀을 불러 모 았다. 오늘부터 당장 창조신의 마장 기를 연구할 생각으로 보였다.

[연구 진척도-알바트로스(0 /

10000)]

그리고 호는 퀘스트를 통해 알바트 로스의 연구 상황을 수치로 정확하 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팀 드라코로 하여금 알바트 로스의 연구를 맡긴 호는 바로 영웅 들의 상황, 정확히 말해 알르드에 소속된 소환자들의 능력으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 모를 나중을 대비하기 위해서 였다.

‘로우덴이나 브로리는 함께할 것 같지만……

다른 수인 영웅들은 자신들을 창조 한 짐승신의 모습을 목격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들떠 있었다. 마 치 라헬을 마주한 라헬교의 신도들 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 이들에게 자신이 짐승신과 적 대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사왕 이레네 아르티아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 또 한 짐승신을 껄끄러워한다는 사실을 운 좋게 알아낼 수 있었다.

어떻게 설득만 잘하면 이레네 아르 티아도 나중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고작 세 명의 영웅이 함께

한다고 해서 창조신이라는 위대한 존재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신뢰할 수 있는 동료가 더 욱 많이 필요했다. 그리고 호는 의 외의 존재에게서 방법을 찾을 수 있 었다.

띵동.

-[자신을 창조한 창조주에게 무기 를 겨누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입니다. 신의 격을 이어받은 황금색 재능을 지닌 존재라면 모르겠지만 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존재라도 소환자와 뜻과 함께할 수 있는 경우 가 있습니다. 창조신의 힘을 뛰어넘는 능력을 이용하면 됩니다. 바로 오너 시스템입니다.]

메시지는 오너 시스템을 이용해 신 뢰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들 수 있다 고 했다.

확실히 가상현실게임 ‘리그너스 대 륙전기’에서 오너 시스템은 치트키 나 다름없었던 힘이었다. 그 누구라 도 충성을 맹세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알바트로스와 관련된 퀘스 트를 비롯해 이런 메시지들까지. 자 신의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퀘스트 메시지에 호는 매우 거북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창조신이 아닌 시스 템 메시지에게 이용당하는 느낌이 들었던 탓이다.

어쨌든 오너 시스템의 힘을 통해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이는 리 아 캬베데, 엘 아르윈을 비롯해 열 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중 쓸만 한 이라고는 기사왕과 수왕 아쉬토가 있었다. 그리고 기사 왕은 이미 창조신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오너 시스템은 횟수가 정 해져 있어. 당장 동료를 크게 늘릴 수가 없지. 게다가 사용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도 까다로워.

어디 다른 이들이 없을까?”

그리고 호는 어렵지 않게 그런 이 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바로 이 세 계에 강제로 끌려온 소환자들이었 다.

‘그들에게 자신이 도구로써 이 세 계에 끌려왔다는 사실만 알려줘도 창조신에게 적대감을 가지게 할 수 있어.’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시진이나 한시현은 확실히 믿을 수 있었지만, 다른 이들은 솔직히 미지수였다. 결국 심층 상담이 필요 할 것 같았다.

“우리를 이 세계로 끌고 온 흑막이 따로 있는 것 같다고요?!”

“그래.”

“아, 아니? 대체 어떤 자식이에 요?!”

에메랄드 색상의 머리카락이 거칠 게 휘날렸다. 림드 산맥의 군주이자 1 회 차 소환자 중 하나인 아스트 리드 벨은 호의 말에 책상을 쾅 치 며 일어났다.

서릿발 같은 그녀의 분노에 집무실 의 온도가 빠르게 내려가는 느낌이 었다.

“요 한 달 전, 우리가 짐승신을 만

나고 온 것을 알고 있지?”

“그래요. 알바트로스인가? 그것을 얻기 위한 시련을 통과한다고 군사 를 일으켰었죠. 덕분에 머리가 부서 지는 줄 알았다고요. 고작 시련 하 나를 통과하는데 천오백억 리스를 낭비하다니……

다른 세력이었다면 휘청하다보다 경제가 와르르 무너졌을 정도의 큰 타격이었다.

당연히 지금도 그 피해를 복구하지 못했고, 돈과 관련된 서류들은 전부 빨간색으로 줄이 그어지고 있는 상 황이었다.

“짐승신. 수인들을 창조한 신이야. 그리고 리그너스 대륙의 창조신인 리그로우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 지.”

“라헬의 아빠 말하는 거죠?”

벨의 대답에 호가 입에 가져다 댄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끄덕였 다.

“맞아. 그리고 나는 그 짐승신이라 는 녀석이 우리를 이 세계로 끌고 온 진정한 흑막이라고 생각하고 있 어.”

“……확실해요? 라헬이 아니라?”

“느낌이 그래. 분명 라헬과도 관계

가 있겠지.”

호의 대답에 벨이 조용히 입을 다 물었다. 굳게 다문 입술에서 그녀가 어떤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호가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셨을 때 벨이 말했다.

“내가 신이라고 불리는 존재와 싸 울지도 모른다니……. 그래서 어떻 게 할 생각이에요? 신과의 전쟁? 당장 군대를 준비해야 하나요?”

“아니야. 이 세계의 존재들에게는 창조주에게 반기를 드는 행위잖아? 군대를 일으킨다 해도 쉽게 함께하지 않을 거야. 일단은 믿을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해.”

“저를 부른 이유가 따로 있었군 요.”

호의 말뜻에 담긴 의미를 눈치 챈 벨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는 실 망스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나에 대한 신뢰가 조금 부족한 것 같은데? 그런 건 굳이 확인할 필요 가 없지 않아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잖아?”

“한시진한테는 물어보지도 않았을 거면서. 어쨌든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이 무서운 세상에서 끔찍한 꼴을 당해 죽어 있었겠죠. 걱정하지 마요. 언제나 함께할 거니까.”

벨의 대답에 호는 조금 미안한 느 낌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 었다. 이런 건 확실히 확인해야만 했다.

“그래서 말인데, 림드 산맥의 군주 자리를 내려놓아야 될 것 같아. 그 리고 그 자리를 디아린에게 맡길 생 각이야.”

“알았어요. 다만, 이유를 물어봐도 돼요?”

“스펙 업이 필요해.”

호가 말했다. 림드 산맥의 군주인 아스트리드 벨의 클래스 등급은 고 작 S등급. EX+를 넘어 G등급이라 는 괴물을 상대하기에는 너무나도 초라한 등급이었다.

“저기 있다!”

상급 정령 유리아가 박차를 가하자 그녀가 탑승한 마장기가 빠르게 가 속했다.

그녀의 마장기인 리버는 정령들의

마장기 중 가장 빠른 움직임을 자랑 하는 기체였다.

그렇게 산등성이를 끼고 얼마 지나 지 않아, 유리아는 붉은 색상을 띈 끔찍한 모습의 괴물들을 찾을 수 있 었다.

생김새는 인간이나 엘프와 닮아 있 었지만 몸 전체가 핏빛을 띄는 괴물 이었. 분명 왕국의 수도에서 벌어진 픽시 사태의 주범인 녀석들이 틀림 없었다.

‘숫자는 약 50 정도인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 수 없지만, 마장기가 있다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어.’

하지만 상대는 정령 수색대의 정찰 을 피해 오랜 시간 발각되지 않았을 정도로 은밀하게 움직이는 녀석들. 한 놈이라도 놓치면 곤란했다.

그렇기에 유리아는 먼저 공격을 하 는 것보다 지원군이 도착하기를 기 다렸다. 유리가 신호를 보낸 지 얼 마 지나지 않아 날개를 파닥이며 S 등급의 정령 보병 픽시 나이트 편대 가 도착했다.

또한 한 기의 마장기가 더 합류했 다.

“나르코님께서 나선다면 저 녀석들 은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습니다.”

정령 왕국의 최상급 정령이자 왕국 을 대표하는 맹장인 나르코가 도착 한 것이다.

“저게 전부야?”

“그렇습니다. 딱히 다른 무언가가 접속하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유리아의 말에 나르코는 알았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공격 명 령을 내렸다.

정령 여왕의 당부가 있기는 했지만 적들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더 이 상의 지원을 기다리는 것보다 먼저 제압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곧바로 나르코의 마장기가 돌격했 고, 그 모습을 확인한 핏빛 괴물들 이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

그리고 유리아는 핏빛 괴물들의 움 직임을 보며 구역질이 차올랐다. 괴 물들이 자신의 가슴에 난 둥그런 부 위에서 손을 집어넣더니 그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오고 있었다.

그 안에서 나타난 것은 끈적끈적한 피로 뒤덮인 뼈였다.

그 모습에 소름이 돋는 것도 모자 라 끔찍한 악취가 마장기의 장갑을 뚫고 맡아질 정도였다.

“저런 저주받을 괴물 자식!”

그렇게 말하며 유리아는 단번에 과 물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리 버의 무기 스캐랍을 휘두르려고 했 다.

“씨발! 도망쳐! 바로 후퇴한다!!! 이 자식들! 평범한 놈들이 아니야! 브, 블라디운트! 블라디운트다 분명 해!”

먼저 괴물을 상대했던 나르코의 다 급한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이어서 으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나 르코가 탑승한 마장기의 팔이 으깨 지더니 덜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르코의 통신을 들은 유리 아의 얼굴도 새하얗게 질리기 시작 했다. 블라디운트. 이름은 들어봤지 만 직접 목격한 적은 없는 사악한 괴물의 이름.

그 정체는 바로 루베릭 대륙의 4 파신-비드로의 분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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