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너스 대륙전기 443화
띵동.
-마장기 ‘스타냥’이 SS등급 영웅 리셴르나에게 귀속됩니다.
-전설의 실마리가 이어지면서 리 셴르나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했습니 다. 앞으로 그녀는 소환자 윤 호를 자신의 유일한 주군으로 생각을 할 것이며, 절대로 배반하지 않을 겁니 다.
-전설의 마장기 스타냥을 획득하
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 했습니다.
-스타냥의 획득으로 당신을 향한 묘인들의 충성도가 크게 상승합니 다.
호는 전설급 마장기 스타냥의 오너 로 리셴르나를 임명했다.
전부터 스타냥에 대해 굉장한 욕 심을 보였고, 알르드의 몇 안 되는 군주급 영웅이기도 했던 까닭에 쉽 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당연하지만 리셴르나는 묘인 영웅 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영 웅이 었다.
더군다나 리셴르나가 지키는 바 리안스의 대지는 드워프의 영토와 국경을 맞닿고 있었다.
행여나 있을 나중을 대비하면 리셴 르나에게 미리 힘을 실어줄 필요성 이 있었다.
“이제 반 모았네. 앞으로 여섯 기 를 더 찾아야 되는 건가......
“일곱 기요.”
“아차! 알바트로스도 찾아야 되는 거였지.”
시진의 지적에 호가 고개를 저으 며 웃었다.
수인족의 전설급 마장기 열두 기를 모두 손에 넣고 나면 퀘스트의 보상 처럼 s등급의 마장기 알바트로스가 생명의 빛! 이라고 외치며 나타날 거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퀘스트에는 전설급 마장기 를 획득할 때마다 수인들의 전설에 손이 닿을지도 모른다고 적혀 있었 다. 그 말은 즉, 알아서 찾으라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다.
“이제 남은 종족은 토끼족, 리자 드 부족, 마(馬)인족, 호인족, 웅족 그리고……
“저(諸)족. 이렇게 여섯 부족의
전설급 마장기가 있지.”
“생각해 보니 굉장히 많네요?”
한시진의 의문에 호도 고개를 갸웃 했다.
열두 기면 세 개의 마장기 편대를 구성할 수 있는 숫자였다.
하물며 수인들의 전설급 마장기는 한 기, 한 기가 대장기로도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 제작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수인들의 전설급 마장기는 지금의 A등급 마장기보다도 강력한 출력을 지니고 있잖아요? 대체 수인 들은 어떻게 이런 마장기를 만들었을까요? 아니, 이런 마장기를 가지 고 있는데도 왜 그 시절에 리그너스 대륙을 통일하지 못했던 걸까요?”
“……그러게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호는 눈을 끔 뻑였다. 단지 퀘스트로 얻을 수 있 는 보상이라는 생각만 했을 뿐, 진 지하게 한시진과 같은 의문을 가 진 적은 없었다.
가상현실게임 ‘리그너스 대륙전 기’에도 등장하지 않는 마장기들. 수인들의 전설급 마장기와 관련해 서는 ‘관우는 내 여자’의 공략본에 도 나와 있지 않았기에 그에 관해 호가 알고 있는 내용은 한시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시진의 질문이 시작이었지만 생 각을 하다 보니 어째서 수인들이 이런 강력한 마장기를 얻게 되었 는지 또한 그것을 왜 숨겨놓았는 지 그 이유에 대해 알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자세한 연유는 모르겠지만, 계속 해서 수인족의 전설을 쫓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결국 퀘스트를 진행해야지만 이 에 의문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말이다.
“그렇겠죠?”
그렇게 대답한 시진이 아쉬운 표 정을 지었다. 전설급 마장기에 대 한 내용들이 꽤나 궁금했던 모양 이었다.
하지만 곧 시진이 무언가를 깨달 은 듯 흘깃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리셴르나의 집무실에는 호와 그녀 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오빠아.”
집무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 한 시진이 애교 섞인 목소리를 내 며 호에게 다가왔다. 그것이 무엇을 원하는 신호인지 호가 모를 리 없었다.
생각해 보니 한시진과 스킨십을 나 눈 지도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 다. 서로가 워낙에 바쁜 까닭이었다.
그리고 호가 시진의 뺨을 매만지 며 그녀의 보드라운 입술에 키스 를 하려던 참이었다.
“호, 호 님! 호 님! 멍멍!”
개가 짖는 소리와 함께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당연하지 만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과 한 시진이 있는 집무실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것이 누구인지는 확인조차 할 필요가 없었다.
“하아……. 저 분위기 파악 못하는 개새끼.”
호의 품에 안긴 시진의 입에서 짜 중 섞인 한숨이 흘러 나왔다.
목소리에 살기가 가득한터라 좋은 말로 그녀를 위로하려던 호는 꿀꺽 침을 삼켜 넘겼다. 이럴 때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었다.
로우덴의 목소리는 점점 가까이 서 들려왔다. 그리고 입술을 잘근 깨문 한시진이 책상 위의 펜을 집 어 들고는 그대로 문을 향해 집어 던졌다.
“호, 호 님! 제가! 커억!”
한시진이 던진 펜은 문을 열고 들어오던 로우덴의 이마에 화살처 럼 꼽혔고,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로우덴의 몸이 그대로 뒤로 넘어 갔다.
“어째서……! 머웅!”
“입 닥쳐, 로우덴.”
그리고 시진이 그런 로우덴의 배 를 강하게 밟으며 밖으로 나갔다. 감정이 아주 가득 실린 행동이었다.
그렇게 펜이 찍히고, 발에 밟힌 로 우덴이 눈에 눈물을 그렁거리며 호 를 바라보았다.
“대, 대체 어째서 한시진님이? 제 가 뭘 잘못한 겁니까? 멍멍?”
“눈치 없는 새끼. 진짜 너는 맞아 도 싸다. 하필이면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시간을 방해하냐?”
“아니다, 됐다.”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 정을 짓는 로우덴의 모습에 호는 한숨과 함께 손을 휘저었다.
“그래서 나를 찾아온 이유가 뭔 데? 아주 큰일이어야 할 거다. 만 약 그렇지 않다면 한시진이 너를 죽이려 들지도 몰라.”
“멍? 멍? 아! 격납고에서 대, 대 단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엄청난 발견입니다! 그것도 알바트로스의 행방과 관련된 무언가가 틀림없습 니다.”
“뭐라고?”
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와 관련 된 퀘스트는 아무것도 갱신되지 않 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로우덴이 헛소리를 할 리도 없었다.
그의 지력 능력을 생각하면 정말로 무언가를 발견한 게 분명했다. 호는 바로 로우덴의 뒤를 따라 전설급 마장기들이 세워진 격납고로 향했다.
마장기들이 보관되어 있는 격납 고. 수많은 마장기가 배치되어 있 는 격납고 내에서 수인들의 전설급 마장기도 한곳에 모아놓고 점검을 하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도시의 가장 뛰어난 기 술자들이 전설급 마장기를 정비했 다.
“……저게 뭐야?”
위풍당당한 위용을 보이는 전설급 마장기들.
그런 전설급 마장기의 가슴 장갑에 형광색의 페인트가 요란하게 칠해져 있었다. 한 기만이 아니었다. 여섯 기 전부 가슴 장갑에 동일한 색상의 페인트로 금이 쭉쭉 그려져 있었다.
“호 님! 오셨습니까?!”
호를 발견한 드워프 영웅이 짧은 다리를 움직여 쪼르르 달려왔다. 마장기의 격납고를 관리하는 영웅 이었다.
“대체 저게 뭐지? 사드나인이나 다른 이들이 형광색으로 도색을 해달라고 했나?”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마장기를 형광색으로 도색하면 야간 작전에 서 나를 잡아달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호의 의문에 답을 한 이는 드워프 영웅이 아닌 로우 덴이었다.
“저건 아무렇게나 칠한 것들이 아 닙니다, 호 님. 멍멍. 마장기의 장갑 표면에 새겨진 흠입니다. 마치 일부 러 새긴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흠이 죠.”
“……그래서?”
“커험. 다음은 제가 대답을 해보 겠습니다.”
호의 시선이 드워프 영웅에게 향했 다.
우물쭈물하는 행동이 계속해서 무
언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모습이었 다.
“그것을 처음 발견한 것은 접니 다. 처음에는 마장기의 가슴 장갑 에 나타난 흠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습니다. 전투 중 새겨 진 상처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마 장기를 장갑을 계속해서 교체해도 동일한 자리에 흠이 나타나더군요.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이건 분명 전설급 마장기의 마법적인 무언가 가 틀림없다고 말이죠!”
“처음에는 사드나인님이 시바에서 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 만 다른 마장기를 살펴보니 비슷한 위치에 흠이 새겨져 있더군요. 코우랄라, 프랭스, 피닉스 뿐 아니 라 이번에 새로 발견된 스타냥에 서도 말이죠. 하지만 그 흠들은 제 각각의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드워프 영웅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가득해 있었다.
그러나 호는 이 발견이 대체 뭐가 대단하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 다. 아무리 봐도 마장기의 가슴에 알 수 없는 선들이 형광색으로 쫙쫙 그려진 것에 불과했다.
“그래서 저게 무엇을 의미하는 거 지?”
호는 형광색 페인트로 그려진 마 장기의 가슴 장갑을 보며 굳은 목소 리로 말했다.
알바트로스와 관련된 무언가는 모 르겠고, 그냥 불쾌했다. 일단 형광색 페인트로 마장기를 도색했다는 사실 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도입니다.”
그리고 호와 눈이 마주친 로우덴 이 힘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
리셴르나의 집무실 중앙에 커다 란 종이가 여섯 장 걸려 있었다. 각 종이마다 알 수 없는 선과 원 이 그려져 있었는데, 전부 전설급 마장기의 가슴 장갑에서 본 뜬 그림 들이었다.
곧 호의 소집을 받은 군주급 영웅 들이 집무실을 가득 메웠다.
알르드의 군주는 아니지만 아쉬토 도 집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게 알바트로스와 관련된 지도라고?”
종이를 가리키며 한시진이 조심 스럽게 로우덴에게 물었다. 로우덴의 이마에 둘러진 붕대가 그녀에 눈 에 들어오고 왔다.
과할 정도로 심하게 때렸던 사실에 미안한 감정이 들고 있었다.
하지만 로우덴은 아까의 일은 기 억도 나지 않는다는 듯 아무렇지 도 않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멍멍. 그리고 지도 전문가들을 통해 조사를 해본 결 과 프랭스와 타우러스가 코우랄라, 피닉스, 시바에 새겨진 그림이 서 로 연결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멍. 아쉽게도 이번에 새로 발견한 스타냥은 별개의 장 소를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스타냥에는 다른 마 장기들과는 다르게 특별히 엑스자 표시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 그거 엄청난 발견이잖아!”
“그렇다면 정말로 전설로 내려오 는 알바트로스가 실존한다는 이야 기입니까? 꼬꼬댁!”
로우덴의 충격적인 대답에 리셴 르나를 비롯한 수인 영웅들이 커다 란 환호성을 내었다.
수인들의 기원 설화에서나 언급되 는 마장기인 알바트로스.
그것이 실존한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수인 영웅들의 환호성이 점점 잦아질 때쯤, 기사왕 이 자신의 손을 들었다.
“그러면 세 개의 지도 중 어느 장 소에 알바트로스가 있다는 거지?”
“세 개의 지도가 아닙니다, 멍멍. 저와 전문가들은 이 지도들이 하 나의 장소를 가리키고 있는 거라 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도끼리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죠. 스타냥에서 발견된 엑스 표시가 있는 곳이 알바트로스가 숨겨진 장소일겁니다.”
“하나의 지도? 짐작이 가는 곳
“그것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 다. 엑스자 표시가 발견된 스타냥 의 지도만 다른 지도들과 연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리 그너스 대륙의 동남부에 있는 지 형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역 사에 따르면 수인들이 리그너스 대륙의 동남부에서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죠.”
로우덴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몇몇 수인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호의 눈에 들어왔다. 어쨌든 결국 열두 기의 마장기를 모두 획득 해야지만 알바트로스가 숨겨져 있는 위치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래도 전설급 마장기만 모으면 곧바로 알바트로스를 찾을 수 있었 다.
다른 퀘스트를 진행하지 않아도 되 는 만큼 고대신 파이가론이 힘을 회 복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 다.
그렇게 생각을 하던 도중 호의 눈에 이상한 장면이 들어왔다. 한 시진이 지도를 바라보면서 빠르게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똘기, 떵이, 호치, 새초미, 자축 인묘. 드라고, 요롱이, 마초, 미 미……
“.. 헐?”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은 가사에 호의 얼굴이 황당하게 변했 다.
그리고 가사의 마지막인 몽키, 키 키, 강다리, 찡찡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호의 눈동자가 자연스레 지도 가 걸려있는 중앙으로 향했다.
방금 전, 로우덴은 코우랄라, 피 닉스, 시바에 새겨진 그림이 서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각자가 원숭이, 닭으로 생각되는 조(鳥)인, 견인족의 전설급 마장기 들이었다. 프랭스와 타우러스도 쥐와 우(牛)인족의 전설급 마장기였 다.
그 관계를 파악하면 굳이 열두 기의 전설급 마장기를 모두 얻지 않아도 알바트로스가 있는 위치를 찾아낼 수 있을지 몰랐다.
‘자, 잠깐만?!’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고양이는 십이지에 속하지 않은 동물이었다.
“수인들을 창조한 게 짐승신인가? 그 자식. 설정이 엉망진창이네.”
그리고 웅족을 가리키는 곰도 말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