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너스 대륙전기-441화 (441/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41화

“아니? 저 녀석. 지금 뭐한 거 야‘? !”

한시진도 황당한 표정으로 외쳤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금발 의 소녀, 브로리가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며 울상을 지었다. 튕겨져 나 가면서 받은 충격이 상당했던 탓이 었다.

“아이고, 아파라. 안에 어떤 놈이 있나 확인해보려고 했는데??????

“하? 확인?”

그러면서 은근슬쩍 자신의 눈치를 보는 브로리의 모습에 호는 쯧 혀를 찼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짐승신의 축복을 받고 싶다는 욕망에 눈이 돌 아간 게 틀림없었다.

이성보다는 본능이 앞서는 녀석이 니까 말이다.

하지만 덕분에 중요한 정보를 획득 할 수 있었다. 눈앞의 포탈은 파이 가론의 던전이 확실하다는 것. 그리 고 진입 조건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S등급의 마장기라니?’

가상현실게임 ‘리그너스 대륙전기’에서 생산할 수 있는 마장기는 A등 급이 최고였다. 애당초 S등급 마장 기라는 건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 대륙에서도 A등급 이상 의 마장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일단 연구 목록에는 S등급의 마장기와 관 련된 내용 자체가 없었다.

‘ 잠깐만.’

잠시 생각을 떠올리다 보니 어디선 가 굉장히 강력한 마장기 그러니까 S등급의 마장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 은 적도 있었던 것 같았다.

곧바로 호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퀘스트의 목록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수인들의 전설급 마장기와 관련된 퀘스트를 찾았다.

묘인, 마(馬)인, 호인등 수인들의 전설급 마장기에 관한 각 종족들의 퀘스트는 종족의 전승에 따라 그 내 용들이 조금씩 다르게 나와 있었다.

하지만 수인 왕국의 전성기를 열었 던 열두 종류의 전설급 마장기를 모 두 모으면 아주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퀘스트의 마지막 부 분에 공통적으로 나와 있었다.

그리고 호는 퀘스트에 적혀 있는 강력한 힘이 수인들 사이에서 전설 중 전설이라 불리는 S둥급의 마장기 알바트로스라는 사실을 예전에 확인 한 적이 있었다.

“수인 왕국을 점령하려고 했던 이 유 역시 그 때문이었는데……

길어진 전쟁과 갑작스럽게 나타난 파신이라는 강력한 괴물 그리고 황 폐해진 수인 왕국의 땅을 복구하느 라 그에 대한 생각을 잊고 있었다.

‘그나저나 진입 조건이 정말 미쳤 네.’ 열두 기의 전설급 마장기 중 호가 찾아낸 것은 고작 다섯 기뿐. 시바, 코우랄라, 프랭스, 피닉스, 타우러스 가 그 주인공들이었다.

앞으로 일곱 기의 마장기를 더 찾 아내야 알바트로스와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당연하지만 단기간에 진행할 수 있 는 일이 아니었다. 한 기 한 기를 찾아내는 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 자했던가?

문제는 자신이 수인들의 전설급 마 장기를 찾는 그 시간동안 고대신은 점점 더 자신의 힘을 회복할거라는 점이었다.

게다가 진입 조건 자체가 S등급의 마장기였다. 던전의 주인인 고대신 이 얼마만큼이나 강력한지는 진입조건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던전 공략에는 공략본의 도움도 기대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하실 거예요? 오빠? 마장 기를 준비할까요?”

“아니. 마장기가 있어도 지금 당장 은 고대신의 던전으로 진입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야. 브로리와 같은 꼴만 경험하게 될 걸?”

“네? 그러면 어떻게……

“저 녀석이 몸으로 희생해준 덕분 에 던전의 진입조건에 S등급의 마장 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 었어. 후우. 파이가론을 쫓아내기 전에 S등급의 마장기를 먼저 찾아야 해.”

“……농담이죠?”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경악한 표정을 하는 한시진을 향해 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 쨌든 이 자리에서 멍하니 시간만을 보낼 수만은 없었다.

고대신 파이가론은 지금도 짐승신 의 마력을 흡수하며 자신의 힘을 회 복하고 있었다.

“행여나 던전의 안에서 몬스터들이 등장하기라도 한다면 사파리는 큰 혼란에 빠질 거야. 다수의 병력을 투입해 수인의 제단을 포위하고, 고 대신의 던전으로 향하는 포탈을 감 시한다. 또한 고대신의 힘에 타락한 제사장들과 제단 전사들도 모조리 쓸어버린다.”

호의 명령에 따라 수인의 제단은 엄격하게 출입이 금지 되었다.

그리고 호는 마장기까지 동원해 수 인의 제단 내부를 샅샅이 뒤져가며 고대신의 마력에 타락한 이들을 모 조리 몰아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아무런 문제 도 해결할 수가 없었다.

끔찍한 힘을 지닌 고대신 파이가론

이 완벽히 부활하기 전에 던전 내에 서 그 녀석을 쓰러뜨려야만 했다.

“지금 당장 전설급 마장기를 찾아 야 한다고?!”

사파리의 집무실에서 브로리가 기 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짐승신의 전당으로 진입을 하려면 수인들의 전설급 마장기를 모두 손에 넣은 이후에 알바트로스 까지 찾아야 해. 알바트로스가 있어 야지만 고대신을 물리칠 수 있어.”

“아니, 그냥 진입하면 되잖아?! 고 대신 따위 내 주먹으로 쓰러뜨릴 수 있다고! 농담이 아니야. 충분히 자 신 있어.”

“나도 그러고는 싶은데 말이지.”

메시지가 S등급의 마장기 없이는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말해주고 있었 다. 그냥 진입했다가는 브로리의 경 우처럼 그대로 뒤로 튕겨져 나갈 게 틀림없었다.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 었다.

“너, 무턱대고 진입하려다가 뒤로 튕겨져 나갔지? 알바트로스의 존재 가 고대신의 던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일종의 키 역할을 하는 것 같아. 그 마장기가 없으면 고대신의 던전 으로 진입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야. 분명히 다시 튕겨져 나갈걸?”

“으아아아아! 어떻게 그런 일이! 짐승신의 축복이 눈앞에 있는데!”

확신에 찬 호의 말에 자신의 머리 를 부여잡은 브로리가 분노에 찬 절 규를 내뿜으며 자리에 쓰러지듯 엎 드렸다. 실망이 엄청나게 큰 모양이 었다.

“그래서 말인데, 당장 수인들의 전 설급 마장기를 찾는 작업에 들어가 야 할 것 같아.”

호가 주위의 영웅들을 둘러보며 말 했다. 영지의 발전에 애로사항이 생 기기는 하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 무엇보다도 고대신을 물리치는 게 시급한 상황이었다.

“멍멍. 전처럼 각 종족들의 이야기 를 조사하면 되겠습니까?”

“일단 그렇게 해야지.”

로우덴의 말에 호는 고개를 끄덕였 다. 전에도 그런 식으로 정보를 얻 어 전설급 마장기를 찾았기 때문이 었다.

귀중한 정보의 획득에는 지력 그리 고 정치력이 높은 영웅이 도움이 되곤 했다. 그런 연유로 인에 호는 전 설급 마장기와 관련된 정보의 획득 과 관해서 로우덴에게 큰 기대를 걸 고 있었다.

EX등급의 영웅인 로우덴의 지력과 정치력은 알르드의 다른 영웅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았다.

띵동

-‘수인족의 전설-묘인’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수인 왕국을 대표하는 종족 중 하 나인 묘인들은 다재다능함으로 유명 한 종족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수인 왕국을 이루는 종족은 아 니었습니다. 묘인들은 과거 ‘스타필 드고냥’이라 불리는 자신들만의 나 라를 세워 묘인 특유의 문화를 발전 시켜나갔습니다.

그러나 다른 종족들과의 계속된 전 쟁과 모종의 사고로 인해 찬란했던 과거는 모래 속에 가라앉았고, 살아 남은 묘인들은 수인 왕국의 울타리 에서 보호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찬란했던 문화를 대 표하는 전설의 유물은 아직까지도 모래 속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만약 그 유물을 차지할 수 있다면 자유로 운 묘인들의 확고한 충성을 얻는 것과 동시에 수인들 사이에서 이야기 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그들의 전설 에 손이 닿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호의 기대가 헛되지 않게 로 우덴은 순식간에 전설급 마장기와 관련된 정보를 파악해 호에게 보고 를 올렸고, 보고를 받자마자 호는 퀘스트의 내용을 갱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호는 묘인들의 장로인 랙돌 을 불렀다.

“모래 속에 가라앉은 묘인들의 나 라요?”

명령을 받아 사파리를 찾은 랙돌의

말에 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랙돌이 잠시 기억을 떠올리려는 듯 눈을 살짝 감았다가 곧바로 입을 열 었다.

“어릴 적 묘인들의 나라와 관련해 들은 이야기가 아직 기억에 남아 있 긴 합니다. 묘인들의 나라가 가라앉 은 곳은 분명 제덴 사막을 말하는 걸 겁니다.”

“제덴 사막? 묘인들의 고향은 미아 스카가 아니었나? 그 근처에도 넓은 황무지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미아스카는 스타필드고냥에서 도 망친 묘인들이 터전으로 삼은 곳입니다. 천 년도 더 된 일이죠. 하기 야 지금은 미아스카를 우리의 고향 으로 생각하는 묘인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 스타필드고냥과 관련된 이 야기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설화처 럼 여겨지니까요. 아니, 그 이름을 기억하는 이도 거의 없을 겁니다. 아니면 잘못 기억하고 있거나요.”

“하아……? 둥잔 밑이 어두워도 이 렇게 어두울 수가 있나?”

제덴 사막은 호가 본격적으로 수인 왕국을 공격하기 전부터 알르드의 영토였던 땅이었다.

한마디로 지금보다도 훨씬 일찍 묘 인들의 전설급 마장기를 찾을 수 있었다는 말이었다.

‘뭐, 이것도 로우덴의 능력과 랙돌 의 확인이 아니었다면 알아낼 수가 없었을 테니.’

어쨌든 호는 예상보다 빠르게 묘인 들의 전설급 마장기가 잠들어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수 색이 시작되었다.

“스타냥이라니!”

제덴 사막이 있는 바리안스의 대지 를 다스리는 군주 리셴르나는 제덴 사막에 스타냥이 잠들어 있다는 소 리에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사드나인, 웃소, 라쿤처럼 그녀 또

한 수인들의 전설급 마장기의 오너 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모래밖에 없는 이 사막에 그것이 숨겨져 있던 거지?”

“자세한 이야기는 랙돌에게 물어 봐. 너희 종족들의 과거와 관련된 이야기니까.”

과도하게 관심을 보이는 리셴르나 에게 제대로 설명하기에는 호도 아 는 바가 많지 않았다.

다만, 묘인들의 나라가 과거 제덴 사막의 자리에 위치해 있었고, 계속 된 전쟁과 어떠한 사고로 인해 그 지역이 사막이 되었다는 것 정도만 확인할 수 있었다.

‘바리안스의 대지에 질 좋은 캣잎 이 생산되는 것도 이것과 연관이 있 는 건가?’

호는 고개를 갸웃했다. 영토의 대 부분이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녹 지라고는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바 리안스의 대지는 리그너스 대륙에서 가장 질이 좋은 캣잎이 생산되는 곳 이었다.

“그래서 스타냥은 대체 어디에 있 는 거지?”

“제덴 사막의 개미굴.”

“뭐, 뭐어?!”

입이 벌어지고 있는 리셴르나의 모 습처럼 호 또한 이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 황당한 표정을 지었 었다.

그러나 갱신된 퀘스트의 내용에는 제덴 사막의 개미굴을 통해 스타냥 을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는 묘인들 의 던전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그런 이유로 인해 병력을 좀 많이 동원해야겠어. 개미굴을 샅샅이 뒤 져야 하거든.”

호는 이미 몇 번이나 제덴 사막의

개미굴에 들어가 본 경험이 있었다. 신윤아의 레벨을 올렸을 때도 수인 왕국의 공격을 막아냈을 때도 몇 날 며칠 동안이나 제덴 사막의 개미굴 에서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미굴 의 전체를 확인할 수 없었을 정도로 제덴 사막의 개미굴은 엄청난 크기 를 자랑했다.

“그렇긴 한데……. 얼마나 동원하 게? 최근 우리 왕국의 움직임에 다 른 세력들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 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어서 알고 있 지? 그거 과장이 아니라고. 냐앙. 드워프 녀석들이 항의를 해올지도 몰라.”

“던전을 토벌하려는 것뿐이니까 그 냥 무시해 버려. 지들이 뭐 우리를 공격하겠어? 게다가 칼라시니코프의 일도 있는데?”

“미친 척 술 먹고 덤벼들지도 모르 지. 알코올에 정신이 나가는 녀석이 한 둘이야?”

리셴르나의 말에 호는 코웃음을 쳤 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박 살을 내주면 그만이었다.

알르드의 전력은 드워프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어쨌든 내가 이끌고 온 병력과 바

리안스의 대지에 주둔하고 있는 병 력들은 모두 동원을 할 생각이야.”

“캬아앙?! 분명 드워프들이 난리를 치겠군.”

리셴르나가 화들짝 뛰었다. 호가 이끌고 온 병력만 해도 십오만이었 다. 그리고 바리안스의 대지에는 이 십오만의 병사가 주둔하고 있었다.

“어쩔 수가 없어. 개미굴의 넓이는 상상을 초월해. 병사 일, 이만으로는 제대로 된 수색조차 힘들 걸?”

게다가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렇 게 삼십만이 넘는 병력이 개미굴의 수색에 동원되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