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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36화 (436/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36화

쿠우우웅!

치열한 전투 끝에 드라이스가 쓰 러졌다. 아무리 금지의 몬스터라 해도 전투에 참여한 마장기사들은 몇 번이나 SSS 등급의 던전 공략 에 성공한 전적이 있는 베테랑들이 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기의 마장기 가 전투 중 파괴되었고, 열기가 넘 는 숫자가 수리소에 들어가야 할 정 도로 피해를 입었다. 그만큼 치열했고 금지의 보스급 몬스터가 아주 위 협적인 녀석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전투였다.

다행이도 목숨을 잃은 영웅이 없던 터라 충분히 성공적이라 표현할 수 있는 던전 공략이었다. 전투로 따지 면 대승 아니 완승이었다.

-모조리 탈탈 털어! 아이템들을 수거해라!

-이상한 게 보인다 싶으면 모조리 가지고 와서 감정해!

던전 공략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병사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드라이스가 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던전의 잔챙이들은 이미 몸을 감 추고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모습을 드러낼 터였다.

빈 수레에 금과 식량이 빠르게 채 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한쪽으로는 아이템들 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렇게 쌓인 아이템들 옆으로 브뤼헤아 비쉬들이 장소를 만들어 감정을 하고 있었다.

아이템을 감정하는 브뤼헤아 비 쉬들 사이로 한 소녀가 황금색의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고개를 기웃 빼들었다. 그러다가 진지한 표정으 로 아이템을 바라보고 있던 한 브뤼헤아 비쉬를 향해 입을 열었다.

“괜찮은 거라도 있어?”

“특별히 눈의 띌만한 건 없었습니 다. 다만, SS 등급의 아이템이 하 나 발견되었습니다. 롤의 축복이라 는 아이템인데 지력 능력을……

“지력? 그런 걸 어디다가 써?”

브로리가 불편한 표정으로 말을 툭 뱉었다. 건틀릿이나 무력과 연 관된 아이템이라면 모를까 지력을 상승시키는 능력치는 별 필요가 없었다.

“오늘도 꽝 인건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브로리는 자

신이 끼고 있는 황금색 건틀렛을 바라보았다. ‘찬란하게 빛나는 황 금의 건틀렛’이라는 이름을 지닌 아이템으로 무려 SSS 등급의 무기 였다.

하지만 호가 지니고 있는 철벽의 장검처럼 금지라 불리는 던전에서 는 SSS 등급 그 이상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 터 브로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황 금의 건틀렛보다 더욱 뛰어난 아이 템이 전리품으로 등장하기를 오매불 망 바라고 있었다.

“하기야 그리 쉽게 나올 리가 없

지.”

몇 번이나 금지를 공략했음에도 불구하고 SSS 등급 이상의 아이템 은 철벽의 장검 하나뿐이지 않던가?

그렇게 애써 위안하며 브로리는 몇 번이나 고개를 주억였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던 브로리의 눈에 부산스러운 모습이 들어왔다. 호와 로우덴이 있는 장소였다.

자연스레 브로리의 발걸음이 그쪽 으로 향했다.

그 순간, 로우덴 셰필드의 몸이 찬 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어. 어엇……?”

브로리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터 져 나왔다. 몇 번이나 목격한 바가 있었기에 그녀는 눈앞의 현상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짐승신의 축복이라니.”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욱 강력한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 딱 한 번이지만 그녀도 느껴본 적이 있는 과정이었다.

“쳇. 부럽네.”

그런 짐승신의 축복을 받기 위해 서 윤 호는 영웅들마다 굉장히 까 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나 자신처럼 강력한 영웅일수록 승급 조건은 더욱 까 다로웠고, 재능에 따라 축복을 받 는 게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말 도 덧붙였었다.

그리고 로우덴은 까다로운 승급 조건을 이제야 달성한 모양이었다. 하기야 그는 자신보다도 더욱 오 랫동안 호와 함께한 사이. 그때부 터 승급을 준비하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음음. 부럽네. 부러워……. 부 럽……. 잠깐?”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던 브로리 는 갑자기 온 몸이 싸늘해지는 느 낌이 들었다. 곧 그녀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호오오오!!!”

로우덴 셰필드. 알르드의 총 군사 이자 견인족의 영웅인 그는 자신 과 똑같은 SSS 등급의 영웅이었 다.

띵동

-SSS 등급 수인 영웅인 로우덴 셰 필드가 EX 등급의 신 클래스 ‘군신 -로우덴’으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전직하겠습니까?

드라이스를 쓰러뜨리고 던전 공략 에 성공했다는 메시지를 확인하던 도중에 눈앞에 나타난 또 다른 메시 지.

“드디어……

그 내용을 확인하며 호는 감격으 로 몸을 떨었다.

명품 미스릴 프리스비 제작하기, 황금의 드라곤 볼로 천 번 놀아주 기, SSS 등급의 던전 다섯 번 공 략하기 등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 노력 끝에 드디어 로우덴의 전직조건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EX 등급, 유니크도 아닌 무려 신 클래스였다. 가상현실게임 ‘리그너스 대륙전기’에도 등장하지 않는 등급이었다.

그리고 신 클래스는 EX+등급까지 자신의 한계를 높일 수 있었다. 눈 앞에 나타난 정보에 의하면 군신으 로 전직할 수 있는 로우덴은 전직 후 자신의 통솔과 지력 능력을 EX+등급까지 높일 수 있었다.

호는 빨리 그런 로우덴의 화려한 능력치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 다. 드디어 휘하에 EX 등급의 영 웅을 둘 수 있었다.

“로우덴!”

“멍?”

자신을 부르는 호의 목소리에 수 첩에 무언가를 적으며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던 로우덴이 곧 바로 달려왔다. 그리고는 빠르게 입을 열었다.

“부르셨습니까? 멍멍! 아, 호님. 성공적으로 던전을 공략하기는 했 지만 이제까지 나온 전리품으로는 기껏해야 A 등급 마장기 두 기 정 도의 제작비용 밖에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잠깐만.”

“멍?”

보고를 이어나가려던 로우덴은 말을 멈추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 다. 자신을 바라보는 주군의 눈동 자가 오늘따라 따뜻해 보였다.

“몸은 괜찮아? 무슨 특별한 느낌 이 들거나 하지는 않아? 뭐, 힘이 넘친다거나? 아니면 오늘따라 머 리가 빠르게 돌아간다거나?”

“멍? 딱히 평소 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만……?”

로우덴이 눈을 데룩데룩 굴리며 말했다. 어떤 의도로 호가 자신의 건강에 대해 말을 꺼냈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런 로우덴의 모 습에 호는 활짝 웃으며 로우덴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렇단 말이지. 음음. 지금부터 는 나에게 아주아주 고마워해야 할 거야. 진짜 내가 이것을 달성하 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멍? 저에게 필요한 아이템이라도 나온……. 아? 롤의 축복을 저에 게?!”

호를 바라보는 로우덴의 눈동자 에 감동이 물들기 시작했다. SS 등급의 지력 아이템이라면 자신에 게도 굉장히 유용한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뒤이은 호의 대답에 로우 덴의 머릿속은 점점 더 혼란스러 워지기 시작했다.

“어? 그것도 있었네. 그래. 그것 도 너 가지고.”

“?????? 멍멍?”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 을 짓는 로우덴의 모습에 호는 그 의 보드라운 머리털을 헝클이듯 매만졌다. 그리고는 짝 박수를 치 며 말했다.

“리그너스 대륙에서 최초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알르드의 영웅들 중에서는 최초가 되는 거라고.”

“멍멍? 그……. 대체 무엇을 말입 니까? 호님?”

“뭐기는? 짐승신의 축복이지.”

“머어엉?”

호의 대답에 로우덴이 멍청한 표정 을 지어 보였다.

창조신의 권능인 짐승신의 축복은 자신의 한계를 높여주는 축복이었 다. 하지만 로우덴은 호가 짐승신의 축복을 내려준다는 말에 대해 전혀 기뻐할 수가 없었다.

“머엉? 호님. 저는 이미 SSS 등 급의 영웅입니다. 그 이상은 신의 영역……

“나도 알아. 그러니까 한 번 느껴 보고 어떤지 대답해 달라고.”

말을 끝내자마자 호는 로우덴을 전직시키겠냐고 묻는 메시지에 속으 로 예라고 대답했다.

그와 동시에 호의 손끝이 녹색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호의 손끝에서 시 작된 포근한 빛이 로우덴의 몸을 감 싸기 시작했다.

“멍, 멍멍?!”

녹색의 빛이 로우덴의 몸을 감싸 기 시작했고 그 광경을 목격한 병 사들이 놀란 표정으로 시끄럽게 떠들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멍! 이, 이게 무슨?”

여전히 로우덴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는 얼굴이었다.

그의 상식으로는 SSS 등급 그 이 상은 신의 영역으로 대륙의 그 어떤 영웅도 도달할 수가 없는 영역이라 고 알고 있었다.

그 증거로 리그너스 대륙의 칠제들 도 SSS 등급에 머무르고 있지 않은 가?

하지만 짐승신의 축복이 자신에 게 내려지고 있었다.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화아아아악!

곧 엄청난 기운이 로우덴에게 몰려 왔다.

시원하고도 청량한 감각이 자신의 몸을 청소하는 느낌에 로우덴은 자 신의 눈을 부릅떠야만 했다. 고통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몸에 힘을 주 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로우덴은 예전에 이 러한 감각을 느껴본 바 있었다.

“머어어엉! 이, 이것은?! 호님! 머어어어엉!!!”

천상의 진미라도 맛 본 것 마냥

로우덴이 호를 향해 환희의 비명을 내질렀다.

그런 로우덴을 향해 호는 자신의 엄지를 치켜 올리며 씨익 아빠 미소 를 지었다. 수많은 시선들이 자신에 게 집중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로우덴을 바라보고 있었다.

“호오오오!!! 축복! 축복! 대체 어떻게 로우덴이 짐승신의 축복을 받고 있는 거야?!”

어느새 달려온 브로리가 다급하 게 호의 손을 잡아끌며 물었다. 브 로리가 어떤 의도로 묻는지 모르 지는 않았지만, 장난기가 동한 호 는 모른 척 입을 열었다.

“어떻게라니? 설마 내가 짐승신의 축복을 줄 수 있다는 걸 몰랐던 거야? 이거 실망인데? 내가 몇 번 이나 보여줬는데.”

“그 문제가 아니잖아! 로우덴은 SSS 등급의 녀석이라고! 그, 그 이상은!”

“신의 영역입니다. 저도 궁금합니 다, 호님. 대체 어떻게 로우덴 셰 필드가 창조신의 축복을 받고 있 는 거죠?”

뒤에서도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 려왔다. 기사왕 이레네 아르티아였 다. 브로리와 마찬가지로 그녀 또한 로우덴을 바라보며 경악한 표 정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이다. 처음에는 의 아한 표정을 짓다가 제대로 된 사 실을 알게 된 다른 영웅들도 곧 비슷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기야 SSS 등급, 그 한계를 뛰 어넘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호가 큼큼거리며 지금의 광경에 대해 설명을 하려 던 참이었다.

-띵동

오늘따라 영롱하게 느껴지는 소 리가 들려오며 사방에 흩뿌려져 있던 녹색의 빛이 로우덴의 몸으로 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전직에 성공했다는 메시지 가 호의 눈앞에 나타났다. 드디어 로우덴이 EX 등급의 영웅이 된 것 이었다.

-띵동

-‘또 다른 신의 축복’ 업적 달성으 로 카오스 큐브 10 개를 획득합니 다.

하지만 메시지는 이게 끝이 아니었 다. 그리고 호는 자신의 품에 묵직 한 무언가를 들어왔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아마 업적의 보상이 분 명해 보였다.

‘이거 꿀인데? 이렇게 되면……

예전에 얻은 것들을 포함해 총 열일곱 개의 카오스 큐브를 보유하 게 된 셈이었다.

이 정도라면 황금색 재능을 지닌 또 다른 영웅이 나타나도 어렵지 않 게 카오스 큐브를 공명시켜 승급 조 건을 알아낼 수 있었다.

비록 한 번 확인하는데 두 개의 카오스 큐브가 사용되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호 님! 제, 제가! 제가!!!”

빛들이 사라지며 모습을 드러낸 로우덴이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 었다. 몸에 흘러넘치는 기운은 자 신이 벽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증 명하고 있었다.

“축하한다, 로우덴.”

호가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고, 박수 소리는 곧 사방으로 번졌다. 그런 박수 속에서 로우덴이 호를 향 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충성! 충성! 이 로우덴 셰필드! 대체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할 지……. 대를 이어 호님을 모시겠습니다!!!”

군신 로우덴의 쩌렁한 목소리가 던 전을 채웠다.

“나도 대를 이어 충성할 수 있는 데……

그 모습을 보던 브로리가 호의 귀에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중얼거 리듯 말했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압감을 드러내는 로우덴을 바라보는 브로리 의 눈동자에는 부러움이라는 감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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