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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15화 (415/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15화

수인 왕국의 요새 근처에는 수십 줄의 날카로운 가느다란 실들이 팽 팽히 당겨진 채 깔려 있었다.

요새로 접근하는 적들의 발목을 베 어내는 용도였다.

거기에 뱀 부족의 독까지 발려 있 어 살짝이라도 실에 스쳐 독이 피부 안으로 침투라도 한다면 발목이 아 닌 다리를 절단해야 일도 종종 일어 날 정도의 무시무시한 함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인 왕국의 함정 은 강철의 거인인 마장기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응? 방금 무언가를 밟은 것 같은 느낌인데……

“보나마나 수인들의 함정이지. 그 거 아닌가? 독 발린 실 함정?”

“그럴 수도 있겠네.”

어둠을 틈타 조용히 이동을 하던 브로리는 니나 다니엘레의 통신에 고개를 갸웃하다가 멀리 보이는 정 면의 요새로 시선을 돌렸다.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요새는 환 하게 불이 밝혀져 있었다.

“젠장. 기습은 틀린 모양이네. 저 녀석들, 이미 대비가 다 되어 있는 거 같은데?”

“어차피 예상범주 내의 상황 중 하나야.”

브로리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 고, 니나 다니엘레는 그녀의 푸념 에 대답을 하며 통신구를 주시했 다. 본대 또한 지금의 상황을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어차피 알르드와 수인 왕국과의 전쟁이 벌어질건 분명한 상황이었 고, 그 시기가 오늘 내일 하는 것 또한 리그너스 대륙의 모든 이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당연 히 알르드가 전쟁을 준비하는 만 큼 수인 왕국 또한 그에 대한 대비 를 했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니나 다니엘레의 예상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마장기 편대를 향 해 통신이 들어왔다. 호의 목소리였 다.

“아군이 움직인 사실이 이미 발각 된 모양이다. 기습은 중단하고 지 금부터 저(돼지)족의 공략에 들어 간다. 눈에 보이는 대로 다 쓸어 버려.”

요새를 향한 공격 명령이었다. 하 기야 그것 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미 병력이 움직인 이상 물 릴 수도 없었다.

“좋아! 좋아! 이 몸의 활약을 보 여주마!!! 수인 녀석들아! 모조리 덤비라고!”

통신이 끝나기가 무섭게 브로리 가 보란 듯이 자신의 발을 내리찍 었다. 그리고는 코우랄라의 커다란 동체와는 어울리지 않는 엄청난 속도를 보이며 번개같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자, 잠깐! 혼자 달려가면! 게다가 너도 수인이잖아!”

워낙에 갑작스러운 움직임인터라

니나 다니엘레가 미처 말릴 틈도 없 었다.

아니, 이미 돌격을 시작한 이상 말 려도 소용이 없었다. 요새까지는 기 껏해야 5km 남짓한 거리. 마장기의 속도라면 금방 도착할 수 있는 거리 였다.

“후우! 우리도 돌격한다! 저 꼬마 에게 모든 공을 빼앗길 수는 없 지!”

빠르게 눈앞에서 멀어지는 코우 랄라를 보며, 니나 다니엘레가 한 숨을 쉬며 휘하 마장기들에게 명령 을 내렸다.

그리고 이런 알르드 마장기 편대의 움직임을 요새 밖으로 정찰을 나온 수인 왕국의 정찰대가 발견했고, 곧 바로 요새로 보고가 전해졌다.

“아, 알르드의 마장기입니다!”

“어엉? 어디에서 발견이 되었나?! 뀌익!”

“요새에서 3km 정도의 거리입니 다!”

“꾸익! 뭐, 뭐라고!!!”

정찰병의 보고에 요새를 지키는 저족 영웅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 를 질렀다.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 달빛이 어두운 밤이라 정찰대를 주기적으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시계가 어두워 발견이 늦은 것이다.

게다가 알르드의 마장기들은 마 력 엔진의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 여주는 최신의 기술이 적용되어 있어 엔진 소리로 파악을 하는 것 또한 가까운 거리가 아닌 이상 알 아내기가 힘들었다.

“빨리 성문을 막고 병력을 배치시 켜! 마장기사들도 모조리 소집하 고! 엔진이 가동된 마장기부터 바 로바로 전장에 투입시켜라! 뀌익!”

상세한 전술적인 지시는 내릴 틈 도 없었다. 마장기를 기준으로 3 km면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할 수 있 는 거리였다. 아니나 다를까, 성벽 위의 화살 포대가 연신 앞뒤로 움직 이고 있었다.

“왼쪽! 왼쪽이다!”

비명에 가까운 상급자의 명령에 화살 포대를 조종하는 수인 왕국의 A랭크의 보병 와일드 보어가 꽤액 소리를 내며 조종간을 좌로 급하게 꺾었다.

몸에 쏠리는 중력으로 인해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와일드 보어는 자신의 망막에 들어 온 강철의 거인을 확인하고는 그대 로 발사버튼을 눌렀다.

솨솨솨솨솩!

1초에 화살을 5발이나 발사할 수 있는 방어 시설인 화살 포대에서 화 살들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러나 강철의 거인인 마장기의 장 갑에 타격을 주기에 화살이라는 공 격 수단은 너무나도 빈약했다. 적어 도 마력이 가미된 무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요새 내에 배치된 수많은 방어 시설 중 그 정도의 수준의 고급 방어시설은 고작 해야 마나 포탑 두 개가 전부였다. 그리고 그 마나 포탑들은…….

쾅! 콰콰쾅!

알르드가 자랑하는 라이온레인의 마력 폭탄 세례를 얻어맞고는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목격한 수인 영웅의 얼 굴이 암울하게 변했다. 전투는 이제 막 시작된 상황인데 요새의 가장 강 력한 화력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 다.

“덤벼! 덤벼!”

브로리가 성벽을 박살내고 요새 안으로 들어서자 수인 왕국의 마 장기들이 그녀를 향해 공격을 개시 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상대

의 마장기를 향해 브로리는 그대로 코우랄라의 동체를 이용해 냅다 들 이 박았다.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릴라릴라급 마장기가 장난감처럼 뒤로 튕겨져 나갔다.

후방에서도 브로리를 향해 카니 앗산이 포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브로리는 현란한 마장기 조종술을 선보이며 카니앗산의 포격을 근접 거리에서 모조리 피해내 버렸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카니앗산의 조종간을 잡은 수인 마장기사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무리 뛰어 난 실력을 지닌 에이스 급 오너라 해도 자신들의 포격을 그것도 근 접거리에서 모조리 피해내는 조종 술은 자신들이 알고 있던 상식의 궤를 달리하는 것이었다.

“느리다, 느려! 적어도 윤 호나 한 시진 정도의 실력은 되어야지! 이 자식들아!”

바람 소리와 함께 자세를 낮춘 브로리의 마장기 코우랄라의 머리 위로 카니앗산의 마력포가 지나갔 다.

마력포는 아군인 수인 요새의 성벽 을 쾅하고 강타했고, 열댓이 넘는 와일드 보어들을 불덩이로 만들었 다.

“이잌!!!”

C등급 마장기지만 수인 왕국의 카 니앗산이 장착한 마력포는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무기였다. 제대로 정타를 얻어맞으면 상위 등급의 마 장기도 그 피해를 무시할 수 없었 다. 하지만 그것도 명중을 해야만 되는 이야기였다.

브로리는 카니앗산의 계속된 포 격을 회피하며, 자신을 근접전으로 묶어놓을 수 있는 릴라릴라를 연달 아 공격했다.

코우랄라의 커다란 주먹이 계속해 서 릴라릴라의 동체를 타격했고, 이 어서 허리춤에 걸린 도끼로 릴라릴 라의 어깨를 내려찍어 그대로 잘라 내었다.

“카아아악!”

고작 4, 5초 정도의 사이에 벌어진 일. 나름 요새의 에이스라 불리는 릴라릴라의 오너가 충격과 고통으로 비통한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눈 앞의 상대는 비명으로 물리칠 수 있 는 존재가 아니었다.

팔을 잃고 비틀거리는 릴라릴라 를 향해 브로리는 다시 한 번 주먹으로 마장기의 조종석이 있는 위치를 휘갈겼다. 그리고는 뒤로 물러나려는 상대를 향해 그대로 도끼를 내던졌다.

카카칵!

불꽃이 튀며 브로리가 던진 도끼 가 그대로 릴라릴라의 조종석에 깊숙이 틀어박혔다. 조종석에 있을 마장기사의 생사는 굳이 확인할 필 요가 없었다.

릴라릴라의 마력엔진이 빠른 속도 로 꺼져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릴라릴라급 마장기를 완벽 하게 무력화시킨 브로리는 수십 미터 정도 떨어진 또 다른 먹잇감들을 노려 보았다.

“룰루.”

절로 콧노래가 흘러 나왔다.

상대는 코우랄라의 강타도 몇 방 버티지 못할 정도로 장갑이 허약한 카니앗산들이었다. 이번 전투의 최 고 전공자는 자신일 게 분명했다.

콰콰쾅!

수인 요새에 소속된 마장기들이

브로리의 코우랄라에게 온 신경이 쏠린 사이 니나 다니엘레와 그녀 를 따르는 마장기 편대는 압도적 인 화력을 이용해 요새의 성벽을 파 괴, 돌파했다.

와일드 보어와 하피 쉴더들이 마장 기들을 막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지 만, 그래봤자 마장병도 아닌 일반 병사들에 불과한 터라 역부족이었 다. 그것도 A랭크 수준의 병사들이 었다.

“롯! 체임스는 적 병사들을 모조 리 쓸어버린다! 그리고 레미 편대 는 브로리를 도와 수인 마장기들 을 소탕한다. 전부 다 박살내 버려!”

아직 아군의 보병이 도착하지 않 았지만, 이대로 요새를 무너뜨리겠 다는 니나 다니엘레의 과감한 명령 이 떨어졌다.

어차피 상대는 자신들의 마장기를 막아낼 수단이 별로 없었다. 마장병 의 숫자는 적었고, 마력 포탑은 이 미 부서진 상황이었다.

그렇게 니나 다니엘레의 지시를 받은 마장기 편대의 공격으로 요 새 내부에서 난전이 시작된 지 얼 마 지나지 않아 빠른 이동속도를 자랑하는 알르드의 드래곤 라이더 편대가 요새의 상공 위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적 요새 발견! 강습 시작하겠습 니다!”

“다람쥐 석궁수! 3시 방향!”

“와일드 보어 부대입니다! 12시 방 향입니다!”

쐐애애액! 쾅! 콰앙! 쾅!

바람을 탄 활강에 이은 드래곤 라이더의 내리꽂히는 강습 폭격이 연달아 이어졌다. 석궁이라는 강력 한 무기를 사용하는 다람쥐 석궁 수도 저족의 보병인 와일드 보어 도 드래곤 라이더의 강습을 버텨내 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단단한 나무로 만들어진 건물에 숨 어도 소용이 없었다. 드래곤 라이더 의 날카로운 발톱은 그대로 건물의 벽을 뜯어버린 후 수인 병사들의 목 을 낚아챘다.

요새에서 이런 강습 폭격을 버틸 수 있는 건 강철의 장갑으로 무장한 마장기와 무력 능력이 뛰어난 수인 영웅들뿐이었다.

“쿠워어 엉!!!”

자신에게로 돌진한 드래곤 라이 더를 향해 곰 부족의 수인 영웅이 고함과 함께 자신의 손에 번개의 힘을 담아 그대로 드래곤 라이더를 뒤로 넘겨 버렸다. 그리고는 드 레이크에 탑승한 조종사를 주먹으 로 후려쳐 머리를 날려버린 후, 분 노에 차 달려드는 드레이크의 목 을 그대로 졸라 질식사시켰다.

“활강 공격이다! 모두들 피해 라!!!”

“크아아악!”

그러나 곰 영웅의 활약으로 무찌 른 드래곤 라이더는 수많은 드래 곤 라이더 중 고작 한 기에 불과했 다.

요새의 상공은 이미 드래곤 라이더 들이 장악하고 있었고, 당연히 공격을 당하는 요새의 내부는 아수라장 이 따로 없었다.

거기에 뒤늦게 도착한 실버 문들 이 오와 열을 이뤄 요새의 성벽을 넘기 시작했다.

이미 마장기와 드래곤 라이더의 공 격으로 인해 부대가 와해된 상황이 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새를 빼 앗길 수는 없다는 듯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는 수인 병사들을 향해 실버 문들은 조금의 자비도 없이 자신들 의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달빛이 진 어두운 밤. 웨 이하 숲에서 출진한 알르드의 군 대가 수인 왕국을 이루는 부족 중 하나인 저족의 영토를 공격하며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알 르드의 공격은 지금부터가 시작이 었다.

콰콰콰콰쾅!!!

열 기가 넘는 라이온 레인이 발 사한 마력 폭탄의 파괴력은 그 화력 의 중심부에 있다면 A등급 마장기 도 버텨낼 수가 없었다.

당연히 마나 보호막이 걸려 있지 않은 성벽쯤은 가뿐히 무너뜨릴 수 있었고, 동시에 성벽 위의 수인 병 사들 또한 시체로 만들기에 충분했 다.

“찍찍! 갑시다! 팔쿤!”

“꼬끼오!! 알았다, 라쿤!!”

그리고 부서진 성벽의 사이로 여 타 다른 마장기와는 외형이 확연 하게 다른 두 기의 마장기가 돌진을 시작했다.

라쿤과 팔쿤. 다람쥐 족과 조인 족 의 전설급 마장기를 다루는 알르드 의 에이스 오너들이었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 입에서 절로 비명이 나올 정도로 브로리의 집중 적인 훈련을 받았던 둘은 훈련의 성 과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 듯 뛰어난 협력 플레이로 수인 왕국의 오너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여나 갔고, 군단장인 한시진이 도착하기 전까지 7기의 마장기를 파괴하는 성 과를 올렸다.

그렇게 호올스에서 출진한 알르드 의 2군단 또한 토끼 부족의 영토 클로버의 공격에 들어갔고, 호와 한 시진이 이끄는 병력들에게 수인 왕 국의 시선이 모두 끌린 사이 미피츠 에서 출발한 이레네 아르티아의 3군 단이 수인 왕국의 북부에 무사히 상 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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