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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14화 (414/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14화

“천족들은 어때?”

“여전히 별다른 움직임은 없어요. 정찰을 나갔던 드래곤 라이더 편대 가 천족의 정찰대랑 두어 번 충돌을 벌이긴 했는데, 으레 있는 사소한 기 싸움에 불과했고요.”

보나마나 드래곤 라이더 편대와 붙 은 천족의 정찰대들은 작살이 났을 게 틀림없었다.

공격력 326, 방어력 2Tl의 괴물이

하늘에서 초속 활강으로 돌진을 시 작하면 그 어떤 생명체도 버텨내기 가 힘들었다.

하물며 드래곤 라이더는 비행병과 의 유일한 약점인 궁병도 잘 잡아내 는 만능 병사였다.

“엘프나 드워프의 동태는?”

“딱히 눈에 띌 만한 사건은 없었어 요. 다만, 토갈론 요새와 아이리스 지방을 통해 알르드를 방문하는 엘 프 여행자들의 숫자가 점점 더 늘어 나고 있다는 보고가 있어요. 그로 인해 몇몇 엘프 영웅들이 엘프들을 위한 관광 산업에 좀 더 투자를 해 야 한다는 건의를 올리기도 했고요.”

“그거야 천천히 해결해도 될 일이 니.”

당장 급한 것도 그리고 굳이 자신 이 해결해야 할 일도 아니었다. 그 쪽 영토의 군주에게 엘프들을 위한 산업에 돈을 쓰라고 일러두기만 하 면 되었다.

물론, 그쪽 관련으로 연구를 진행 하긴 해야 했다. 알르드에서 개발이 끝난 연구들은 대부분이 군사 관련 부분에 집중이 되어 있는 까닭이었 다.

드워프들 또한 딱히 신경을 쓸 필

요가 없었다. 일단 칼라시니코프의 용광로 공략을 성공적으로 도와주면 서 서로 간에 우호적인 사이라고 생 각할 정도의 관계가 되었기 때문이 었다.

또한 알르드 내에서 드워프 종족이 차지하는 비율도 그리 많지 않았기 에 그들의 사소한 불만쯤은 가볍게 넘겨도 큰 문제는 없었다.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드워프 영웅도 존스 홉킨스, 레온 바티스타가 전부라 할 수 있었다.

타임리스 상단과의 묘한 관계가 있 기는 했지만, 그래봤자 타임리스 상 단의 상단주인 밴더빌트가 알르드의 마장기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에 불 과했다. 천족과 정령은 애당초 알르 드에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것을 제외하면 딱히 별문제는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단 말이지….”

모든 보고가 끝나자 호가 짧게 읊 조리듯 말했다. 그런 호의 모습에 어떤 낌새를 눈치챈 시진이 조심스 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뭔가를 계획하고 있는 거예 요?”

“음. 슬슬 수인들의 전설적인 마장 기들을 모두 수집해보려고. 겸사겸사 상위 클래스를 위한 전직 조건도 달성하고 말이야.”

“네에? 그게 무슨…… 아?!”

피식 웃으며 말하는 호의 모습에 시진은 머리를 갸웃했다.

하지만 곧 탄성을 터뜨리고는 호를 바라보았다. 쉽게 짐작이 가는 게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 여러 번 호 가 언급한 것도 있었다.

“수인 왕국과 전쟁을 벌일 생각이 군요. 그것도 서로의 운명을 건!”

“맞아.”

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보름 전, 호는 선택의 신전에서 여 신 라헬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선택의 시간을 경험하며 호 는 가상현실게임 ‘리그너스 대륙전 기’처럼 분명 라헬이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소환자들을 리그너스 대륙으 로 불러오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여 겼다.

그것이 대륙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 해서인지 혹은 자신의 힘을 강화하 기 위해서인지, 친위대라 불리는 자 신의 군대를 육성할 시간을 벌기 위 해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호는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많은 시 간을 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라헬이 계속해서 리그너스 대륙에 소환자들을 불러오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들게 된 것이 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라 헬의 뜻을 따르는 천족을 정벌하고 싶었지만, 천족은 라헬이 지닌 힘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었다.

결국 라헬을 막기 위해서는 마족과 천족의 전승대로 이 대륙을 통일하 고 창조신의 힘을 손에 넣어 그녀를 무찔러야만 한다는 결론이 든 것이 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당장 전쟁 준 비를 해야겠네요. 앞으로는 엄청 바 빠지겠어요.”

“토갈론 요새와 아이리스 지방, 붉 은 핏빛의 대지에 있는 커티삭과 같 은 국경 요새 도시의 방어도 철저히 해야 하는 거 잊지 마. 수인 왕국과 의 전쟁도중 다른 이들에게 뒤통수 를 맞기라도 한다면 치명타로 다가 올 테니까.”

“물론이죠. 각 도시의 영주들에게 단단히 일러둘게요.”

호의 충고에 한시진이 걱정하지 말 라는 듯 대답하며 집무실 밖으로 급히 나섰다.

알르드 내에서 병력의 이동이 시작 되면서 전운이 점점 고조되기 시작 했다.

패권을 다투는 세력끼리의 다툼으 로 대륙의 판도는 언제나 혼란스러 웠지만 리그너스 대륙에서 가장 최 근에 있었던 전쟁다운 전쟁은 일 년 전 마족과 정령 왕국이 리그너스 대 륙 동북부의 버틀렌 지방에서 한바 탕 붙었던 버틀렌 전쟁이었다.

이 전쟁에서 마족과 정령 왕국 양 세력은 서로 백 만이상의 병력과 이 백 여기가 넘는 마장기를 동원했고, 그 결과 삼십만 이상의 생명이 목숨 을 잃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 버틀 렌 전쟁은 현재도 끝나지 않고, 진 행 중에 있었다.

그 후, 알르드의 블루 스케일 정복 이나 미피츠 점령전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솔직히 말해 이 두 전쟁은 버틀렌 전쟁과 비교한다면 전쟁이라 고 말할 만한 수준의 다툼은 아니었 다.

블루 스케일은 제대로 대응다운 대 응도 하지 않은 채 항복했고, 미피츠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기 때문이 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확실히 달랐 다. 이제까지 기껏해야 이십만 정도 의 병사만을 동원했던 알르드가 국 가 총동원령을 선포하며 백만을 훌 쩍 뛰어넘는 엄청난 숫자의 병력을 소집했다는 정보가 각 세력의 첩자 들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호는 알르드의 정예들을 모 두 동원해 세 갈래로 수인 왕국을 공격할 생각이었다. 속전속결로 단 숨에 수인 왕국의 숨통을 끊으려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계획은 총 참모인

로우덴의 머리에서 나왔다.

“전쟁! 전쟁이다!!!”

“음무어! 호님을 위해 내가 나선 다! 누구도 날 막지 못해!”

먼저 호가 직접 이끄는 1군단은 웨이하 숲에서부터 진격해 수인 왕 국의 남서부를 초토화시키며 사파리 로 향할 계획이었다. 군사는 로우덴. 그리고 1군단의 돌격 대장으로 브로 리와 웃소, 니나 다니엘레가 합류했 다.

“냐앙. 우리 종족도 알르드에서 한 소리를 내려면 전쟁에서 공을 세워 야겠지.”

그와 함께 사막의 꾀주머니라는 뜻 을 지니고 있는 스킬라드라는 별명 으로 불리는 십이멀, 바리안스 대지 의 지배자인 리셴르나가 묘인족 마 장기 편대를 이끌고 합류했다. 여기 에 견인들의 나라인 바우 왕국이 병 사들을 동원해 수인 왕국의 국경을 넘을 예정에 있었다.

2군단의 군단장은 한시진으로 그녀 가 이끄는 병력은 작전이 시작되면 호올스에서부터 동쪽으로 진격을 시 작할 계획이었다. 참모는 토끼 족인 마시 마로가 맡았고, 아쉬카로트와 엘 라스엘, 오우거 칼타스를 비롯해 프랭스와 피닉스의 오너인 라쿤, 팔쿤이 합류하며 마장기 편대를 이끌 예정이었다.

그리고 3군단은 미피츠에서 출진해 도베르만 제독 함대의 도움을 받아 수인 왕국의 북동부에 상륙, 남쪽으 로 진격을 할 계획이었다.

상륙군을 이끄는 군단장은 다름 아 닌 기사왕 이레네 아르티아로 과거 바라테이온 소속 사자기사단의 부단 장이자 참모였던 SS등급의 영웅인 레이자 카르핀을 포함해 A+등급의 마장기인 드릴 루드비히의 오너 케 반스, 견인들의 전설적인 마장기 시 바의 오너인 사드나인이 그녀를 보 좌할 예정이었다.

“엄청난 전력이네요. 이게 우리의 진정한 저력인가요?”

디르시나의 집무실.

커다란 작전도에 배치된 병사와 마 장기 인형들을 보며 아스트리드 벨 이 혀를 내둘렀다. 수인 왕국의 병 력으로 보이는 인형들과 비교해 몇 배 이상은 많은 인형들이 알르드에 배치되어 있었다.

가뜩이나 상단을 통해 들어온 정보 에 따르면 수인 왕국은 현재 가뭄으 로 인해 여러모로 고생을 하고 있다 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아무리 리그너스 대륙을 주름잡는 세력 중 하나인 수인 왕국이라 해도 버틸 수 없을 게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호가 고개를 살짝 저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를 견제하는 세력이 많아 모 든 전력을 동원하지는 못했어. 전쟁 중에라도 천족과 마족의 동태는 계 속해서 살펴야 하니까 말이야.”

“당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과연 그들이 공격을 해올까요? 특히 천족 말이에요.”

“글쎄다. 이제르론이 다수 배치된 미피츠를 뚫고 오기에는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할 게 분명하니 부담스 러울 테고, 키리네 공국을 통과해 우리를 공격할 수도 없으니 쉽사리 움직이지는 않을 거야. 아마 반반 정도의 확률이 아닐까 싶어.”

만약에 자신이 천족의 영웅이었다 면 어떻게든 지금의 상황에서 병사 들을 동원해 어부지리를 노렸을 터 였다.

만약 알르드가 수인 왕국과의 전쟁 에서 승리하고 그들의 세력을 손에 넣는다면 천족의 입장에서는 더욱 더 강력해진 세력을 상대해야 할 테 니 말이었다.

그리고 아스트리드 벨이 재차 물었

다.

“바다를 이용해서는요?”

“음. 그게 아마 가장 가능성이 높 은 방법이겠지.”

호의 고개가 작전 지도로 향했고, 미피츠에 배치된 함선 모형들에게 시선이 고정되었다.

“그래서 이번 원정에 도베르만 제 독의 함대를 동원하지 않은 거야. 그들은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3군단 을 수인 왕국 북부에 상륙시키고는 곧바로 천족들의 견제에 들어갈 거 야. 카틀라스 항구와 토리아 항구, 미피츠에서는 계속해서 군함을 생산할 거고.”

호는 지도를 보며 알르드를 공격할 만한 세력과 그들을 막아낼 수 있는 요충지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행여나 다른 종족들이 알르드를 향 해 군사를 일으킬 경우 마족의 경우 는 커티삭에서 엘프는 토갈론 요새, 드워프는 바리안스 대지의 제덴 사 막을 방패막이로 삼아 방어선을 펼 칠 요량이었다.

기사왕이 없는 골든 크로우나 바라 테이온과 같은 인간들의 나라는 위 협이 되지 못했다. 수십 만 이상의 병력을 동원할 수 있을 정도의 저력 을 지니기는 했지만, 그들이 보유한 마장기 전력은 형편없는 수준에 불 과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골든 크로우는 과거의 영광 이 무색하게 A등급 마장기는 한 기 도 없는데다가 B등급 마장기 또한 열 기를 채 보유하지 못하고 있었 다.

“그래도 혹시 모를 대비는 해야겠 네요.”

“커티삭의 칸디르나 토갈론 요새에 있는 엘프 영웅들은 다들 뛰어난 전 사들이야.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기 면 그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보내 적들을 막아낼 수 있도록 도와줘. 이번 전쟁에 리아가 참전하지 않으니까 그녀의 조언을 참고해도 나쁘 지는 않을 거야.”

“리아? 아! 리아 캬베데라는 묘인 족 말인가요?”

≪으 아 ?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 호는 아스트리드 벨에게 여러 지시들을 내렸다. 별 일이야 없겠지만 행여나 문제가 터진다 하더라도 그녀의 능 력이라면 충분히 잘 해결해 낼 수 있을 터였다.

전쟁이 임박하면서 수인 왕국의 영 웅 몇이 사신이라는 이름으로 몇 번 이나 알르드를 오갔다. 어떻게든 이번 전쟁을 중재하려는 의도였다. 현 재 수인 왕국으로 상황으로 알르드 를 막아내기란 굉장히 버거운 일일 뿐 아니라 엄청난 희생을 밑바탕으 로 삼아야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알르드를 찾은 수인 왕국의 영웅들은 호를 비롯해 알르드의 수 뇌부라고 할 수 있는 소환자들의 그 림자조차도 보지 못하고 자신들의 왕국으로 귀환해야만 했다. 그 말은 즉, 이번 전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벌어진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삼월의 첫 주가 시작되던 날. 알르드의 마장기 편대와 보급 부대, 드래곤 라이더로 이루어진 정찰대가 수인 왕국과의 국경선에 도 열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대륙을 큰 혼란에 빠뜨릴 제1차 통일 전쟁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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