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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407화 (407/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407화

대륙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천족의 십 천사는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루블랑 팔토는 정말 두려울 정도의 무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루 반나절 가량의 짧은 전투시간 동안 그는 홀 로 미피츠의 마장기 세 기를 반파시 켰고, 한 기의 팔을 날려 버렸다.

미피츠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나다 는 마장기사들이 편대를 이뤄 나섰 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상대가 되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병사들의 희생을 감수한 자 경대장의 결단으로 전선을 지원하던 모든 방어시설의 목표가 루블랑 팔 토의 마장기로 집중되지 않았더라 면, 미피츠의 해안 방어선은 루블랑 팔토라는 한 명의 천사로 인해 고작 하루 만에 천족들에게 점령되었을 지도 몰랐다.

“정말……. 무시무시하네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지닌 돈의 힘은 아무 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있어요.”

전장에서 드러난 십 천사의 무력을 떠올리며 알 라샤가 씁쓸하게 웃었 다.

“알 라샤. 삼 일만 버티면 됩니다. 그러면 알르드의 군대가 도착해 천 족들을 몰아내줄 겁니다.”

“하지만 자경 대장, 과연 알르드의 군대가 십 천사 루블랑 팔토를 상대 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요? 당연 히 그래야만 한건만 오늘 내가 본 루블랑 팔토는…….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을 벗어나는 끔찍한 모습이었습 니다. 내가 신임하고 있는 호위병들 은 루블랑 팔토의 가벼운 움직임조 차도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

“확실히 우리가 듣던 소문대로 십 천사의 전투력은 엄청났습니다. 그 러나 알르드는 그런 십 천사를 몇 번이나 패퇴시켰습니다. 그들을 믿 는 수밖에 없어요.”

솔직히 말해 알 라샤는 자경 대장 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루블랑 팔토의 무서움이 그녀의 뇌 리에 깊게 박혔기 때문이었다.

과연 이 대륙에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자 경 대장의 말대로 알르드는 그런 십 천사를 포함해 수많은 전쟁에서 계 속해서 승리를 거두며 성장한 국가 였다. 자경 대장이 잔뜩 겁을 먹은 알 라샤에게 그녀가 미처 떠올리지 못한 한 가지 사실을 짚어주었다.

“그리고 알르드의 원정군에는 기사

왕 이레네 아르티아 폐하가 있지 않 습니까? 기사왕의 무용이라면 루블 랑 팔토 따위는 상대가 되지 못할 겁니다.”

“아아!”

인간들의 수호자를 떠올리며 알 라 샤가 낮은 탄성을 터뜨렸다. 천족의 여왕과 십 천사 모두가 나선 상황에 서도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전쟁을 벌여 그들을 패퇴시켰던 영웅이 미 피츠를 구원하기 위해 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미피츠로 돌아갈 수 있 을 겁니다.”

용기를 북돋아 주는 자경 대장의 말에 알 라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 였다.

“적습입니다! 천족들이 다시 공격 해오고 있습니다!!!”

해가 뜨기 시작하면서 날이 밝아오 자 천족들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 다.

처음은 병사들이 움직였다. 미피츠 의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천족의 마 장기들은 자신의 진영에서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기술자로 보이는 천사들이 분주히 마장기의 주위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아직 정비가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는 미피츠의 마장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제 펼쳐졌던 마장기전의 여파로 인해 모든 마장기들이 수리가 필요 한 상황인데다가 가동자체가 불가능 한 마장기도 무려 세 기나 되었다. 결국 마장기의 지원 없이 방어 건물 과 병사들만으로 천족의 공격을 막 아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화살 포탑을 가동하라!!!”

천족 병사들이 조금씩 가까워지자 알 라샤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돌로 만들어진 망루의 천장 끝자락에서 타원형의 거대한 물체가 앞으 로 쑥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는 빙글빙글 회전을 하면서 빠른 속도 로 화살들을 사출했다.

쐐애애액!

화살이 사방으로 쫙 펴지며 무시무 시한 속도로 천족들의 병사들을 향 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화살을 발견한 몇몇 로얄 소벨리온들이 잽싸게 자신들의 커다 란 방패를 들어 올렸다. 곧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화살에 당 한 천사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크으윽……

공격의 결과를 확인한 알 라샤의 안색이 급격하게 굳기 시작했다. 자 신의 예상과는 달리 적들의 피해가 굉장히 적었기 때문이었다.

“화살 공격이다! 로얄 소벨리온이 화살을 막고, 윙드 아처가 반격한 다!!! 망루의 병사를 노려라!”

어제도 이와 비슷한 공격을 경험한 탓에 병사들을 지휘하는 천족 영웅 들은 빠르게 명령을 내리며 미피츠 의 방어 시설들을 무력화시켰다. 실 전 경험이 많은 이들답게 고작 하루 만에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에 반해 화살 포탑의 병사들은

자신들의 몸을 엄폐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가 윙드 아처의 저격에 하 나둘씩 목숨을 잃고 있었다. 훈련을 하지 않았던 것이 실전에서 제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투석기를 사용한다!”

알 라샤가 자신의 입술을 깨물고는 소리를 높였다. 곧 집채와도 같은 커다란 바위가 후방의 병사들을 노 리고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천족의 마법병들이 동시에 방어 마법을 시전하자 투석기의 바 위는 병사들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 지 못한 채 자잘하게 부서져 내렸 다.

그리고 최전방에서 팔라딘과 로얄 소벨리온의 백병전이 시작되었다.

“죽어라! 이 비둘기 새끼들아!!! 컥?!”

“더러운 버러지가 입만 살았구나!”

맹렬하게 달려들던 팔라딘의 검이 허공을 갈랐고, 로얄 소벨리온의 창 이 그의 복부를 꿰뚫었다. 다른 장 소에서는 로얄 소벨리온의 가슴에 팔라딘 두 명이 자신들의 무기를 찔 러 넣고 있었다. 병사들을 지휘하는 미피츠의 자경 대장 역시 처절할 정 도로 자신의 검을 휘둘렀다.

“크아아악!”

“인간들을 모조리 죽여 버려라!!!”

그러나 전투가 시작된 지 얼마 되 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피츠의 병사들은 빠르게 열세에 몰리고 있 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 팔라딘은 A랭크, 로얄 소벨리온은 드랭크라는 실력의 차이가 있었다.

또한 병사들을 지휘하는 영웅들의 능력과 그 숫자가 달랐다. 미피츠의 진영에는 자경 대장을 제외하고 병 사들의 지휘할 만한 깜냥을 가진 이 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게다가 천 족의 후방에서는 로얄 윙드 아처들 이 로얄 소벨리온을 지원하며 팔라 딘들을 저격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미피츠의 정예 레인저들 은 천족 비행병들의 강하 공격을 견 제하느라 팔라딘들을 지원할 여력이 없었다. 그렇게 전투에 나선 미피츠 의 팔라딘들이 전멸에 가까운 피해 를 입고 있을 때였다.

“어……? 이게 무슨 소리지?”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날카로운 소 리에 한 로얄 소벨리온이 소리가 들 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콰아아앙!

그 순간 궁병과 마법병들이 있던 천족의 후방에서 커다란 폭발이 터 져 나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잠시 전투가 소강상 태로 변하며 모두의 시선이 폭발이 일어났던 장소로 집중되었다.

“뭐, 뭐야?”

한창 로얄 소벨리온을 상대하던 자 경 대장의 고개도 빠르게 뒤로 향했 다.

방금 전 공격이 혹시 자신이 알지 못하는 알 라샤의 비장의 한 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은 탓이었다. 그러나 멀찍이 보이는 알 라샤 역시 혼란에 빠진 모습이었다.

“저건……. 데, 데스 사이더?! 저, 저게 왜 왜 여기 있어!!!”

그리고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자경 대장을 상대하던 로얄 소벨리온의 입에서 크게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전장의 검은 악마다!!! 으, 으아 악! 블루 세이버까지?!”

곧 다른 천사도 경악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화염왕 더 플레임! 알르드의 윤호 다!!!”

거기에 핏빛과도 같은 붉은 색으로 도색이 된 라이온레인 또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 라이온레인 의 어깨에서는 포연이 살짝 피어오르고 있었다.

“알르드의 지원군이다! 우리가 이 겼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마장기의 등장 에 잠시 멍하니 있던 자경 대장이 곧 정신을 차리고는 큰 목소리로 외 쳤다.

알르드의 마장기가 나타나자 병사 들을 지원하기 위해 천족의 진영에 서도 급히 마장기 편대가 출진했다.

“크아악!”

“막아! 막으라고!!!”

하지만 그렇게 출진한 마장기들은 블루 세이버와 데스 사이더의 공격 에 눈 깜짝 할 사이에 무너져 내렸 다. 특히 천족을 향해 휘두르는 기 사왕의 검은 무서우리만큼 냉정했 다.

로얄 윙드 아처들이 아군의 마장기 를 박살내는 두 마장기를 향해 빠르 게 시위를 당겨봤지만 강철의 거인 에게는 별 타격도 주지 못했다. 거 기에 마법병 혹은 마장병들이 그 둘 을 향해 공격을 시작할라치면 어디 선가 날아온 마력 폭탄이 그들을 지 옥의 화염 속으로 보내버리고 있었 다.

“크윽……

그 모습을 보며 루블랑 팔토는 자 신의 이를 갈았다.

미피츠를 점령하자마자 알르드의 군대가 오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빠르게 미피츠의 해안 시설을 점령 하고 바다에서 그들을 막아내려고 했건만, 알 라샤라는 녀석으로 인해 일이 제대로 꼬여 버렸다.

“내 기체의 수리는 어떻게 되고 있 는 건가!”

“고, 곧 출진이 가능해집니다. 허 나……

루블랑 팔토의 부관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알르드의 군대와 기사왕이 나타났 습니다. 병사들을 뒤로 물려야 하지 않을까요?”

“무슨 소리!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고작 세 기의 마장기뿐이다! 알르드 의 본대는 아직 도착하지 못한 게 분명해! 그들이 오기 전에 빨리 저 녀석들을 모조리 제압하고, 미피츠 의 버러지들도 처리한다!”

“아, 알겠습니다!”

팔토의 날카로운 지적에 부관이 급 히 고개를 숙이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곧 천족의 지원 병력이 출진 을 시작했다.

십 천사 루블랑 팔토 역시 자신을 지원하는 두 개의 마장기 편대와 함 께 전선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빠르 게 지시를 내렸다.

“루벳 편대는 기사왕을 견제하고, 이세리아는 마장병들과 연계에 전장 의 검은 악마라 불리는 데스 사이더 를 제압한다. 그리고 나는……

커다란 자신의 창을 붕붕 휘두르다 가 갈무리를 한 루블랑 팔토가 붉은색의 마장기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 다.

“화염왕이라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윤호라는 소환자를 베어버리겠다.”

“알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루블랑 팔토님.”

오랜 세월을 전장에서 함께 보냈던 부하들답게 팔토의 명령을 받은 이 들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답했 다.

그러나 미피츠를 지원하기 위해 먼 저 도착을 한 알르드의 마장기사들 은 리그너스 대륙에서 군사 강국이 라 불리는 알르드에서도 가장 실력이 뛰어난 마장기사들이었다. 그리 고 루블랑 팔토가 우습게 여기는 소 환자인 윤호 또한 지금은 SSS등급 의 클래스를 지니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아무리 십 천사라 해도 우습게 볼 마장기사가 아니었다.

“오빠!!!”

통신구를 통해 들려오는 경고성을 들으며 호는 재빠르게 마장기를 슬 쩍 뒤로 움직였다. 곧 애꿎은 땅에 날카로운 창이 틀어박혔다.

그리고 창의 주인을 확인한 호가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이거, 제대로 얕보인 모양인데?

아무래도 나를 노리는 게 분명해 보 이지?”

“제가 도울까요?”

“아냐, 괜찮아.”

일반적인 세인테르 급 마장기와는 생김새가 차이가 있는 기체. 십 천 사 루블랑 팔토의 전용기가 확실해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엔젤 가디 언급 마장 두 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 정도쯤이야.’

호는 정보창을 열어 빠르게 상대의 정보를 파악했다. 전직으로 인해 한 층 더 성장한 자신의 능력이라면 굳이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저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더욱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자-미솔로지’의 전직으로 인해 무력 한 계 수치 또한 750까지 늘어나 있었 다. 당연히 남아돌던 경험치 포인트 로 세부 능력을 높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능력치의 상승으로 갑작스럽게 신 체 능력이 좋아지면서 느껴지는 괴 리감은 이미 적응이 끝난 상황. 호 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천족의 마 장기를 보며 허리춤에 걸려 있는 라 이온레인의 장검을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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