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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391화 (391/522)

리그너스 대륙전기 391화

‘그렇다 해도……

공략이 불가능한 몬스터는 아니다. 적지만 꾸준한 아군의 공격에 단단 한 광석으로 이루어진 골롬의 신체 는 계속해서 피해가 누적되고 있었 다. 차츰차츰 줄어들고 있는 그의 생명력이 바로 그 증거였다.

게다가 최전방에서 골롬을 공격하 는 마장기사들은 알르드 아니 리그 너스 대륙을 대표할 수 있을 정도의 강자들이었다. 아무리 SSS등급의 보스급 몬스터가 강력하다 하더라도 우습게 볼 위력이 아니었다. 그렇지 만 마장기도 아닌 일반 병사가 보스 급 몬스터의 공격을 막아내기란 어 려운 일이었다.

“실버 문과 브뤼헤아 비쉬는 뒤로 물러난다. 괴물을 직접 공격하기보 다는 움직임을 견제하고, 생존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도록!”

골롬의 공격에 또 다시 수십 명의 병사가 휩쓸려 산화하자 보다 못한 호가 병사들을 지휘하는 영웅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SSS랭크의 병사의 능력은 확실히 뛰어나다. 하지만 던전에서나 등장하는 규격 외의 괴물들을 상대하는 건 일반 병사로는 역부족이었다. 그 역할은 마장기들이 할 일이었다.

호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뒤 로 물러나는 병사들의 뒤로 세비트 리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병사 들을 지키며 골롬을 공격을 방어하 는 포지션이었다. 비록 c등급 마장 기지만 세비트리의 장갑이라면 골롬 의 공격을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 었다. 마장기에 탑승한 영웅의 능력 이 뛰어나다면 더더욱 손쉬울 일이 었다.

그렇게 병사들을 뒤로 물린 호는 전신에 마력을 돌리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으로 끼어들었다. 통신구에서는 근접전을 벌이는 영웅 들끼리의 다급한 지시가 오가고 있 었다.

“나랑 시진이가 왼쪽에서 가겠다! 파랑이! 네가 시선을 끌어!”

“파랑이라니?! 내 전용기의 이름은 블루 세이버다!”

브로리의 입에서 튀어나온 명칭이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레 네 아르티아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통신구를 타고 울려 퍼졌다.

이어서 블루 세이버의 대검이 골롬 의 광석 몸체를 긁었고, 분노에 찬 골롬의 시선이 블루 세이버에게로 향했다. 브로리가 원했던 대로 골롬 의 어그로가 기사왕을 향해 돌아간 것이다. 그리고 직선으로 빠르게 달 려든 브로리와 한시진의 마장기가 골롬의 동체를 강타했다.

“이거나 먹어라!”

이어서 라이온레인의 마력 폭탄이 골롬에게로 쏟아졌다.

마력 폭탄을 향해 골롬이 광석을 흩뿌렸지만, 워낙에 많은 라이온레 인이 전장에 투입된 터라 발사된 마 력 폭탄의 숫자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많았다.

호 역시 어깨의 발사대를 열고는 골롬을 향해 마력 폭탄을 날리기 시 작했다.

콰쾅! 쾅! 쾅!

첫 번째 폭발을 신호로 요란한 폭 발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융단폭 격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광경이 었다. 그리고 이 정도의 화력은 광 석 몸체를 지닌 골롬이라도 무시할 수 있을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 다.

“크아아악!”

골롬의 입에서 고통에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는 손아귀에 잡히는 대로 주위의 마장기와 병사들 을 향해 타락한 마력이 섞인 광석들 을 집어 던졌다.

하지만 마구잡이로 던지는 광석 공 격은 마장기들의 단단한 방어를 뚫 지 못했다. 그 중 일부가 일반 병사 들을 향해 날아들기는 했지만, 이미 세비트리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 황이었다.

순식간에 5%가 넘는 골롬의 생명 력이 사라졌다. 라이온레인의 융단 폭격이 예상 이상으로 엄청난 피해 를 준 모양이었다.

하지만 골롬의 페이즈가 변화하는 것은 골롬의 생명력이 30% 이하일때. 이런 공격을 몇 번이나 더 성공 시켜야 골롬의 단단한 광석 갑옷을 깨뜨릴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호가 마력을 강하게 일으키 고는 골롬을 향해 달려들었다.

“내 광석을 훔치려는 놈들은 살려 두지 않겠다!”

자신에게 달려드는 호를 향해 골롬 이 들고 있던 둔기를 휘둘렀다. 하 지만 호는 그런 골롬의 공격을 어렵 지 않게 피해내고는 몸을 반 바퀴 뒤틀고는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쿠웅!

조종간을 잡은 손아귀에서 묵직한

저항감 느껴졌다. 광석 갑옷 때문이 었다. 슬쩍 골롬의 생명력을 확인하 니 약 0.1%가량의 생명력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이거 롱소드보다는 둔기가 필요한 상황인데?”

하지만 둔기를 무기로 사용하는 마 장기는 드워프의 A등급 마장기인 헤임빌 뿐이었다. 어차피 마장기에 탑승한 마장기사의 마력으로 최대한 강화를 한 마장기의 무기는 예리하 고 단단했다.

붕! 부웅!

골롬의 공격은 A등급 마장기도 전

투 불능에 빠질 정도로 위력적이었 다. 하지만 힘에 너무 치중한 것일 까? 딱히 매섭게 느껴지는 공격은 아니었다. 마장기 조종술이 극에 이 른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의 공격은 호라도 어렵지 않게 피해낼 수 있었다.

그렇게 골롬의 공격을 피하며 호는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카앙! 그그그극!

그리고 골롬의 어그로가 호에게 끌 리는 것을 보며 다른 영웅들도 계속 해서 공격을 가했다. 골롬의 생명력 이 점점 낮아지고 있었다.

“이놈!”

계속해서 자신의 공격을 피하며 검 을 휘두르는 호의 붉은색 마장기가 심기를 자극한 모양인지 골롬이 분 노를 토해냈다. 그리고는 거칠게 자 신의 무기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것을 그냥 맞아줄 호가 아니었다. 등급이 낮은 마장기라면 모를까, 라이온레인은 리그너스 대 륙전기에서 등장하는 최고 등급의 마장기 였다.

“크아아아악!”

그렇게 얼마나 공격이 지속되었을 까? 요란한 비명과 함께 멀쩡했던 골롬의 신체에 하나, 둘씩 금이 가 기 시작했다. 생명력이 30% 이하로 줄어들며 광석갑옷이 깨져나가기 시 작한 것이다.

“이, 이런!”

자신의 몸을 지켜주던 갑옷이 깨져 나가자 골롬이 당황한 표정을 지으 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걸 그냥 두고 볼 일행들이 아니었 다.

“단단한 갑옷만을 믿고 설쳤겠다?! 어디 맛 좀 봐라!”

어느새 접근한 브로리의 묵직한 주 먹이 골롬의 명치로 틀어박혔다.

“크허어어억!”

골롬을 지켜주던 단단한 광석 갑옷 이 깨진 순간 전투는 순식간에 끝났 다.

사실 두 번째 페이즈에 들어서면 골롬은 방어력이 약해지는 대신, 깨 진 광석 갑옷을 무기로 삼아 사방으 로 퍼지는 광역 공격을 가했다. 마 장기 조종술이 아무리 신의 경지에 올랐다 해도 피할 수 없는 수준의 공격이었다.

하지만 골롬의 광역 공격은 세비트 리의 단단한 장갑이 막아낼 수 있었 다. A등급 마장기의 방어력 또한 상당한 수준이었다. 오히려 마장기 의 공격을 막아주던 단단한 갑옷이 사라지자마자 엘리트 오너들의 매서 운 공격이 그대로 골롬을 제압했다.

“피해 상황을 확인하도록. 그리고 전리품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고.”

병사들의 피해는 조금 있었지만, 다행히도 가동이 불가능한 정도의 피해를 입은 마장기는 없었다. 아무 리 아군 영웅의 능력이 뛰어나고 철 저한 준비를 했다 하더라도 너무나 도 깔끔한 전투였다. 적어도 상대는 SSS등급의 던전에 등장하는 보스급 몬스터 였다.

전장은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 그

리고 주위를 탐색하던 병사 몇이 무 언가를 들고 호에게 다가왔다. 골롬 이 쓰러지고 생겨난 아이템들이었 다. SS등급의 무기와 S등급의 장신 구와 몇 가지 소모품들이었다.

“ o 으.”

- TH ?

나쁘지 않은 수준의 아이템이었지 만, 솔직히 말해 조금은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전리품들이었다. 위험난이 도 SSS등급의 몬스터를 쓰러뜨렸으 니 전리품 역시 그와 같은 등급이 나오리라 기대를 했기 때문이었다.

‘뭐,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칼라시니코프의 용광로에는 방금

전 쓰러뜨린 골롬을 포함해 총 다섯 개체의 보스급 몬스터가 존재했다. 그 만큼 전리품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아직 남아 있었다. 그리 고 그 중에는 SSS등급의 아이템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다른 이의 눈은 그렇지 않 은 모양이었다.

“이 둔기는 심상치 않아 보이는군. 수많은 무기를 보아온 내 감각이 상 당한 명품이라고 말하는 것 같군.”

어느새 다가온 기사왕 이레네 아르 티아가 감탄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게. 뭐, 나는 둔기를 쓰지 않

으니까 탐나지는 않지만. 어디 장갑 하나 괜찮은 거 안 나오나?”

“드워프들의 용광로잖아요? 드워프 제 무기가 있지 않을까요?”

“드워프제? 괜찮긴 한데……. 그보 다 더 대단한 게 있을 것 같은 느 낌이 든단 말이야?”

한시진의 말에 브로리가 탐욕스러 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손에 끼 고 있는 +9 허리케인 글러브는 리 그너스 대륙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SS등급의 무기였다. 하지만 강 함을 추구하는 영웅답게 브로리는 허리케인 글러브보다 더욱 뛰어난 무기를 원하는 모양이었다.

‘장갑 계통의 무기 중에 SSS를 어 떻게 얻을 수 있더라?’

공략본을 열어 확인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당장 확인해야만 하는 정보는 아니었다. 게다가 느긋하게 공략본을 읽고 있 기에는 전장의 정리가 끝이 보이고 있었다.

“이동한다.”

그리고 다시 마장기에 탑승한 호가 이동 명령을 내렸다. 이어서 브뤼헤 아 비쉬들이 냉기 마법을 시전하며 용광로의 열기를 낮추기 시작했다.

“용광로의 뜨거운 열기가 조금 가 라앉았습니다. 던전에 진입한 알르 드의 영웅들이 제대로 던전을 공략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계속 해서 열기가 가라앉는다면 용광로가 폭발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 다.”

용광로의 입구에서 온 몸에 기계들 을 잔뜩 부착한 드워프가 희망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주위에 있 던 드워프들이 한숨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렸다. 칼리시니코프의 용광로는 드워프들의 대도시중 하나인 칼 라시니코프가 자랑하는 거대한 용광 로였다.

만약 폭발이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도시 하나가 날아가는 문제로 끝이 날 게 아니었다. 아무리 피해를 최 소한으로 잡아도 대륙적인 재앙이 벌어질 터였다.

“그렇다는 말은 알르드의 영웅들이 고대신의 광기에 물든 이그니타를 물리치고 우리의 용광로를 정화시킬 수도 있다는 말이겠군.”

“예, 뭐……. 정확한 현황은 알 수 없지만, 용광로의 열기가 잠잠해진 것을 보면 확실히 제대로 던전을 공략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부하 드워프의 대답을 들으며 칼라 시니코프를 다스리는 드워프의 족장 인 쿠퍼 쏘우는 용광로에 진입한 알 르드의 군대와 그들을 이끄는 군주 윤 호를 떠올렸다. A등급의 마장기 와 SSS랭크의 병사들로 이루어진 엄청난 전력이었다.

“확실히 던전 공략에 일가견이 있 다고 하더니……

쿠퍼 쏘우 또한 고대신의 타락에 물든 용광로를 정화하기 위해 많은 수의 병사들을 용광로에 들여보냈었 다. 그러나 자신의 병사들은 용광로 의 열기를 낮추기는커녕 용광로 내의 무시무시한 괴물들의 손에 엄청 난 수준의 피해를 입었었다.

목숨을 잃은 병사들은 제외하더라 도 부서진 마장기만 해도 스무 기가 넘었으니 다시 그 정도 수준의 전력 을 복구하려면 최소한 몇 년의 시간 이 필요했다. 그 뿐인가? 중앙에서 지원을 온 병사와 마장기들도 용광 로의 뜨거운 열기를 버텨내지 못하 고 산화했다.

“후! 우리의 용광로가 다시 순조롭 게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 군요. 빌어먹을 고대신 놈! 하필이 면 용광로의 밑에 봉인이 되어 있을 게 뭐람.”

“운이 없으려니 이런 일이 벌어지 기도 하는군.”

“그나저나 족장님. 용광로 내부의 전투 때문에 그 고대신 녀석이 깨어 나는 건 아니겠죠?”

“ o 으 ” ? o ?

“만약 고대신이 깨어나기라도 한다 면……. 용광로가 터지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리그너스 대륙 전체가 끔 직한 재앙에 휩싸일 지도 몰라요.”

“음!”

걱정에 찬 한 드워프의 말에 쿠퍼 쏘우가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머리를 긁었다. 칼라시니코프의 용광로에 자리를 잡고 있는 불의 정령 이그니 타는 고대신 파이가론의 힘에 물들 어 타락했다. 그리고 고대신 파이가 론은 용광로의 지하에 봉인되어 있 었다.

그리고 쿠퍼 쏘우와 드워프들은 호 와 알르드의 일행들에게 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행여나 그들이 용 광로의 공략을 주저할 것을 우려했 기 때문이었다.

“으음. 설마 창조신의 봉인이 깨지 겠어? 설령 전투에 영향을 받아 봉 인이 깨진다 하더라도 고대신 녀석 이 힘을 되찾은 상태는 아닐 거다.”

“그렇기야 하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 거야. 창조신의 봉인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암! 그렇고말고.”

쿠퍼 쏘우가 말했다. 그러나 확신 에 찬 목소리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불안에 찬 눈동자를 하 고 있는 드워프들에 머무르더니 정 비가 된 자신의 전용기에게로 스치 고 지나갔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우리 도 진입을 해볼까?”

이어서 쿠퍼 쏘우의 얼굴이 불길한 기운을 잔뜩 뿜어내고 있는 용광로 의 입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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