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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너스 대륙전기-128화 (128/522)

# 128

리그너스 대륙전기 128

<영웅 정보(Status)>

1. 이름 : 브로리

2. 성별 : 여(131)

3. 종족 : ???

4. 소속 : 수인 왕국

5. 레벨 : 750

6. 직업 : 금파신(SS)

7. 세부능력

통솔 : 442 / 500(S)

무력 : 964 / 1000(SSS)

지력 : 111 / 200(B)

정치 : 99 / 200(B)

매력 : 327 / 300(A)

8. 특성 : 전투의 열광, 파괴의 외침, 황금의 목소리, 타고난 재능, 진정한 포식자

9. 스킬

<무릎 꿇어라!> SS랭크.

브로리는 원인과 인간의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입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인간들의 영웅이었다고는 하지만 그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인간과 원인의 장점을 동시에 타고난 그녀는 태어났을 때부터 괴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효과 : 일대일의 전투에서 자신의 무력 수치의 이상의 파괴력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효과(2) : 브로리가 지휘하는 병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대 효율의 공격력을 발휘합니다.

<황금 본능> B랭크.

인간과 수인과의 혼혈에 불과했던 그녀는 자신의 괴력과 용맹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종족들에게서 많은 차별을 받았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브로리는 어릴 때부터 돈이야말로 이 세계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효과 : 많은 리스는 그녀의 마음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무시무시하네.’

다시 한 번 브로리의 정보를 확인한 호는 속으로 감탄을 터뜨렸다. 화려하다 못해 전율이 느껴지는 능력이었다.

지력과 정치의 수치가 낮기는 했지만, 964라는 압도적인 무력 수치를 감안하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하물며 그녀가 보유한 SS랭크의 스킬 무릎 꿇어라 역시 대단했다. 그렇게 호가 눈앞을 가득 메운 브로리의 능력을 보며 감탄하는 사이 로우덴이 말했다.

“브로리.”

“…….”

“브로리 발란스.”

로우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브로리가 눈을 번쩍 떴다. 그러자 처처척하는 소리와 함께 수인 영웅을 견제하고 있던 엘븐 템플러들의 무기가 앞으로 겨눠지기 시작했다. 한시진의 키마라이 또한 반걸음 가량 앞으로 나와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움직인 것은 마치 브로리가 눈을 뜬 순간 호와 로우덴을 덮치기라도 한 것 같은 착각 이 들엇기 때문이었다.

호가 자신의 손을 들어 올리지 않았다면 뭔가 일이 벌어져도 벌어졌을 터였다. 지쳐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 정도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이었다.

그리고 호가 로우덴과 눈을 한 번 마주치고는 입을 열었다.

“브로리. 나는 마족의 소환자이자 림드 산맥의 패자인 윤호다. 더불어 자네를 이 메이즈 케이지로 유인한 장본인이기도 하지.”

“……빌어먹을 놈이었군. 이렇게 병사들과 함께 찾아온 것을 보면 내 부하들은 모조리 물리친 모양이고. 그러면 날 놀리기 위해 여기까지 찾아온 건가?”

힘은 없었지만, 날카롭고 잔뜩 비아냥거리는 어조였다. 그런 브로리를 호는 똑바로 바라보았다. 로우덴에게서 몇 번이나 이름을 듣기는 했지만 직접 브로리를 보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수인과 인간의 혼혈이라고 했던가?’

황금색의 꼬리를 제외하면 영락없는 인간 소녀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가녀리게 보이는 육체에서 어떤 힘이 나오기에 무력 수치가 964나 되는지 직접 보지 않고서는 쉬이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호는 살짝이나마 가슴이 저미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 로우덴에게서 그녀의 슬픈 과거에 대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놀리려는 의도는 없다. 하지만 수인들은 패배했고, 그대의 부하들이 그들의 영토로 도망쳤다는 것은 사실이지.”

“……칫. 바보 같은 녀석들. 예상은 했지만 결국 지고야 말았군.”

“머리가 없으니까. 알아서 자멸하더군.”

호의 시선이 브로리의 전용 마장기인 황금색의 웨어 타이거와 브로리를 번갈아 보았다. 브로리를 손에 넣으면 저 마장기 또한 자신의 전력이 될 터였다.

“어차피 너는 포위됐다. 얌전하게 포로로 잡혀 줬으면 좋겠군.”

“수인들에게 팔아넘겨 리스라도 챙길 요량이면 꿈 깨라고 말하고 싶은데?”

브로리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말은 진심이었다. 자신을 위해 몸값을 치를 수인 세력은 아무도 없을 거라는 게 브로리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대답에 호는 양손을 으쓱 들어 올리며 말했다.

“팔아넘길 생각? 미안하지만 그럴 생각은 없어. 난 그따위 리스보다 네가 더 필요하거든.”

호는 브로리를 손에 넣을 수만 있으면 몇 억 리스라도 지불할 수 있었다. 그만큼 무력 수치 964의 SS급 인재는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영웅이 아니었다.

그나마 오너 시스템이 있기에 다행이었다. 어떻게든 브로리를 포로로 붙잡아 그녀의 마음과 의지를 꺾을 수 있다면 리아 캬베데처럼 자신을 따르게 만들 수 있었다.

“어, 어어??”

호의 말이 끝나자 브로리가 자신의 얼굴을 크게 씰룩였다. 그녀는 방금 전 호가 자신에게 한 말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잡종이다! 잡종! 순수한 피가 섞이지 않았어!’

‘인간이 낳았다며? 그게 왜 수인이야? 인간이지?’

‘더러운 년! 저건 사람이 아니야! 괴물이라고!’

‘흉측하게 생긴 저 꼬리를 봐. 어딜 봐서 저게 인간이야?!’

언제나 들었던 이야기였다. 사람들 그리고 수인들이 자신에게 한 말이나 행동은 항상 경멸과 비난이 담겨 있었다. 따뜻하고 진심이 담긴 말은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 그나마 그들이 필요로 하는 반짝이는 황금을 주었을 때야 적의를 조금 누그러뜨리곤 했다.

부모라는 존재가 있었겠지만, 브로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엄마의 존재는 샤를 발란스라는 이름뿐이었다.

“흐음…….”

주변이 소란스러운 상황에서 브로리는 슬그머니 자신을 필요하다고 말한 인간 남성을 바라보았다.

‘저 남자도 황금이 필요한가?’

윤호라는 이름의 소환자는 자신이 버려두고 간 붉은색의 마장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족의 소환자라지만 마족과 닮은 모습은 하나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수인들의 소환자들 역시 수인과 닮은 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떠올린 브로리는 남자가 마족의 소환자라는 사실에 대해 수긍하듯 넘어갔다.

“하지만 난 황금이 없는데…….”

브로리의 조그마한 손이 자신의 품을 더듬었다. 그러고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 움직임에 병사들이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녀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마장기를 포함해 수많은 마족의 병사들이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도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자신을 견제하고 있는 마족 병사들 때문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을 필요하다고 말했던 호에게 줄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인들이 그런 말을 할 때면 언제나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황금이 필요할 때뿐이라는 걸 브로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호는 분명 리스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로리는 그 사실을 믿지 않았다. 그런 말을 했던 수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들 역시 브로리의 손에서 황금이 없어지면 떠나가 버리곤 했었다.

‘그래도…….’

브로리의 눈동자가 다시 호에게로 향했다. 상대는 수인이나 인간이 아닌 소환자.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그들은 인간과 수인과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그녀의 마음속에 뭉글뭉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브로리의 표정 변화를 로우덴이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이도 멀쩡한 걸?”

호가 기분 좋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며칠간 던전 속에서 버려뒀던 키마라이의 상태는 멀쩡했다. 외관도 마찬가지였다. 메이즈 케이지에 서식하는 고블린과 코볼트들이 마장기를 어느 정도 망가뜨리리라 생각했는데, 브로리 덕분에 접근조차 하지 못한 것 같았다.

이 정도라면 약간의 수리만 거치면 충분히 새것처럼 사용이 가능할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마장기술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터라 타임리스 상단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빨리 마장기의 연구를 끝냈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리그너스 대륙전기에 등장하는 가장 강력한 병기가 바로 마장기였다.

보통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서도 최종 병기의 존재는 가장 나중에 등장하는 법. 골든 크로우에게 도움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마장기와 관련된 연구는 쉽게 끝낼 수 있는 주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 세계에 떨어진지 이 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키마라이 두 기, 반파된 카니앗산 한 기를 포함해 세 기의 마장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리그너스 대륙전기에 잘 알지 못하고, 운 또한 따르지 않았더라면 마장기를 보유하는 것은 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호를 바라보는 브로리는 여전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내가 필요하다고 했어. 진짜일까? 하지만 난 줄 수 있는 게 없는데?’

‘거짓말이 아닐까? 황금만 달라고 하고 모른 척 할 수도 있어.’

‘아니야. 진짜 일지도 몰라. 로우덴도 원인들에게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잖아? 하지만 저 남자와 있다고.’

‘게다가 수인뿐 아니라 엘프, 다크엘프도 함께 있어.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존재들이……!’

‘맞아. 사이가 좋지 않은 종족들도 함께 있잖아? 그래. 저 사이에 나도 함께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전설에 따르면 이상향 알르드가!’

그녀를 등용하기 위해 큰 의미없이 말했던 호의 한 마디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브로리의 마음속에 큰 폭풍을 불러왔다. 그 때문에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브로리의 눈동자는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와 함께 가슴도 쿵쿵 뛰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호의 시선은 여전히 키마라이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런 브로리를 보던 로우덴이 큼큼 거리며 입을 열었다.

“멍멍. 호 님.”

“음?”

“이제는 상황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말을 하며 로우덴은 흘깃 시선으로 브로리를 가리켰다. 그런 로우덴의 행동에 호의 고개 역시 브로리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힐끔.

“어……?”

힐끔힐끔.

“……뭐지?”

호가 황당한 표정과 함께 머리를 긁적였다. 브로리가 자신과 눈동자가 마주친 순간 재빠르게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지금도 슬그머니 자신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이는 브로리의 모습이 호의 눈에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어린 소녀가 새침을 떠는 모습과 비슷했다.

‘뭐가 어떻게 된 일이지?’

갑작스러운 그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호는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브로리를 만났고, 그녀에게 포로가 되어 달라고 정중하게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버려두고 갔던 키마라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브로리가 자신에게 저런 모습을 보일 이유가 없었다.

“흐음. 설마 나도 모르는 마성의 매력이 존재했던가?”

“크르르릉.”

어디선가 개 한마리가 불편한 울음소리를 내는 게 들려왔기에 동굴 깊숙한 곳으로 공을 던져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가까스로 이겨낸 호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공략본을 열었다.

[브로리(수인족)-히든 영웅인 브로리는 리그너스 대륙전기의 엔딩을 본 플레이어만이 다음 회 차에서 등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워낙에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탓에 발견 조건이 조금 까다롭습니다. 브로리는 제1차 종족대전이 일어나기 전에만 이벤트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고, 수인과 인간 소속으로는 절대 등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만약 GS 1214 력 까지 브로리를 등용하지 못한다면 그녀는 독살로 목숨을 잃게 됩니다.]

[수인과 인간들에게서 버림받았던 설정 때문인지 브로리는 정에 굉장히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황금 본능이라는 특성도 그 때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브로리를 발견할 수 있는 지역이 원인들의 영토인데다가 원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품이 황금이기 때문이죠.]

‘오호라!’

역시 ‘관우는 내 여자’의 만능 공략본다웠다. 공략본을 확인하니 브로리의 저런 모습이 조금이지만 이해가 되고 있었다. 마치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해달라는,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행동이 분명해 보였다.

게다가 로우덴의 말에 따르면 이제까지 그녀는 자신에 대한 차별과 시기만을 받았다고 했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필요로 하거나 누군가에게 따뜻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 익숙할 리 없었다. 또한 보살핌, 사랑이라는 것을 알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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