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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플로우-109화 (109/115)

♬  109

현서의 골반을 꽉 틀어쥔 남자의 손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갔다. 한계까지 입을 쩍 벌린 구멍이 성난 남자의 성기 모양대로 벌어져 꿀꺽꿀꺽 기둥을 삼켜 가고 있었다.

“하아, 흣, 왜, 아직, 안, 하으윽.”

그럼에도 아직 한참이나 남은 성기 밑동을 흘긋 확인하곤 믿을 수 없다는 듯 도리질을 치는 새하얀 얼굴이 퍽 가련했다.

“으응, 아흣!”

그의 말대로 꼭 처음 같았다. 처음, 그의 품에 안겨 거대한 남자의 성기를 받아 내느라 고군분투를 했던 그때처럼 생경하고도 익숙한 그의 체온이 조금씩 조금씩,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박정하고 포악한 침입자였다.

“정 아프면 물어뜯어. 나야 더 흥분되고 좋지.”

귓가에 가라앉은 목소리가 뜨거웠다. 그제야 저도 모르게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이를 세우고 있었단 걸 자각하곤 입술을 앙다물었다.

“흐으, 으으….”

그 순간, 막다른 곳까지 푹 밀려 꽂힌 기둥이 맞닿은 점막을 짓이기듯 비볐다. 마치 여기까지 박았단 표식이라도 남기려는 듯이.

“하, 아아!”

몸을 가르듯 꿰뚫고 들어온 성기가 비로소 완전히, 가득 들어차 뜨겁게 펄떡이고 있었다. 좁은 내벽 안에서 꺼떡이며 맥동하는 성기의 느낌이 선연해 소름이 일었다. 찢어질 것처럼 아릿한 통증이 분명한데, 못 견디게 따뜻하고 다정하기도 한 체온이라서.

정혁은 통증에 적응할 시간을 주려는 듯 페니스를 푹, 파묻은 채 그녀를 품에 안고는 뒤통수와 목덜미, 그리고 여린 등줄기를 따라 커다란 손을 쓸어내렸다.

“숨 좀 쉬어.”

숨을 쉬는 것도 잊은 채 몸을 움츠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천천히 긴장을 풀고 밭은 숨을 내쉬자, 그가 하얗고 탐스러운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천천히 움직여 봐. 당신 속도에 맞춰서.”

“하아….”

“얼른, 현서야.”

재촉하는 목소리에 아뜩한 정신을 부여잡고 허리를 바로 세웠다. 그의 어깨를 겨우 짚은 손가락이 벌벌 떨렸다. 힘겹게 엉덩이를 들어 질 안에 가득 차 있던 성기를 반쯤 빼어 내자 깊숙이 고여 있던 애액이 뜨겁게 미끄러졌다. 표피에 쫀쫀하게 달라붙어 있던 점막들이 아쉬운 듯 바짝 수축하는 감각도 선연했다. 야릇했다.

“으으, 흐…!”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성기를 끼운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었다. 천천히, 제 속도에 맞추어 느릿하게 움직이는데도 저릿하게 치솟는 쾌감이 버거웠다. 굵다란 음경이 푸욱, 안쪽 깊숙이 밀려 들어갈 성싶으면 금세 놀란 토끼처럼 파들대고 허리를 튕겨 내 연방 얕은 삽입만 잘게 이어졌다.

정혁이 엉덩이를 얕게 들썩이는 머리꼭지를 내려다보며 더운 숨을 길게 내뱉었다.

“봐주다 내가 죽지.”

감질이 날 대로 난 남자의 미간이 잔뜩 좁아졌다. 그 와중에도 상처 난 부위는 결코 건드리지 않으려 애를 쓰는 모습이 귀여워 도리어 사정감이 부추겨지는 듯했다.

결국, 안 되겠다 싶었는지 탱탱한 엉덩이를 움켜쥔 채 위아래로 치받았다. 그러곤 하얗고 기다란 목덜미에 푹, 치아를 박아 넣었다. 그녀가 저를 자극했듯이.

“하으, 천천, 히, 내가…!”

현서는 갑작스레 빠른 속도로 제 안을 들락거리는 기둥의 촉감에 놀라 슬금, 몸을 뒤로 물렸으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도망칠 틈은 주지 않겠다는 듯, 커다란 손이 페니스를 꽂아 넣은 엉덩이를 단단히 틀어쥐었다.

“안 되겠다, 너. 처음부터 다시 배워.”

“흐응, 흣!”

이윽고 깊어진 삽입에 굵은 좆이 그녀의 안 곳곳을 쑤시고 자극했다. 좁아터진 구멍이 고무줄처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들어온 성기를 꽉꽉 물었다. 꼭 빠져나가지 말라는 듯이 경련하고 조여 대는 여자의 몸이 더없이 음탕했다. 그게 예뻐 정혁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처럼 핏줄을 세운 것을 더 깊이 꽂아 욱여넣었다. 어디를 쑤시고 찔러야 차현서가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는지, 본능이 선명하게 기억을 해낸 덕이었다.

“왜 이렇게 좁아? 그동안 내 생각 하면서 자위도 한 번 안 했어?”

“하으으, 그런 거, 안, 하아…!”

“미리 고백하는데 난 많이 했어. 당신 사진 띄워 놓고 온갖 야한 상상 하면서, 매일 밤.”

“아! 하아.”

“지금처럼 좋다고 위아래로 질질 싸는 네 얼굴 떠올리면서. 네 여기에 이렇게 내 좆 쑤셔 넣고 싸는 상상 하면서. 밤새도록 박고 찧고, 숨넘어갈 때까지 당신 안고 있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생각하면서.”

“흣, 미쳤…어.”

“꼭 마약 같더라. 그거라도 좋다고 너 상상하면서 혼자 흔들고 나면 되게 허탈하고, 허무하고.”

“으으, 응, 변, 태흐, 으…!”

민망하기 짝이 없는 저속한 고해성사에 고개를 들어 올려 가물대는 눈을 흘기자, 그가 입꼬리를 길게 올리며 젖꼭지를 비틀었다.

“예쁘게도 운다.”

“아흣! 변태 같은 말, 좀, 흐응, 미치… 흐응!”

“그래. 더 욕해 봐. 오랜만에 들으니까 듣기 좋네.”

“하아, 읏…!”

느긋이 웃는 입매와 달리 성욕에 들끓는 탐욕스러운 눈자위가 이미 시뻘겠다. 바짝 솟은 젖꼭지를 자극하듯 비틀고 엉덩이를 쥐고 흔드는 손길이 빨라지고 있었다. 말대로 정말 인내심에 바닥이라도 난 것 같은 얼굴이었다.

“하아, 으, 응!”

그녀의 쾌감도 절정으로 치닫는 건 마찬가지였다. 벌어진 가랑이 사이를 거칠게 들락거리며 파고드는 움직임에 눈앞이 빙글빙글 희뿌옇게 돌았다. 얼얼하던 통증은 희미해지고, 황홀한 감각이 밀려들었다. 어느새 그의 손짓에 맞춰 흔드는 허릿짓이 앙큼했다.

흥건해진 음부에선 찔꺽거리는 소리가 요란했고, 단단한 복근에 짓이기듯 비벼 자극한 음핵은 시뻘건 열을 내며 벌름댔다.

“이제 좀 기억나? 당신이 어떻게 내 걸 맛있게 먹었었는지?”

헐떡이는 그녀의 뺨을 혀끝으로 야금야금 쓸어 올리며, 그가 칭찬하듯 물었다.

“기분 좋아? 엉덩이 잘 흔드네, 차현서.”

“아흐, 으, 응!”

푹푹, 일부러 더 상스럽게 허리를 쳐올려 정점을 찧고 빻으며 절정을 유도하는 그의 의도가 다분히 음란했다. 그럼에도 강렬한 쾌감에 취한 그녀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제 안에 박힌 성기에 제 음부를 정신없이 비벼 댔다. 초점 없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헐떡헐떡 밭은 숨으로 신음해 절정을 갈구했다. 거대한 남자의 몸 위에 올라탄 여린 몸이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흔들리고 튕겨 올랐다.

“아으, 응!”

그러다 문득 그의 어깨를 짚고 있던 그녀의 손이 삐끗, 아래로 미끄러졌다. 남자의 탄탄한 가슴 근육 위, 깨진 와인병 조각에 베여 난 상처를 꾹 눌러 짚은 거였다. 하얀 손끝에 붉은 피가 배어났다.

“아아, 피, 정혁, 하읏! 씨!”

선연한 감각에 놀란 그녀가 엉덩이를 뒤로 물리자, 남자의 손이 도리어 그녀를 번쩍 안아 들어 뉘었다. 순식간에 다시 자세가 전복됐다. 하얀 다리가 자연스레 그의 골반과 허리에 둘려 감겼고, 그는 몸을 더 깊이 기울여 삽입의 각도를 바꿨다.

“아흣, 응!”

현서가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 그는 피 묻은 손가락을 입에 넣고 쪼옥, 길게 빨아 올렸다. 보란 듯 그녀와 눈을 맞춰 시선을 고정한 채로. 이를 세워 손끝을 깨물었다가 긴 혀로 손가락과 손가락이 이어진 접합지를 찾아 문지르고, 또 손가락 전체를 막대 사탕 빨듯 물어 대기도 했다. 가늘고 하얀 손가락을 감긴 뜨거운 살덩이가 쯔읍, 쯥, 게걸스러운 소리를 내며 오감을 자극하는 거였다.

“하아, 그만, 흐으….”

견딜 수 없이 야릇해 애원을 하자, 그가 천연덕스럽게 속삭였다.

“넌 왜 손가락까지 예쁠까.”

제 손끝에서부터 진득하게 늘어진 기다란 실타래가 남자의 두툼한 입술 위로 맺혔다 툭, 끊어져 나갔다. 붉은 혀끝에 얼핏 서린 핏물까지, 지독히 선정적인 광경이었다.

“하윽, 응!”

가랑이 사이를 드나드는 왕복 운동이 점점 더 난폭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예민한 부위만을 골라 꿰뚫을 듯 쑤시는 그의 집요함에 항복하며 허리를 흔들었다. 민감해진 내벽이 버거운 크기의 살덩이를 바득 물고 쫀득하게 조였고, 성기가 결합해 맞닿는 곳곳이 죄 녹아내리는 듯 뜨거웠다.

“차현서.”

부드러운 음성과 함께 저속하고 상스러운 마찰음이 뒤섞여 울렸다. 그는 침대 시트를 움켜쥐고 있던 여자의 양 손바닥을 누르듯 잡아 펴고 깍지를 끼워 넣은 채로 허리를 깊이 치댔다.

“눈 뜨고 내 얼굴 봐야지. 보고 싶었다며. 어?”

“하읏, 흐, 아흑!”

넋 나간 현서의 잇새에서 축축한 교성이 끊임없이 샜다. 밀려드는 쾌감에 자꾸만 가물거리는 눈꺼풀이 나른하게 내려앉을 때면, 그가 벌을 주듯 허리를 더 깊이 추어올렸다. 젖은 살갗이 탁, 탁, 부딪히듯 박혀 들었다. 난잡한 교합 소리가 끝도 없이 귓전을 찰박거렸다.

“하, 아아, 으!”

“떠.”

“하으, 응! 하아! 아!”

기어코 눈을 뜨게 하고야 말겠다는 듯 명령하는 목소리에 간신히 속눈썹을 떨며 시선을 맞췄다. 퇴폐적인 색깔을 띤 남자의 눈빛이 성감이 한계치까지 다다랐음을 방증했다. 눈을 맞춘 것만으로도 아랫배가 바짝 조여들었다.

“현서야.”

“하아, 읏!”

“도망치지 마.”

“하윽, 흣, 안, 가, 으응!”

“차라리 날 죽이든지. 네 손엔 얼마든지 죽어 줄게. 응?”

“으, 아니, 흐응! 아아!”

알겠다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울자, 그는 꽉 움켜쥔 양손에 힘을 주며 안을 뚫을 기세로 성기를 꽂아 댔다.

“보고 싶었어. 그래서 괴로웠고.”

“흐, 아아! 응!”

“사랑해.”

“하아! 으응, 으!”

“사랑해, 차현서.”

예기치 않은 남자의 토로에 가슴속 제방이 툭, 하고 터져 버렸다. 발끝이 곱아들고,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저릿함에 생리적 눈물이 절로 줄줄 흘렀다. 낮은 조도의 조명에 물기가 어려 주광색의 빛이 난반사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 으, 나도, 사랑, 해요. 흣!”

홀린 듯 고백을 내뱉었다. 말이 뚝뚝 끊기는 와중에도 핏발 선 그의 눈매가 길게 휘어졌다.

“황송하네.”

쾌감에 젖어 거칠어진 음성이 코끝으로 낮게 가라앉았다.

“하아, 아! 앙! 아!”

질 근육이 경련하듯 그의 성기를 조여 물었다. 그 또한 동시에 긁는 듯한 탁성을 터뜨리며 입술을 사납게 부딪쳤다.

아뜩한 오르가슴에 푹 절어 정신없이 혀를 빨고 얽었다. 위아래가 동시에 질척하게 젖어 가는 감각을 느끼며 서로의 몸을 더 꽉 끌어안았다. 진득하게 결합한 성기가 한 치의 틈도 없이 달라붙어 예민하게 맥동해 댔다.

그렇게 다시 엉망으로 뒤엉킨 연인들의 정사가 끝도 없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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