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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흐으…. 하….”
정혁은 두툼한 혀를 부드럽게 굴려 안쪽 점막을 샅샅이 핥았다. 오돌토돌한 혀의 돌기가 습습한 점막 곳곳에 맞닿아 느릿하게 비벼졌다. 때때로, 갈 곳을 잃은 그녀의 작은 혀를 감쳐 빠는 상냥함도 잊지 않았다. 예민해진 살덩이들이 점도 높은 타액을 내뿜으며 농밀하게 뒤엉켜 갔다. 훅 달궈진 숨소리가 뜨거웠다. 키스는 부드럽고, 눅진하고, 진득하게 이어졌다.
얼마나 그렇게 숨을 얽었을까. 한참이나 혀를 섞고 타액을 삼키던 정혁이 슬쩍 고개를 비틀어 입술을 떼어 냈다. 끝이 난 건가 싶어 그녀가 밭은 숨을 내쉬며 눈을 뜨자, 시선을 깊이 내리깐 남자가 곧바로 다시 입술을 부딪쳐 왔다.
느긋하게 고개를 숙이고,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각각 한 번씩 번갈아 빨며 맛을 음미하듯 느릿하게 젖은 살덩이를 문질렀다. 영역을 표시하듯 타액을 고루 펴 바르는 혓바닥이 퇴폐적으로 미끄러졌다. 입술에서 입술로 이어진 투명한 실이 거미줄처럼 지이익, 길게 늘어져 떨어졌다. 간질간질, 위아래 입술을 공평히 문지르는 느긋한 움직임에 앓는 신음이 절로 샜다.
“하으, 응….”
키스를 하면서도 그의 손은 몇 번이고 그녀의 귓불과 뺨, 목덜미와 어깨를 부드럽게 훑고 쓰다듬었다. 손길은 다정하고 따스했다. 겨우내 얼어 있던 무언가를 녹여 내듯, 뜨거운 위로 같은 그 체온에 자꾸 이유 모를 눈물이 질금대기 시작했다. 노골적으로 음욕을 드러낸 키스와는 또 별개의 감정이었다.
울멍한 눈꺼풀을 몇 번이고 깜빡이며 달뜬 숨을 내뱉었다. 입술 위, 자꾸 아쉽게 닿았다 사라지고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는 남자의 온기에 몸이 달아 저도 모르게 그의 옷자락을 바짝 끌어당겼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그의 손이 불쑥 그녀의 목 뒤를 받쳐 들고 상체를 일으켜 안았다.
탄탄한 허벅지 위에 그녀를 앉혀 올린 남자는 내 붙어 있던 입술을 슬며시 떼어 내고 감상하듯 제 앞의 여자를 바라만 봤다. 젖은 뺨을 손가락으로 닦아 내듯 쓰다듬다 이마에 붙은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 넘겨 주기도 했다가. 깊은 동공이 그녀의 얼굴 여기저기를 샅샅이 훑으며 뜨겁고도 고요히 움직이는 거였다.
“왜… 그렇게 봐요?”
발갛게 부어오른 여자의 입술이 탐스럽게 움직였다.
“약 올라서.”
“…….
“내가 못 본 시간에도 너 계속 이랬을 거 생각하면.”
“계속, 뭐요?”
“예쁘고. 귀엽고. 야하고. 다 했을 거잖아. 속 뒤집혀.”
그는 커다란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 전체를 덮듯이 감싸 쥐었다. 흡사 꼭 깨지기 쉬운 무언가를 만지듯 조심스러웠다. 그 손길이 스치고 지나는 자리 곳곳에 열꽃이 피어올랐다. 그저 눈빛일 뿐인데, 손길일 뿐인데 뜨거웠다. 전신에 열상이라도 입은 듯이. 열기에 숨이 다 막힐 만큼.
“왜 이렇게 보는데, 넌.”
달아올라 귀 끝까지 빨개진 동그란 얼굴이 민망함에 시선을 굴렸다.
“서정혁 씨가 원래 이렇게 닭살 돋는 말을 잘했었나, 싶어서.”
“닭살만 돋아?”
벌린 허벅지 사이로 그의 손이 불쑥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손길에 다리를 움츠렸으나 기다란 그의 손가락은 이미 고리를 세워 얇은 팬티 천을 훅 들쳐 올렸다.
“읏…!”
“많이도 젖었네.”
성교를 연상케 할 만큼 진득하고 눅진했던 키스 탓에, 이미 푹 젖은 천이 여린 살갗에 달라붙어 끈적댔다.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 봐. 내가 맞출 테니까.”
어딘가 무심하기까지 한 낮은 음성에 그를 빤히 마주했다. 분명 눈동자엔 육욕이 뻔히 일렁이는데, 하는 행동은 영 자신이 알던 남자의 것이 아닌지라 좀 낯설기도 하고. 역시 다친 곳이 아픈 건가. 아님 여전히 손의 통증이 가라앉지 않은 건가.
“아파요? 아파서 그래요?”
동그란 눈동자를 또르르 굴려 상처를 살피는 현서의 미간이 슬며시 좁아지고 있었다. 여전히 핏물이 고여 갈라진 상처가 신경 쓰였다.
“아프지 그럼.”
남자가 턱짓을 한 곳은 더 아래쪽이었다. 벌어진 로브 사이로 거대한 존재를 드러낸 성기가 빳빳이 발기한 채로 그의 아랫배에 바짝 올라붙어 있었다. 핏줄이 잔뜩 불거져 오른 검붉은 기둥의 선단은 이미 한바탕 사정이나 한 것처럼 젖어 번들거렸다. 꿈틀대며 상하로 움직거리는 흉기가 그악스러웠다. 오랜만에 보는 물건의 크기에 그녀의 잇새가 절로 헤 벌어졌다.
“수절을 오래 했더니 인내심이 아주 바닥이야.”
그의 손이 그녀의 손을 맞잡아 제 기둥으로 위로 겹쳐 댔다. 작은 손으로는 다 감쌀 수도 없을 만큼 굵고 거대한 것의 표피가 살갗에 습습히 달라붙었다.
“내가 하면 꼴리는 대로 쑤셔 박다가 당신 오늘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
“네가 알아서 해 보라고.”
억누르듯 낮게 뇌까리는 그의 미간이 깊이 패 움찔거렸다. 마주친 눈동자엔 이미 시뻘건 정염이 가득 어려 있었다. 그제야 그의 고통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인지한 그녀가 민망함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남자의 손이 재촉하듯 그녀의 뒤통수와 목을 부드럽게 끌어당겼다. 그대로 달뜬 입술을 그의 입술 위에 다시 붙였다. 이번엔 그녀가 먼저 남자의 잇새로 조그마한 혀를 쏙 밀어 넣었다. 그만큼 능숙하진 못해도 혓바닥을 문지르고 치열을 훑으며 타액을 섞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씩 수행하며 열심히 입술을 빨았다. 네가 알아서 해 보라던 그는 정말로 방관하듯 그녀의 키스를 그대로 받고만 있을 뿐이었다.
“흐, 으… 음.”
어설픈 키스를 퍼부으면서도 손으론 계속해 남자의 기둥을 열심히 쓸었다. 다 쥐어지지도 않는 굵기의 것을 있는 대로 잡고는 위아래로 문지르며 남자의 절정을 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얼마나 더 그러고 바르작댔을까. 도리어 스스로 만들어 낸 얕은 자극에 제 몸만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결국 지켜보다 못한 남자가 입술을 슬며시 떼어 내고 쉬어 갈라진 목소리를 냈다.
“인내심 테스트를 대체 얼마나 더 하겠단 건데.”
“하아….”
“그래. 이래 죽이나 저래 죽이나긴 하겠다.”
남자의 재촉에 현서는 뜨겁게 달궈진 숨을 몰아쉬며 다리를 들어 팬티를 벗었다. 그리고 그의 조롱에 항의하듯 제 젖은 가랑이 사이에 성기를 붙인 채 몸을 밀착했다. 이 흉기 같은 걸 언제 제 안에 담은 적이나 있었나 싶게 겁이 나는 크기였으나 애써 태연한 척 그 끝을 구멍에 맞췄다.
“하으….”
아무리 푹 젖어 있다고는 해도 말뚝처럼 뭉툭하고 굵은 선단이 들어가기엔 벌어진 구멍의 크기와 삽입의 강도가 미약했다. 삽입은커녕, 미끄덩거리는 애액과 쿠퍼액에 흥건히 젖은 손끝에서 연방 미끄러지고 튕겨 나간 자지가 아프게 자극될 뿐이었다.
“돌겠네, 진짜.”
정혁은 결국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되레 울상이 된 건 현서였다.
“왜 웃어요? 이렇게 노력하는데.”
“너 일부러 이러지? 뭐 하는 짓이야, 이게 지금?”
“뭐가요? 잘하고 있잖아요, 내가 알아서.”
“참담하다, 진짜.”
“하…. 뭘 참담씩이나….”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가르쳐야 하나 눈앞이 막막해.”
기막힌 그의 조롱에 입술을 짓깨문 현서가 젖은 눈꼬리를 가늘게 떴다. 긴 한숨을 내쉰 그가 결국 다시 손을 맞잡은 채 제 기둥을 길게 쓸어 문지르기 시작했다. 손등을 덮은 남자의 악력에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이렇게, 그래도 좀 힘을 줘야 쌀 거 아냐. 아무리 네 손만 닿아도 쌀 것 같긴 해도. 응?”
남자의 성기가 확연히 빨라진 움직임과 힘으로 상하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노골적이고도 원초적인 광경에 그녀 또한 벌어진 사타구니가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
움직임이 계속될수록 그녀를 가만 직시하는 검은 눈동자가 이채를 띠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매끈하던 그의 미간이 푹, 일그러지며 쥐고 있던 성기가 터질 듯 맥동했다. 일순 거대하게 발기한 기둥의 끝, 우윳빛 백탁액이 팍 솟구쳐 올랐다. 사출된 정액이 그녀의 양 가슴과 목덜미, 그리고 뺨과 입술에까지 튀어 올랐다. 흥건했다.
눈썹을 깊이 들썩인 그가 고개를 기울여 정액이 튄 그녀의 입술과 쇄골이 도드라진 목덜미 그리고 물방울처럼 예쁘게 굴곡진 젖무덤을 차례로 핥아 갈무리했다. 뜨끈하게 스쳐 지나는 혓바닥의 미끄덩한 감각에 온몸의 세포가 저릿저릿했다.
“하, 흐으….”
“시간 줬더니 2년 동안 쓸데없는 거나 리셋시켜 놓고.”
씨근거리는 숨소리가 목덜미에 끈적히 달라붙었다. 척추를 타고 미끄러진 그의 손끝이 마지막 방어막 같던 브래지어 후크를 툭, 쳐 내자 바짝 옥죄여 있던 젖가슴이 출렁이며 쏟아졌다.
정혁은 바짝 솟은 붉은 빛 젖꼭지를 손끝으로 퉁기며 낮게 읊조렸다.
“야해 빠져선.”
그는 한 팔로 낭창한 허리를 감싸곤 여자의 몸을 슬쩍 들어 올려 그녀의 가슴과 제 눈높이를 맞췄다. 그러곤 그대로 뽀얀 살덩이를 한입에 집어삼켰다.
“아흐, 응…!”
입속으로 빨려 들어간 젖꼭지가 뾰족이 선 혀끝에서 아프게 뭉개지고 굴려졌다. 이를 세우고 긁었다가 다시 혓바닥 전체로 부드럽게 달래듯 문질렀다가를 반복하는 남자의 애무가 성말랐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새 정혁은 그녀의 엉덩이를 바짝 틀어쥐어 제 앞섶으로 끌어당겼다. 언제 사정한 적이나 있냐는 듯 다시 팽팽하게 발기한 그의 성기가 그녀의 젖은 가랑이 사이에 말뚝처럼 솟아 질척하게 비벼졌다. 얼핏, 꼭 사정해 놓은 정액을 음부 전체에 바르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우둘투둘한 살갗과 예민해진 표피가 찰박이며 마찰하는 소리가 귓전을 찔꺽찔꺽 울렸다. 아직 삽입도 하지 않았건만 꼭 삽입이나 한 듯이 흥분한 질구가 제멋대로 수축하기 시작했다.
“하, 흐, 아아…!”
“다시 해 봐.”
굶주린 듯 정신없이 유두를 쯔읍, 쯥, 빨아 재끼던 그가 한참 만에야 입술을 떼어 속삭였다. 집요히 빨려 발갛게 성을 내는 젖꼭지에서부터 맺혀 있던 진득한 타액이 긴 실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현서는 머릿속이 저릿저릿, 하얗게 흐려지는 듯한 착각에 시달리며 눈꺼풀을 깜빡였다.
“다시. 잘 넣어 봐.”
그녀는 귓바퀴에서 울리는 다정하고도 음험한 명령을 들으며, 홀린 듯 손을 내려 꺼떡이는 성기를 손끝으로 잡아 질구에 맞췄다. 그저 끄트머리만 입구에 맞췄을 뿐인데 치솟은 쾌감에 찌르르, 구멍이 조여들며 애액을 내뱉었다. 엉덩이를 들고 그의 가슴을 짚어 바르작대며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힘 빼. 찢어져.”
돕듯이 그녀의 엉덩이를 받쳐 올린 남자가 짧게 경고했고 부지불식간 찔꺽, 하며 젖은 입구를 찢는 소리와 함께 굵다란 말뚝 같은 것이 안으로 푹 들어박혔다.
“아흑! 흐, 읏!”
오랜만에 겪는 생경한 자극에 온몸이 둘로 쪼개지는 것만 같아 현서는 온몸을 발발 떨었다. 저도 모르게 그의 어깨를 짚은 손끝에 힘을 줬다. 단단한 근육에 파고든 손톱 자국이 새빨간데도 아프지 않은지 그는 태연히 제 골반과 엉덩이를 더 아래로 짓누르고 살살 달랬다.
“좁다.”
옥죄는 듯한 조임에 터져 나오는 욕지기를 겨우 삼킨 남자가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강아지처럼 발발 떠는 제 품 안의 여자를 응시했다.
“하, 으응…!”
어쩐지 다시 물기가 가득 어린 그녀의 눈꼬리에 짧게 입을 맞춘 그가 입술을 내려 그녀를 탓하듯 이를 세우고 목덜미를 빨았다.
“기껏 넓혀 놨더니 보람도 없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기분이잖아.”
“하아, 으, 읏…!”
엉덩이를 느른히 짓누르는 손길에 힘 빠진 몸이 파르르, 아래로 밀려 내려갔다. 동시에 아래를 푹, 꿰뚫은 그의 성기가 조금씩 더 깊숙이 들어박혔다. 온 신경이 몰린 하반신에 어찌할 바를 모른 그녀가 그의 어깨에 얼굴을 푹 묻었다.
“고개 들어 봐.”
“하아, 흐…으, 아아….”
“아파?”
동굴 같은 목소리가 찌르르 울렸다. 그 울림에 왈칵 감정이 또 치받쳐 올랐다. 고집을 부리듯 그대로 얼굴을 파묻은 채 신음 섞인 대답을 했다.
“흐으, 당연, 히, 하아…. 아파, 흐…응.”
꾹 깨문 입술이 붉어진 채 파르르 떨렸다.
“봐.”
그는 그녀의 작은 턱을 손끝으로 집어 들어 푹 숙인 얼굴을 가벼이 들어 올렸다. 젖은 눈꼬리에 두툼한 입술이 부드럽게 맞닿았다.
“차현서.”
어린아이를 대하듯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어르고 달랬다.
“반도 다 못 물고선, 벌써 울면 어쩔래?”
바닥난 인내심을 긁어모으듯 후, 하고 길게 내뱉는 남자의 숨소리가 뜨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