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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벗겨진 현서의 몸에 짐승처럼 달라붙은 정혁이 제 하체를 모두 욱여넣을 듯 사납게 구멍을 벌렸다. 침대까지 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좁은 거실의 러그와 소파 위에서 겹쳐진 몸은 벌써 네 번째 절정을 맞는 중이었다. 그의 예고대로 거칠고 날것 그대로인 섹스가 지독하게 이어졌다.
“하으으, 더, 못, 해요…. 흐응.”
“엄살은.”
평소보다 훨씬 더 버겁게 몰아붙이는 남자의 사나운 추삽질과 무섭도록 짙어지는 쾌감에 현서는 연방 도리질을 치며 애원을 했다. 그럼에도 남자는 여전히 굶주린 듯 엉덩이를 제 앞에 꽉 옭아맬 뿐, 새하얀 목을 드러낸 여자에게 일말의 자비도 베풀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보였다.
“하, 더는, 못…. 하아.”
“해.”
“못한, 하으…!”
그는 성기를 푹 박아 넣은 채 그녀의 허리를 번쩍 안아 일으켰다.
“잡고 똑바로 서.”
혼자 제대로 설 힘도 없이 진이 빠진 여자를 구태여 일으켜 거실 한편의 전신 거울 앞에 세웠다. 제게 박혀 정신없이 신음하는 광경을 직접 보여 주고 싶어서였다. 제멋대로, 부들부들 떨리는 허벅지가 퍽 가련하기도 했으나 못난 질투와 소유욕에 사로잡힌 남자의 눈은 이미 뒤집힐 대로 뒤집힌 상태였다.
차에서 내리는 차현서를 보는 순간 알아차렸다. 가녀린 목에 칭칭 감긴 목도리는 분명 그녀의 것이 아니라는 걸. 가까이 다가선 그녀에게서 낯선 누군가의 흔적을 발견했을 때. 그때 이미 간신히 억누르고 절제하던 마음이 휘몰아치듯 터져 새기 시작한 거였다. 한번 바닥을 친 못난 마음의 파고는 도무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분명 일부러, 제 속을 뒤집으려 앙큼한 짓을 한 거란 걸 다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그 여우짓에 놀아나고 말았다.
이미 성감이 온몸에 번져 예민해진 그녀는 슬쩍 입구를 스치는 감각에도 파들대며 내벽을 꾹 조였다. 정혁은 가늘게 떨리는 허리를 짓누르듯 움켜쥐고, 골반을 꽉 잡아 고정한 채 허리를 가차 없이 추어올렸다.
“그만, 흐읏, 응…!”
가느다란 허리가 덜덜 떨렸다. 뽀얀 엉덩이에 탁탁, 그의 치골이 차지게 달라붙을 때마다 그녀의 몸이 앞으로 풀썩풀썩 무너져 내렸다.
“하아, 힘들, 너무…! 흐으!”
“버텨. 징징대지 마. 이런다고 안 봐줘.”
하얀 피부에 울긋불긋, 일부러 빨고 물어 낸 잇자국이 선명했다. 그게 썩 마음에 들어 뽀얀 엉덩이를 찰싹, 손으로 내리쳤다. 그 짧은 자극에 그녀의 내벽이 움찔거리며 자지를 더 세게 조였다.
“똑바로 서랬지. 자꾸 쓰러지면 너만 더 힘들어. 내일 아침에 네 발로 못 일어나고 싶어서 그래?”
“흐읏! 으응!”
“엉덩이 뒤로 더 내밀고, 여기 힘은 좀 빼고.”
벌어진 둔부를 거침없이 두드리는 손가락이 짓궂었다. 현서는 겨우 무너지는 허리를 세우곤 엉덩이만 바짝 뒤로 내뺀 자세로 버티며 입술을 사리물었다. 잔뜩 화가 난 그를 달래고 사과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걸 그녀 또한 본능적으로 알아서였다.
찔끅찔끅, 좁은 틈새를 기어코 헤집고 파고드는 기둥의 촉감이 선연해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 그렇게 느끼고도 아직도 더 느낄 쾌감이 있다는 게 기막혔다. 몸은 완전히 녹초가 돼 버린 주제에, 남자가 퍼붓는 감각에 이렇게나 정신을 못 차리다니. 더할 나위 없이 음탕한 여자가 된 것 같아 눈을 질끈 감았다.
“차현서.”
불현듯 제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귓속을 축축이 파고들었다.
“고개 들어.”
정혁은 골반을 틀어쥐었던 손으로 그녀의 머리칼을 가볍게 잡아채 고개를 들게 했다. 작은 턱이 위로 홱 치켜들렸다.
반사적으로 눈꺼풀을 떠 올리자, 발갛게 익어 볼썽사납기 그지없는 제 얼굴이 거울 속에서 정처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초점 없는 눈동자와 열감 가득한 그의 눈동자가 거울 속에서 정확히 마주쳤다. 그가 그런 저를 비웃듯 낮게 속삭였다.
“잘 봐. 나한테 박힐 때 네가 어떤 표정 짓는지.”
불긋하게 물이 든 눈가와 쾌감에 흐릿해진 눈빛. 그리고 터질 듯 시뻘겋게 달아오른 뺨까지.
음란했다. 형언하기 힘들 만큼, 저속하기 짝이 없는 얼굴이었다.
그 와중에도 제 뒤에 선 남자는 좁고 뜨거운 내벽에 성기를 끊임없이 파묻고 빼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하얗게 벌어진 둔부 사이로 드나드는 흉기 같은 물건이 저를 푹푹 쑤시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러웠다.
꼭 짐승이 흘레붙듯 서로의 성기를 끼워 넣고 앞뒤로 흔들어 대는 꼴이 말할 수 없이 상스럽고 천박해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 거였다. 숨이 덜컥 막혀 왔다.
“이러면서 감히 다른 놈 끌어다 내 속을 뒤집을 생각을 했어, 깜찍하게.”
“흐으, 으, 응.”
붉게 벌어진 잇새에선 가쁜 숨과 함께 야릇한 교성이 새어 나왔다. 귓불을 빨고, 목덜미에 이를 박아 넣은 그의 허릿짓이 돌연 잦아들었다.
그는 느릿하게 안을 쑤시고 채우고 긁어 대며 그녀의 성감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는 양 아주 천천히 허리를 돌렸다. 내벽을 긁고 지나는 기둥의 거칠게 불거진 핏줄이 한층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선명한 감각에 바닥을 겨우 디딘 발끝이 덜덜 떨렸다.
거울에 비친 노골적이고도 저속한 제 모습을 망연히 바라보다 숫제 눈을 꾹 감아 외면했다. 또다시 몸이 앞으로 쏟아지고, 고개를 푹 떨궜다. 그러자 여지없이 집요하고 커다란 손이 그녀의 턱을 쥐어 앞으로 고정했다.
“내 좆은 실컷 좋다고 받아먹으면서, 다른 새끼랑은 밥이 먹고 싶었어?”
“그런, 게, 아니, 하아, 응! 아니라, 하! 아아!”
“아직도 입이 살았네.”
느릿느릿 그녀의 안을 치대고 찔렀다 빠지는 움직임이 퍽 교활했다. 그는 이를 바득 물고 거울 속 그녀의 붉은 눈을 바라보며 벌어진 입 속에 중지를 푹 찔러 넣었다. 뜨겁고 축축한 여자의 혓바닥이 손끝에 닿았다.
“빨아.”
낮은 명령과 함께 습습한 혀가 굵다란 손가락에 휘어 감겼다. 그 움직임에 맞춰 정혁은 느릿한 추삽질을 이어 나갔다. 내벽의 세포 하나하나가 제 기둥의 표피에 쩍쩍 달라붙어 끈적거렸다. 꼭 조금 전, 가지 말라 저를 붙잡던 모습 같아 페니스에 피가 몰렸다.
초점 나간 눈으로 저를 바라보며 허리를 움직이고 젖가슴을 덜렁이며 제 손을 빨아 대는 차현서의 광경만으로도 사정감이 왈칵 치솟는 듯했으나 정혁은 이를 바득 물었다. 그는 괘씸해서라도 결코 그녀가 원하는 걸 쉽게 주지 않겠다는 듯 빙글빙글, 정점 주위만 맴돌며 안을 자극했다. 그러자 스스로 엉덩이를 앞뒤로 치대는 여자의 요분질이 더 격렬해져 갔다.
“하아, 으, 응, 정혁, 씨, 하아, 빨리, 흐!”
얕은 쾌감을 못 이겨 더 큰 자극을 갈구하는 그녀를 벌하듯 외면했다.
대신, 하얀 나신 위, 여자의 목에 제가 목줄처럼 걸어 놓은 다이아를 빤히 바라봤다. 허리를 치댈 때마다 풍만한 가슴골 위에서 달랑달랑 앞뒤로 진자 운동을 하는 알 굵은 목줄이 퍽 마음에 들었다.
“하아, 으, 응! 어, 서, 하앙.”
“애원해 봐.”
그대로 혀를 내밀어 굵은 알을 입에 넣고 굴렸다. 그러곤, 그녀의 귓불과 함께 겹쳐 빨며 진득이 속삭여 줬다.
“너 하는 거 봐서, 생각해 볼게.”
악마 같은 속삭임에 붉어진 여자의 눈꼬리에서 뚝, 눈물이 맺혀 떨어졌다. 거울 속, 울먹거리는 얼굴이 반성하듯 그를 응시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거라곤 하릴없이 반쯤 체념한 얼굴로 신음하는 것뿐이라 억울했다. 앓는 소리가 절로 샜다.
“하아, 빨리, 제발, 해, 줘요. 흐으응. 내가 잘못, 흐으, 했어요.”
“반성을 하긴 해?”
“흐으, 정, 하아, 미안, 해요. 응?”
“어디 한 번만 더 까불어 봐. 그땐 선배고 뭐고 그 새끼 보는 앞에서 박혀서 울게 될 거니까. 알아들어?”
사납게 묻는 남자의 말에 현서는 아무렇게나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아!”
단숨에 파고드는 페니스의 움직임이 거세고 난폭해졌다. 흡사 그의 것에 몸이 푹 꿰뚫린 듯한 착각이 일었다. 남자는 고삐 풀린 말처럼 마구잡이로 성기를 처박아 넣으며 마찰했다. 그 거칠고 투박한 삽입이 도리어 곱절의 흥분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만 같았다.
정신없이 몸을 흔들었다. 쉼 없이 마찰한 살갗이 빨갛게 부풀어 오르는 줄도 모르고.
제 안에 처박힌 흉기에 차지게 달라붙는 점막은 수치도 모르고 물을 흘렸다. 앞선 정사로 이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정액과 애액이 뒤범벅으로 섞이고 있었다. 좁은 틈으로 비집고 나와 흐른 체액은 하얀 거품이 되어 결합 부위를 따라 지글지글 끓었다. 찔끅찔끅, 성기를 찧고 빻는 젖은 소리가 요란했다.
교접은 난잡하고 난폭했다.
“하, 아, 앙! 흐! 으! 아앙!”
깊어진 삽입에 파들파들, 몸을 떨며 버텨 보려 했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자꾸만 무너지려는 제 아랫배에 커다란 손이 받침대처럼 들어와 단단히 고정됐다. 그제야 그녀는 오롯이 그에게 몸을 내맡기고 의지한 채 성기를 받았다.
남자의 발등 위에 발끝을 세워 까치발을 들고 겨우 선 채로 거울을 바라봤다. 낮게 목을 울리는 그의 씨근거림이 귓구멍과 목덜미 그리고 여린 어깨와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엉덩이가, 가슴이, 머릿속이 엉망진창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열이 올라 한계치까지 부피를 키운 그의 성기를 쭉쭉 빨아들이듯 집어삼켰다. 열띤 쾌감에 자꾸만 저도 모를 눈물이 샜다. 그러자 그가 우는 아이를 달래듯 다정히 속삭인다.
“말해 봐. 아직도 장난질이 하고 싶어?”
다른 놈 생각 따윈 할 수도 없게 만들겠다는 듯한 난폭한 움직임과는 영 다른, 느른한 목소리였다.
“하아, 아, 아니이, 하, 읏, 으으!”
현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도리질을 쳤다.
“작정하고 날 망쳐 놨으면, 책임을 져야지, 현서야. 어?”
“하아, 으! 아아! 이, 상, 아아!”
거울 속에서 입꼬리를 설핏 끌어 올린 남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자꾸만 불룩불룩 솟아오르는 것 같은 하얀 아랫배를 한 손으로 받쳐 들곤 그녀를 악랄하게 질책했다.
“다른 할 말은. 더 없어?”
“아아, 응으, 잘못, 하아.”
“말고.”
“흐, 미안…! 아아, 해요, 하, 아앙!”
“정말 그거뿐이야?”
결국, 답 뻔한 추궁에 현서는 거울 속 그를 바라보며 진심을 토로했다.
“하아, 사랑, 하아, 해요, 아아! 앙!”
그리고 동시에 푹, 정점을 찍어 박는 삽입에 고개를 들어 젖히곤 교성을 내질렀다. 온몸이 쾌감에 잠식당한 듯 덜덜 떨리고 경련했다. 그의 성기를 쥐어짜는 내벽의 사정도 다르진 않았다. 절정이 노도처럼 들이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