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11화 (311/328)

어릴 적에는 비를 좋아했다.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 물비린내와 함께 피어 올라오는 흙냄새, 엷게 끼는 안개와 한층 신선해지는 공기…. 비 오는 날 특유의 분위기는 그녀를 감상적인 기분으로 이끌어 온종일 피아노 앞을 지키게 하곤 했다.

하지만 되살아난 뒤로는 전부 옛일이 되어 버렸다. 빗속에서 죽어 갔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했던 그녀는 빗소리만 들어도 그날의 기억에 몸서리쳤다. 더는 연주할 수 없는, 뒤틀린 손가락에선 고통을 동반한 열기가 피어오르곤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옛날처럼 무작정 비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빗소리만 들어도 몸을 움츠리며 방에 틀어박히지는 않았다. 줄곧 얽매여 있었던 죽음이란 악몽에서 한 발 벗어난 느낌이었다. 쏟아지던 장대비, 부서지던 손, 꿰뚫리던 심장… 그리고 이어지던 암전의 정체를 알게 되자, 무지로 인하여 가중되었던 공포심이 한결 옅어지는 기분.

그래서 그녀는 기껍게 비를 맞았다. 살갗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과 발목을 스치는 젖은 풀잎을 느끼며 아무도 없는 후원을 거닐었다. 그러고는 비를 피하기 위해 마련되어 있는 약소한 건축물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주 오래간만에 느껴 보는 평화였다.

청백회를 무너트리기 위해 전전긍긍했던 몇 달, 그리고 바로 이어진 예후르의 폭로와 진실을 밝혀 내기 위해 정신없이 돌아다녔던 시간들.

불과 오늘에 와서야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는 다소 지루하게까지 느껴지는 평화로움에 흠뻑 젖어 들었다. 이렇게 인적 드문 후원에 들어와 있으려니, 마치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했던 4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눈을 감고 나지막한 빗소리를 즐기던 그녀는 불현듯 들려온 발소리에 반짝 눈을 떴다. 그러고는 인기척이 느껴진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멈칫 굳어 버리고 말았다.

멀지 않은 곳에 레오폴트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페기는 잠시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녀는 아직 레오폴트와 대면할 용기가 없었다. 행여라도 그가 보일 원망이나 비올라를 향한 그리움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조금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저대로 비를 맞게 둘 수도 없었다. 안 그래도 툭하면 앓아눕는 병자가 아니던가. 도대체 언제부터 빗속을 헤매고 다닌 건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의 몸을 감싼 흰 천이 푹 젖어 있었다.

짧은 갈등을 끊어 낸 페기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던 순간이었다.

못 박힌 듯 미동 없던 레오폴트가 갑자기 저벅저벅 걸어오기 시작했다. 당황한 페기가 입술만 벙긋대는 사이에 그는 건축물 안으로 발을 들였고, 순식간에 그녀의 발치에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흰 천으로 동여맨 그의 손이 스스럼없이 그녀의 구두 뒤쪽으로 돌아 들어왔다.

“…내가 몇 번이고 이르지 않았더냐.”

당황하여 발을 뒤로 물리려던 페기가 별안간 쩡하게 굳어 버렸다. 그의 손끝이 구두를 꺾어 신어 훤히 드러난 그녀의 발목에 닿아 왔다.

“너는 남들에게 맨살을 보이면 안 된다고.”

빗물에 젖은 천이 두 개의 점으로 남은 자국을 은밀하게 스쳐 지나간다.

그가 꺾어 신은 구두를 손수 제대로 신겨 발목의 점을 가려 줄 때까지, 페기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마치 그대로 얼어붙은 양 폐부를 가득 채운 숨마저 내뱉질 못했다.

굳어 버린 그녀의 상태를 알 길 없는 레오폴트는 오래지 않아 무릎을 짚으며 일어섰고, 아무렇지 않게 다가왔듯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곁을 떠나갔다.

자박거리던 그의 발소리는 어느덧 빗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페기는 그제야 떨리는 손을 아래로 천천히 내려 보았다. 이제는 구두에 감춰진 발목. 그가 묻히고 간 빗물이 손끝에 미지근하게 묻어난다. 머릿속은 하얗게 질려 가는데, 바로 직전 뱀에게 물리기라도 한 것처럼 발목의 점은 못 견디게 화끈거리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비명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네로사! 제네로사는 어디 있느냐! 왜, 왜 아무도 없는 것이야! 제네로사!”

“성하! 이러면 아니 되십니다!”

계속해 죽은 이를 찾아 울부짖는 레오폴트, 눈물로 만류하는 고드릭 수도사와 호위 기사들…. 불현듯 페기는 뜨겁게 타오르는 불덩이가 배 속에서 치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마른침을 삼키고 또 삼켜도 속의 열기는 잦아들긴커녕 꾸역꾸역 기어 올라와 목구멍을 달구었다.

어찌할 줄 몰라 하던 페기는 하릴없이 손바닥에 얼굴을 묻었다. 문득 아이처럼 엉엉 울고 싶어졌다.

레오폴트에 대한 첫 기억.

어린 마음에 공포로 오인하였으나, 실은 생소함이었을 첫인상.

“아, 아이가 왜 이리 우는 것이냐? 응?”

“글쎄요, 저도 잘….”

“으아앙!”

“레오, 당신의 가면을 무서워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돌이켜 보면, 저에게 무관심했던 예후르를 대신에 처음부터 그녀에게 온전한 사랑을 퍼부어 주었던 사람은 다름 아닌 레오폴트였다.

카니나의 뒷골목에서 발견된 어린아이, 누구의 피가 섞였는지조차 알 수 없는 거지, 심지어는 다가가기만 해도 악취가 풍겨져 나오던 시궁쥐. 모두가 코를 부여잡고 더러워 피하던 아이를 레오폴트만은 스스럼없이 다가와 안아 주었다.

“엘피도 공작 전하께서 전하를 데려오셨던 날의 기억이 납니다. 성하께서 어찌나 기뻐하셨던지 눈물까지 보이실 지경이었지요. 오죽하면 주위에서 모두 뜯어말리는데도 성하께서 손수 어린 전하를 씻겨 주기까지 하셨을까요.”

“성하께서 저를요?”

“예. 악취 때문에 하녀들이 난색을 표했… 크흠, 아무튼 카니나에서 성도로 올라오는 동안 성하께서 아주 살뜰히 전하를 보살펴 주셨습니다. 당시 아직 어리셨던 마가 공작 전하께서 웃통을 다 벗고 돌아다니시는데도 주위 사람들을 물리시지 전하께는 한마디 질책도 없으셨던 분께서, 유독 카타리나 공작 전하만은 엄격하게 싸고도셨으니까요.”

이른바 세례 기간.

다른 사람들은 태어나자마자 받는 세례를 예닐곱 살 되어서야 받게 된 그녀에게 대략 반년간 몸가짐을 주의하라는 엄명이 내려왔었다. 하지만 세례는 구실이었을 뿐이다. 레오폴트는 내전에서마저 그녀의 옷차림에 각별히 신경을 썼고, 어린 페기는 눈치껏 그가 흡족하도록 단정하다 못해 갑갑하게까지 느껴지는 차림을 고수하곤 했다.

비슷한 나이대의 사도들이 모여 사는 만큼, 성궁으로 모인 의심의 눈길들을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추측은 실상 처음부터 틀린 것이었다.

그렇다기에 예후르와 안드레아는 지나치게 격의 없이 어울렸다. 자유분방했던 그들의 행동거지에 레오폴트가 주의를 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므로, 아이들의 의사를 늘 존중해 주었던 그가 유일하게 간섭하고 신경을 곤두세우던 사람은 오직 페기뿐이라 해도 좋았다.

“세례를 완전히 끝마치려면 아직 반년이 더 남았으니 갑갑하더라도 그때까진 참도록 해라.”

반년.

카니나에서 뱀에게 물렸던 상처가 아무는 데 필요했을 시간.

“당분간 예후르는 멀리하도록 하려무나.”

새로운 가족이라며 예후르가 데려온 아이가 뱀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당신은 과연 어떠한 심정이었을까.

페기는 당시 처참했을 그의 심경을 차마 짐작할 수가 없다. 그는, 교회의 우두머리이며 천사의 선택을 받았던 그는 마땅히 뱀에게 물린 아이를 처단해야 했다. 도저히 결단을 내릴 수 없었다면 적어도 예후르에게는 알려야 했다. 첫 만남에 그리 모든 것을 내어 주어서는 안 되었다.

고작해야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찾은 아이.

출신조차 불분명한 데다 짐승처럼 살아와 제 이름조차 모르던 어린애 어디가 그리도 어여뻐서. 북방의 황자로 태어나 라발의 천한 용병대에게 수모를 당했을지언정 평생을 사도로 군림했던 당신이 일생의 명예와도 같은 교황으로서의 의무조차 저버리고 어린 뱀을 품기까지, 얼마나 치열하고 고통스러운 고민이 오갔을지.

당연하게 받아들였으나 실은 전혀 당연하지 않았던 그의 애정이 이제야 감당할 수 없는 노도처럼 밀려들어 왔다.

스물에 죽기까지 오로지 레오폴트의 품 안에서 안온했던 나날들.

바깥세상이 두려워 굳이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던 딸을 그는 책망 없이 품어 주었다. 예후르에게 세도파란 짝을 지어 준 그를 내심으로 원망할 때도 있었으나, 그것마저 뱀이었던 그녀를 지켜 주기 위한 방책이었음을 지금에 와서야 깨닫는다.

이 얼마나 미욱하고 미련한 딸이었던가.

결국에 그녀의 삶이란 레오폴트의 눈먼 애정으로 가능했던 것이었다. 고독했을 그의 고뇌와 번민, 죄악감 따위를 천진하게 받아먹으며 살다가 불운한 죽음을 맞이한 것을 우습게도 마지막까지 자신을 지켜 주지 못한 레오폴트의 탓으로 몰아갔다. 당시의 그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꼴에 자비를 베푸는 척까지 했다.

그럼에도 눈물로 용서를 구하던 당신은 도대체….

페기는 뜨거워지는 눈시울을 느끼며, 흰 천으로 감긴 그의 뭉툭한 손을 살며시 쥐어 보았다.

언젠가 그에게 내던졌던 모진 말들이 곱절이 되어 돌아오고 있었다. 그를 외면하고 냉대했던 날들을 지워 버리고 싶었다. 그녀는 그래선 안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다 그래도 그녀만은 그래선 안 되었다.

“…페기.”

문 열리는 기척과 함께 예후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페기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차오르는 울음을 참아 냈다. 하지만 열리는 문과 함께 드리워진 복도의 빛이 시체처럼 누워 있는 레오폴트의 마른 몸을 비추자, 비집고 나오는 눈물을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왜 항상 이런 식일까….”

“…….”

“왜 항상 분에 넘치는 걸 받고도 모르다가, 이렇게 다 늦어서야 알게 되는 걸까….”

족보상으로 가족이 되었다 한들, 그는 그녀를 낳아 준 아버지가 아니며 그녀는 그의 피를 이어받은 딸이 아니다. 그의 헌신에는 이유가 없었다. 그녀를 여섯 살에 죽지 않게 한 그의 침묵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정만이 녹아 있었다.

등 뒤로 예후르가 다가서는 기척이 느껴졌다. 페기는 레오폴트에게 시선이 못 박힌 채로 입술을 달싹였다.

“…얼마나 남았어?”

“네가 원한다면 영원히 살게 할게.”

그러자 흐느끼는 듯한 웃음소리가 짧게 튀어나왔다. 두꺼운 천에 둘둘 말린 레오폴트는 그야말로 죽기 직전의 송장이나 다름없었다. 영원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예전으로 돌아올까?”

예후르에게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애당초 긍정의 답을 기대하지 않았던 페기는 체념과 슬픔이 얼룩진 표정으로 하릴없이 시선을 내렸다. 영원한 삶을 장담하던 절대자도 한낱 인간의 죽어 가는 정신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디안드라 섭정의 유골이 필요해.”

“뭐?”

황당해하는 예후르의 반문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페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요앙 오귀스트가 어머니의 유골로 무엇을 요구할까. 마가 지방의 대리석 광산? 페란토의 금맥? 아니면 공석이 된 원탁 추기경의 자리?”

“페기.”

“말해 줘, 예후르. 요앙 오귀스트가 무얼 요구할까.”

돌아서는 그녀의 눈빛을 보고서야 예후르는 그녀가 진심임을 알아차린 듯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그가 흘끗 눈을 내리깔아 침상의 레오폴트를 보았다. 뜬금없이 디안드라 섭정의 유골이 나올 이유는 오직 하나뿐이었다.

“…섭정의 유골은 내어 주지 않을 거야. 생전 섭정과의 관계가 어떠했든, 요앙 오귀스트는 어머니인 섭정의 피를 이어받아 라발의 제좌에 앉게 되었으니까. 섭정의 유골을 내어 주는 짓은 황제 자신의 정통성을 저버리는 셈이겠지.”

“그럼 거래는 포기해야겠네.”

“페기.”

“레오가 자꾸 찾잖아.”

젖은 목소리에 그녀를 만류하려던 예후르가 손을 멈칫했다. 페기는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삼키며 침상 앞에 무릎 꿇고 앉아 레오폴트의 가면을 서럽게 올려다보았다.

육신에 이어 정신마저 쇠약해진 그는 이제 여러 시간대를 살아간다. 불과 조금 전에는 선대 교황 제네로사를 잃은 열 살 어린애가 되다가도, 한순간에 딸을 잃은 4년 전의 늙은 교황이 되곤 했다.

후자라면 덜덜 떨리는 그의 손을 제 뺨에 갖다 대는 것으로 족했다. 하지만 하나뿐인 가족이 목이 잘려 죽는 것을 목도한 열 살 어린애는 어떻게 달래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잿더미에서 성도를 재건해 내고 슬하에 다섯이나 되는 자식을 거느린 그에게 사실상 미완으로 남은 과제는 그것뿐이었다.

제네로사의 복수.

차마 그것만은 해결하지 못하여 라발과 단교하는 것으로 분노를 삭여 왔던 그에겐 불운히도 최근 양국의 관계는 봄날 훈풍을 맞이하고 있었다. 페기가 밑바닥을 전전하던 시절부터 그녀를 모셔 왔던 피아제 백작의 공이 혁혁했다.

페기는 살아남기 위하여 라발을 끌어들인 일을 지금껏 추호도 후회하지 않았으나, 구슬피 울면서 제네로사를 부르고 그녀를 죽인 섭정을 저주하는 그를 볼 때면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페기는 그저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랐을 뿐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레오폴트는 결코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받았다.

“…나 때문이야.”

라발을 끌어들여 겨우 잠재웠던 복수심을 다시 일깨운 것도, 간신히 마음 붙이고 살던 비올라를 끌어내려 자식간의 피 튀기는 싸움을 보여 준 것도.

예후르는 곧바로 표정을 굳히며 어깨를 붙들어 왔지만, 페기는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그토록 원하던 제자리를 되찾았으나, 레오폴트는 내내 잃기만 하였다. 짐승이 아니라면 마땅히 오래전 살려 준 은혜를 갚아야 했다.

끝내 결심한 페기가 천으로 감싸인 그의 손등에 입술을 붙였다. 죽은 섭정의 유골을 반드시 그의 발아래 바칠 것이다. 이는 그의 이유 없는 오랜 헌신에 바치는 맹세였다.

***

문지르면 사라질 듯 여윈 조각달만 간신히 걸려 있는 밤하늘 아래.

낡은 탑 위에서 퀴테리아가 힘겹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칼바람이 사방에서 몰아치는 덕에 거추장스러운 옷자락이 금방이라도 시야를 가릴 것처럼 정신없이 나부꼈다. 그럼에도 퀴테리아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기어이 맨발로 난간에 올라섰다.

별빛 한 점 없는 암암한 밤이었다.

닳아빠진 그믐달은 이미 그녀의 머리 위로 넘어가 보이지 않았고, 경계 없이 아득하게 펼쳐진 밤하늘만이 그녀를 반겨 왔다. 텅 비어서 도리어 꽉 차게 다가오는 압박감.

멀거니 눈앞의 광경을 응시하던 퀴테리아가 불현듯 짤막한 울음소리를 내뱉었다. 그토록 원대한 뜻을 품었건만, 결국은 이렇게나 초라한 끝이었다. 갈수록 타락하는 세상을 바로잡겠노라 야심차게 성직자의 길을 택했던 소녀는 일평생 꿈꾸던 고지를 앞두고 굴러 떨어져 삶과 죽음의 기로로 내몰려 있었다.

이대로 한 발짝이면 완전한 추락이었다.

엘피도 공작이 다녀간 뒤로 끔찍한 고뇌에 시달렸던 그녀는 간신히 마음을 고쳐먹고 난간에 올라서서도 번민을 멈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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