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화
(129/328)
1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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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까 병사만 해도 그래. 뜻은 가상하다만 처음 보는 얼굴이 막사를 드나든다는 것이 영 꺼림칙해. 나야 문제 될 것이 없다만, 스스로 지킬 여력이 없는 너는 다르지 않겠느냐.”
“전하와 저는 다릅니다. 저는 고작해야 서류만 보는 일개 보좌관일 뿐인데 누가 저를 노린다는….”
“온갖 잡졸이 모인 병영이다. 군자금을 틀어쥔 너를 아니꼽게 보는 이들이 적잖은데다, 혈기 왕성한 병사들 눈에 너는 눈에 띄고도 남지.”
“…….”
“아니면 달리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도 있나?”
힐끗, 그의 시선이 창살처럼 꽂혔다. 페기는 할 말을 잃었다. 말이 호위지, 감시나 다름없었다.
“…호위는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럼에도 감히 거절할 수야 있겠나.
페기는 포기하고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의 말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니니 가능한 한 좋게 생각하는 편이 나으리라.
페기마저 나가자, 막사 안은 무거운 적막에 사로잡혔다. 그는 마치 피로를 모르는 사람처럼 오랜 시간 책상을 지켰다. 그사이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았다.
파드닥거리는 날갯짓 소리가 들린 것은 자정에 가까운 때였다. 예후르는 기다렸다는 듯 자리를 털고 일어나 막사의 문을 살짝 들추었다. 그 틈으로 작은 새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왔다.
그는 새의 다리에 묶인 종이를 꺼낸 뒤, 지친 새를 물그릇에 올려 주었다. 그의 손을 떠나는 것이 싫다는 양 새가 손끝에 부리를 비볐다. 예후르는 새의 머리를 살살 어루만지며 종이를 펼쳤다.
볼파르트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