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그인하자마자 VIP-309화 (309/345)

309화. < Chapter 56. 도마뱀 꼬리 - 4 >

[아테나]

[SSS-랭크]

[특수능력 - 세례, 빛의 정화, 빛의 축적, 신광(神光)]

*세례 : 자신과 아군에게 성스러운 막을 덧씌운다. 마족에 대한 저항력, 공격력을 상승시킨다.

*빛의 정화 : 빛의 힘을 폭발시켜 모든 부정한 것의 진실된 모습을 드러내고, 신성한 피해를 입힌다.

*빛의 축적 : 넘쳐나는 힘을 룬의 힘으로 한 점으로 뭉쳐 숨겼다. 빛의 씨앗이 개화하는 순간 방패는 진실된 모습을 드러낸다.

*신광 : 기적의 산물. 이 병기가 다루는 빛에는 신의 힘이 깃들어, 그 권능이 크게 강화된다.

[세계 최고의 대장장이가 재능 넘치는 신예 룬 마법사와 함께 만들어낸 작품. 넘쳐나는 능력을 감추려고 애쓴 끝에, 끝내 여력이 한데 모여 새로운 가능성을 낳았다.]

아테나는 세 개의 특수능력을 갖고 있었는데, 그중 후반부 두 개는 강신혁이 공개하지 않았다.

어차피 SS랭크를 뛰어넘는 감정 능력이 아니고서야 이 아티팩트를 제대로 감정할 수 없으니 감춰도 별 문제는 없었다.

마지막 특수능력인 신광은 이전 날아다니며 자동으로 적을 요격하는 강신혁 전용 드론, 라의 수호병을 만들 때도 나타났었던 것으로, 아티팩트에 신의 힘을 담아주는 특수한 가호 비슷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세 번째 특수능력인데…….

[빛의 축적]

이 특수능력은 강신혁이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지 못하고 아티팩트 제작에 착수한 결과, 아티팩트에 지나치게 많은 빛의 힘이 담겨 이대로 가다간 월드 프라이즈는커녕 전 세계를 조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강신혁이 이나희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하나의 룬에 뭉쳐놓은 것이다.

이로 인해 아티팩트는 종합등급 SSS-랭크로 어찌어찌 마무리되었지만, 그 탓에 빛의 축적이라는,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최고등급의 성장형 특수능력을 만들어버린 셈이 되었다.

- 좋은 일입니다. 앞으로도 이번 경험을 응용해 성장형 아티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뒷걸음질로 쥐를 잡는 회원님께 1,000,000HP 보너스!

‘확실히, 오히려 힘을 잔뜩 담아 완성한 물건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버렸으니…….'

이것이야말로 강신혁의 야금술, 영력을 비롯한 에너지, 특수 소재, 거기에 이나희의 룬까지 모든 능력을 총동원했을 때 만들어낼 수 있는 올 크래프트의 기적이 아니겠는가!

물론 그런 기적적인 작품이, 어떻게든 능력을 감춰보려고 애를 쓴 결과 탄생했다는 점이 실로 묘하기는 했으나…….

아무튼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거지. 강신혁은 석연치 않은 마음을 깔끔하게 정리하며 전방으로 시선을 돌렸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비, 빛이…… 카이랄의 힘이!”

“윌포드 전하!?”

“기사들의 몸이 변하고 있다!”

그곳엔 너무 웃긴 나머지 자신에게 시선을 외면하게 만들었던 꽁트의 한 장면이 계속해서 펼쳐지고 있었다.

특수능력 ‘신광’의 효과로 인해 빛의 정화의 힘은 크게 증폭되며 그 안에 신성력이 담기는데, 그 덕인지는 몰라도 빛이 퍼져나간 순간 카이랄을 맞았던 모든 이가(당연히 윌포드를 포함하여) 몸에서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단체로 바닥을 구르는 비보잉 댄스를 시작하고 있었다.

“크악, 크, 크아아악!”

“반역! 인형사가 왕실에 반기를 들었다!”

“이 자식들 개소리 섞은 랩까지 완벽한데…… 이거 비트라도 맞춰줘야 하나?”

그런데 다음 순간, 강신혁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빛의 정화를 받아 괴로워하던 이들의 몸에서 간과할 수 없는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이거, 역시나……."

@@@

한편 강신혁이 빛의 정화를 발동하는 순간 함께 행동을 개시한 클레어는 우선적으로 ‘카이랄을 강제당한’ 이들을 찾아내 그들 체내의 마기를 뽑아내는 작업을 개시했다.

그녀는 강신혁에게 카이랄 샘플을 받아 계속 연구하던 중, 나노봇을 주입해 카이랄로 인해 비틀린 기운만을 뽑아내는 기술을 프로그래밍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일단 당신부터.”

“카하아……! 윽, 으으으?”

당장 빛에 노출된 순간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던 윌리엄 황태자는 신기하게도 체내의 모든 마기가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엔, 이미 뇌의 한 구석을 장악하고 있던 희뿌연 안개가 깔끔히 걷혔음을 알 수 있었다.

“좋아, 말짱해졌네. 그럼 네 딸도 바로 보내줄 테니까 후딱 상황정리해!”

“여, 연금술사?”

정신을 차린 순간 눈앞에 보이는 붉은 머리 미녀의 모습에 잠시 멍해진 윌리엄이었으나, 그녀가 씩 웃곤 몸을 돌리는 모습에 뒤늦게 제정신을 찾고는 외쳤다.

“마족, 마족이다! 윌포드가 요르문간드와 손을 잡았어! 왕실에 충성하는 자들은 모두 저 사악한 역도를 제압하라!”

카이랄과 관련되지 않은 가디언들이 순식간에 집합하고, 카이랄과 관련된 이들은 본능적으로 윌포드를 중심으로 뭉쳤다.

지금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파악한 관중들은 월드 프라이즈고 나발이고 극장에서 벗어나려 혼란스럽게 움직였고…… 그 와중에 클레어는 민첩하게 몸을 놀려 강신혁이 지시한 곳으로 향했다.

“아, 여기구나. 역시 너희도 당했었네.”

“헉, 하악, 다, 당신……!”

올리비아 일행 역시 다 죽어가고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당연하지만 윌포드는 올리비아 역시 세뇌하여 이용할 생각을 하고 있었고, 가장 먼저 올리비아에게 카이랄을 주입했으나 그녀의 반항이 극심했던 탓에 사고를 위장해 가둬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챈 윌리엄이 세뇌의 빈틈을 이용해 이번 무대를 꾸민 것.

다만 그렇다고 해도 윌포드와 정면으로 대치하면 올리비아가 그를 거스르는 것은 불가능한 터, 강신혁의 말마따나 일을 통째로 강신혁에게 떠넘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 자길 귀찮게 한 대가는 톡톡히 받아낼 테니까 각오해, 그럼.”

대부분 피부가 검고 푸르게 물들어가며 치직, 연기를 피워내고 있었는데, 강신혁이 빛의 정화에 직격당하지 않게끔 신경을 써서 그나마 이 정도였다.

다만 카이랄을 완벽히 제압하기 위해선 클레어의 나노봇만으로는 아직 힘들고, 아무래도 빛을 쬐어 세포를 약화시켜줘야 완벽하게 걷어내는 것이 가능했기에 이건 의도된 바이기도 했다.

“시작할까, 치료.”

“치, 치료? 하윽!”

클레어의 허리춤에 매달린 백팩에서 수많은 나노봇 무리가 안개처럼 뛰쳐나와 올리비아와 그녀의 기사들의 몸에 침입했다.

다소 난폭한 방식이기는 했으나 클레어는 애초에 올리비아 탓에 강신혁이 이런 귀찮은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했으므로 치료를 해주는 것만도 감사히 여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이거……. 그 거울파편, 빼내고…… 있는!?”

“뭐 비슷해. 움직이면 더 아프니까 가만히 있어.”

“크흑……!”

클레어의 지휘를 따라 일제히 움직이는 나노봇의 모습은 마치 여왕의 명에 따르는 군대처럼도 보였다.

올리비아는 자신의 체내에서 점차로 빠져나가는 그릇된 기운을 느끼며 그런 클레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요르문간드의 수작질에 넘어간 배다른 오빠의 어리석은 자멸에, 이대로 제대로 된 저항도 못 해보고 영국이 통째로 침몰하리라 생각했지만…….

그들이 숨겨온 얼굴을 단번에 드러내는 강신혁이나, 누구도 저항하지 못하리라 여겼던 이 끔찍한 어둠의 파편을 송두리째 도려내는 클레어나 올리비아에겐 이해 불가능한 대상이기는 마찬가지.

극장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빛 때문에 클레어의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빛을 등지고 선 클레어의 당당한 모습을 보며 올리비아는 절로 납득하고 말았다.

과연 인형사의 연인이 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구나, 하고.

@@@

잔뜩 일그러지고 조각난 거울 속 세상은 어떨까.

이리저리 난반사되는 경면에 비추어지는 모습은 세상을 한없이 왜곡하고, 끔찍하게 비틀어놓은 모습일 터.

신성한 빛에 자극당해 날뛰기 시작한 카이랄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 윌포드의 지금 모습이, 딱 그 짝이었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원래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괴물로 화하고 있었다.

“인형사……! 네놈, 어떻게!”

“아니 그걸 말해줘야 아냐, 병신아.”

빛의 정화가 끝났다. 강신혁은 빛이 수그러진 방패를 재차 가볍게 휘둘러, 윌포드와 그의 기사들과 대치하고 있는 이들 전원에게 ‘세례’로 빛의 장막을 내려주었다.

그만의 특성인 파천룡과 조합하면, 세례에 담긴 빛의 힘을 증폭해 전원의 능력을 두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버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 능력에 어떻게! 저항한 거지!”

끔찍한 괴물로 화해서도 여전히 언어능력은 유지되고 있는 것인지, 일그러진 짐승의 눈으로 강신혁을 노려보며 섬뜩한 목소리를 내뱉는 윌포드.

허나 그 상대는 고작 1년 만에 국제초인랭킹 1위로까지 성장한 강신혁이다. 그는 윌포드를 비웃으며 대꾸했다.

“미안하지만 난 처음부터 네 능력엔 당한 적이 없어요. 참 안타깝네, 네 지능이.”

“윌포드, 지금 네 모습을 봐라. 대영제국의 왕자로서 몬스터 따위의 힘을 빌린 것이 수치스럽지도 않으냐!”

“윌리엄, 당신마저……!”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지금 네놈에겐 왕족의 자격은커녕 인간의 자격조차 없어!”

세뇌에서 완전히 벗어나 기력을 회복한 윌리엄은 빠르게 가디언들을 통솔해 윌포드 무리를 한쪽으로 몰아넣었다.

원래 윌포드 무리는 그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나 빛의 정화는 지나치게 치명적이었고, 하물며 지금은 세례로 인해 모두가 마족에 대한 저항력을 갖추고 있었으니 기세로 압도당하는 것도 당연한 일!

“이럴, 이럴 수는…… 카이랄의 힘이 어째서!”

“당신, 정말 끝까지 어리석구나 ”

“올리비아!”

클레어의 도움으로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온 올리비아마저 본인의 기사들을 이끌고 윌리엄에게 합류했다.

그동안 그녀가 사고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던 이들 모두가 순간 제 눈을 믿지 못하고 경악했다.

“저 자, 윌포드 제임스 그레이엄 레드레이크는 영국 왕실의 위엄을 모독하고, 삿된 욕심으로 왕실의 권위를 훼손한 바! 그가 지닌 모든 자격과 권리, 이름과 성씨를 박탈하고 대역죄인의 혐의를 물어 구속한다!”

올리비아는 검을 들어 윌포드를 겨누며 단호한 목소리로 외쳤다.

강신혁은 이미 인간조차 아니게 된 한낱 괴물을 상대로 구속이니 뭐니 잘도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며 그 광경을 보고 있었으나, 곧 좌시할 수 없는 변화를 감지하고 올리비아와 윌리엄 황태자의 앞을 가로막았다.

“인형사?”

“왜, 왜 그러죠?”

“아니, 아무래도 카이랄의 진짜 목적이 드러날 것 같아서.”

“진짜 목적?”

“크아아아아아아악!”

“저, 전하, 커헉!”

강신혁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윌포드가 급작스런 변화를 일으켰다.

아니, 보다 정확히는 윌포드를 중심으로 뭉쳐있던 기사들과 함께, 변화를 일으켰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마치 물을 잔뜩 주입한 물풍선을 움켜쥔 것처럼 그들의 몸이 일그러지며 울룩불룩 튀어나오더니, 급기야는 몸이 터져 사방으로 시커먼 피를 토해내며 튀어나온 뼈나 근육, 내장 따위가 윌포드의 몸에 철썩철썩 달라붙고 있었다!

“와우, 고어.”

“저게 뭐야……!?”

“윌포드!?”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든 기사들의 몸이 일시에 터져나갔다.

한 사람 분의 장기가 더해질 때마다 윌포드의 목소리도 낮아져갔고, 이윽고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주, 죽었어……?”

“철학적 관점에서는 아마도. 생물학적인 관점에서는, 글쎄.”

강신혁은 모든 카이랄의 힘을 흡수한 윌포드의 체내로부터, 자신이 모르는 미지의 영역으로 이어지는 한 줄기의 기운을 발견했다.

과연, 설마하니 게이트의 비밀까지 얽혀 있었을 줄이야.

“하지만 여기서 게이트가 열려도 곤란하니까.”

그는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 나올 것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린 윌포드를 향해 자신의 손을 들어올렸다.

그 위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크리스탈 형태의 투명한 드론.

바로 라의 수호병이었다.

“쏴라.”

강신혁이 짧게 명령했다.

결과는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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